이륜자동차 타는 것을 무척 좋아하는 나에게 겨울은 그리 반갑지만은 않은 계절이다. 추위와, 얼어서 미끄러운 노면, 특히 눈이라도 오면 즐겁게 이륜자동차를 타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다행히 올 겨울은 크게 춥지도, 자주 눈이 온 것도 아니라 꽤 자주 이륜자동차 주행을 즐겼다. 나의 경우 더운것보단 차라리 서늘한 걸 좋아하기 대문에 어느 정도 추위에서 이륜자동차 타는 것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최근 개구리가 깨어나는 계절을 맞이해 날씨가 많이 따뜻해졌다. 물론 아직 추위가 꽤 느껴지는 계절이지만 이정도 추위는 충분히 추위 대비만 해 준다면 나에겐 상당히 쾌적하게 느껴진다. 물론 가끔 함께 타는 누군가는 춥다고 우는 소리 투정이지만 말이다. 위 이미지의 거빙스 열선 장갑도 겨울철 라이딩에 큰 도움을 준다. 위 제품을 사용하기 전에는 워낙 이륜자동차의 메인 배선을 손상시키는 것을 싫어해서 열선 그립이니, 열선 장갑을 비롯한 불필요한 전기 장치를 절대 달지 않는다는 취향을 가진 나로선 위 제품을 사용 전에는 이런 방한 제품을 사용한 경험이 없다. 

  


 사실 추위에서 이륜자동차 운전을 즐길때 다른 왠만한 부분은 충분히 방한 준비를 할 수 있지만 가장 문제되는 부위가 바로 손과 무릎이다. 아무리 여러겹을 겹쳐 입어도 한계가 있는 부위이기 때문이다. 또한 바람을 정통으로 맞아야 하는 부위이기도 하다. 특히 손의 경우는 이륜자동차 조작에 무척 중요한 부분을 담당하고 있는데 추위로 얼어붙은 손으로는 섬세한 조작이 불가능해진다. 하지만 거빙스 열선 장갑은 겨울철에도 손을 무척 따뜻하게 해 준다. 이 30만원 이상의 고가의 제품을 사실 내 의지로는 구입하지 않았을 것이다. 내가 할리데이비슨 로드스터를 구입 당시 2011년 초 할리데이비슨 코리아에서 전년 대비 100만원이 오른 차량 가격에 대해 보상조의 행사로 무료 증정(개인적인 예상일 뿐이다.)한 것이다. 어쨌든 예상밖에 무료로 얻은 물건이 이리 유용할 수가 없다. 나중에 열선 바지도 하나 장만해 볼까한느 생각은 있다. 



 쓸대없는 서론이 너무 길어졌는데 본론으로 돌아와서 최근 따뜻한 날씨는 이륜자동차 타기에 무척이나 안성맞춤이다. 그동안 겨울철 다양한 위험 요소에 대한 부담감에서 벗어나, 그리고 추위에서 벗어나 해방감을 맛보고 있다. 한 낮이라면 정말 쾌적한 운전이 가능하다. 


 하지만 이 때문에 한 겨울철 운전 이상의 위험이 엄습하곤 한다. 바로 방심이다. 이륜자동차 운전자의 아니 모든 운전자의 최대의 적은 바로 자기 자신이다. 한 순간의 방심이 불러오는 참혹한 결과는 실로 무시무시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겨울철 바짝 긴장한 상태로 운전하다 겨울의 막바지에서 그동안 긴장감에서 한 번에 해방되는 것이다. 이럴 때 방심한 자신은 위험속에 무방비로 내동댕이 쳐지기 때문이다. 나 역시도 그렇다. 항상 이륜자동차 운전하면서 방심은 금물이라는 말을 속으로 되뇌지만 이럴 시기면 가끔 방심을 해 버리곤 한다. 아직은 겨울이다. 특히 음지는 아직 노면 상태가 꽤 미끄러울 경우가 많은 것이다. 다행히 나의 방심은 도로에서 됫바퀴가 운전자인 내 의도와는 다르게 살짝 미끄러지는 정도로 끝났지만 이런 방심은 큰 사고로 이어질 수 도 있는 것이다. 늦겨울 그동안 겨울의 추위와 산재한 위험 요소에서 해방되어 가는 이 시기 가장 위험한 요소는 바로 자기자신의 방심하는 마음이다. 이 포스팅을 작성하며 다시 한 번 나 자신에게 되뇌어본다. 이륜자동차 운전시 방심은 금물!!



