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내가 한국 영화에 회의를 느끼기 시작한 것은 너무도 오래된 이야기다. - 뭐 내가 회의를 느낀다고 한국 영화의 가치가 변하는 것은 아니니 큰 의미는 없다. 단지, 개인적 취향이라고 바라본다면 가장 무난할 것 같다.- 회의를 느낀 것은 이미 한참 전이었지만 결정적으로 한국 영화에서 멀어진 계기는 바로 한국 영화는 바로 '놈놈놈'이었다. - 역시 개인적 취향일 뿐이라고 바라본다면 가장 적당할 듯하다. - 극장을 나서는 순간까지 도대체 어떻게 이런 영화가 흥행에 성공한 것일까?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 순간 '역시 한국 영화는 내 취향과 너무도 멀어졌구나.'란 반 푸념을 하고는 한국 영화하고는 거리를 두게 되었다. 

 하지만 아이러니 하게도 다시 한국 영화에 눈을 돌리게 한 것은 2010년 개봉한 초능력자 덕분이었다. 아이러니라는 표현을 쓴 이유는 바로 이 영화의 감독이 김민석이라는 점이었다. 초능력자의 김민석 감독은 재밌게도 놈놈놈의 조감독과 각본을 맞았었다. 

 어쨌든 영화 초능력자는 실로 신비하면서 기발한 영화였다. 무엇보다 두 주인공의 대치 구도가 무척이나 흥미로웠다. 강렬하면서도 광기어린 눈빛 연기를 보여주는 자신의 연기력에 깊이있는 가능성을 가지고 있음을 이 영화를 통해 보여준다. 신에 가까운 능력을 가지고 있지만 그 능력때문에 고립되고 외로운 초인을 연기한다. 어려서부터 초능력을 통해 겪은 불행은 인간과 사회에 대한 증오로 분출구를 찾아 인간위에 선 포식자로 군림한다. 

 또 한 명의 주인공 임규남은 고수가 연기한다. 내 개인적 관점으로 그의 연기력은 볼품이 없지만 극중의 김규남이라는 케릭터와의 동화는 실로 훌륭하다. 하루를 근근히 살아가는 일용직 노동자이지만 밝고 긍정적 태도를 잃지 않는다. 그리고 그에겐 피부색도, 고향도, 다르지만 가족 못지 않는 두 외국인 일용직 노동자 동생들이 있다. 아무런 능력도 없어보이는 보잘것 없는 그이지만 사실 그에겐 초인 못지 않은 강력한 능력이 있다. 초인의 능력이 통하지 않음은 물론 남을 위하는 강력한 의지는 그에게 엄청난 회복력과 육체능력을 부여한다. 

 단순한 두 개성있는 주인공의 대결로 보여지는 이 영화의 대립 구도는 사실 무척 재미있는 생각 거리들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누구나 남들보다 못한 점을 한 둘씩은 가지고 있고 그로 인한 컴플렉스에 고민하며 결국 이때문에 누군가에게 상처받고 살아간다. 이 동일점을 가지고 있는 경험을 겪으면서 누군가는 증오심과 복수심, 투쟁심을 품으며 남들위에 군림하고 권력을 휘두르며 자신의 컴플렉스로 인한 상처를 대체하려한다. 물론 성공하는 이들도 있지만 지금까지 그런 삶을 살아가는 이들의 표정에서 행복을 읽어본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반대로 같은 경험 속에서도 긍적적인 태도를 잃지 않고 신념과 의지를 지켜나가는 이들이 있다. 이들은 때론 누군가에 집밟히고 무시당하며 힘든 삶을 살아가고 누가 보아도 불행해 보이지만 도리어 그들의 표정에서는 행복을 발견한 적이 몇 번이고 있다. 더 나아가 남을 위한 삶에 큰 의미를 찾은 이들의 표정에서는 행복 이상의 내가 경험해 보지 못한 말이나 글로 형용할 수 없는 이상적인 그 무엇이 보이곤 한다. 

 이 영화 초능력자에서 주인공 임규남은 남을 위하는 강렬한 의지를 보일 때 최강의 능력을 발휘하는 존재다. 그리고 상반되는 삶을 살아가는 초인과 격렬한 대립을 보인다. 마치 신과도 같은 능력을 가진 초인도 그를 상대로는 고전을 면치 못한다. 과연 남을 위한 봉사의 삶을 살아가는 성인의 삶을 살아가는 이들이야말로 가장 강한 존재일까? 아직 그러한 삶을 살아본 적이 없는 나이기에 알 수는 없지만 이 영화를 통해 그 가능성을 엿보았다. 의도되었던 의도되지 않았던 이 영화는 많은 재미있는 생각거리를 제공하고 있는 것 같다. 얼핏 보기에는 단순한 흥행 영화로도 보일수 있고 어찌보면 단순한 B급 영화로도 볼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내가 바라본 영화 초능력자는 실로 독특한 그 무엇이었다. 한국 영화에 대한 가능성을 다시금 나에게 보여준 영화 초능력자가 무척 고맙다. 물론 초능력자가 개봉한지 4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단지 기대감만 가지고 있지만 말이다.     




