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내가 한국 영화에 회의를 느끼기 시작한 것은 너무도 오래된 이야기다. - 뭐 내가 회의를 느낀다고 한국 영화의 가치가 변하는 것은 아니니 큰 의미는 없다. 단지, 개인적 취향이라고 바라본다면 가장 무난할 것 같다.- 회의를 느낀 것은 이미 한참 전이었지만 결정적으로 한국 영화에서 멀어진 계기는 바로 한국 영화는 바로 '놈놈놈'이었다. - 역시 개인적 취향일 뿐이라고 바라본다면 가장 적당할 듯하다. - 극장을 나서는 순간까지 도대체 어떻게 이런 영화가 흥행에 성공한 것일까?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 순간 '역시 한국 영화는 내 취향과 너무도 멀어졌구나.'란 반 푸념을 하고는 한국 영화하고는 거리를 두게 되었다. 

 하지만 아이러니 하게도 다시 한국 영화에 눈을 돌리게 한 것은 2010년 개봉한 초능력자 덕분이었다. 아이러니라는 표현을 쓴 이유는 바로 이 영화의 감독이 김민석이라는 점이었다. 초능력자의 김민석 감독은 재밌게도 놈놈놈의 조감독과 각본을 맞았었다. 

 어쨌든 영화 초능력자는 실로 신비하면서 기발한 영화였다. 무엇보다 두 주인공의 대치 구도가 무척이나 흥미로웠다. 강렬하면서도 광기어린 눈빛 연기를 보여주는 자신의 연기력에 깊이있는 가능성을 가지고 있음을 이 영화를 통해 보여준다. 신에 가까운 능력을 가지고 있지만 그 능력때문에 고립되고 외로운 초인을 연기한다. 어려서부터 초능력을 통해 겪은 불행은 인간과 사회에 대한 증오로 분출구를 찾아 인간위에 선 포식자로 군림한다. 

 또 한 명의 주인공 임규남은 고수가 연기한다. 내 개인적 관점으로 그의 연기력은 볼품이 없지만 극중의 김규남이라는 케릭터와의 동화는 실로 훌륭하다. 하루를 근근히 살아가는 일용직 노동자이지만 밝고 긍정적 태도를 잃지 않는다. 그리고 그에겐 피부색도, 고향도, 다르지만 가족 못지 않는 두 외국인 일용직 노동자 동생들이 있다. 아무런 능력도 없어보이는 보잘것 없는 그이지만 사실 그에겐 초인 못지 않은 강력한 능력이 있다. 초인의 능력이 통하지 않음은 물론 남을 위하는 강력한 의지는 그에게 엄청난 회복력과 육체능력을 부여한다. 

 단순한 두 개성있는 주인공의 대결로 보여지는 이 영화의 대립 구도는 사실 무척 재미있는 생각 거리들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누구나 남들보다 못한 점을 한 둘씩은 가지고 있고 그로 인한 컴플렉스에 고민하며 결국 이때문에 누군가에게 상처받고 살아간다. 이 동일점을 가지고 있는 경험을 겪으면서 누군가는 증오심과 복수심, 투쟁심을 품으며 남들위에 군림하고 권력을 휘두르며 자신의 컴플렉스로 인한 상처를 대체하려한다. 물론 성공하는 이들도 있지만 지금까지 그런 삶을 살아가는 이들의 표정에서 행복을 읽어본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반대로 같은 경험 속에서도 긍적적인 태도를 잃지 않고 신념과 의지를 지켜나가는 이들이 있다. 이들은 때론 누군가에 집밟히고 무시당하며 힘든 삶을 살아가고 누가 보아도 불행해 보이지만 도리어 그들의 표정에서는 행복을 발견한 적이 몇 번이고 있다. 더 나아가 남을 위한 삶에 큰 의미를 찾은 이들의 표정에서는 행복 이상의 내가 경험해 보지 못한 말이나 글로 형용할 수 없는 이상적인 그 무엇이 보이곤 한다. 

 이 영화 초능력자에서 주인공 임규남은 남을 위하는 강렬한 의지를 보일 때 최강의 능력을 발휘하는 존재다. 그리고 상반되는 삶을 살아가는 초인과 격렬한 대립을 보인다. 마치 신과도 같은 능력을 가진 초인도 그를 상대로는 고전을 면치 못한다. 과연 남을 위한 봉사의 삶을 살아가는 성인의 삶을 살아가는 이들이야말로 가장 강한 존재일까? 아직 그러한 삶을 살아본 적이 없는 나이기에 알 수는 없지만 이 영화를 통해 그 가능성을 엿보았다. 의도되었던 의도되지 않았던 이 영화는 많은 재미있는 생각거리를 제공하고 있는 것 같다. 얼핏 보기에는 단순한 흥행 영화로도 보일수 있고 어찌보면 단순한 B급 영화로도 볼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내가 바라본 영화 초능력자는 실로 독특한 그 무엇이었다. 한국 영화에 대한 가능성을 다시금 나에게 보여준 영화 초능력자가 무척 고맙다. 물론 초능력자가 개봉한지 4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단지 기대감만 가지고 있지만 말이다.     




 페노미나(Phenomena)는 공포 영화의 거장 다리오 아르엔토(Dario Argento)의 대표작이다. '페노미나(Phnomena)'는 '현상', 또는 '경의로운 사람이나 사물'을 의미하는 단어 'Phnomenon'의 복수형이다. 영화 페노미나는 앨프리드 히치콕(Sir Alfred Hichcock) 감독의 사이코(Pcycho, 1960),  샘 레이미(Sam Raimi)의 이블데드(The Evil Dead, 1981)과 더불어 내가 본 공포 영화중 최고의 작품으로 손 꼽는 작품이다.  



 페노미나는 공포 영화와는 쉽게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신비한 아름다움이 영화 전반에 잘 어울어져 있다. 때문에 영화 페노미나를 아름다운 공포 영화라 표현하기에 전혀 문제가 없어 보인다. 이탈리안 감독 다리오 아르엔토는 공포 영화의 거장이라는 이름 못지않게 천재적 미적 감각을 가진 감독으로서도 유명하다. 그가 만들어낸 장면의 신비로운 영상 미학은 정말로 감탄스럽다. 개인적으로 다리오 아르엔토 최고의 작품이라고 여기는 페노미나에서는 이 감독의 미적 재능이 최대로 발휘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영화 도입부 스위스의 아름다운 배경을 무대로 펼쳐지는 숨막히는 추격신은 공포와 아름다움에 대한 경외라는 잘 어울리지 않는 두 단어가 교묘하게 어울어지는 신비한 느낌을 받게 만든다. 다리오 아르엔토 영화의 장면 미학 못지않게 배경 음악 역시 영화의 아름다움에 크게 한 몫을 차지한다. 아름다운 영상과 공포의 분위기를 잘 어울어지게 하는 묘하게 아름다운 배경 음악은 다리오 아르엔토 영화의 가치를 더욱 높여준다.



 공포 영화 페노미나의 아름다움에 가장 큰 역활을 하는 것은 시공을 초월한 아름다움을 가진 배우 제니퍼 코넬리(Jennifer Lynn Connelly, 1970. 12. 12~)의 연기다. 곤충과 교감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으며 몽유병에 시달리는 장애를 가지고 있는 신비로운 아름다움을 가진 주인공 소녀를 연기하는 어린 시절의 제니퍼 코넬리는 비현실적인 아름다움과 비범한 연기로 영화 페노미나의 전반적으로 몽환적인 분위기를 잘 이끌어 나간다. 



 마지막으로 이 영화의 아름다운 공포를 완성하는 것은 영화 자체의 각본, 연출의 완성도이다. 비현실적인 능력과 병을 안고있는 불안정한 사춘기 소녀가 기숙사 근방에서 이루지는 연쇄살인을 겪어나가는 모습을 섬세하게 묘사해 나간다. 결국 마지막의 반전까지 손에 땀을 쥐며 긴장감을 잃지 않고 관객이 계속해서 이 영화에 빠져들도록록 만드는 치명적인 매력을 가지고 있는 영화다. 



 공포와 아름다움은 절대 섞일 수 없는 두 단어 같지만 영화 페노미나를 보면 다른 한 편으로는 이 두 단어가 얼마나 잘 어울릴 수 있는지에 관하여 새로운 세계를 접해볼 수 있다. 아름다움이나 공포 같은 단어는 추상적인 단어일 뿐이다. 언제 어디서나 어떤 대상에서나 이 단어들이 의미하는 바에 관해 새로운 느낌을 얻어낼 수 있는 가능성을 무궁하게 가지고있다. 영화 페노미나는 이 두 단어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한 작품이라 해도 전혀 손색이 없는 것 같다. 





 샘 레이미, 토비 맥과이어의 성공한 스파이더맨 영화 시리즈!, 그리고 다시 시작되는 마크 웹, 앤드류 가필드의 새로운 스파이더맨 영화 시리즈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이 둘을 비교하지 않으면서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를 감상하기란 쉽지 않은 것 같다. 대표적인 비교 대상은 역시 토비 맥과이어가 연기한 전작의 스파이더맨과 앤드류 가필드가 연기한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이라는 동일한 대상이지만 너무도 큰 차이를 보이는 영화의 주인공이다. 사실 다양한 마블의 슈퍼히어로들이 모든 인간이 그렇듯 불행과 이에따르는 고통과 고뇌를 잔뜩 안고 살아가지만 원작의 스파이더맨 만큼 불행의 상징같은 존재도 드물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샘 레이미의 스파이더맨의 주인공 토비 맥과이어는 스파이더맨을 꽤 어둡게 표현해 냈다. 하지만 스파이더맨의 강점은 불행 속에서 허덕이더라도 유머와 재치를 잃지 않는 것이다. 이때문에 항상 스파이더맨은 어떠한 위기상황에서도 유연하게 대처해 내고 승리를 쟁취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는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의 앤드류 가필드가 표현한 스파이더맨이 더욱 원작에 가까운 스파이더맨이라고 할 수 있다.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에서는 이런 워작의 스파이더맨의 특성이 더욱 잘 표현되고 있다. 목숨을 다투는 순간의 긴장감 속에서도 관객에게 유머를 선사하는 것을 잊지 않는다.

 그리고 시작 자체가 하이틴 히어로였던 만큼 하이틴 영화의 특성도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다. 마크 웹 감독이 셈 레이미 감독의 화려한 전적과는 다르게 500일의 썸머라는 로맨틱 코미디 영화로 주목받게된 신인 감독이라는 점이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를 하이틴 영화스럽게 만드는데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전작에서도 하이틴 영화적인 요소가 많이 등장했지만 2에서는 이런 요소가 더욱 강화되었다. 개인적으로는 슈퍼히어로 액션 영화의 특성이 줄어든다는 면에서 조금 실망스러웠던 점이기도 하다. 하지만 스파이더맨이 하이틴 히어로인 만큼 이런 하이틴 영화의 특성과 슈퍼히어로 액션 영화의 요소가 잘 조화를 이룬다면 더욱 멋진 차기작이 탄생할 것 같다.

 이 밖에도 제이미 폭스의 일렉트로 연기도 무척 인상적이다. 세상에 잔뜩 불만투성이이면서도 제대로 자기 표현 한 번 해 보지 못하는 스파이더맨 오타꾸이자 관심 집착증 환자인 맥스 역을 완벽히 소화해 냈다고 할까? 해리 오스본이자 그린 고블린을 연기한 젊은 배우 데인 드한의 연기도 인상적이다. 우연히 강력한 초능력을 가지게 된 불행한 십대의 광기를 너무도 잘 표현한 크로니클이라는 영화에서 그랬듯 분노와 광기가 반반씩 절묘하게 섞인 눈빛 연기가 압권이다.

 액션 장면의 참신함도 꽤 볼만하다. 하지만 맨오브스틸 등의 최근 슈퍼히어로 영화의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 액션신의 완성도에는 조금 뒤쳐지는 느낌이다.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의 감상 소감을 간단히 표현하자면 정말 재미있었지만 기대에 비해 2% 부족하다는 느낌을 받았다고나 할까? 하지만 어쨌든 충분히 재미있었고 다음 편이 더욱 기대되는 것도 사실이다. 



2012/07/17 - [즐거운 취미와 문화/즐거운 영상물들] -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좀 더 원작에 가까운 스파이더맨!




 열화전차(熱火戰車, 영문제목, Full Throttle)는 1996년 홍콩영화 전성기의 여명을 장식했던 작품 중 하나다. 어렸을 적 안그래도 이륜자동차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던 나에게 진한 열정을 불질러 놓은 영화이기도 하다. 유덕화라는 당대 최고 전성기의 배우와 이륜자동차와 불법 경주라는 자극적이고 남성적인 소재의 이 영화는 당시 큰 성공을 거두었던 작품이다. 



 어린 나이 이 영화를 접한 이후로도 수차례 다양한 매체를 통해 감상한 적이 있다. 하지만 최근 우연히 다시 보게된 열화전차는 그동안 느껴보지 못했던 새로운 감동을 나에게 선사했다. 이륜자동차에 열정을 불사르는 남성적인 주인공들과 NSR이 내는 2스트로크 엔진 특유의 굉음의 매력 이상으로 이 영화가 가지고 있는 영화로서의 완성도는 나에게 새로운 자극을 주었다.



 꽤 나이가 들어버린 나이기에 이제야 도리어 이륜자동차의 화려함에 가려져있던 열화전차만의 섬세한 영화적 표현들을 여유롭게 감상할 수 있던 것이 아닐까? 열화전차는 화려한 이륜자동차 액션이 잘 살아있는 단순한 오락 영화라고 치부하기엔 너무도 세밀한 영화적 묘사들을 보여준다. 이 영화안에는 한 인간의 삶이 고스란히 닮겨있다. 사랑과 우정, 가족과 친구, 성공에 대한 집착과 진정한 행복, 삶의 목표와 실패와 좌절, 새로운 도전, 삶과 죽음, 만남과 헤어짐, 이 영화속에는 짧은 런닝타임 안에 인생에 일어날 대부분의 일들을 놀라울 정도로 잘 담아내고 있다. 



 주인공 아화는 최고의 이륜자동차 운전 실력을 가지고 있지만 주변의 다양한 인간관계에 문제를 안고 있다. 가족과, 동료들과 사랑하는 연인 조차 알수 없는 깊은 갈등을 가지고 있다. 명성에 대한 집착과 성공에 대한 강한 집념을 가지고 있지만 독선적인 그에겐 다양한 장애가 자기 실현을 막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아화는 영화 속에서 인생의 장애물들을 쉽지 않게 넘어서면서 자기 성장을 이루어낸다. 


 명성이나 주변의 시선에 연연한 것이 아닌 진실로 스스로에게 맞딱드려 자기 자신과의 싸움에서 승리하고 자신의 인생과 주변인들을 다시 한 번 또 다른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열화전차는 아화의 성장과 그 주변인물들과의 관계 변화가 너무도 섬세하게 그려져있다. 이륜자동차라는 화려한 소재에 자칫 가려질 수도 있는, 수수하면서도 세세하게 그려진 아화와 그 주변인들의 삶은 열화전차를 단순한 오락 영화의 한계를 훨씬 뛰어넘을 수 있는 중요 요소가 되어준다.