 오랜만에 푸근한 겨울! 그냥 넘어갈 내가 아니다. 수요일에는 일을 하지 않는 친구와 또 겨울이지만 이륜자동차 즐기기에 나섰다. 오늘 한 낮의 기온의 영상 10도였다. 아침부터 구름은 많아 흐린 날씨였지만 왠지 우리가 이륜자동차를 타고 달리는 순간만 되면 햇빛이 구름 사이로 얼굴을 내밀었다. 좋게 해석해서 축복받고 있는 느낌? 미국 국적의 제미 교포 친구M과 다시 분당의 서울 방향 대왕판교로에 위치한 중국 요리집에서 만났다. M은 이 중국 요리집의 짬뽕이 엄청 마음에 들어하는 눈치다. 하지만 최초로 왔을 때 꽃개 반쪽이 들어있던 것에 비해 요즘엔 쭈꾸미가 나오는 것에 대해 불만을 토로했다. 그래도 맛있단다. I need CRAB!@! 난 짜장면을! 짜장면도 맛있다. 손님도 항상 북쩍북쩍하다. 밥 먹고 나와서 다시 이륜자동차 운전을 즐기려 하는데 친구 M이 자기 이륜자동차 할리데이비슨 아이언의 브레이크 패드 마모 상태를 봐 달란다. 한참 쓸 수 있겠다. 김에 내 이륜자동차 할리데이비슨 883R를 체크한다. 앞 브레이크, 역시 꽤 남았다. 뒷 브레이크, 헉!! 그만 깜짝 놀라고 만다. 한참 남아있던 브레이크 패드가 어느 사이 모두 마모 되어 1mm이하의 두깨만 남아있다. 이런! 남들보다 뒷브레이크를 좀 많이 활용하는 편이긴 했지만 그보다 최근 일부러 뒷브레이크를 많이 사용한게 버릇이 되어 말그대로 엄청 많이 썼나보다. 한참 고민하다. 결국 할리데이비슨 코리아 용인점에 들러 브레이크 패드 교체를 신청했다. 


  

 교체시간은 약 30분 가량 걸렸고, 교체 비용은 공임까지 약 87,000원이 들었다. 현재 18,045Km를 주행했는데 정기 점검이 필요해 봄에 한꺼번에 필요한 작업을 하려했지만 여간 신경쓰이는 것이 아니라 김에 교체했다. 정비사왈 진짜 적정(!!) 시기에 교체했다고 한다. 내가 봐도 두께가 참 아슬아슬했다. 



 위 이미지가 교체된 뒷브레이크 패드, 색상이 변한 것 같아 스포스터 정품 브레이크 패드가 여러 종류인가 물었지만 그렇진 않다고 한다. 그냥 재질이 좀 변경된 것 같다. 색상이 반짝 반짝 이쁘다. 근데 어차피 금방 오염될 것이다!



 아직 날씨가 따뜻한지라 더 타고 싶은 마음에 한적한 에버랜드로 향했다. 역시 차도 없고 도로도 잘 뚤려있어 쾌적한 주행이었다. 열선 장갑 하나 끼니 전혀 추위를 느낄 수 없었다. 오히려 쾌적한 정도? 도리어 오늘같은 날씨에 해만 좀 있다면 1년 내내 이런 날씨라면 정말 이륜자동차 타기 좋겠다란 생각도 한다. 한 여름 보단 몇 배 쾌적한 것이 사실이다. 



 평일에 겨울, 비교적 한산한 에버랜드이지만 그럼에도 사람이 꽤 많았다. 외국인 관광객들이 참 많다. 친구 M 사진 한 방! 외국인 관광객들과 어울려도 무리 없는 분위기다!!!


