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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즐거운 일상

몇 년만에 나에게 돌아온 대학교 학생증




 오늘 참 황당한 일이 있었다. 몇년이 흘렀는지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로 오래 전, 지갑과 함께 분실했던 대학교 학생증이 오늘 오전 나에게도 돌아왔다. 지금은 많이 나아진 편이지만 나는 물건을 수시로 잃어버리는 덜렁이였다. 생일 선물로 받은 지갑 두개를 일주일만에 모두 분실하는 일까지 있었을 정도이니 말이다. 아직도 덜렁이 기질은 여전하지만 앉았던 자리 다시 확인하기 스킬을 몸에 익힌 후로는 물건 잃어버리는 일이 많이 줄어들었다.

 이 교통카드 밑 우리은행 체크카드로 활용이 가능한 대학교 학생증 역시 지갑과 함께 분실한 것은 기억하지만 도대체 그 때가 언제인지 조차 기억이 나지않는다. 그런 물건이 다시 나에게로 돌아오다니.......


 

 

 오늘 아침 등기 우편이 하나 배달되었다. 서울 마포 경찰서 생활 질서계에서 보낸 것이다. 일단 받자마자 느겼을 황당한 기분은 대충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봉투를 개봉하고 안의 내용물을 확인했을 때의 황당함은 이보다 더했다. 오래전 잃어버렸던 학생증이 딸랑 하나 들어있었다. 황당한 기분에 도대체 이 녀석이 어떻게 몇 년의 세월을 견디고 나에게 돌아왔는지 호기심이 발동해 마포 경찰서에 전화를 해 보았다. 나는 대체로 호기심을 참지 못한다. 하지만 그 궁금증을 해소할 방법은 없었다. 학생증은 마포구의 우체통에 누군가에 의해 투입되었고 우체통에 투입된 신분증, 카드 등은 관할 경찰서로 인도된다고 한다. 도대체 누가 어떤 사연으로 내 학생증을 발견하였는지는 알 방도가 없었다. 

 간단한 짐작을 해 보자면 당시 내가 분실한 지갑을 습득한 이는 일단 자신의 이속을 채울 생각 밖에 없는 인간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어떻게해선지 발견된 내 학생증을 발견한 이는 자신의 시간을 쪼개어 학생증을 우채통에 투입할 정도로 남을 돕는 습관을 가진 사람일 것이다. 아무튼 오랜 시간만에 나에게 돌아온 학생증, 왠지 뭉클한 느낌이 들 정도로 반가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