 오랜 시간이 흐르고 다시 한 번 열화전차를 깊이있게 감상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것은 정말 행운이었다고 생각된다. 




 2013년 겨울에 개봉했던 영화 엔더스 게임(Ender's Game), 유명 SF 작가 오슨 스콧 카드(Orson Scott Card, 1951~)의 동명의 SF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소설 엔더스 게임은 1985년 출판되어 이 후속작들과 함께 오슨 스콧에게 휴고상과 네뷸러상을 동시에 수상한 유일한 작가라는 명예를 안겨준 작품이다. 엔더스 게임의 후속작으로는 '사자의 대변인(Speaker for the Dead, 1986)', '제노사이드(Xenocide, 1991)', '엔더의 그림자(Ender's Shadow, 1999)'가 있다. 항상 읽어보고 싶은 작품이었지만 어쩌다보니 차일피일 미루게 되다가 최근 영화 개봉 소식을 듣고 무척 반가웠다. 역시 영화 엔더스 게임은 SF적인 충분한 재미를 갖춘 멋진 작품으로서 나에게 기대만큼의 보상을 해 주었다.


 미지의 외계생명체의 예상치 못한 공격으로 지구에 살고있는 인류는 멸망의 위기를 맞는다. 생존을 위한 미증유의 군사 중심 체제에 들어간 인류는 외계생명체와의 결전을 이끌 군사 지도자를 키우기 위해 소년 소녀들에게 소박한 인권 조차 유린한 강력한 군사 교육을 실시한다. 천재적인 판단력과 전략 능력, 냉정한 판단력에 투쟁심까지 겸비한 소년 엔더는 최고 군사 지도자의 가장 강력한 후보로서 가혹한 훈련을 받게 된다. 


 엔더 위긴 역의 아서 버터필드는 비록 유약해 보이는 말라깽이 소년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천재성과 투쟁심을 고루 갖춘 앤더의 역활을 잘 소화해내고 있다. 지성과 폭력적 야성이 잘 조화를 이룬 눈빛 연기가 일품이다. 어린 나이가 무색할 정도로 훌륭한 연기를 보여준다. 내가 정말 좋아하는 배우 해리슨 포드의 연기는 역시 연륜이 묻어나는 완성도를 보여준다. 인류 생존의 열쇠를 쥐고 있는 엔더와 더 나아가 인류 생존에 강한 집착과 책임감을 보이는 하이럼 그라프 대령역을 연기한다. 우리에겐 언제나 간디로서 그 존재감을 확실히 하는 벤 킹슬리의 연기 역시 이 영화의 재미있는 한 요소다. 


 영화 엔더스 게임의 SF적인 상상력과 우주 단위의 스케일을 멋지게 소화해낸 영상미는 실로 감탄을 금치못하게 한다. 소설 엔더스 게임이 1985년에 쓰여졌으나 천문 단위의 스케일을 이 처럼 잘 표현해내는대는 현대의 기술력이 아니면 불가능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극장에서의 대형 스크린 설비가 아니라면 충분히 이 영화가 가진 영상의 완성도를 감상할 수 없을것이라는 짐작을 해 본다. 영상 기술의 발달은 또 한 번 SF 영화의 전성기를 가져오고 있는 것 같다. SF를 사랑하는 나에겐 더 없이 반가운 현상이다. 


 현존하는 최고의 우주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은 인류보다 한 발 앞서 우주를 여행에 지구를 찾아올 외계인에 대한 두려움을 표현한 적이 있다. 지구상에서 가장 강력한 세력을 가지고 있는 생물 종 인간은 가장 강력한 투쟁성과 잔혹성을 가지고 있기에 모든 생물의 정점에 서있다. 인류 안에서도 우위를 점한 존재들은 더욱 강력한 잔혹성과 탐욕을 가지고 있다. 지금은 미대륙과 유럽을 점유하고 있는 백인들이 가장 확실한 예이다. 그들의 침략으로 인해 미대륙 원주민들과 식민지 원주민들이 겪어야 했던 참옥한 삶은 말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다. 더 나아가 현재의 인류 이상으로 진화해 생물 우월성의 상위를 점하고 있는 외계인이라면, 아직 달조차 가기 불가능한 인류 이상으로 우주를 여행해 지구를 찾아올 과학력을 가지고 있다면 인간이 다른 생물들에게 저질렀던, 백인들이 각 대륙 원주민들에게 저질렀던 만행을 인류 전체가 고스란히 짊어져야할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는 것이다. 엔더스 게임은 '한 종과 다른 종이 생존과 멸종을 두고 승부를 겨뤄야 한다면, 그리고 그 싸움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그 이상의 잔혹성을 가져야만 하는 것일까?'라는 의문을 던져보게 해 주었다. 




    

 

 멜 깁슨(Mel Gibson, 1956)주연의 엘지 오브 다크니스(Edge of Darkness, 2010), 실로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영화였다. 30년 국가를 위해 경찰로서 복무한, 유능한 베태랑 형사 크레이븐(멜 깁슨 분), 그에게 남은 것은 눈 앞에서 처참하게 살해당한 딸의 주검뿐이었다. 상상하기 조차 힘든 슬픔과 분노를 감추며 딸을 앗아간 거대한 음모에 맞서 홀로 힘든 싸움을 해 나간다. 


 영화 엣지 오브 다크니스는 헐리웃 영화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절제의 미학을 극도로 잘 표현해 놓았다. 견디힘들 정도의 고통을 겪고도 이성을 잃지 않고 힘든 싸움을 계속해 나가는 크레이븐을 보고 있으면 깊은 슬픔과 분노는 어느사이 자연스럽게 관객의 몫으로 넘어간다. 치밀하고 섬세하지만 그러한 이 영화만의 장점을 과대 포장하지않는다. 인간의 극한의 슬픔과 분노를 표현하고 있지만 과장된 오열이나 잔인한 복수를 강조하지도 않는다. 70의 장점을 가지고 있으면 120으로 과대 포장하는 다수의 영화들과는 달리 90의 장점을 90 그대로 보여준다. 역시 이 영화의 백미는 바로 절제된 표현에있다. 


 이미 60의 나이(영화 개봉 당시 54, 현재 58)를 바라보고 있는 숙성된 연기자 멜 깁슨의 연기는 놀라울 정도로 경지에 올라있다고 할 수 있다. 그가 연기한 크레이븐은 유능하고 냉철한 형사이면서, 나를 비롯한 대다수 남성들이 그렇듯, 감정 표현에 서투른, 하나뿐인 딸을 가슴 깊이 사랑하는 평범함을 가진 남자다. 오랜만에 사랑하는 딸을 만나 표현이 어색하게 나마 딸에 대한 사랑과 만남의 기쁨을 감추지 못하는 그에게 딸은 싸늘한 주검으로 안기게 된다. 슬픔과 분노로 얼룩진 크레이븐, 하지만 영화는 이 어느 하나도 직설적으로, 또는 과장해 표현하지 않는다. 덤덤하게 관객의 공감을 살 뿐이다. 이 점에서 멜 깁슨이라는 배우의 진가가 발휘된다.


 딸 앞에서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어색하게 웃어보이던 아버지, 딸을 잃은 슬픔과 증오를 삭혀가며 끝까지 이성과 의지를 잃지 않는 한 남자의 연기를 그는 너무도 덤덤하게 표현해내고 있다. 지금까지 멜 깁슨의 연기에는 대부분 광기와 폭력이 가장 주된 조미료였다. 그리고 이미 무표정과 눈 빛 연기만으로도 그는 내제된 광기를 관객에게 전달하기에 이른 것 같다. 이 처럼 표현하기 힘든 깊이있는 연기를 너무도 자연스럽게 잘 소화해낸 멜 깁슨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개인이 상대하기에는 너무도 힘겨운 거대한 음모에 맞선 싸움에 끝까지 의지를 잃지않고 스스로를 불사르는 너무도 어려운 연기에 관객이 충분히 긍정할만한 개연성을 부여한데는 그의 완성도 높은 연기가 크게 한 몫을 한 것이다.  

 

 엣지 오브 다크니스 절제된 표현, 깊이있는 복선, 섬세한 연출, 배우의 완성된 연기가 잘 어울어진 가치 높은 영화였다. 멜 깁슨의 오랜 연기 생활에 한 획을 그을만한 작품이었다고 생각된다.     




 비디오테이프(영어: videotape문화어: 비데오테프)는 영화 필름과 대조되는 자기 테이프 위에 영상과 소리를 기록하는 수단이다. 대부분의 경우, 나선형 스캔 비디오 헤드가 2차원으로 자료를 기록하기 위해 움직이는 테이프에 맞대어 회전한다. 왜냐하면 영상 신호는 매우 높은 대역폭을 가지고 있으며 멈춰 있는 헤드들은 극히 높은 테이프 속도를 요구하기 때문이다. 비디오 테이프는 비디오 테이프 레코더(VTRVCR)와 캠코더에서 쓰인다. 테이프는 정보를 저장하는 데 있어서 선형 방식이며, 거의 대부분 비디오 기록물들이 날마다 디지털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디지털 영상 데이터의 비선형/임의 접근 방식들이 일상화됨에 따라(DVD나 하드 디스크 등을 이용하는 캠코더가 일상화됨에 따라) 비디오테이프의 중요성은 점차 사라질 것으로 예측한다. 2010년 말 기준으로 코스모신소재에서 전 세계 단독생산하고 있다.


 위의 비디오테이프에 관한 글은 위키백과에서 발췌한 것이다. 과거 CD가 등장하기 전까지 가장 대중적인 영상매체로 사용되었던 것은 자기테이프 위에 영상과 소리를 기록하여 재생할 수 있는 비디오테이프였다. 비디오테이프는 일본에서 만들어빈 베타맥스 등 상당히 다양한 규격으로 생산되었지만 국내에서 대다수를 차지한 것은 VHS(Video Home System, 1976년경 생산 시작)형식 이었다. CD, DVD가 대중되고 하드디스크나 메모리 등의 대용량 소형 저장 매체가 영상 녹화의 자리를 대체해가며 현재는 거의 사라져버린 수단이다. 


 집에는 오래된 DVD플레이어가 있는데 VHS 비디오테이프를 함께 재생할 수 있는 기기이다. 오래도록 사용되지 않고  방치되어있어서 제대로 작동하는지 조차 의문이었다.  



 어쩌다 발견된 VHS 테이프 하나가 이 기기의 오랜 잠을 깨우는 계기가 되었다. 바로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지브리 애니메이션 바람계곡의 나우시카( 風の谷のナウシカ, 1984년) 비디오테이프를 발견한 것이다. 어렸을 적 동생이 어딘가에서 구입해 온 물건이었다. 당시 동생이 디즈니 애니메이션을 비롯해 몇 가지 VHS를 구입했는데 아직도 이 것들이 집에 남아있다는 것이 신기하면서도 기쁠 따름이다. 어쨌든 이 테이프를 발견하는 순간 한 번 재생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래도록 사용되지 않았던 기기지만 외관상 상태에서는 큰 문제가 없어보여서 바로 테이프를 삽입해 보았다. VHS의 황혼기 플레이어들은 위 이미지처럼 테이프의 3/4 정도를 삽입하면 재생기가 자동으로 테이프를 잡아당기듯이 기기 내부로 들여보냈는데 어려서는 이 작동 방식이 무척 신기하고 느낌이 독특해 꽤 좋아했었던 기억이 난다. 지금도 이 방식의 느낌이 꽤 좋게 느껴진다. 



 처음에는 작동이 안되길래 역시 오래되서 고장인가보다 하다가 문뜩 떠오른 생각이 바로 리와인드(rewind)! VHS는 안에 긴 자기테입이 왼쪽 드럼에 원형으로 감겨있다가 재생기의 힘으로 회전하며 오른쪽 드럼으로 감기면서 플레이어의 해드가 자기테입의 테이터를 읽어 영상으로 출력하는 방식이라 한 번 테이프의 내용을 다 보고 나면 다시 볼 때는 리와인드해서 왼쪽 드럼으로 테이프를 감아주어 원상회복시켜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즉 이 VHS는 마지막으로 한 번 끝까지 다 본 상태여서 다시 보려면 리와인드가 필요했다. 리와인드를 시작하자 테이프 감기는 소리가 정겹다. 요즘같은 시대에는 이 몇 분간의 리와인드 시간이 지겹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어린 시절 이 리와인드 시간은 VHS가 보여줄 영상에 대한 미묘한 설레임의 시간이었다. 오랜만에 VHS를 재생해 보고있는 나에게도 어렸을적 못지 않은 가벼운 설레임이 느껴졌다.



 놀랍게도 아무런 문제없이 VHS 버전의 바람 계곡의 나우시카가 재생됐다. 아름답고 몽환적인 배경 음악과 함께 나우시카의 사부이자 전설의 검객 유파가 부해에 뒤덮여 폐허가 되어버린 마을을 관찰하는 장면이 보여진다. 곧이어 작품의 주인공 나우시카가 개인용 비행기 매배를 타고 하늘을 나는 모습이 보여진다. 항상 지브리의 애니메이션을 볼 때면 느끼는 점이지만 미야자키 하야오가 표현한 비행 장면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무언가가있다. 부드럽게 날아오르는 바람의 느낌을 절묘한 속도로 잘 표현하다가고 갑자기 속도감을 주어 아슬아슬느낌 조차 예술적으로 보여준다. 평생을 애니메이션을 만들어온 이 노인네의 이런 몇몇의 독보적인 재능은 현재 아무리 발달한 기술로도 쉽게 흉내를 내지 뫃나는 것 같다. 



 한 번 재생만 해보려던 것이 옛 추억에 젖어 마지막까지 모두 감상하고 말았다. 과거의 유물과도 같은 기기가 첨단 LED방식의 고화질 TV에 연결된 모습이 무척 이질적이다. 때문에 오래된 VHS 화질의 한계가 너무도 뚜렷이 보이지만 그점이 싫지만은 않다. 이미 CD, DVD를 넘어서 블루레이(Bru-Ray)의 초고화질 영상에 익숙해진 시대이지만 부족함이 있더라도 옛 시절의 향수는 어쩔 수 없이 감성을 깊이 자극한다. 인간의 돌이킬 수 없는 실수를 경고하는 바람계곡 나우시카의 메시지, 나우시카의 메시지 이후 30년이라는 적지 않은 세월이 흘렀음에도 아직도 전쟁을 일삼고 방사능을 바다에 뿌려대며 대기를 유독한 미세먼지로 가득 채우고 증오심을 키워가는 나를 비롯한 인류의 모습은 안타깝기만하다. 


 과거와 현대가 미묘하게 조화되는 소소하지만 특별한 경험이었던 것 같다.