 

 캐러비안베이도 꽤 손님이 있나보다. 겨울엔 따뜻한 물이 나온다고 했던가? 뭐 어쨌든 오늘 겨울 주행도 정말 즐거웠다. 또 기회만 있다면 겨울이라도 난 언제든 이륜자동차를 즐긴다. 그리고 봄도 얼마 남지 않았다. 오늘도 기분좋게 실컷 놀았으니 이제 해야할 일을 해야겠다. ㅋㅋㅋ 


   



 원래 오늘(1월 20일 일요일) 내가 운영하는 이륜자동차 카페(스포스터2030) 회원들과 등산을 계획했지만 참여율이 저조한데다 그동안 추위에 이륜자동차를 타지 못해 좀이 쑤시던 차에 오랜만에 낮 기온도 영상으로 비교적 포근하여 이륜자동차를 타고 가까운 곳으로 마실을 다녔다. 오늘 함께한 친구 M씨도 등산보단 이륜자동차 타기에 더 관심을 보인지라 다행이었다. 분당의 서울 방향 대왕판교로에 위치한 상당히 유명한 맛집인 중국 음식점에서 점심도 먹고 근처 셀프 세차장에서 오랜만에 두 이륜자동차의 묵은 먼지도 걷어주고 시원한 물세차도 해 주었다. 죽전 카페커리에 있는 커피숍에서 커피도 한 잔 하며 이런 저런 이야기도 나누었다. 개인적으로 커피숍을 가는 것이 왠지 체질에 맞지 않아 자주 가는 편은 아니지만 가끔 들러서 따뜻한 커피 한 잔 하는 것은 그런데로 괜찮은 것 같다. 오늘은 이륜자동차 타기에는 겨울치고 꽤 괜찮은 날씨였다. 영상에 기온에 도로 상태도 좋았고 추위도 꽤 견딜만한 날씨였다. 2011년 나의 이륜자동차를 살 당시 사은품으로 받은 열선 장갑도 이런 날씨에 라이딩 하는데 많은 도움을 준다. 아무래도 추운 겨울에 이륜자동차 운전을 즐길 때면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이 손이 무척 시렵다는 것이다. 손만 따뜻해도 왠만한 추위는 쉽게 견뎌진다. 게다가 한 낮에는 햇살도 그런데로 괜찮고 바람도 그리 차지 않아 정말 쾌적하게 운전을 할 수 있었다. 몇 주만에 이륜자동차를 타서 오랜만에 해방감도 느껴보고 오래 세워두었던 이륜자동차의 엔진도 돌려보고 세차도 해주고 반가운 친구 얼굴도 보아서 반갑고 함께 달려 즐거운, 여러모로 정말 행복한 하루였다. 정말 하루 종일 타고 싶었지만 해 떨어지면 찾아올 추위가 무서워 어쩔수 없이 아쉬움을 남길 수 밖에 없었다. 

  




 나는 몸을 움직이고 땀을 흘리며 운동하는 것을 무척 좋아한다. 운동은 삶의 행복에 있어서 필수로 존재해야할 항목인 것 같다. 심장이 요동치고, 폐가 공기로 가득채워지고, 온몸이 뜨거워지며 땀이 흐를 때면 내 자신이 살아있음을 명확하게 느끼게 된다. 동네 한 바퀴를 도는 가벼운 조깅 조차도 마찬가지다. 운동을 하면서 조금씩 성장해가는 신체 능력이 주는 성취감도 큰 행복이다. 이렇게 운동이 주는 행복을 느낄 때면 젊어서 성공한 운동 선수였던 아버지 처럼 운동을 전문으로 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많이 해 보게 된다. 



 내 인생에서 복싱, 수영, 달리기, 헬스 등의 운동은 나에게 정말 많은 행복을 안겨주었다. 비록 복싱과 수영은, 지금은 꾸준히 즐기고 있지 못하지만 앞으로 언제든 기회가 된다면 다시 시작해 보고 싶다. 복싱은 젊어서 깊이 빠진 취미였다. 남자에게 더 없이 매력적인 운동인 것 같다. 물론 여성들의 미용 운동으로서도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하지만 최근 복싱은 접하기 쉽지 않은 운동이 되었다. 제대로 복싱을 즐길 공간을 찾기란 쉽지가 않다. 결국 젊어서 배운 복싱을 가끔 혼자서 답습해보곤 할 뿐이다. 수영 역시 물을 좋아하는 나에게 더없이 좋은 전신 운동이지만 대체로 수영장이 물이 더럽고 차다는 점이 지금은 꾸준히 즐기지 않게 만든 원인이다. 하지만 가끔 수영할 기회가 있을 때는 정말 즐겁게 수영을 즐기곤 한다.



