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세계개발자회의(WWDC, Worldwide Developers Conference)가 한국 시간 6월 11일인 어제 새벽 2시에 개최되었다. 내가 행사 키노트 동영상을 본 것은 오늘 아이패드의 WWDC앱을 통해서다. 현재 아이튠즈나, 애플 웹사이트, WWDC 앱을 통해 녹화된 키노트를 관람할 수 있다.
이번 WWDC의 키노트에서는 실로 놀라운 것들이 발표되었다. 새로운 OS X, 생소한 모습으로 돌아온 OS7, 완전히 탈바꿈한 맥 프로, 완전히 새로 디자인된 타임캡슐과 에어포트, 등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막라하는 놀라운 발표였다. 오늘은 동영상을 보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몇가지만 언급해 포스팅해 보려고 한다. 제대로 키노트를 정리해 다시금 포스팅 해 보고 싶은데 그 내용이 상당한 양이 될 것 같아 걱정이다.
키노트 내용 중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역시 새로운 OS X 10.9 Mavericks(이하 매버릭스)이다. 그동안 고양이과 동물의 이름을 붙이던 관행을 탈피해 앞으로는 애플 본사가 있는 캘리포니아 근처의 지명을 사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매버릭스는 캘리포니아에서 서핑으로 유명한 지역의 이름이다. 무시무시한 파도가 몰아치는 해변을 가지고 있다고한다.
가장 반가운 소식은 듀얼 모니터 사용 환경의 개선이다. 그동안 메뉴바나 독의 위치에 아쉬움이 많았었는데 매버릭스는 이 점이 개선되어 메뉴바와 독을 모든 모니터에 표시할 수 있게 되었다. 마운틴 라이온 버전 까지는 아직 한 모니터의 한정된 공간에만 배치할 수 밖에 없다.
그리고 각각의 모니터에 다른 두개의 앱을 동시에 전체화면화 시킬 수 있게될 전망이다. 이 두가지만으로도 충분한 가치를 보이는 매버릭스다. 이 밖에도 다양한 변경점과 함께 사파리7(Safari 7)이 제공된다. 이미 개발자 버전은 배포중이지만 정식 버전은 올 가을에 판매될 예정이다.
두번째로 놀라운 점은 완전히 새로워진 맥 프로(Mac Pro)의 등장이다. 놀라운 성능과 확장성에 중점을 둔 맥 프로, 꽤 오랜 시간 성능 향상등의 마이너 업그레이드만 실행되어왔지만 이번에 풀 업그레이드 되었다. 기존의 알류미늄 형태의 데스크톱 외형을 완전히 탈피하고 검정색 원통형으로 디자인이 변경되었다.
크기는 기존의 1/8에 불과하다. 물론 성능 향상은 놀라울 정도이며 기존 썬더볼트(Thunderbolt)가 발전된 썬더볼트2 단자가 6개나 장착되어 있다. 중국이 아닌 미국 현지에서 생산될 예정이다. 성능 향상은 물론 파격적인 디자인 변경이 있었는데 기존 맥 프로가 가지고 있던 확장성을 유지하고 있을지가 궁금증을 유발한다. 크기가 엄청나게 작아진 만큼 확장성에서의 손실은 클 지도 모르겠다. 올 연말에 발매된다.
다음은 새로워진 에어포트(Airport)와 타임켑슐(TimeCapsule)이다. Wi-Fi 공유는 물론 홈 굥유, 데이터 자동 백업까지 가능한 만능기기의 디자인이 납작한 정사각 도시락 형에서 폭이 좁아지고 키가 커진 형태로 변경되었다.
기존의 802.11n표준에서 3배 향상된 속도의 802.11ac 기술이 사용되었다. 기존의 듀얼 벤드 이상으로 두 체널의 안테나가 각각 세계씩 총 6개가 사용되어 우수한 Wi-Fi 성능을 보여준다. 또한 신호가 필요한 기기에 중점적으로 신호를 보내주는 빔포밍 기술은 놀랍기만 하다. 미국에서는 이미 판매중이지만 국내에서는 전파 인증 문제로 7월 중 판매 예정이다. 물론 인증을 통과 못한다면 국내 판매는 중지된다.
iOS7은 이번 키노트에 발표될 것이라고 가장 쉽게 예상되었던 대상이다. 더욱 심플함이 강조된 외관으로 보기 편한 파스텔 톤 디자인이 눈에 띈다. 외관 변화 이외에도 음성 전용 페이스타임, 분실폰 원격 차단 기능등 다양한 추가점을 볼 수 있다.
Mac OS X에서 사용되던 에어드롭(AirDrop)기능이 추가되어 iOS7 기기간에 근거리 파일 교환이 가능해졌다. 기존의 기능들이 더욱 숙성된 것이 눈에 보인다. 또 하나 놀라운 점은 차량용 iOS의 탄생이다. 2014년까지 12개 자동차 브랜드에 적용 예정이다.
iOS7의 베타버전은 이미 사용이 가능하며 정식 버전은 올 가을에 배포된다.
아래는 애플 키노트에서 발표된 기록들이다.
* WWDC 2013 71초만에 매진
* 6억대의 iOS기기 누적 판매
* WWDC 24회
* WWDC 2013 66개국의 참가자
* 애플 개발자수는 총 6백만명 동록
* 14개국 407개의 애플스토어에 매일 1백만명 이상이 방문
* 앱 스토어 500억개의 앱이 다운로드
* 현재 앱스토어에 90만개의 앱 등록
* 아이패드용 앱 375,000개 등록
* 아이튠스 계정 숫자 5억 7천 500만 돌파
* 앱 스토어에 세계에서 가장 많은 신용카드가 등록된 스토어
* 앱 개발자들에게 지불된 누적 금액 100억 달러
* 7,200만대의 맥을 판매.
* OS X 10.8 마운틴 라이언 2,800만 카피 판매
* 35%에 달하는 맥에 OS X 10.8 마운틴 라이언이 설치
이 밖에도 놀라운 소식들이 다양하게 쏟아져 나왔다. 2시간 가까운 영상 관람 시간 동안 쉽게 눈을 땔 수 없을 정도였다. 스티브 잡스가 사라진 지금도 애플은 혁신의 한 가운데 서 있다는 것을 뼈져리게 느낄 수 있는 키노트였다.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의 발전에 있어 서로간의 균형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 균형이 흐트러졌을 때 분명이 성능적 우위에도, 첨단임에도 불구하고 쓸모없는 IT 기기가 탄생되는 것이다. 꽤 오랜 시간 어찌 보면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는 불균형 발전을 반복해 왔다. 그도 그럴 것이 대부분의 IT 업계는 단순히 돈벌이를 위해 소프트웨어나 하드웨어 한쪽에 더욱 집착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애플은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의 동시 발전과 더불어 그 균형을 무척이나 중시하고 있는 것 같다. 단지 팔아서 푼돈을 남기기 위한 도구로서가 아니라 나름의 철학이 들어있고 그로인해 사용자가 기쁨을 맛볼 수 있는 기기를 만들고 이를 통해 이윤을 남기고 있는 것이다. 이번 WWDC 2013에서는 이런 애플의 특성을 더욱 강하게 느낄 수 있었다. 소프트웨어 다른 회사, 하드웨어 다른 회사에서 만든 불균형한 기기들이 흉내낼 수 없는 매력을 애플의 기기들이 가지고 있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애플이 스티브 잡스라는 걸출한 천재가 만든 회사이지만 단지 그 한 명의 천재성으로 유지된 것이 아니라는 점 역시 느낄 수 있는 기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