2010/02/20 - [즐거운 취미와 문화/만화 이상의 만화] - 바람계곡의 나우시카를 만화책으로 만나보자!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로보캅 리메이크(RoboCop 2014) 개봉이 눈 앞으로 다가왔다. 어린 시절 로보캅이라는 영화에 큰 충격을 받았던 나에겐 정말 가볍게 넘어갈 수 없는 놀라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꽤 오래전 부터 리메이크 소식이 머나먼 한국에도 간간히 전해지긴 했지만 다양한 이유로 개봉은 불투명하기만 했다. 하지만 막상 이렇게 개봉이 확정되고 보니 기분이 참 새삼스럽니다. 무척 큰 기대를 품게 만든다. 로보캅 원작의 모습에 가까운 형태로도 등장하지만 과거 팀 버튼의 배트맨을 연기했던 마이클 키튼(로보캅 리에이크에서는 OCP의 수장 역할)에 의해 검정색으로 도장되는 듯 하다. 게리 올드만과 사무엘 잭슨의 연기도 무척 기대된다.  원작보다 더욱 비중이 커진 알렉스 머피의 부인의 역할 역시 큰 기대를 하게 만든다. 아래 링크는 내가 작성한 로보캅 관련 포스팅 들이다.


2013/01/04 - [즐거운 취미와 문화/즐거운 영상물들] - 로보캅! 그리고 로보캅 리메이크를 기다린다!


2013/01/03 - [이륜자동차 일기] - 로보캅 리메이크에 첨단 이륜자동차 등장!!


2010/05/25 - [즐거운 취미와 문화/즐거운 영상물들] - SF 영화 걸작선 (4) 불안한 인류의 미래 2


 그리고 아래는 로보캅 리메이크에 관한 엔하위키의 내용이다. 상당히 재미있는 내용이 많으니 관심이 많은 이들은 한 번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로보캅(2014)

최종 확인 버전: 

robocop2014.jpg

Contents

1 소개
2 트레일러
3 캐스팅
4 반응 및 평가

1 소개 

로보캅의 리부트 계획으로서 처음에는 2010년도에 대런 아로노프스키 감독에 의해 3D 영화로서 계획된 리메이크작이었으나, 스튜디오 MGM의 재정난(2010년 11월에 연방파산법 제 11장 적용)으로 인해 좌초될 뻔 했었다. 하지만 그 후 소니 픽쳐스 배급, 엘리트 스쿼드 시리즈로 유명한 호세 파딜라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조엘 키나먼을 주연으로 앞세워 제작되는 것이 결정되었다. 이쪽도 원래대로라면 2013년 8월 9일에 공개가 예정되어 있었지만, 2012년 9월 19일에 연기되었음을 밝히면서, 최종적으로 2014년 2월 7일 개봉이 결정되었다.

그리고 촬영현장이 공개되었는데, 고무 슈트를 입은 로보캅이 나와서 아연실색하게 만들었다. 그나마 세간의 예측으로는 저 슈트 위에 CG를 덧씌워서 로보캅스러움을 연출하나 싶었지만, 티저영상이 공개되면서 꿈도 희망도 없이 확인사살을 날려 주었다.나의 로보캅은 이러지 않아 사실 좀더 원작에 가까운 은색의 덩치 큰 형태도 존재하는데 그건 영화 스토리상 로보캅 초기형이고 후기형에서는 택티컬하게 좀 더 늘씬하고 새까만 형태로 바뀌어 활약하는 스토리인지라 그냥 초기형으로 계속 가지 하는 아쉬움을 표현하는 사람도 많다. 반대로 저 검은 컬러를 좋아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건 원본과 리메이크판의 로보캅에 대한 시선 차이를 반영하기도 하는데 로보캅에 대한 원판 OCP의 시선은 '범죄 박멸용 로봇'이고, 리메이크판에서 OCP의 시선은 '(회사 홍보용) 히어로(인척 하는 로봇)'이다. 그때문 리메이크판에서 검은색으로 폼나게 바꾸게 되는 것.

설정도 미묘하게 다른 게 원작에서는 총에 수도 없이 맞아 걸레짝 수준이 된 머피를 주요 장기와 신경계만 뽑아다가 기계 몸체에 이식하는 방식이었지만, 리메이크에서는 폭탄 테러로 화상 및 왼팔과 왼다리가 절단되었을 뿐이고, 신체가 상당 부분 살아있는이라지만 80%가 4도 화상 덕분에 생체적인 부분을 거의 남겨둔 상태로 로봇 몸에 이식한다. 원작에서 한쪽 팔을 살릴 수 있는데도 쓸모없다며 잘라버리는 것과는 정 반대의 연출. 덕분에 인간의 감정을 거의 잃었던 원작의 알렉스 머피와는 달리 나름 감정 표현 및 사물 인식에는 문제가 없어보인다.이런 탓에 2014의 머피는 '자유 의지'를 갖고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페이크다 이 병신들아로 OCP가 입력한 프로그램의 우선순위에 따라 움직이게 되어 있어 대놓고 인간임을 무시한 원판 OCP와 달리 리메이크판은 인간 대우를 하는 척하면서 꼭두각시로 쓰려 하는 것으로 보이고 있다.

은근히 배트맨과 연관되는 부분이 있다. 배트맨 실사영화 시리즈의 핵심 인물 역 배우가 둘(마이클 키턴게리 올드먼)이나 나오며 주인공이 테러를 당할 당시 폭탄이 설치된 차량이 한국차(기아 K5)다.[1] 또한, 배트맨 비긴즈에서 텀블러가 중간에 검은색로 바뀌었던 것처럼 로보캅도 중반에 검은색으로 바뀐다. 결정적으로 색 주문을 배트맨 비긴즈에서는 브루스 웨인 역이었던 크리스천 베일이, 그리고 로보캅 2014에서는 팀 버튼의 배트맨에서 브루스 역이었던 마이클 키턴이 한다.

2 트레일러 





2013년 9월 5일자로 첫 트레일러 영상이 공개되었다. 마지막의 로보캅 1의 명대사였던 "죽든 살든 넌 나와 함께 간다(dead or alive you're coming with me)."가 인상적이다. 영상을 잘 보면 알겠지만 오리지널과 달리 리메이크의 로보캅은 더 민첩하다! 달릴수 있는지는 아직 알 수 없었지만, 두번째 트레일러에서 달리는 모습이 나온다. [2]그리고 놓치기 쉬운데 자세히 보면 과학자들이 연구하는 장면에서 개발 현황을 나타내는 화면에 오리지널 로보캅의 모습이 잠깐 지나가고 두번째 트레일러에서도 오리지널 디자인과 유사한 모습의 로보캅이 나오는 것이 확인. 이때 로보캅의 은색 외관을 본 과학자중 한명이 좀더 전투적인 느낌으로 가자며 검정색으로 바꾸자고 한다.

3 캐스팅 

4 반응 및 평가 

개봉 후 추가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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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 타임(In Time)은 2011년 개봉했던 SF 장르의 헐리웃 영화다. 무한한 상상력의 산물인 SF 영화는 내가 정말 사랑해 마지않는 장르다. 한 발 더 나아가 무척 인상깊게 감상했던 SF 영화 가타카(Cattaca, 1997)의 감독 앤드류 니콜(Andrew Niccol)의 작품이라는 점은 나를 더욱 설레게 했다. 앤드류 니콜은 절대 다작하는 감독은 아니지만 그의 작품은 하나같이 기발한 상상력과 날가로운 감성으로 관객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다. 이미 1997년 내가 관람한 그의 첫 작품 가타카에서 그의 역량과 감성, 창의력과 상상력을 충분히 맛보았다. 그 이후로도 트루먼쇼(The Truman Show, 1998), 시몬(Simone, 2002), 터미널(The Terminal, 2004), 로드 오브 워(Lord of War, 2005)등의 강한 개성을 가진 작품들로 나를 비롯한 많은 영화광들에게 큰 기쁨을 선사해 주었다. 

 인 타임 역시 앤드류 니콜 감독 특유의 개성을 잘 담아낸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기발한 상상력과 쉽게 떠올리기 어려운 독특한 소재, 그리고 깊이있으면서도 식상하지 않은 메시지를 절묘하게 보여준다. 

 유전자 조작으로 24세가 되면 모든 노화가 멈추는 멀지않은 미래, 하지만 모든 인간에게 시간은 한정이 되어 있으며 이 시간은 팔에 심어진 전자 장치로 표시된다. 또한 시간은 화폐와 같은 구실을 한다. 물건을 구입하는 지불 수단, 노동에 대한 대가 조차도 시간이 담당한다. 시간을 잘 번다면 영생도 가능하지만 주어진 모든 시간을 소모한 이는 그 자리에서 목숨을 잃는다. 상상력으로 창조된 먼 미래의 모습이지만 현재 물질만능 주의가 팽배하는 시대상에서 조금 더 진화된 모습으로 보일 뿐이다. 인간 생명의 존엄성 위에 화폐대신 시간이 존재할 뿐이다. 시간은 곧 돈이라고도 할 수 있는 자본주의 사회의 최종 형태일 지도 모르겠다. 앤드류 니콜이 창조해낸 디스토피아적인 인간의 미래는 정말 놀랍다. 인 타임 역시 다른 앤드류 니콜의 작품들 처럼 깊은 생각의 여지를 남겨준다. 


 이 영화의 또 다른 볼거리는 바로 100% 발휘된 여주인공 실비아 웨이드 역, 아만다 사이프리드(Amanda Seifried)의 독보적이고 개성적인 매력이다. 독특하고 개성있게 생긴 외모에도 불구하고 동 서양을 막론하고 아무런 거부감없이 그 아름다움을 인정받고 있다. 뿐만 아니라 영화에 대한 열정이나, 연기력 역시 절대 빠지지 않는 배우다. 인타임에서 그녀의 연기한 실비아라는 인물은 영화의 분위기와 잘 어우러져 실로 신비롭기만 하다. 



<영화속 세계의 등장인물들은 24살 이후로는 나이를 먹지 않는다. 때문에 할머니, 엄마, 딸이 함께 서있으면 위 이미지와 같은 충격적인 장면이 연출된다.>




 엘리시움(Elysium)은 그리스신화에 등장하는 단어로 선량한 사람이 죽어서 가는 극락, 즉 파라다이스를 뜻한다. 영화 엘리시움에서는 인간이 만들어낸 극소수 부유층만을 위해 인간 스스로가 우주 공간에 만들어낸 거주 공간을 엘리시움이라고 부른다. 인류의 선택받은 1%만이 낙원과도 같은 우주 거주지 엘리시움에 주거할 수 있으며 지구에 버려진 이들은 기본적인 인권조차 보장받지 못한 채 비참한 삶을 살아간다. 하늘에 어렴풋이 보이는 엘리시움에 어려서 부터 막연한 동경을 가지고 자라난 고아출신 전과자 맥스는 과거를 청산하고 착실한 삶을 살아가기 위해 기본적인 인권조차 보장되지 않는 공장에서 중노동을 하며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이런 그에게 불행히 다가온 한 사건으로 인해 지구에 살고있는 이들에게는 금지되어있는 곳, 엘리시움으로 가기위한 힘든 싸움을 시작하게 된다. 


 주인공 맥스 역에는 최고의 헐리웃 배우 중 한명 맷 데이먼이 열연한다. 연기력으로는 일찍히 인정받은 이후 본 시리즈로 액션 영화 배우로서의 가치도 충분히 입증된 바 있다. 엘리시움에서는 맷 데이먼의 이런 다양한 재능이 잘 발휘된다. 

 


 우주에 건설되어 있는 선택된 소수 인류의 거주지 엘레시움의 가운데 별모양이 있는 원형 팬던트를 연상시키는 모양을 하고있다. 우주 공간에 거주지를 건설하는 계획은 생각보다 오래전에 과학자들에 의해 이론화되어있었다. 지구와 달의 인력이 상쇄되어 중력이 작용하지 않는 라그랑주 포인트라 불리는 우주 공간에 거대한 원통형의 거주지를 건설한다. 이 원통형의 내부 표면에 지표를 형성하고 원통의 축을 중심으로 회전시키면 내부에 형성된 지표에는 원심력으로 인한 인공적인 중력을 만들어 인간들이 지구에서와 같이 지표를 딛고 걸으며 생활할 수 있게되는 것이다.



 나사(NASA)에서는 이런 우주 거주지를 과학적으로 디자인한 형태를 다양하게 발표했다. 엘리시움은 이런 과학적 형태에 영화 엘리시움만의 창의적 요소가 잘 어울어져 있다. 어린 시절 고아원의 수녀님과 하늘을 바라보던 맥스의 두 눈에 비치던 엘리시움의 모습은 마치 희망을 상징하는 듯한 별을 연상시킨다. 우주 공간의 엘리시움은 푸른 지구와 어울어져 환상적인 느낌을 연출시킨다.



 영화 엘리시움은 디스트릭트9(District 9)으로 강한 인상을 남겼던 닐 블롬캠프(Neill Blomkamp)의 작품이다. 디스트릭트9으로 강렬하면서도 섬세한 메시지을 내포한 SF 영화의 신세계를 창조한 닐 블롬캠프 감독은 영화 엘리시움을 통해 다시 한 번 그만의 재능을 100% 발휘해 냈다. 과거 디스트릭트9이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인종 차별이 만든 비극을 풍자하고 있다면 엘리시움 역시도 비슷한 맥락으로 이해가 가능하다. 엘리시움은 마치 백인이 지배하는 기회의 대륙 미국을 연상시킨다. 반면 지구에 남아있는 이들의 삶은 미국과 국경을 맞닿아있는 남미의 히스페닉이나 흑인의 모습을 떠올릴 수 있다. 실제로 지구에 남아있는 이들을 연기한 배우들은 대부분 남미 계통의 인종들이다. 영화를 보며 느낀 개인적인 견해일 뿐이지만 미국 사회에서 인정하지 않는 다양한 인종의 불법 체류가 만들어내는 비극들을 풍자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오랜만에 스크린에 복귀한 헐리웃 대형 여성 배우 조디 포스터! 엘리시움의 국방 장관(?)을 담당하고 있다. 그녀의 야심이 엘리시움에 비극을 초래한다. 간결하면서도 강한 인상을 남기는 연기가 놀랍다. 




 조디 포스터, 맷 데이먼 두 초특급 배우 못지 않은 존재감을 보여주는 배우가 바로 샤토 코플리! 광기의 악역을 연기한다. 놀랍게도 디스트릭트9에서 주연 배우로서 등장한 바 있다. 너무도 다른 두 캐릭터를 자연스럽게 연기해낸 그의 연기력을 높이 평가한다. 독특한 영어 억양이 인상적이다. 


 영화 일레시움, SF 영화의 창의적인 재미에 결코 가볍지 않은 주제 의식을 담아낸 수작이라고 할 수 있다. 배우들의 연기도 뛰어나고 최첨단의 CG 역시 놀라운 완성도를 보여준다. 특히 첨단의 인공 공권력 드로이드 경찰의 움직임은 그 자연스러움이 실로 놀랍기만 하다. 디스트릭트9의 외계인 움직임도 무척 자연스러웠는데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느낌이다. 


 인권, 평등을 연상 시키는 자본주의, 하지만 미화되어 표현되기만 한 자본주의는 물질 만능주의 적인 새로운 권력 수단을 낳았고 역시 새로운 개념의 계급 사회를 만들어 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자본주의의 맹점을 대신하기 위해 다양한 복지 정책과 대체 자본주의 정책들을 내 놓고 있지만 빈부 격차가 만들어내는 새로운 계급 사회의 폐해를 막기에는 역부족인 듯 하다. 영화 엘리시움은 이와 같은 현실의 비극을 미래의 모습을 빌린 SF 영화라는 수단으로 풍자해 내고 있는 듯 하다. 재미있으면서도 깊이있는 사색을 유도하는 힘을 가진 작품이었다. 