 나는 하루에 1~2시간은 큰 이변이 없는한 운동을 하며 보낸다. 그리고 지금도 꾸준히 하고 있는 것은 달리기와 헬스 트레이닝이다. 헬스 트레이닝은 아버지가 헬스장을 운영하실 때 인연이 되어 전문 코치를 통해 잘 배워둔 것이 지금까지도 좋은 영향을 주고 있다. 일주일에 3~5회 정도 즐기는 헬스 트레이닝은 실내에서 실행하게 된다. 물론 헬스 트레이닝을 즐길 때도 런닝 머신을 이용해 가볍게 뛰어서 몸을 덥혀주곤 하지만 헬스 트레이닝을 하지 않는 날은 되도록 야외에서 달리기를 즐긴다. 이처럼 야외에서 달리기를 즐기는 것은 실내 운동과는 다른 멋진 해방감을 맛볼 수 있다. 하지만 역시 겨울은 야외에서 달리기를 즐기기에 좋은 계절은 아니다. 


    

 겨울이 비록 야외에서 달리기를 즐기기 좋은 계절은 아니라고 하지만 약간의 의지만 있다면 더 큰 성취감과 행복감을 느껴볼 수 있다. 약간의 의지를 가지고 추위에 맞서 밖으로 나가기만 한다면 무엇과도 바꾸기 어려운 큰 행복감을 맛볼 수 있는 것이다. 물론 겨울철 추운 야외 환경에 대비해 충분히 방한에 신경쓰고 추위에 좁아질 혈관을 생각해 부상을 방지하기 위한 충분한 스트레칭이 필요하겠다. 쉽게 미끄러울 수 있는 노면 상황도 좀 더 주의 깊게 관찰할 필요도 있다. 


 

 오늘도 영하 10도 이하의 온도에서 눈이 쌓여있는 동네를 달려 보았다. 영하 10도 이하의 추위는 단 5분만 달리면 내 몸이 내뿜는 열기에 금방 사라진다. 물론 눈이 쌓여있는 노면을 뛰는 것이 그렇지 않은 노면을 뛰는 것보다 무척 번거롭긴 하지만 힘차게 하얀 눈을 밟고 뛰는 기분은 또 다른 기쁨을 선사한다. 나는 달리기를 할 때 가끔 아이폰의 앱인 나이키 플러스를 사용하곤 하는데 이 역시 소소한 재미를 선사한다. 내가 달린 기록을 자세히 기록하고 가끔은 격려의 맨트를 날리기도 한다. 또한 달리면서 음악도 들을 수 있다.



 달리기를 할 때 나이키 플러스를 가끔 사용했을 뿐인데 벌써 내가 달린 누적 거리가 236.3Km가 되었다. 이게 은근히 성취감을 느끼게 만든다. 앞으로는 매 번 달릴 때 마다 사용해 볼까 한다. 지금까지 나이키 플러스의 기록상으로 내가 가장 긴 거리를 뛴 것은 약 15Km이다. 앞으로 좀 더 달리기에 신경써서 언젠가 가끔 지역 행사로 열리는 아마추어 하프마라톤에 도전해 보고 싶다는 생각도 한다. 

  

 아무리 좋게 평가하려 해도 한국은 정말 운동 부족 국가이다. 건강하고 활력있는 육체에 행복이 깃들 자리가 마련된다. 몸을 움직여 얻는 행복을 모른다면 정말 중요한 것을 잊고 살아가는 것이다. 운동이란 어쩌면 선택이 아닌 필수가 아닐까? 어렵고 버거워 보이는 것도 막상 부딛혀 보면 새로운 즐거움을 찾게 되는 일도 많이 있다. 겨울의 추위를 이기기 위해 심장이라는 엔진에 활력을 불어 넣고 팔다리를 힘차게 움직여 밖으로 나가보자. 적지 않은 상쾌한 행복을 얻을 수 있다. 물론 꾸준함이 밑바탕이 되어야 겠지만....... 



<위 이미지는 12월 11일 스포스터2030 카페 회원 한 분과 들렀던 이륜관에서 찍은 사진이다.>

 일전에 내가 운영중인 스포스터2030 카페의 회원 한 분과 함께 팔당댐 근처 이륜관과 양평 만남의 광장을 다녀온 이후 나의 불쌍한 할리데이비슨 XL883R 로드스터(Harley-Davison XL883R Roadster  이하 883R)이 주차장에서 한달간 방치되어 있었다. 물론 몇일에 한 번씩 타이어 손상을 방지하기 위해 세워둔 위치를 조금씩 바꾸어 주긴 했지만 이 녀석에게는 역시 너무도 잔인한 일이다. 달리기 위해 태어난 존재가 한달간이나 주차되어 있다니 말이다.

