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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륜자동차 일기

혼다 슈퍼커브와 놀다!!!


 최근에 구입한 혼다 슈퍼커브(Super Cub)! 지극히 이성적인 이유(감성적 이유 조금 보태서), 경제적인 이유로 구매한 이륜자동차이지만 얼마간 타 본 소감을 말하자면 '이 슈퍼커브가 15년 정도 이륜자동차를 타 오면서도 몰랐던 새로운 재미를 알려주고 있다!'라고나 할까? 이런 소형의 언더본(Under bone) 이륜자동차를 처음 타 본 경험은 막 고등학교를 졸업한 먼 과거에 단 한 번 뿐이다. 바로 원동기 면허 시험을 볼 때 강서면허시험장에서 시험용으로 타 본 씨티100이었다. 이륜자동차 한 번 타보지 못한 나였지만 막상 시험도 한 번에 붙었기 때문에 이 때가 바로 처음이자 마지막 경험이었던 것이다. 이번에 전원 생활을 시작하면서 원래도 워낙에나 이륜자동차를 좋아하던 나는 슈퍼 커브의 뛰어난 경제성에 반해 구입을 결정하게 되었다. 때문에 이 조그만 녀석에게 타는 재미는 크게 기대하지 않고 있었다. 하지만 놀랍게도 이 녀석은 그동안 내가 알지 못했던 신세계를 알려주었다. 마치 슈퍼커브가 태어난 1958년으로 돌아가 부담없이 주위 풍경을 즐기며 소풍을 나가는 느낌을 선사한다고나 할까? 전원 생활에 정말 안성맞춤인 녀석이다. 통통거리는 단기통 엔진이 주는 재미도 소소하니 좋다. 클러치 없이 변속되는 4단 변속기도 사용이 재미있다. 그동안 디스크 브레이크에만 익숙해진 나에게 드럼식 브레이크 사용은 독특한 재미를 준다. 나는 지금까지 극한의 속도나 첨단의 고성능, 필요이상의 거대함이나 드레스업을 통한 과시욕 충족 보다는 타는 재미를 추구해왔다. 특히 남성적이고 거친 이륜자동차만이 가진 타는 재미에 특히 큰 매력을 느꼈다. 그래서 내린 결론이 바로 할리데이비슨 스포스터 883R과 트라이엄프의 스피드트리플이었다. 하지만 이 취향은 슈퍼커브를 본격적으로 타 보기 전의 이야기 였다. 이 슈퍼커브가 선사하는 고즈넉하고 부담없는, 타는 재미는 또 다른 별개의 새로운 것이었다.

 


 오늘은 마침 여유로운 시간을 이용해 슈퍼커브의 오일도 무료로 갈고 서비스 받은 필리온 시트도 받아올 겸, 앞 펜더 캐리어도 달겸, 돌아오는 길에 헬스장에서 운동도 하고 올 겸, 조금 장도 봐올겸, 겸사겸사 슈퍼커브를 타고 뜨뜻한 가을 햇살을 맞으며 홀로 나드리를 떠나 보았다. 바람은 상당히 차긴 하지만 상쾌한 정도다. 


 구입처이자 서비스 업체는 용인 터미널 근처에 위치하고 있으며 내 새집과는 약 15Km거리에 있다. 여유롭게 길가 풍경도 구경하며 주행풍과 타는 재미를 즐기면서 와도 금방인 거리이지만 문제점이 한 가지 있다. 바로 사이에 위치한 45번 국도!! 아직 근처 지리에 무지한 나한테 반드시 지나쳐야만 하는 45번 국도!!!! 평소에는 이륜자동차를 운행할 때 정말 좋아하는 도로이지만 이 슈퍼커브라면!?! 이 45번 국도는 80Km 제한 속도의 일반 국도이지만 사실 그 속내를 들여다 보면 그 정체는 실로 다른 모습이다. 잘 닦여진 도로표면에 신호등이라곤 가뭄에 콩나듯 보이는 이 4차선 도로는 일반적으로 고속도로 못지 않게 차들이 속도를 내는 곳이기도하다. 이 길에 익숙한 자동차 운전자들은 130~160Km/h의 속도도 마다하지 않는 곳이다. 이곳에서 슈퍼커브를 탄다는 것은 보통 모험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1차선에서 묵묵히 70~80Km/h의 속도를 유지하며 목적지를 향했다. 아슬아슬 추월하는 차들이 앞으로 멀어져갔다!! 이 슈퍼커브도 엔진 능력을 최대한 사용한다면 100Km/h의 속도는 우습지만....... 지금은.... 지금은...... 어쨌든 슈퍼커브를 타는 재미는 속도는 절대 아니다...... 하지만 하지만.... 슈퍼커브의 80Km/h의 속도가 선사하는 공포감은 883R의 130Km/h, 스피드트리플의 220Km/h에 육박한다!!! 하하하하 이 얼마나 경제적인 아드레날린 즐기기란 말인가? 언젠가 이 녀석도 풀슬로틀의 탑스피드를 경험해 보는 날이 오겠지? 엔진 오일을 갈면서 슈퍼커브의 기계적 심플함과 그 곳에서 오는 정비 용이성에 다시 한 번 놀라고 돌아오는 길은 업체의 젊은 사장님(나보다 무려 1살이 어리다!)이 알려준 45번 국도 우회 지방도를 타라 여유롭게 타는 재미를 즐겨보았다.   


<슈퍼커브의 여유로움은 평화로운 주변 풍경과 잘 어울어진다.>


<외로워 보이나!!?!>


<차고에서는 둘이 사이 좋게 지내길!!! 스피드트리플이 돌아오면 셋이 사이 좋게 지내길!!! 하지만 스피드트리플은 너무도 꼼꼼한 일본인 장인 매카닉 손에서 언제 돌아올지 기약이 없다!!! 자주 보러갈께!!>

  

<남들은 이거 다 안 읽고 금방 버리거나 잃어버리곤 하는데 난 다 읽고 소중히 간직한다.>

 

<내가 한창 일본산 레플리카에 빠져있을 땐 모튤과 엘프가 최고의 엔진 오일이었는데 지금은 온대간대 없이 잘 보이질 않는다. 넌 누구냐?!? 사장님이 적극 추천하는 오일이다.>

 

<4만원 상당의 필리온 시트!, 탈착이 용이하고 생각외로 푹신하다!!>


<이건 또 외이리 비싼거야?! 프론트 펜더 캐리어, 2만4천원, 중국산에 도색 수준도 엉망인데....>

 

<도난에 취약한 언더본인 이상 이런 도난 방지 장치 하나쯤은 필수다!!! 싸게 튼튼한 체인락 하나 구입!!>

 

2013/10/10 - [이륜자동차 일기] - 혼다 슈퍼커브 나에게로 오다!!


2013/06/30 - [이륜자동차 일기] - 다시 돌아온 언더본의 전설 혼다 슈퍼 커브 Honda Super Cu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