 





 2006년 개봉했던 영화 바벨(Babel), 당시 나에게 큰 충격과 감동을 주었던 이 영화에 관해 포스팅해 보려고 한다. 영화의 제목 바벨(Babel)은 성경에 등장하는 단어이며 히브리어로 '혼돈'을 뜻한다. 


 성경에 의하면 한때 인간은 단 하나의 언어를 사용했으며 어떤 지역의 사람이나 의사 소통에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고 한다. 하지만 인간의 타락과 바벨탑 건설의 오만에 대한 신의 응징으로 바벨탑은 파괴되고 인간의 언어는 다양하게 분리되어버리게된다. 이후로 인간은 서로 의사소통에 큰 장애를 안게 되었다.  


 영화 바벨은 세계 각지에 있는 여러 인종의 주인공들의 비극이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어 공유되는 모습을 보여준다. 자식을 잃고 결혼 생활의 위기를 맞이해 모로코로 위로 여행을 떠나온 미국인 부부, 어머니의 죽음 이후 마음을 닫아버린 벙어리 고등학생 소녀, 모로코에 여행중인 부부의 두 아이와 미국에서 이를 깊은 정으로 돌보는 멕시칸 히스페닉 유모, 자칼을 쫓기위해 우연히 일본인이 주고간 소총을 구입해 사용하게된 모로코의 두 양치기 소년, 아무런 관련이 없어보이는 이들의 슬픔이 시간과 공간을 넘어서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 공유된다. 하지만 영화는 이에서 그치지 않고 신이 인간에게 내린 단죄를 넘어서 소통의 장애를 극복하고 서로를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담담하게 보여준다. 


 깊이있는 메시지, 배우들의 차분하면서 열정적인 연기, 짜임새있는 연출, 영화의 분위기를 멋지게 표현해주는 훌룡한 카메라 워크, 낮은 인지도가 슬프기만한 명작 영화이다. 

 

 자식의 죽음이라는 큰 짐을 짋어진 부부, 브래드 피트와 케이트 블란쳇 두 쟁쟁한 배우가 연기한다. 힘든 시기를 이겨내기 위해 떠나온 모로코 여행에서도 고통을 이겨내기 쉽지 않다. 아내가 알수없는 총격에 총상을 입고 큰 위기를 맞이하게 된다. 

  

 어머니를 읽고 큰 고통을 겪은 일본인 농아 소녀, 최근 퍼시픽림에 등장했던 키쿠치 린코가 열연했다. 큰 고통과 상실감에 허덕이지만 의사 소통에 큰 장애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마음속 깊은 슬픔을 쉽게 표현할 수가 없어 세상과의 단절감을 느끼고 있다. 

  

 어느날 일본인이 주고간 사냥용 소총을 우연히 손에 넣게된 모로코의 두 양치기 소년, 피를 나눈 형제이지만 너무도 성격이 다른 두 소년은 매번 티격태격한다. 악의없는 두 소년의 소총을 이용한 장난이 큰 비극을 불러온다.

  


 아들의 결혼식으로 인해 멕시코 고향으로 돌아가야 하지만 모로코로 여행간 두 아이의 부모 사정으로 인해 곤혹스러워 하는 나이많은 히스페닉 여성 유모, 결국 깊은 애정을 가지고 있는 두 아이를 데리고 미국 국경을 넘어 아들의 결혼식에 참석하게 된다. 

 



 한국 영화 '기담'은 2007년에 개봉한 영화로 벌써 횟수로 6년의 세월을 지냈다. 당시 심형래 감독의 '디워', '화려한 휴가'라는 두 거대 흥행작에 밀려 크게 흥행 성공을 하진 못했지만 영화 '기담'만의 개성적 매력으로 적지 않은 관객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영화사 도로시의 설립 기념작이기도 했으며 감독 정범신의 데뷔작이기도 했다. 이 후 정범신 감독은 '무서운 이야기' 1, 2편을 만들며 호러 영화 감독의 입지를 굳히게된다. 



 영화의 배경은 1942년 일제강점기 경성에 위치한 양방병원 한생이다. 아름다운 사랑에 얽매이고 이로 인해 큰 아픔을 겪게되는 다양한 인물들이 이 한생 병원에 모여들면서 벌어지는 기괴하면서도 아름다운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크게 3개의 독립된 에피소드가 어울어지면서 영화 '기담'을 완성하고 있다.



 영화의 제목 '1942년 경성공포극 기담'에서 '기담(奇談)'의 사전적 의미는 '이상야릇하고 재미있는 이야기'이다. 영화 전반적인 느낌에는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한 제목이라고 할 수 있다. 기담은 공포 영화를 표방하고 있는 만큼 관객의 공포감을 유도하는 연출이 무척 탁월하다. (사실 내 얘기를 하자면, 영화를 보면서 공포감을 느껴본 일은 거의 없다고 할 수 있다. 공포감을 느껴본 영화- 이블데드1편, 에일리언1편, 게이트- 이조차도 어려서 본 것들이다. 머리가 큰 이후로는 공포영화에서 공포감을 느껴본 적은 없다. 그럼에도 공포 영화를 좋아하는 이유는 SF영화와 함께 인간의 상상력을 훌륭하게 표현하는 장르이기 때문이다.) 



   

 공포영화에 내성이 없거나 심한 알러지를 가지고 있는 분들이라면 큰 충격을 받을 수 있을 정도로 호러적 연출은 꽤 뛰어나게 표현되어 있다. 뿐만 아니라 기담의 장면 미학 역시 놓치지 않고 챙겨보아야할 부분이다. 슬프면서도, 어두우면서도, 기괴하면서도, 공포스러우면서도, 그 사이에 절묘하게 아름다움을 끼워넣은 영화 그것이 바로 기담이다. 아쉬운 점이라면 일부 배우의 연기력이라고나 할까? 이조차도 영화 기담의 다른 많은 매력들 앞에서 큰 영향을 주진 못해지만 말이다.  



 개봉한지도 2달여(?) 시간이 흘렀지만 아직도 머리속에 강렬한 인상이 남아있는 영화 오블리비언(Oblivion), 오랜만에 정말 SF다운 SF영화를 본 느낌이다. 배우 톰 크루즈의 작품 선택의 안목은 실로 놀랍기만 하다. 먼 미래 2070년 폐허가 되어버린 지구가 이 영화의 배경이다. 기억을 제거당한 두 남녀만이 지구에 남아 주어진 임무를 수행해 나간다. 하지만 주인 잭 하퍼는 제거당한 기억의 단편 속에서 현재의 자신에 조금씩 의문을 느낀다. 



 영화의 제목 오블리비언(Oblivion)의 뜻은 바로 '망각'이다. 제목 만큼이나 이 영화 속에서 주인공들의 기억은 중요한 주제로서 존재한다. 제거당한 기억의 작은 조각들이 영화 오블리비언의 SF영화로서의 가치를 더욱 높여주고 있다. 그리고 마지막 이 기억의 단편들이 만들어낸 영화의 결말을 보며 큰 충격을 받게된다. 



 영화 오블리비언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무척 신비롭다. SF적 최첨단 구조물이 폐허가 된 지구의 풍경과 만들어내는 아름다운 조화는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기묘하고 환상적인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배경음악은 과거 SF 영화의 부흥기를 회상하는 듯 복고적인 느낌을 자아내기도 한다. 이 영화 전반에 걸쳐 미래와 과거가 뒤 섞이는 느낌은 영화 주제와도 맞물려 정말 신비로운 느낌 만들어낸다. 



 등장하는 배우들의 연기 역시 하나하나 놀라울 따름이다. 톰 크루즈나 모건 프리만등의 쟁쟁한 배우들의 연기는 둘째 치고라도 두 명의 여성 주인공들의 연기도 실로 인상깊다. 빅토리아를 연기한 안드레아 라이즈보로의 순간 순간 섬세한 표정 연기는 영화의 전개를 더욱 몰입도 높게 만들어준다. 센츄리온, 007 퀀텀 오블 솔러스, 히트맨 등의 영화에서 나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던 올가 쿠릴렌코는 이 영화를 통해 다시 한 번 나에게 큰 인상을 심어 주었다.  



 나는 SF 영화를 무척이나 좋아한다. 인간의 무한한 상상력을 펼쳐 보여주는 창작물이라고나 할까? 하지만 난 꽤 오랜 시간 SF 영화라는 장르에서 정체된 느낌을 받곤 했다. SF 영화의 소재로 사용할 상상력이 바닦을 보인 것은 아닐까란 걱정이 생기기도 했다. 하지만 영화 오블리비언은 나의 걱정을 한 방에 소멸시켜주었다. 복고적인 SF와 헐리웃 최첨단 기술이 만나 인간의 상상력을 소재로 또 하나의 훌륭한 영화를 만들어냈다. 





 1970년대 이후 유년기를 보냈다면 거대 로봇에 대한 동경과 로망을 가져보지 않은 남자 아이가 있을까? 나 역시 어려서 부터 초대형 로봇에 대해 아련한 감성을 가지고 자라왔다. 지금은 어린 시절이 잘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로 인생을 살아왔지만 이 어렴풋한 동경은 아직도 뇌 속 깊이, 가슴 속 깊이 남아 나에게 영향을 주고 있는 것 같다. 퍼시픽림(Pacific RIM)은 이러한 남자아이의 동경심을 강하게 자극하는 영화다. 퍼시픽림은 인간이 조종하는 초고층 빌딩 높이의 거대 로봇이 외계로부터 온 정체 불명 거대 괴수들과 맞서 지구를 지켜낸다는 큰 스토리 라인을 골자로 하고 있다. 그 와중에 작은 인간들 간의 갈등이나 아픈 기억들의 충돌도 생각보다 섬세하게 표현되고 있지만 남자아이의 기억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 초 거대 로봇과 괴수의 싸움을 보여주면서 다른 곳에 눈을 돌리라는 것은 어쩌면 무리한 요구가 될지도 모르겠다. 더불어 거대로봇과 괴수의 싸움터로 태평양 연안을 고른 것은 무척 훌륭했다.


 영화 촬영기술의 발달과 과학의 첨단화에 더불에 영상으로 표현되는 거대 로봇 역시 그 모습에서 많은 변화를 겪었다. 이족보행을 하며 손가락 한 마디 한 마디 움직이는 섬세하고 복잡한 움직임이 가능한 거대로봇, 그 뿐 아니라 각종 첨단 무기와 장비들까지 갖추고 있음에도 주인공 혼자서 버튼 몇 개와 레버 몇 가닥 두 발로 페달을 밟으며 완벽하게 이 복잡한 로봇을 조종해 내며 모든 물리 법칙을 무시하는 것이 과거 영상 매체 속의 거대 로봇이었다면 퍼시픽림 속의 거대 로봇은 두 명 이상의 조종사의 신경을 동시에 로봇에 연결해 동작을 일체화 시켜 조종된다. 거대한 만큼 막대하게 발생하는 물리 현상 역시 섬세하게 표현하려고 노력한 모습이 보인다. 엄청나게 발달한 CG가 이 모든 것을 표현 가능하게 해 주었다.


 거대 로봇과 괴수에 비하면 보잘 것 없는 작은 인간이라도 개성 만점의 배우들의 등장으로 꽤 인상깊은 연기도 감상할 수 있다. 모터싸이클 갱을 다룬 드라마 선즈오브아나키(Sons of Anarchy)의 인상깊은 두 주역 배우, 론 폴먼과 찰리 하냄, 브래드 피트 주연의 명작 영화 바벨에 등장해 강한 개성을 보여준 일본인 여자 배우 키쿠치 린코!


 개인적인 아쉬운 점, 두가지가 있다면 첫째, 거대 로봇의 디자인에 있다. 가늘고 긴 하체에서 상대적으로 거대 로봇의 중압감과 무게감이 덜 느껴지고 약간 부실해 보이기까지 한다. 박력이 떨어지는 디자인이었다고 생각된다. 둘째로 액션 영화로서의 액션 장면에서 큰 감흥을 느끼지 못했다. 최근 극의에 다다른 헐리웃 블록버스터 액션 영화들에 비해 액션의 완성도가 상대적으로 좋지 못하다. 최근 맨 오브 스틸의 완성도 극강의 액션 장면에 비교한다면 실망감이 조금 생길 수도 있겠다. 


 이 두가지 단점에도 불구하고 무척 재미있게 즐긴 영화였다. 거대 로봇과 외계 괴수가 끝없이 광활한 태평양 연안에서 결투를 벌이고 있는데 더이상 무슨 말이 필요하단 말인가!!!




 슈퍼맨(Superman)의 1932년 미국의 무명 만화 작가의 손에서 태어난 만화 주인공이다. 당시에는 그 누구도 이 파란 타이즈에 붉은 망토를 두른 사나이가 미국 문화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영웅으로 자리 잡을 줄은 상상도 못했을 것이다. 실제로 당시 슈퍼맨을 창조한 작가는 헐 값에 슈퍼맨의 판권을 팔아버린 웃지 못할 에피소드도 있으니 말이다. 


 사실 슈퍼맨이 영화화 된 이래로 나에게 최고의 슈퍼맨은 1978년도 슈퍼맨의 크리스토퍼 리브 였다. 물론 그 뒤로 크리스토퍼 리브의 슈퍼맨 속 편이 3편  더 제작되었으며 최근에는 슈퍼맨 비긴즈라는 최신 CG로 중무장한 영화도 등장했지만 역시 무언가 부족함을 느꼈었다. 


 하지만 맨 오브 스틸(Man of Steel)을 감상하는 순간 내 마음 속 최고의 슈퍼맨 영화는 바로 맨 오브 스틸로 바뀌어 버리고 말았다. 영화계의 두 걸출한 천재 크리스토퍼 놀란과 잭 스나이더의 만남은 전대미문의 걸작을 만들어 낸 것이다. 최고의 슈퍼맨을 넘어서 이 맨 오브 스틸을 감상하는 순간 내 마음속에선 최고의 헐리웃 블록버스터 무비, 최고의 SF 영화, 최고의 슈퍼히어로 무비의 자리가 모두 뒤바뀌는 순간을 경험한 것이다. 헐리웃 블록버스터 영화라는 콘텐츠를 통해 이 정도의 충격을 받은 최근의 작품으로는 아바타 정도를 들 수 있을까?


 크리스토퍼 놀란이 손댄 슈퍼 히어로는 실로 그 위상이 몇배로 드높아진다. 최근 그의 손을 통해 재탄생된 배트맨 3부작의 완성도와 그에 따른 흥행 성공은 이 사실을 뒷받침하는 가장 적절한 증거라고 할 수 있다. 슈퍼맨과 배트맨이 모두 DC 코믹스를 대표하는 슈퍼히어로 만화의 주인공이라는 점도 재미있다. 확실히 여태까지 마블 코믹스를 통해 영화로 등장한 슈퍼 히어로들과는 그 깊이를 달리하고 있다. 