<위 이미지는 12월 11일 스포스터2030 카페 회원 한 분과 들렀던 이륜관에서 찍은 사진이다.>

 그러나 역시 한국의 겨울은 춥다. 이륜자동차 운전자에게는 한 여름 장마철과 함께 최악의 계절이라고 할 수 있다. 20대 때에는 워낙 추위도 안타는 체질이었거니와 이륜자동차를 타고싶다면 아무리 추운 겨울이라도 아랑곳하지 않고 바람을 가르곤 했다. 하지만 지금은 겨울의 추위를 이륜자동차를 타며 감당하기가 쉽지가 않다. 물론 한국 겨울의 체감 온도가 내려간 이유도 있겠지만 입 돌아갈까 걱정이 되기도 한다!(ㅋㅋㅋㅋㅋㅋ)

<위 이미지는 12월 11일 스포스터2030 카페 회원 한 분과 들렀던 양푱 만남의 광장에서 찍은 사진이다.>

 하지만 오랜만에 홀로 보내게된 오늘 토요일, 할일도 많은데 여러모로 기분 좋지 않은 일들도 있고 해서 일도 손에 잡히지 않고 주차장에서 홀로 외로웠을 나만의 이륜자동차 할리데이비슨 XL883R 로드스터를 무척이나 타고 싶기도 해서 홀로 나들이를 나서기로 했다. 마침 날도 많이 풀려 하루중 몇 시간동안은 영상의 기온을 보일것이며 햇살도 무척 따듯했다. 겨울에 나들이 하기에는 그만인 날씨이다. 


 주차장에 내려가 883R의 커버를 벗기며 잠시 걱정도 되었다. 극심한 온도 변화와 추운 날씨에 한달동안 가만히 서서 방치되어있었으니 혹시 문제가 생기지 않았을까 해서였다. 우선 배터리 방전을 예방하고자 빼 놓았던 플러스 플러그를 끼워넣은 뒤, 열쇠를 점화 위치로 돌리고 전기가 충분히 올라오자 엔진 꺼짐/작동(RUN OFF/ON) 스위치를 작동(ON) 위치로 놓자 엔진 표시등에 불이 들어오고 연료 라인에 휘발류가 채워지며 '징~'하는 연료 펌프 소리가 들렸다. 의외로 연료 펌프 소리도 잡음 없이 경쾌하고 깔끔했다. 클러치 레버를 당기고 엔진 시동 스위치(START)를 누르자 역시 한 번에 시동이 걸리지는 않았다. 하지만 우려한 배터리의 전기 상태는 양호해 몇 번 더 짧게 시동 스위치를 넣어보았다. 

 천천히 한, 세 번 정도 반복하자 우렁찬 배기음과 함께 힘차게 엔진이 고동치기 시작했다! '굿 걸(Good Girl!)' 역시 나의 883R이다. 할리데이비슨의 장인 정신이 다시 한 번 깊이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한 달만에 883R의 힘찬 심장 고동이 느껴지자 눈물이 날 정도로 감동스러웠다. 오래 세워져 있던 관계로 시동을 켜 놓은 채로 타이어 상태도 체크해 보고 이리 저리 문제될 것이 없는지 살펴 보았지만 아무런 이상을 발견할 수 없었다. 역시 할리데이비슨 이륜자동차의 견고성과 완성도는 이미 경지에 올라와있다고 할 수 있다.

 평소에는 1분 이상 예열을 하지 않지만 추운 겨울인데다 오래 세워두었던 탓으로 5분 이상 엔진 예열을 마치고 안장에 올라 서서히 슬로틀을 개방했다. 역시 힘있게 2기통 특유의 독특한 응답을 보이며 가속된다.

 도로에 나서자 따뜻한 햇살이 나와 883R을 따뜻하게 어루만져준다. 시원하기보다는 약간 차가운 주행풍이 좌우로 갈라져 빠르게 지나가지만 춥다기보다는 상쾌하다. 의외로 도로위에 차가 많지 않아 운전하기도 편안하다. 노면 상태도 그다지 미끄럽지 않아 883R의 타이어가 충분히 예열되자 알맞은 마찰을 보여준다. 주위의 경치가 우리에게로 달려오다가는 이내 빠른 속도로 등 뒤로 멀어져 간다. 겨울 냄세와 어딘가에서 장작 태우는 내음이 헬멧 사이로 들어와 기분을 상쾌하게 해 준다. 오랜만에 머릿 속 아드레날린이 만들어주는 황홀경에 빠져본다. 그동안 마음속 깊이 쌓였던 앙금들이 서서히 녹아 사라지고 잠시 떠나있던 자신감도 내 가슴 속으로 다시 돌아온다. 달리는 순간 만큼은 지루하고 답답한 현실과는 동떨어져 883R과 나만의 항상 새로운 공간에서 새로운 기분을 맘껏 즐기게 된다. 바람과 엔진 고동, 그리고 내 심장 박동이 하나가 된다. 항상 이 순간 나는 다시 태어남을 느낀다. 