 약 2시간 반의 런닝 타임 동안 영화 맨 오브 스틸은 슈퍼맨의 탄생과, 슈퍼맨의 삶과 고뇌, 슈퍼맨의 강력함과 그의 약점, 인류에 대한 사랑과 희생, 한 남자로서의 사랑을 거의 완벽에 가깝게 잘 다루었다. 특히 액션 영화로서의 완성도는 실로 놀라울 뿐이다. 현재 헐리웃 액션 영화의 정점에 오르기에 절대 부족함이 없는 박진감있는 장면을 창조해냈다. 슈퍼맨과 조드 일당과의 싸움 특히, 조드의 여성 부관인 파오라, 그리고 조드와의 대결 장면은 헐리웃 액션 영화사에 길이길이 남을 명장면이다. 또한 영화에 등장하는 다양한 SF적인 디자인은 리얼하면서도 아름다우며, 맨 오브 스틸의 영상미학은 두 천재 영화인의 만남의 놀라운 성과이기도 하다. 


 새로히 슈퍼맨을 연기한 배우 헨리 카빌은 말그대로 강철과 같은 육체와 인류를 사랑하는 자애로운 눈빛으로 슈퍼맨을 완벽하게 소화해 냈다. 그의 연인 로이스 레인을 연기한 에이미 아덤스는 전형적이 헐리웃 여배우의 고리타분한 매력에서 벗어나 개성있는 아름다움으로 부드러우면서도 강인한 로이스 레인을 잘 연기했다. 보드워크 앰파이어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선보였던 마이클 섀넌은 강인하지만 딜레마에 허덕이는 조드 장군을 잘 표현해 냈다. 자애로우면서도 현명한 슈퍼맨의 친 아버지 조 엘을 연기한 러셀 크로우의 연기는 명료하면서도 임펙트가 있다. 지구에서의 슈퍼맨의 아버지 조나산 캔트를 연기한 캐빈 코스트너는 오랜 시간 스크린을 떠나있던 세월이 무색할 정도로 조용하면서도 강렬한 연기를 통해 슈퍼맨에 대한 지극한 부성애를 멋지게 연기해냈다. 


 결국 나는 마지막 웅장한 OST와 함께 앤딩 크레딧의 끝을 감상하는 동안 새로운 슈퍼맨의 등장에 소리 높여 환호했다!! 마지막으로 한 마디 덧붙이자면 신에 가까운 능력을 가진 슈퍼맨의 유일한 약점이라고 할 수 있는 크립토나이트에 대한 재해석이 재미있다. 



 로마시대, 노예제도를 밑바탕으로 쌓아올린 부흥기에 전에 없던 큰 상처를 남겼던 인물 스파르타쿠스는 그가 일으킨 놀라운 역사적 사건에도 불구하고 문헌으로 남아있는 신빙성있는 과거사가 거의 없기에 도리어 다양한 매체의 창작욕에 적지 않은 매력을 선사하는 소재이다. 

 기본적으로는 농경사회였던 로마가 대외전쟁을 통해 영토를 확장하고 부를 축적해 가면서 부산물로서 후에 로마의 경재 근간의 밑거름이 되는 존재들이 바로 노예였다. 이 노예의 대부분은 전쟁에서 로마에 의해 패망한 민족이었으며 인간 이하의 대접을 받았다. 로마인에게 노예란 일종의 재산이었으며 소, 말 등의 가축과 별반 다를 바 없는 존재였다. 로마 시대의 노예는 다양한 종류가 있었지만 스파르타쿠스의 신분은 검투 노예였다. 대체로 잡역에 사용되는 다른 노예들과는 달리 검투 노예는 콜로세움에서 로마인들에게 기쁨을 주기 위해 목숨을 건 싸움을 해야 했다.

 검투를 현대의 복싱이나 이종 격투기와 같은 스포츠와 착각할 수도 있겠지만 검투 노예의 싸움은 이와는 본질적으로 다른 것이었다. 특별한 룰이 없었기 때문에 로마인들의 자극적인 유흥을 위해서는 1대 다수, 때론 사람 이외의 맹수와도 싸워야했으며 목숨을 잃는일도 쉽게 일어나곤 했다.  스파르타쿠스는 이러한 검투 노예였다. 이런 인간 이하의 취급을 받던 그가 어느날 들고 일어나 로마의 노예들과 함께 반란을 일으켜 실로 막강한 군사력을 가진 로마를 상대로 3년간이나 긴 전쟁을 치루었던 것이다. 로마의 부를 유지하기 위해 필수 요건인 노예의 반란이라는 점, 로마의 본토인 이탈리아 반도에서 일어난 반란이라는 점, 단순한 반란 이상으로 강력한 로마군을 상대로 여러번 승리를 거두었다는 점은 광대한 로마 영토 전체에 큰 상처를 남겼다.

 이처럼 역사적으로 큰 사건을 일으킨 스파르타쿠스이지만 그가 트라키아 출신이라는 점, 반란을 일으키기 전 검투 노예의 신분이라는 점 이외에는 확실한 문헌은 남아있지 않다. 로마군에 있었으나 탈영으로 인해 노예로 전락했다는 이야기도 있으며, 트라키아의 왕족이었다는 설, 노예 신분으로 태어났다는 설, 등이 있지만 역사적으로 확실한 사실로 인정 받는 것은 전무하다. 때문에 파란만장한 삶을 살다간 검투 노예 스파르타쿠스의 과거는 무궁무진한 창작의 소재로 사용되어 오랜 시간 사랑을 받아왔다.


 이 포스팅의 주제인 미국 Starz의 시리즈 스파르타쿠스(Spartacus) 역시 로마의 검투 노예 스파르타쿠스를 소재로하고 있으며 그동안 스파르타쿠스를 다룬 어떤 매체 이상으로 매력적인 작품을 만들어냈다. 리얼하게 표현된 당시 로마의 시대상, 섬세하게 표현된 하나하나의 등장인물, 지루함 없이 흘러가는 잘 짜여진 이야기 전개, 뛰어난 영상미, 마치 당시의 로마를 옮겨놓은 듯한 생생한 배경! 정말 훌륭한 드라마였다. 주의할 점은 실제 당시 로마에 있었을 법한 잔인함이나 선정성이 여과없이 그대로 표현되어있다는 점이다. 성인이라도 이런 것에 크게 영향을 받는 이들에게는 절대 권해주고 싶지 않을 정도이다.


 

 Starz의 스파르타쿠스는 3개의 시즌과 한 시즌의 외전으로 이루어져있다. 시즌1이 끝난 시점에서 주인공 스파르타쿠스를 멋지게 열연한 배우 앤디 윗필드가 암선고를 받게 된다. 이로 인해 시즌2가 시작되기전 시즌1이전의 내용을 다룬 외전격인 갓 오브 아레나(God of Arena) 6편이 방송된다. 이 외전은 스파르타쿠스가 팔려온 바티아투스 검투사 양성소에서 스파르타쿠스가 팔려오기 전, 전설의 검투사인 가니커스를 주인공으로 하고 있다. 시즌1 이전의 이야기이기 때문에 스파르타쿠스는 등장하지 않으며 스파르타쿠스의 선배이자 2, 3 시즌을 통해 스파르타쿠스의 오른팔로서 중요한 역활을 하게 되는 전설의 검투사 가니커스가 어떻게 자신의 힘만으로 검투 노예에서 자유인의 신분을 획득하는지의 내용을 다루고 있다. 결국 시즌1의 스파르타쿠스를 열연했던 배우 앤디 윗필드는 암으로 사망하고 시즌2 부터는 새로운 배우 리암 맥킨타이어가 스파르타쿠스 역을 이어갔다. 기존 앤디 윗필드의 연기가 무척 인상적이었기에 처음에는 많이 비교가 되었지만 리암 맥킨타이어의 스파르타쿠스 역시 또 다른 훌륭한 매력을 가지고 있어 극을 끝까지 즐겁게 감상할 수 있었다. 고인이 된 앤디 윗필드에게 고인의 명복을 빌어본다.


  

 잔혹한 잔인성과 선정적 표현에만 집중한다면 이 작품의 값어치를 쉽게 깎아내릴 수도 있겠지만 도리어 이런 표현은 현대 문명화된 사회와 비교해서 무척이난 야만성이 살아있었던 당시 로마시대의 현실을 잘 표현했다고 할 수 있다. 때문에 당시 로마의 가장 밑바닦 인생을 살았던 노예 신분의 주인공들, 그리고 그들의 희생을 밑거름으로 자신의 부를 축적해 가는 로마인들의 삶에 쉽게 감정을 이입시킬 수 있었다. 극중에서 로마를 뒤흔든 스파르타쿠스의 난의 불씨는 사랑하는 아내에 대한 복수, 자신을 노예의 신분으로 몰락시킨 로마에 대한 증오였다. 이것이 발전해 같은 검투 노예들에 대한 동료애, 노예 신분의 동지들에 대한 연민, 자유에 대한 갈망, 투쟁으로 발전하는 모습이 무리 없이 물 흘러가듯, 그러면서도 격정적으로 잘 표현되어있다.



 어찌보면 이 극의 결말은 이미 결정되어있었다. 역사적으로 스파르타쿠스의 난은 결국 실패하기 때문이다. 과거 리들리 스콧 감독의 글라디에이터 처럼 스파르타쿠스를 소재로 했으나 역사적 사실을 대체로 무시한 영화도 있었지만 Starz의 스파르타쿠스는 생각보다 역사적 사실을 잘 반영하고 있다. 때문에 결말 역시도 역사적 사실과 크게 다를바가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전쟁에서 패망하고도 스파르타쿠스의 시체가 발견되지 않았다는 역사적 사실에서도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매력적인 결말을 보이고 있다. 결론이 정해진 극의 재미는 생각보다 많이 낮아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스파르타쿠스는 이런 장애를 안고 시작한 극임에도 그 재미는 실로 놀라울 정도였다. 로마의 검투 노예는 물론이거니와, 일반적인 다양한 노예, 로마의 귀족, 검투사 양성소를 통해 큰 돈을 벌려는 야심에 가득찬 로마인과 그의 아내, 로마의 장군, 정치인등 실로 다양한 인간 군상들이 자연스럽게 어울어져 한 순간도 지루함을 느낄 수 없이 섬세하게 진행되는 이야기가 실로 이 극의 가장 큰 강점이 아니었나 싶다. 과거 HBO의 로마(Rome)와 함께 최고로 잘 표현된 로마이야기였던 것 같다. 최근 시즌3으로 스파르타쿠스는 그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깊은 감동과 함께 더 이상 스파르타쿠스와 그 등장인물들을 만날 수 없다는 아쉬움을 금치 못한다.





 아이언맨의 세번째 이야기 아이언맨3를 감상했다. 감상한지는 벌써 2주 정도가 지난 것 같은데 여러가지 이유로 뒤늦게 포스팅을 하게 된다. 개봉한지 꽤 시간이 흘렀음에도 아직까지도 큰 흥행을 이어가고 있는 만큼 영화의 재미 만큼은 정말 훌륭했다. 아이언맨1의 놀라운 충격, 아이언맨2의 기대에 반하는 약간의 실망감, 그리고 아이언맨3에서는 한 단계 숙성된 아이언맨만의 매력을 신나게 즐길 수 있었다. 재미있는 점은 전작인 아이언맨2 보다는 어벤져스와의 연결고리에 더 신경을 쓰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시간상으로 아이언맨2와 아이언맨3 사이에 어벤져스가 있긴 하지만 말이다. 


  

 토니 스타크이자 아이언맨을 위해 태어난 배우라는 인상의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역시 아이언맨 역에는 그밖에 없다는 느낌을 가질 수 밖에 없게 만든다. 하지만 그가 주연해 흥행한 또 하나의 영화 셜록홈즈에서도 토니 스타크와 별반 차이가 없는 인물을 연기하고 있으므로 그가 뛰어난 연기자인지는 아직 확신히 서지 않는다. 그래도 확실히 매력있는 배우임에는 분명하다. 



 주인공 이상의 존제감을 확실히 어필한 두 배우 기네스 펠트로와 가이 피어스, 페퍼 포츠역의 기네스 펠트로는 정말 매력적인 배우다. 여배우가 갖기 힘든 특유의 기품있는 매력이 특징이다. 아이언맨 3편과 어벤져스를 통털어 이번 작에서 가장 존재감있게 등장한다. 그녀만의 고상한 매력은 적지않은 나이에고 물구하고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메멘토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 가이 피어스는 이미 인정받은 연기력 만큼이나 확실한 존재감을 가진 개성있는 악역으로 영화의 재미를 더해준다. 아이언맨 3편 중 가장 강인한 인상을 남긴 악역이 아닌가 싶다. 



 아이언맨의 친구이자 조력자이며 동료 제임스 로디역의 돈 치들은 아이언맨 슈트를 입은 것 보다 맨몸 액션에서 더욱 큰 진가를 발휘한다. 



 사실 아이언맨3에서 가장 큰 인상을 남긴 배우는 바로 만다린 역의 벤 킹슬리다. 간디의 생애를 다룬 불후의 명장 간디(1982)의 연기와는 정말 180도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그동안 다양한 영화에서 인상깊은 연기를 보여주었는데 아이언맨3에서는 정말 또 한 번 놀라운 모습으로 변신을 보여준다. 이분이 등장하지 않았다면 아이언맨3의 재미가 아마도 반으로 줄어들지 않았을까?


 아이언맨3 정말 오랜만에 시원하게 즐긴 영화였다. 돈은 아무리 써도 줄지 않을 정도로 많지만 나름 마음 속 고뇌를 안고사는 인물 토니 스타크가 결국 하나에 천문학적인 돈이 들어간 다양한 아이언맨 슈트들을 일회용 소모품으로 낭비하는 모습도 감상해 볼 수 있다. 하나만 나 주지......




 대만 출신의 이안 감독이 선사한 또 하나의 감동의 영상 미학인 라이프 오브 파이(Life of Pi)를 감상했다. 라이프 오브 파이는 이안 감독의 특출한 재능이 십분 발휘된 영화이다. 긴 런닝 타임 내내 화면에서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아름답고 몽환적인 장면 미학은 물론 영화 전반의 내용을 이끌어가는 이야기 능력도 실로 탁월하고 흥미롭다. 이 영화의 주인공 파이는 자신의 경험을 한 캐나다인 소설가에게 들려준다. 이 이야기가 영화 전반의 내용을 아우르고 있지만 쉽게 믿음을 갖지 못하는 소설가에게 파이는 하나의 이야기를 더 들려준다. 이 이야기를 통해 파이는 소설가와 관람객들에게 또 하나의 깊이있는 생각의 여지를 재공한다.


 인간은 어차피 진실보다는 자신이 믿고 싶어하는 바를 믿고 마는 불완전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초판 레 미제라블의 삽화, 어린시절 '코제트'의 초상화>


 레 미제라블(Les Misérables)는 프랑스의 소설가 빅토르 위고(Victor-Marie Hugo , 1802년 2월 26일 - 1885년 5월 22일)가 1862년 발표한 소설이다. 한국에서는 아동용 동화로 레 미제라블의 주인공 이름을 딴 장발장으로 더 알려져 있다. 레 미제라블은 가난한 장발장이 굶주린 조카를 먹이기 위해 빰을 훔치다 걸려 감옥에 갖히면서 시작되어 파란만장한 삶을 살아가고 스스로 인생의 해답을 찾아 자신의 영혼을 치유하고 죽어가는 순간까지를 그리고 있다. 장발장과 그 주변인물들의 삶과 고뇌를 섬세하게 그리면서도 당시 전제왕정과 귀족주의와는 상반되는 비참한 민중의 삶, 그리고 민중봉기로 어수산한 사회를 잘 조화시켜 표현한 명작 소설이다. 참고로 레 미제라블은 '불쌍한 사람들' 정도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국내에 대중적으로 알려진 아동용 소설 장발장은 주로 초반부 장발장 빵을 훔치다 감옥에 가는 내용부터 교회의 은촛대를 훔치다 잡히지만 신부님의 용서를 받고 새로운 삶을 살아가게 되는 내용까지를 다룬 것이 대부분이다.


  

 소설 레 미제라블이 약 150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아름다운 뮤지컬 영화로 현대에 재탄생되었다. 장발장 역으로는 그동안 엑스맨 등의 액션영화에서 강인한 역할로만 유명했던 휴 잭맨이 맡았으며 장발장을 쫓는 자베르 경감 역에는 러셀 크로우가 캐스팅되었다. 이 밖에도 헬레나 본헴 카터, 앤 해서웨이, 아만다 사이프러드 등의 유명 배우들이 대거 등장해 열연한다.

 영화 레 미제라블은 여타 뮤지컬 영화와는 다르게 억지로 장면을 웅장하고 보기좋게 만들거나 인물들을 춤과 노래로 미화시키지 않는다. 도리어 배우들의 연기를 통해 인물들의 내면을 좀 더 깊이 느낄 수 있도록 포장되지 않은 노래와 표정을 보여준다. 배우들의 몸을 사리지 않는 연기와 영혼을 쥐어짜내는 육성은 영화를 보는 내내 깊이있는 감동을 느끼게 해 준다. 특히 아름다운 여배우 앤 해서웨이가 열정을 불살라 연기한 판틴은 정말로 놀라운 충격을 선사한다. 이 처럼 뛰어난 배우들이 열연하니 특별한 영화적 기교는 필요가 없었을지도 모른다. 단지 배우의 애절한 표정을 클로즈업해 배우가 연기한 인물의 영혼을 노래로 표현해 주는 것 만으로도 훌륭한 감동을 자아낸다. 그러면서도 장발장이 감옥에서 많은 죄수들과 노동하는 장면이나 프랑스 6월 민중봉기의 장면등 웅장하고 큰 규모의 멋진 볼거리도 제공해 준다. 무엇 하나 흠잡기 힘들정도의 깊이있는 즐길거리를 제공해 주었다. 내가 아는 한 아름다운 이야기 레 미제라블을 표현하기에 이 이상 멋진 영화는 없었던 것 같다. 




 아직 먼 이야기라면 먼 이야기지만 2014년 로보캅 리메이크가 개봉을 앞두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이렇게 포스팅을 해 보게 된다. 



 원작인 폴 버호벤 감독의 로보캅은 1987년작이다. 아마도 내가 로보캅을 처음으로 접한 것은 1~3년 후인 국민학생 시절 비디오 테잎 대여점에서였을 것이다.당시 이처럼 성인 관객 대상의 영화를 국민학생들이 문제없이 관람했었다는 점은 지금 생각해 보면 정말 놀랄일이지만 당시 로보캅은 국민학생들 사이에서도 엄청난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켰다. 로보캅의 인기에 힘입어 로보캅의 독특한 동작이나 기동음을 흉내내는 사람들은 흔하게 볼 수 있었다. 


 

  폴 버호벤 감독의 로보캅은 여러모로 시대를 몇 세대나 앞서있었다. 뛰어난 특수 효과는 물론 인간 사회를 꾀뚫는 냉철한 관찰력과 표현력이 로보캅이라는 차칫 유치해질수 있는 소재의 SF 영화를 명작의 반열에 올려놓은 것이다. 로보캅의 배경이 되는 미래의 디트로이트는 대체로 자본주의의 말로를 보여주는 듯 디스토피아적인 성향을 보인다. 민영 기업이 돈의 힘을 이용해 공권력을 넘어서는 권력을 가지게 된 사회!


 

 그리고 전직 뛰어난 경찰관인 주인공 머피는 그러한 사회의 한명의 희생양이다. 약화된 공권력에 반해 강력해진 범죄자들에게 잔인하게 살해당한뒤 공권력을 넘어선 힘을 가진 거대 민영기업 OCP에 의해 인권을 무시당한채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기계화된 육체를 가지게 된다. 표면적으로는 사회정의를 지키기 위한 경찰관 로보캅으로 배치되지만 진실은 결국 OCP의 이해관계에 사용되는 부속품에 불과하다. 하지만 주인공 머피는 OCP에 의해 강제로 주입당한 프로그램에도 불구하는 차가운 기계육체 속에서 조금씩 자신이 가지고 있던 인간성을 찾아가며 사회의 모순에 스스로의 의지로 맞서게 된다. 



 그가 인간성을 찾아가는데 큰 조력자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머피의 파트너 경관 앤 루이스이다. 불량하게 껌을 씹으며 반항적인 태도의 그녀는 따뜻한 동료애라는 인간성으로 머피가 가는 길을 뒤따라준다. 어떤 총탄도 막아내고 강력한 화력을 가진 로보캅이지만 그가 진정 강인한 존재이기위해서는 인간애의 따뜻함이 필요한 것일지도모르겠다. 폐 공장에서 강력한 범죄조직을 단 둘이서 상대하기전 로보캅의 부서진 바이저를 벗겨주고 로보캅이 그의 유일한 식량인 유아식을 섭취하는 모습을 말없이 지켜봐 주는 장면이 정말 인상적이다. 



 로보캅의 맞수이자 OCP의 하수인이며 범죄조직의 보스인 클라랜스역의 커트우드 스미스의 연기 역시 정말 볼만했다. 그의 광기어린 연기는 아직까지도 이만한 악역을 쉽게 찾아보기 힘들 정도이다. 최첨단 장비와 티타늄 외피, 강력한 화기를 지닌 로보캅과 맞서기 위한 그의 무기는 잔인한 광기와, 교활함이다.



 로보캅의 또 하나의 주인공이었던, OCP가 개발한 병기 ED-209! 시대를 훌쩍 앞서간 디자인에 지금 보아도 놀라울 따름이다. 최첨단 장비와 강력한 화기로 중무장 되어있고 거대 기업  OCP의 무시무시한 자본이 투자되었지만 지표의 지형 단차를 제대로 인식 못하고 계단에서 굴러떨어지는 모습에서 실소를 금하게 된다. 거대 자본이 투자되더라도 언제난 완벽하지 못하고 결국 실수를 하게되는 인간이 만든 불완전한 존재이다. 어찌보면 거대 자본주의의 맹점을 비웃는 존재라도 볼 수 있겠다.



 로보캅은 내가 애착을 가질 수 밖에 없는 정말 훌륭한 SF 영화다. 이런 명작이 거의 30년의 세월을 훌쩍 넘어서 현재에 재현되려 하고 있다. 어찌 기대를 하지 않을 수 있을까?



 물론 이 리메이크가 기대한 만큼의 크나큰 실망을 안겨줄지도 모른다. 하지만 과거 로보캅의 아성에 맞설 수 있을 만큼의 훌륭한 작품이 되었을 때 기쁨은 이만저만이 아닐 것이다. 과거 로보캅의 명성을 단지 흥행을 위해 써먹은 것이 아닌 이전 로보캅의 매력에 또 다른 새로운 매력을 더한 훌륭한 영화이길 간절히 기대해 본다. 



2013/01/03 - [이륜자동차 일기] - 로보캅 리메이크에 첨단 이륜자동차 등장!!









 한 시대를 풍미한 명작 SF영화 로보캅(RoboCop, 1987, 폴 버호벤 감독)의 리메이크 영화가 제작중이라고 한다. 2014년 개봉을 앞두고 있는데 이는 자그만치 27년만의 귀환이다.



 당시 파격적인 첨단 영화였던 로보캅이지만 세월의 흐름은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길었다. 새로운 로보캅은 27년의 세월만큼이나 첨단화 되어보인다.



 주목할 만한 점은 이번 리메이크 편에서는 로보캅 전용의 최첨단 이륜자동차가 등장한다는 점이다.



 이 이륜자동차는 무척이나 미래 지향적인 외형을 하고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레이싱에 특화된 슈포스포츠 형태를 하고 있다.  



 재미있는 점은 풋스텝의 위치다. 일반적인 슈포스포츠 이륜자동차보다도 훨씬 뒷쪽에 위치한다. 거의 후륜의 축에 가까운 위치다. 속도내기에는 최상의 위치이지만 코너링을 위한 무게 중심 이동은 쉽지 않아 보인다. 마치 미국에서 인기인 직선 주로 레이싱인 드렉레이싱용 이륜자동차를 연상시킨다. 



  또 하나 재미있는 점은 로보캅의 오른손이 사람의 손이라는 점이다. 인간의 손이 이식된 로보캅일까? 아니면 촬영을 위한 방편일까? 어쨌든 촬영중 로보캅 손으로는 이륜자동차 슬로틀을 조작하기란 쉽지 않을 것 같다. 



 1987년작의 로보캅의 모습은 위와 같다. 워낙 시대를 몇 십년이나 앞서간 디자인이었어서 지금 보아도 전혀 손색이 없다. 리메이크의 로보캅 디자인과 비교해 보는 재미도 적지 않을 것 같다. 전작의 로보캅에서 로보캅 속편을 통해 이륜자동차를 타는 장면도 잠깐 나오고 제트부스터로 공중을 날기도 하지만 로보캅의 주요 탈것은 경찰차였다.



 이번 리메이크에서 로보캅의 주요 탈것은 이 이륜자동차일까? 첨단 이륜자동차의 등장은 이륜자동차를 좋아하는, 그리고 로보캅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정말 기대되는 소식이라고 할 수 있다. 2014년이 무척이나 기대된다. 로보캅을 사랑하는 한 명의 팬으로서 원작의 완성도에 흠집이 가지않는 새로운 로보캅의 탄생을 진심으로 바래본다.


 위 이미지 출처는 http://www.justjared.com 입니다. 








 50주년을 맞이한 007 시리즈의 25번째 최신작 스카이폴(Skyfall)을 감상했다. 다니엘 크레이그가 주연한 007로서는 3번째 작이다. 최근 007시리즈 최대의 흥행 성적을 보인만큼 상당히 재밌게 즐긴 영화다. 


 다니엘 크레이그가 주연한 007은 스카이폴까지 3편이다. 다니엘 크레이그 이전 피어스 브로스넌이 주연한 007과는 상당히 큰 차이를 보인다. 처음 피어스 브로스넌이 007로 캐스팅되었을 땐 이보다 007에 더 잘 어울리는 배우는 없을 것이라는 느낌을 받았었다. 하지만 의외로 피어스 브로스넌의 007 시리즈는 별반 큰 흥미를 느낄 수 없었다. 냉전 시대에 탄생한 007을 억지로 현대에 끼워맞춘 느낌이라고나 할까? 이에 반해 다니엘 크레이그가 007로 처음 캐스팅 되었을 때 나를 비롯한 관객의 반응은 그리 좋지만은 않았다. 항상 깔끔한 신사의 외모를 내세우던 이전의 007과는 너무도 다르게 다니엘 크레이그는 강인하고 터프한 인상에 대머리 증상 마저 있는, 첩보원보다는 용병에 가까운 외모를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점은 이전 007이 굳혀 놓은 오래된 이미지를 탈피하고 새로운 007을 내세우는데 크게 안 몫을 했다. 007은 이전 007과는 또 다른 새로운 모습으로 현대와 잘 어울어져있다. 50년이면 강산이 5번은 변했을 시기다. 오래된 소재인 007을 현재 실정에 잘 어울리게, 또한 변할대로 변한 관객의 시선을 잡을 수 있는 새로운 007이 바로 다니엘 크레이그가 등장하는 007일 것이다.


 스카이폴이 시작되며 급박하게 이루어지는 다이나믹한 액션과 감각적인 오프닝은 처음부터 관객의 시선을 사로 잡는다. 이것만으로도 상당한 볼거리를 제공하는 영화라고 할 수 있다. 또한 50주년을 맞이한 새로운 007은 새로운 현대판 007과 함께 과거 007에 대한 다양한 추억을 화면 곳곳에서 대화나 소품을 통해 등장시킨다. 50년의 세월을 007과 함께 한 나이 지긋한 어르신들에게는 깊이있는 추억을 되세기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감독이 얼마나 007 시리즈에 깊은 애정이 존재하는 지 느껴지는 대목이기도 하다. 그러면서도 과거 시리즈의 종결을 의미하는 중요한 스토리 라인도 결말에서 확인해 볼 수 있다. 


 007 스카이폴에 대한 감상 평을 한 문장으로 요약하자면 '과거와 현재 007이 절묘하게 조화됐다.'라고 할 수 있겠다. 앞으로도 새로운 에이전트 더블오세븐의 활약을 기대해 본다.




 본 얼티메이텀(Bourne Ultimatum, 2007) 이 후 시리즈가 종결된 줄로만 알았던 본 시리즈가 5년 만에 뜬금없이 재 등장했다. 헐리웃 측에서는 전에 없이 성공한 본 씨리즈를 그냥 이대로 묻어두기에는 적지 않게 아까웠을 것이다. 하지만 이 번 본 시리즈인 본 레거시(The Bourne Legacy)는 놀랍게도 주인공 본을 연기한 맷 데이먼이 등장하지 않는 첫 편이다.



 영화 허트로커 이후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는 배우 제레미 레너가 이 번 본 레거시의 주인공 역할을 맞게 되었다. 그렇다고 제레미 레너가 뜬금없이 본 역할을 연기하는 것은 아니고 전작 트래스톤이나 블랙브라이어와는 또 다른 특수 요원 양성 기관에서 길러진 정예 요원 애론 크로스로 등장한다. 본이 극한의 훈련에 의해 길러진 정예 요원이라면 애런 크로스는 훈련 뿐 아니라 약물이나 바이러스를 이용해 지능이나 신체 능력까지 향상된 존재이다. 



 이번 본 레거시에서는 본이 직접적으로 등장하지 않는다. 맷 데이먼이 등장한 마지막 본 시리즈 본 얼티메이텀과 동일한 시간대에서부터 조금 더 시간이 지난 순간까지가 바로 본 레거시의 배경이다. 제목 본 레거시(Legacy)에서 레거시가 뜻하는 것처럼, 본의 유산, 즉, 본이 본 얼티메이텀에서 일으킨 일들이 도화선이 되어 본 레거시의 스토리 라인이 형성된다. 본 레거시에서 본은 그저 그의 행적에 대한 잔상이 남아있을 뿐이다. 



 본 레거시에서 주인공 애론 크로스 역의 제레미 레너 못지 않게 주목할 만한 배우가 바로 애드워드 노튼이다. 범상치 않은 연기력을 가진 이 배우는 본 레거시에서 애론 크로스를 양성하고 활용한 조직 정부 조직 아웃컴의 냉철한 수장  에릭 바이어 역을 맞고 있다. 절제되어있으면서도 명석하고 유능하며 냉정한 에릭 바이어의 연기는 이 영화의 또 하나의 볼거리다. 