 목적지인 서울로 들어서자 역시 눈쌀이 찌푸려진다. 도로상에 주행중인 것인지 주차된 것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차들, 자동차 운전자들의 스스로의 자유를 박탈한 무지한 운전 습관, 가득한 매연, 시끄러운 소리, 지나치게 많은 사람들, 평생을 살아온 서울이지만 정말 정이 안가는 모습이다. 그래도 옛날에는 서울이 이 정도로 엉망이지는 않았는데......... 아마도 아직도 진행중인 급격한 인구 증가가 큰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이유 때문에 나는 고향인 서울을 벗어날려는 계획을 하나씩, 하나씩 만들어 가고 있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행정 수도 이전 계획이 성공하였다면 지금 처럼 엉망이지는 않았을지도 모른다. 현재 용인에 전세 공간을 얻어 사무실겸 나만의 생활 장소로 사용하고 있는 이유도 바로 더럽고 복잡하고 바글대고 시끄러운 서울에서 벗어나고 싶기 때문이다. 어쨌든 끔찍한 서울의 목적지에 얼른 들러 용무를 마치고 다시금 나만의 세계로 슬로틀을 당겼다.

 서울을 벗어나자 역시 상쾌한 기분이 돌아온다. 이륜자동차, 특히, 할리데이비슨의 XL883R 로드스터를 타는 순간 '역시 내 영혼은 무척이나 자유로운 존재구나.'라고 다시금 느낄 수 있다. 가고 싶을 때, 가고 싶은 곳은 언제든지 갈 수 있고 가다가 마음에 드는 공간이 있다면 언제든 서서 마음 내키는 만큼 시간을 보낼 수 있으며 나쁜 기분도 멋진 심장소리와 부드러운 주행풍으로 씻어 날려보내준다. 나만의 이륜자동차! 이 보다 좋은 친구는 쉽게 만날 수 없다.

 해가 지고 온도가 급격히 내려가기 전에 집으로 서둘러 돌아왔다. 해가 떠있던 약 4시간 동안 도로 따라, 바람 따라 겨울 바람을 맞으며 돌아다닌 나와 883R 만의 한 겨울 주말 나들이는 정말 소중했다. 집에 도착 하기전 셀프 주유소에 들러 엔진 탱크를 휘발유로 가득 채우고 주차장에 주차한 뒤 다시 플러스 플러그를 제거했다. 또 언제 타게 될지 모르니 말이다. 시동을 끄면 들려오는 할리데이비슨 엔진이 열에 의해 유격이 변형되었다 돌아오면서 나는 '틱! 티걱!' 울리는 소리는 무척 듣기가 좋다. 아! 겨울철 이륜자동차 운행의 장점이라면 엔진과 머플러의 열기가 빨리 식는다는 것이다. 커버를 씌우기가 편하다.

 금방 다시 함께 하자 친구야~!

 집에 들어와 잠시 휴식 후 조깅을해 땀을 뺀 뒤 샤워 후 기타를 잠시 신나게 치고, 간단한 요리를 만들어 반주와 함께 저녁 식사를 마치자 언제 스트레스를 받았냐는 듯 마음이 맑아졌다. 다시금 심기 일전해 나가야 겠다. 물론 이 기분이 얼마나 유지 될 지는 모를 일이다. 하지만 나만의 사랑스런 존재들이 있기 때문에 항상 상처 받은 마음이 치유될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러고 보니 이 카테고리에 처음으로 일기다운 일기를 쓴 것 같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너무 운전의 즐거움에 빠진 나머지 사진 한 장 찍어놓지 못했다는 점이다. 어디 서서 사진이라도 좀 찍을것......... 포스팅에도 쓰고 타임투라이드에도 기고할 거리도 생기고....... 오늘 나들이의 유일한 아쉬움인 것 같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