 

 본 시리즈의 신호탄을 쏘아올린 본 아이텐티티에 등장한 여주인공 마리 헬레나 크루츠는 전적으로 본의 능력에 의존하는 본의 족쇄같은 존재이자 본이 인간성을 잃지 않는 중요한 열쇠가 되어주는 존재로 등장한다. 본 슈프리머시와 얼티메이텀에 주요하게 등장하는 줄리아 스타일러스가 연기한 닉키 파슨스는 본과 같은 트래드스톤 요원을 서포트 하던 역할에서 주위 상황에 어쩔 수 없이 본을 돕는, 그래서 결국 본이 보호해야할 존재로서 등장한다. 즉, 전작의 주요 여배우들의 본의 존재를 강조하는 부수적 존재였다는 것이다. 하지만 본 레거시의 여주인공 마르틴 쉬어링 박사는 전작의 여주인공들보다 그 역할이 한 층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물론 애론 크로스의 전적인 보호를 받긴 하지만 반대로 애론 크로스에게 절대적으로 없어선 안되는 존재이자 도움을 주는 존재로 등장한다. 


 그동안 맷 데이먼이 주연했던 본 시리즈는 상당히 인상 깊게 본 영화였다. 아마도 가장 큰 매력은 역시 맷 데이먼의 연기였을 것이다. 정체성에 혼란을 겪으면서도 냉철한 판단력과 순발력, 절제되어 있으면서 사실적이고 완벽한 액션이 잘 조화를 이루어 여지껏 없었던 새로운 매력의 캐릭터를 탄생시킨 것은 대부분의 맷 데이먼이라는 걸출한 배우의 능력이었을 것이다. 그런 매력적인 캐릭터를 사실적이면서도 긴박한 스토리 라인에 잘 조화시킨 폴 그린그레이스 감독의 역량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새로운 본에서는 이 둘의 천재적 역량을 감상할 수는 없다. 그린그레이스 감독이 없는 본 시리즈는 진정한 본 시리즈가 아니라는 뚜렸한 주관에 의해 맷 데이먼 역시 감독과 함께 시리즈를 하차했기 때문이다. 처음 맷 데이먼이 없는 본 시리즈는 적지 않게 놀라움을 주었다. 본 레거시를 감상한 감상평 역시 전작들과 비교 평가에서는 역시 낮은 점수를 줄 수 밖에 없다. 하지만 그것은 본 레거시가 별 볼일 없는 영화여서라기 보다는 전작 본 시리즈가 너무도 뛰어난 작품이었기 때문인 것 같다. 액션 영화로서 본 레거시는 충분히 범작 이상의 평가를 받을만한 가치가 충분히 있었다. 한마디로 재미있었기 때문이다. 전작 본 시리즈의 절제되고 사실적인 액션에 비해 좀 더 화려하고 볼 거리를 강조한 액션이라는 점에서 많은 차이를 보이지만 말이다. 전 작 본 시리즈에 비할바는 못되지만 충분한 재미를 느꼈던 영화였다. 또한 영화는 후속작에 대한 강한 여지를 남기고 끝맺었다. 과연 새로운 본 시리즈의 주역은 애런 크로스에서 바통이 넘어간 것일까? 아니면 다시 본이 등장할까? 또 아니면 둘이 모두 등장하는 새 시리즈가 만들어질지도 모른다. 모든 것은 헐리웃의 이해관계에 의해 유동적일 수 밖에 없다. 단지 본 시리즈의 한명의 팬으로서 맷 데이먼의 본 시리즈가 남긴 멋진 여운이 회손되지 않기만을 바래볼 뿐이다.

 






 전작에 이어 나에게 큰 기대감을 주었던 배트맨 다크나이트 라이즈(Batman Darknight Rise),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큰 재미를 안겨주었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배트맨 역시 과거 팀 버튼 감독의 명작 배트맨에 견주어도 전혀 손색이 없는 시리즈로 자리매김 한 것 같다. 이번 다크나이트 라이즈가 놀란 감독 배트맨의 마지막 작품이라는 믿거나 말거나 소문도 있지만 마지막 장면의 복선을 생각해 보면 다음 편도 충분히 기대할 수 있을 것 같다. 이번 배트맨은 정말 배트맨이 많이 등장하지 않는 배트맨이다. 전작 다크나이트에서 너무나 개성 강한 조연들 덕에 존재감이 상대적으로 약했던 배트맨에 이어 어느정도 굴욕을 감수한 것 같지만 영화 자체가 재미있으니 모든 것이 용서된다고 할 수 있겠다. 또한 놀란 배트맨 3작의 스토리 연계성이 우수하다는 점도 정말 매력적이다.


  

 이번 작에는 캣우먼이 등장한다는 점도 큰 흥미거리였다. 그런데 왠 앤 하서웨이!


 

 영국의 매력적인 인기 여배우 앤 하서웨이가 다크나이트 라이즈의 캣우먼으로 등장한다. 구지 멍멍이형, 고양이형 인상인지를 따져보자면 강아지 형에 가까운 앤 하서웨이가 캣우먼!? 영화를 보기전 심히 걱정스러운 캐스팅이었다. 캣우먼의 고양이와 같이 유연하고 도도하고 섹시한 매력이 앤 하서웨이와 잘 어울릴까? 그런데 왠걸!!! 생각 이외로 너무도 잘 어울리는 캣우먼이었다. 도도함과 섹시함 그리고 왠지 위험해 보이는 알 수 없는 매력을 의외로 잘 표현해 냈다. 그리고 캣 우먼 코스츔의 귀가 고글로 변형된다는 점도 깜찍하기도 하고 매력적이기도 하고 기발하기도 하다.



 물론 내 기억에서 최고의 캣우먼은 팀 버튼 감독의 배트맨2에 등장했던 미셸 파이퍼이지만 말이다.



 최악의 캣우먼은 할리 베리! 캣우먼을 주인공으로 한 동명 영화에 등장했다. 몸매 값을 못하는 캣우먼이라고나 할까? 코스츔이 후저보였던 것도 한 몫을 단단히 한 것 같기도......



 이번 다크나이트 라이즈에서 배트맨의 상대역으로는 악당 베인이 등장한다. 대머리에 마스크가 무척 인상적인 이 캐릭터는 배트맨은 상대도 안되는 강인함, 카리스마, 그리고 마음속 깊이 묻어놓은 아픔이 있기에 더욱 매력적인 캐릭터로 거듭났다. 하지만 진정한 악당 보스는 감추어져 있다는 점!!!



 전작에 이어 다양한 배트맨 장비들이 등장한다. 배트 바이크는 이거 타이어가 너무 광폭인데 과연 코너링이나 가능할지~ 하지만 첨단 기술로 커버된다면야~, 양산된 배트모빌은 도리어 적의 손에 이용당하고 새로 등장하는 배트윙은 역시 사실적이면서도 세련된 디자인이 일품이다.


  

 또 하나의 주요인물 등장!! 말단 경관의 신분으로 영화 내내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이 인물의 정체는 역시나!!! 예상대로 바로 그! 이며 너무도 이미지가 잘 어울린다!!



 이번 작품 역시 화려하기 그지 없는 캐스팅을 자랑한다. 이러한 멋진 캐스팅이 모여서 주인공 배트맨은 물론 등장하는 모든 캐릭터가 빠지지 않는 존재감과 뛰어난 개성을 자랑한다. 이 영화의 백미중 하나라고 할 수 있겠다.


 이번 크리스토퍼 놀란과 크리스찬 베일의 배트맨 다크나이트 라이즈, 전작 다크나이트에 이어 정말 충격적인 영상과 재미를 선사했다. 미국 슈퍼히어로 코믹스의 양대 산맥 마블(Marvel)과 D.C. 코믹스, 그 중 DC 코믹스의 대표 영웅이 바로 슈퍼맨과 배트맨이다. 배트맨은 슈퍼맨과 다르게 신에 가까운 초능력도 불사의 존재감도 없다. 단지 어릴적 트라우마에 의해 극심한 우울증을 앓고있는 정신 장애자일 뿐이다. 하지만 누구 못지 않은 정의감과 뼈를 깎는 노력으로 그 누구 못지 않는 강인함을 발휘하는 히어로이기도 하다. 그리고 돈이 엄청 많다는 점이 초능력이라면 초능력!? 이 처럼 나약함과 강인함이 잘 어울어진 캐릭터가 바로 배트맨이다. 또 이러한 모습을 가장 잘 표현한 배트맨 영화였다고 생각한다. 


 최근 영상 기술의 눈부신 발전과 더불어 그동안 영화화가 불가능해 보이던 슈퍼 히어로 영화들이 속속 영화화되고 있다. 슈퍼히어로들을 무척이나 좋아하는 나에게는 정말 좋은 소식인 것 같다. 그런데 역시 3D는 별로~


 그리고 마지막으로 배트맨은 재활의 달인이었다!!

 

 





 개봉 당일 잔뜩 부푼 기대감과 함께 극장을 찾아 보았던 어메이징 스파이더맨(Amazing Spiderman)! 좀 정신없는 시간들을 보대다보니 이제야 포스팅을 하게 된다. 원래 큰 기대는 실망감을 동반하지만 이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은 무척이나 기대감에 충실히 보답해준 영화였다. 배우 토비 맥과이어와 샘 레이미 감독의 3부작 스파이더맨 성공에 이어 이번 어메이징 스파이더맨도 충분히 성공적인 시리즈 영화로 자리매김하지 않을까?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은 전작에서 토비 맥과이어와 샘 레이미가 굳혀놓은 스파이더맨에 대한 다양한 고정관념을 허물어버렸다. 대표적인 특징들이 원작 만화의 스파이더맨에 가까운 모습으로 스파이더맨의 이미지를 회기시켰다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만의 독특한 특색도 가미되었다. 더욱 강렬한 이미지의 스파이더맨 쫄쫄이와 전작과는 또 다른 주인공 피터 파커의 장난기 가득한 성격이다. 무척이나 다급한 전투 장면에서도 나름의 유머를 잃지 않는 모습이 재미있다. 좀 더 유쾌한 루저라고나 할까?



 원작 마블 코믹스의 스파이더맨은 사실 슈퍼맨 처럼 완벽에 가까운 능력을 가지고 있지 않다. 단지 유전자 변형된 거미에게 물려서 인간이상의 반사신경, 근력, 유연성, 덤으로 벽에 붙는 능력이 생겼을 뿐, 샘 레이미 영화에서 보여지는 것 처럼 만원 전철을 새우고 어떤 충격도 버텨내는 정도의 초인은 아니다.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에서는 이러한 스파이더맨의 특징이 잘 표현된다. 특유의 유연성과 순발력을 이용해 재치있는 싸움을 전개한다. 또 하나! 원작 만화의 스파이더맨은 거미줄을 직접 몸에서 분비(왠지 징그럽다!)하지 않는다. 피터 파커 스스로가 뛰어난 과학 지식으로 거미줄 발사기를 만들어 손목에 차고 다니는 것이다.


 

 스파이더맨 특유의 거미줄 발사 손 모양 역시 손바닥의 거미줄 발사기 버튼을 누르기 위한 동작인 것이다. 전작의 토비 맥과이어의 피터 파커는 손목과 손바닥 사이의 검은 구멍에서 거미줄을 직접 분비한다!!



 원작 만화판 스파이더맨은 근육질 마초의 이미지 보다는 유연하고 탄력있는 모습을 가지고 있는데 이번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은 전작 토비 맥과이어와 다르게 가늘고 길며 유연한 체형을 가지고 있어 좀 더 원작에 가깝지 않나 싶다. 



 원작 만화에서 스파이더맨의 첫 사랑으로 등장하는 그웬이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의 주 히로인으로 등장한다. 치어리더에 풋볼선수 남자친구를 사귀며 영화 배우를 목표로하는 빨강머리 엠제이와는 다르게 여성스럽고 똑똑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캐릭터이다. 


 

 그웬이라는 캐릭터는 샘 레이미의 스파이더맨3에서도 잠시 등장하긴 하지만 역시 원작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하지만 이 번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에서는 똑똑하고 여성스런 그웬의 원작 만화에서의 모습을 잘 표현하고 있다. 그웬 역의 엠마 톰슨 역시 상당히 멋진 매력을 보여주었다.


 샘 레이미의 스파이더맨에서 영화의 재미를 위해, 또는 감독 자신의 취향에 의해 파괴되었었던 원작 스파이더맨의 특징들이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에서는 자연스럽게 되살아났다. 또한 그런 면들이 새로운 스파이더맨의 특성과 잘 어울어져 영화의 재미를 더해주고 있다. 이미 스타 감독의 반열에 올라버린 샘 레이미의 스파이더맨 못지 않게 다양한 재미를 보여준 영화였다.

  



  평소에도 영화를 선택해 관람하기전 관련 사전 지식(특히 그 누군가의 평점, 영화에 점수를 매길 자격을 가진 사람은 그 누구도 없다. 더 나아가 그 점수를 나군가에게 강요할 자격 역시 없다.)을 먼저 얻는 것을 무척이나 싫어했지만 요즘은 정말 아무 관련 지식 없이 우연히 보게 되는 영화에 더욱 빠져드는 경험을 많이 한다. 영화 프로메테우스 역시 그랬다. 원래는 맨인블랙3를 보려고 들른 극장에서 프로메테우스 팜플랫을 집어들고 SF 영화라는 점, 리들리 스콧 감독이라는 점, 그리고 정말 인상적인 포스터가 멘인블랙3보다 우선 이 영화를 선택하게 만들었다. 맨인블랙3야 그 인지도 만큼이나 앞으로 볼 기회가 많겠지만 프로메테우스는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이 이날 영화 선택에 역시 한 몫을 했다.


 리들리 스콧은 블레이드 런너, 에이리언 등 주옥 같은 SF 작품들을 창조한 감독이다. 그의 영화들은 무시무시한 상상력, 뛰어난 볼거리, 그리고 이에 절대 빠지지 않는 절묘한 철학적 성찰을 잘 어울리게 버무려 놓는 걸작들이 많다. 아무런 사전 지식 없이 본 이 영화, 에이리언과 아무런 연관점도 알지 못하고 보았던 이 영화 프로메테우스, 역시다른 리들리 스콧 감독의 영화 처럼 SF 걸작 영화의 반열에 올려 놓기에 조금의 부족함도 없었다.




 프로메테우스는 그리스의 신들 이전에 존재했던 티탄족으로 인류에게 불을 가져다 주고 그 댓가로 평생을 코카서스 산 바위에 쇠사슬로 묶에 독수리에게 간을 파먹히는 형벌을 받은 존재이다. 이 영화에서 프로메테우스라는 이름의 우주선이 주인공과 그 주변 인물들을 영화의 배경이 되는 행성으로 인도한다. 무척이나 깊이있는 상징성을 가지고 있는 제목이라고 할 수 있다.


 영화 에이리언과의 연결점을 알지 못하고 이 영화를 보기 시작한 나로서는 처음에는 이 영화의 여러 장면들이 영화 에이리언의 노골적인 오마주로밖에 느껴지지 않았다. '리들리 스콧 정도의 감독이 고작 과거의 영광에나 집착을 하는 것인가?' 라는 불쾌한 실망감 역시 들었다. 하지만 영화가 진행될 수록 그러한 무지한 실망감은 온대간대 사라지고 영화에 깊이 빠져들어 있는 나 자신을 발견했다. 역시 리들리 스콧이구나 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 충격적인 앤딩은 나에게 정말 강인한 인상을 남기고 말았다. 과연 리들리 스콧 감독은 SF 영화에 있어 예술의 경지에 다다른  장인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리들리 스콧이 이 영화를 통해 표현한 것은 평생을 그가 만든 작품들이 그러했듯 인간 존재에 관한 깊은 사색이다. SF라는 장르나, 인간이 창조한 존재, 그리고 인간을 창조한 존재라는 도구들은 이러한 깊이있는 철학적 고찰을 하기에 그에게는 너무도 훌륭한 연장들이라고 할 수 있겠다. SF 영화를 만들기 위해 이야기를 창조한 것이 아니라 감 독 자신이 원하는 이야기를 하기 위해 SF를 선택하였다고나할까? 확실히 리들리 스콧의 SF 영화는 여타의 볼거리만을 위한 SF 영화와는 무척이나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프로메테우스는 3부작으로 제작되었다고 하는데 다음 편이 무척이나 기대가된다. 그리고 작지만 당차보이는 프로메테우스의 여주인공 쇼 박사가 에이리언의 영원한 여전사 리플리에 버금가는 존재감 있는 활약을 해 줄지도 흥미롭다. 참고로 엘리자베스 쇼 역으로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준 누미 라파스(Noomi Rapace)는 최근 영화 셜록홈즈2에서 집시 역으로 멋진 연기를 보여준 바 있다. 



  





 어제 오랜만에 개봉 당일 영화를 관람해 보았다. 영화 제목은 머신건 프리쳐(Machine Gun Preacher), 정말 강렬한 제목과 포스터이다. 그리고 주인공은 액션 연기와 근육질에 남성미의 상징과도 같은 영화 '300'의 주인공 제라드 버틀러이다. 하지만 이 영화는 단순한 오락용 헐리우드 액션 영화가 아니다. 한 남자의 신념과 지금 이 순간에도 지구 상 어딘가에서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 불편한 진실에 관한 영화이다. 어쩌면 이 영화는 보는 이로 하여금 재미보다는 불쾌한 감정을 더 많이 끌어낼지도 모른다. 하지만 자문해 보자. 그 불쾌한 감정의 근원은 무엇일까? 외면하거나 고개돌리지 말자. 불쾌하다고 애써 모른 척 하지 말자. 현실을 직시하기 위해서는 그만큼의 용기가 필요하다. 단지, 영화를 보는 것도 말이다.



 이 영화는 샘 칠더스(Sam Childers, 1962~)라는 실존 인물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한 때 바이커 갱이었고 갖은 악행을 저지르던 남자, 한 순간의 계기로 과거의 자신을 반성하고 새 삶을 살게된 그의 눈에 비친 아프리카 수단 어린이들의 끔찍하고 비참한 현실, 잔인한 독재자에 의해, 어른들의 사정에 의해 무참히 희생되어가는 아이들을 돕기위해 살아가고 있는 인물에 관한 이야기이다.

 아프리카는 비교적 평화로운 한국 사회에서 살아가는 우리가 쉽게 상상하기 힘든 지옥과도 같은 현실을 안고 있는 곳들이 많다. 이 영화의 배경이 되는 수단 역시 끔찍한 내전을 벌이고 있는 곳이다. 반군 LRA(Lord's Resistance Army)는 수단의 어린이들을 납치해 자신들의 총알받이로 키우기 위해 학대하거나, 성적인 학대를 일삼고 노예를 팔아넘기는 등의 만행을 벌이고 있다. 1998년 선교활동을 위해 우연히 수단을 방문했던 그는 아이들을 지키기 위해 AK 기관총을 손에 쥐게 된다. 그리고 현지민들로 부터 머신건 프리쳐라는 별명을 얻게 된다. 영화에서 샘 칠더스 역을 맡은 제라드 버틀러가 수단 소년과의 대화에서 내 뱉은 한 대사가 평생을 아프리카 수단의 어린이들을 돕기 위해 목숩을 걸고 있는 한 남자의 신념을 잘 표현해 주고 있다. '내가 가장 두려운 것은 어느 순간 너무 힘들어서 현실을 모른 척 외면해 버리는 거야.' 



 이 영화에서 제라드 버틀러는 샘 칠더스를 완벽히 연기해 내기 위해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고 한다. 특유의 스코트랜드 억양을 완전히 지우고 몸무게를 불리고 바이크 갱의 삶을 추적하였으며 수단의 실상을 직접 체험했으며 목수일까지도 배웠다. 영화를 보는 내내 이러한 제라드 버틀러의 연기 열정을 충분히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바이커갱이이었던 전적을 가지고 있는 샘 칠더스를 연기하는 만큼 할리데이비슨 로고가 들어간 의류를 많이 입고 등장하는 것도 재미있는 부분이다. 

 영화는 한 때 망나니 같은 삶을 살던 샘 칠더스가 어떻한 계기로 과거를 반성하고 종교에 몸담게 되었으며 결국 왜 다시 총을 쥐게 되는지 담담하면서도 설득력 있게 표현해 내고 있다. 중간 중간 종교적인 색체가 강하게 나타나 같은 종교를 같지 않은 이들(특정 종교를 갖고있지 않는 나를 비롯해)이 불쾌하게 느껴질 부분도 있지만 이는 종교색이라기보다는 샘 칠더스의 신념의 표현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또 하나, 수단 내전에 고통 밭는 어린이들의 실상을 적나라하게 표현하기 위해 잔인한 장면이 몇몇 등장하니 주의를 하고 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꾸준한 선교활동을 지속하면서도 한 손에는 기관총을 놓지 못하는 모순된 모습을 보여주는 샘 칠더스, 어쩌면 그가 믿는 종교적 신념과는 너무도 상반된 삶을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해서라고는 하지만 역시 폭력의 힘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의 삶을 비난하는 이들도 이와 같은 논리를 가지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의 옆에 서보지 못한 이가 그를 비난할 자격이 있을까? 그의 삶을 비난하는 이들도 그의 옆에 서 보기는 커녕 불편한 진실을 그저 모른척 외면하는 것이 대부분일 것이다. 이 영화의 가치는 샘 칠더스를 관객의 입장에서 평가하는 것이 아닐것이다. 바로 영화를 보고 있는 나 자신을 다시 한 번 깊이있게 돌아볼 수 있는 소중한 계기를 마련해 준다는 것이다. 

 선교사 샘 칠더스는 아직도 수단 내전에 시달리고 있는 아이들을 위해 수단군과 함께 반군에 대항하고 있다. 특히 그가 신경쓰고 있는 부분은 반군이 소년병으로 쓰거나 성적 학대 대상으로 사용하기 위해 납치한 아이들을 구출하고 보호하는 것이라고 한다. 바로 이 삶이 샘 칠더스라는 남자가 자신의 목숨을 걸고 살아가고 있는 그 삶이다. 

 

 현재 수단의 반군 LRA의 리더 죠셉 코니는  40만명 이상의 학살을 자행했으며 4만명 이상의 어린이들의 삶을 빼앗았다. 수 십년간 수단의 평화를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았던 수단의 지도자 존 가랑은 의문의 비행기 사고로 사망하고 아직 수단 내전의 방향은 불투명하다. 머신건 프리처는 오늘도 이러한 수단 한 복판에서 어린이들을 구하기 위해 목숨을 걸고 있다. 나 역시 한 명의 남자로서 이 샘 칠더스의 삶에 분명히 존경할 만한 부분을 느낄 수 있었다. 


 마지막 엔딩 크래딧에서는 샘 칠더스의 삶을 잚시 드려다 볼 수 있느 필름을 감상할 수 있다. 여유를 가지고 멋진 OST와 함께 앤딩 크래딧을 감상하며 영화의 여운을 즐겨보자. 





 팀 버튼 감독과 배우 조니 뎁이 또 한 번 뭉쳤다. 재목은 다크섀도우, 바람둥이 귀족 조니뎁이 여자 한 명 잘못 건드렸다가 된 통 당하는 내용이다. 역시 팀 버튼 감독의 영화답게 기상천외하고 재기발랄하며 상상력이 톡톡튄다.



 전작인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촬영당시의 팀 버튼, 원래는 디즈니사 출신의 애니메이터였다. 그러한 그의 전적이 그의 영화속에서도 잘 들어나는 것 같다. 강렬한 색감, 영화와 애니메이션의 경계를 허무는 듯한 장면 표현과 상상력, 또한 스톱 모션 애니메이션도 가끔 제작하곤 한다. 그러고 보니 참 다작 하는 감독인 것 같다. 



 영화의 히로인 빅토리아 윈터스, 워낙 개성 강한 여성 캐릭터들이 잔뜩 등장하니 별 존재감이 느껴지진 않지만 나름의 캐릭터 성을 가지고 있는 등장 인물이다.



 영화보다 깜짝 놀라게한 이 아가씨!! 그녀의 정체는 힛걸 클로이 모레츠! 킥애스의 힛걸이 이 영화에 캐스팅되어있는 줄은 꿈에도 몰랐다. 렛미인에 이어 개성 강한 연기를 보여주지만 등장 비중이 적어 아쉬움이 남는다. 하지만 역시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준다. 힛걸, 다 컸다.



 다양한 여성 캐릭터가 등장하지만 워니뭐니해도 마녀역할의 애바 그린이 최고의 존재감을 과시한다. 외적인 아름다움과 강렬한 눈빛, 악랄한 카리스마가 잘 어울어진 캐릭터를 멋지게 연기한다. 역시 이 영화의 백미는 에바그린이 연기한 마녀!



 날카로운 가시를 품은 장미!



 또 하나 아쉬운 점은 개성 200%의 연기력을 갖춘 헬레나 본햄 카터(전 작 앨리스의 얼큰이 여왕)를 그녀의 장점이 발휘되지 않는 캐릭터에 낭비했다는 점이다. 하지만 이 영화, 후속편을 잘 만들지 않는 팀 버튼의 영화임에도 후속편 제작의 뉘앙스가 많이 느껴진다. 후속편이 등장한다면 그녀의 장점이 100% 발휘될지도!



 놀랍게도 미셸 파이퍼도 등장해 주신다. 많이 늙었음에도 여전히 잃지 않는 매력을 가지고 있는 여배우인 것 같다. 참 매력적으로 늙었다.


 팀 버튼과 조니뎁 조합의 장점은 독특한 개성이다. 하지만 이 둘의 조합도 이미 너무 많이 쓰여진 듯, 더이상의 신선함은 느껴지지 않는다. 어쩌면 팀 버튼 조니 뎁 방식의 영화에 너무 길들여져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 영화 여느 팀 버튼의 영화 만큼 재미있었다.





미국 슈퍼 히어로 만화 출판사의 양대 산맥 마블(Marvel)과  DC! 물론 원조는 슈퍼맨이나 스파이더맨이 속해있는 DC 이지만 현재 헐리웃 영화들을 들여다보면 아이언맨(Ironman), 스파이더맨(Spiderman), 헐크(Hulk), 엑스맨(X-Man), 판타스틱4(Fantastic 4) 등이 속한 마블 쪽이 크게 흥행에 성공하고 있다. 급기야 아이언맨, 헐크, 토르 등의 마블 코믹스 영화 마지막 부분, 또는 엔딩크래딧 이후에 여러 복선을 깔더니, 결국 영화 어벤져스가 탄생했다. 어벤져스는 마블 코믹스의 히어로들의 모아 하나의 팀으로 만든 또 다른 작품으로 이번에 영화화된 어벤져스(Avengers)에는 아이언맨, 헐크, 토르, 캡틴 아메리카, 블랙위도우, 호크아이, 닉 퓨리 7명의 마블 캐릭터들이 등장해 외계 세력에 맞서 지구를 지킨다.

 일단 이 영화의 스토리 상 중요한 골자는 개성강한 어벤져스 구성원들이 서로 어울리지 못하고 좌충우돌하다 결국 거대한 외계 세력에 맞서 지구를 구하기 위해 캡틴 아메리카를 중심으로 하나로 뭉친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이런 각 히어로들에게 인간미를 부여하고자 의도된 스토리가 140분 동안 영화를 지루하게 만들 뿐 큰 의미를 두진 못한것 같다. 무엇보다 이 영화의 백미는 보는 재미이다. 뛰어난 컴퓨터 그래픽으로 스크린에 리얼하게 살아난 마블 캐릭터들과 그들의 화려한 액션이 바로 이 영화의 백미!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이 영화를 재미있게 봤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역시 앤딩 크래딧 이후와 약간의 복선이 등장한다. 또한 마블 캐릭터 영화라면 빠질 수 없는 까메오 만화가 스탠 리가 어김없이 깜짝 등장하니 찾아보는 재미도 있다. 스칼렛 요한슨이 연기한 블랙위도우의 매력도 무척 볼 만 하다.




 마지막으로 어벤져스의 리더 캡틴 아메리카(Captain America)에 대해 몇 가지 예기해 보겠다. 캡틴 아메리카는 조 시몬(Joe Simon)과 잭 커비(Jack Kirby)에 의해 탄생된 캐릭터로 1941년에 처음으로 마블 코믹스에 데뷔했다. 2차 대전 당시 탄생한 이 캐릭터는 2차 대전 참전 군인을 약물로 강화 시켜 탄생하였으며 당시 실정상 미국의 애국심을 고취시키기 위한 특성을 많이 가지고 있다. 캡틴 아메리카란 이름 뿐 아니라 유니폼 역시 미국 성조기를 상징하고 있으며 당시 2차 대전에서 미국의 적들을 상대로 싸운다. 뛰어난 육체 능력 뿐 아니라 어떠한 충격도 견뎌내는 방패를 방어도구 및 투척 무기로 사용한다. 마블 히어로의 원조와도 같은 존재로 미국색 짙은 특성 때문인지 미국 이외의 국가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 어벤져스 개봉전 퍼스트 어벤져라는 제목으로 캡틴 아메리카 주연의 영화가 개봉했었다. 아마도 인지도 낮은 캡틴 아메리카의 입지를 높이기 위한 의도도 있었을 것 같다. 이번 영화 어벤져스에서는 팀의 리더라고는 하지만 역시 인지도 높은 아이언맨과 헐크의 위력에 많이 밀린 것 같다. 

  


 얼마전 롯데시네마 안산점에서 만났던 로봇 매표원 아로(ARO)를 소개한 바가 있다. 이번에는 팀 버튼의 새 영화 다크섀도를 보러 들렀다가 다시 한 번 아로를 만났다. 이날은 동영상을 찍어보았다. 영화 보러 온 아이들이 무척이나 아로를 좋아한다. 재미있는 것은 내가 카메라(아이폰)를 들이대자 마치 나 처럼, 카메라 울렁증이라도 있는 듯 나를 피하는 모습이 재밌다. 물론 나의 개인적인 생각일 뿐 센서 오류로 나를 인식하지 못한 것 같다. 앞에 사람을 인식하면 매표 맨트가 나온다. 좀 더 많이 찍고 싶었지만 내가 동여상을 촬영하자 갑자기 몇몇 사람이 몰려들어 중단했다. 아쉽지만 다음 기회가 있겠지~ 난 왜 아로가 친근하게 느껴지는 것일까?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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