 페노미나(Phenomena)는 공포 영화의 거장 다리오 아르엔토(Dario Argento)의 대표작이다. '페노미나(Phnomena)'는 '현상', 또는 '경의로운 사람이나 사물'을 의미하는 단어 'Phnomenon'의 복수형이다. 영화 페노미나는 앨프리드 히치콕(Sir Alfred Hichcock) 감독의 사이코(Pcycho, 1960),  샘 레이미(Sam Raimi)의 이블데드(The Evil Dead, 1981)과 더불어 내가 본 공포 영화중 최고의 작품으로 손 꼽는 작품이다.  



 페노미나는 공포 영화와는 쉽게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신비한 아름다움이 영화 전반에 잘 어울어져 있다. 때문에 영화 페노미나를 아름다운 공포 영화라 표현하기에 전혀 문제가 없어 보인다. 이탈리안 감독 다리오 아르엔토는 공포 영화의 거장이라는 이름 못지않게 천재적 미적 감각을 가진 감독으로서도 유명하다. 그가 만들어낸 장면의 신비로운 영상 미학은 정말로 감탄스럽다. 개인적으로 다리오 아르엔토 최고의 작품이라고 여기는 페노미나에서는 이 감독의 미적 재능이 최대로 발휘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영화 도입부 스위스의 아름다운 배경을 무대로 펼쳐지는 숨막히는 추격신은 공포와 아름다움에 대한 경외라는 잘 어울리지 않는 두 단어가 교묘하게 어울어지는 신비한 느낌을 받게 만든다. 다리오 아르엔토 영화의 장면 미학 못지않게 배경 음악 역시 영화의 아름다움에 크게 한 몫을 차지한다. 아름다운 영상과 공포의 분위기를 잘 어울어지게 하는 묘하게 아름다운 배경 음악은 다리오 아르엔토 영화의 가치를 더욱 높여준다.



 공포 영화 페노미나의 아름다움에 가장 큰 역활을 하는 것은 시공을 초월한 아름다움을 가진 배우 제니퍼 코넬리(Jennifer Lynn Connelly, 1970. 12. 12~)의 연기다. 곤충과 교감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으며 몽유병에 시달리는 장애를 가지고 있는 신비로운 아름다움을 가진 주인공 소녀를 연기하는 어린 시절의 제니퍼 코넬리는 비현실적인 아름다움과 비범한 연기로 영화 페노미나의 전반적으로 몽환적인 분위기를 잘 이끌어 나간다. 



 마지막으로 이 영화의 아름다운 공포를 완성하는 것은 영화 자체의 각본, 연출의 완성도이다. 비현실적인 능력과 병을 안고있는 불안정한 사춘기 소녀가 기숙사 근방에서 이루지는 연쇄살인을 겪어나가는 모습을 섬세하게 묘사해 나간다. 결국 마지막의 반전까지 손에 땀을 쥐며 긴장감을 잃지 않고 관객이 계속해서 이 영화에 빠져들도록록 만드는 치명적인 매력을 가지고 있는 영화다. 



 공포와 아름다움은 절대 섞일 수 없는 두 단어 같지만 영화 페노미나를 보면 다른 한 편으로는 이 두 단어가 얼마나 잘 어울릴 수 있는지에 관하여 새로운 세계를 접해볼 수 있다. 아름다움이나 공포 같은 단어는 추상적인 단어일 뿐이다. 언제 어디서나 어떤 대상에서나 이 단어들이 의미하는 바에 관해 새로운 느낌을 얻어낼 수 있는 가능성을 무궁하게 가지고있다. 영화 페노미나는 이 두 단어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한 작품이라 해도 전혀 손색이 없는 것 같다. 





 샘 레이미, 토비 맥과이어의 성공한 스파이더맨 영화 시리즈!, 그리고 다시 시작되는 마크 웹, 앤드류 가필드의 새로운 스파이더맨 영화 시리즈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이 둘을 비교하지 않으면서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를 감상하기란 쉽지 않은 것 같다. 대표적인 비교 대상은 역시 토비 맥과이어가 연기한 전작의 스파이더맨과 앤드류 가필드가 연기한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이라는 동일한 대상이지만 너무도 큰 차이를 보이는 영화의 주인공이다. 사실 다양한 마블의 슈퍼히어로들이 모든 인간이 그렇듯 불행과 이에따르는 고통과 고뇌를 잔뜩 안고 살아가지만 원작의 스파이더맨 만큼 불행의 상징같은 존재도 드물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샘 레이미의 스파이더맨의 주인공 토비 맥과이어는 스파이더맨을 꽤 어둡게 표현해 냈다. 하지만 스파이더맨의 강점은 불행 속에서 허덕이더라도 유머와 재치를 잃지 않는 것이다. 이때문에 항상 스파이더맨은 어떠한 위기상황에서도 유연하게 대처해 내고 승리를 쟁취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는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의 앤드류 가필드가 표현한 스파이더맨이 더욱 원작에 가까운 스파이더맨이라고 할 수 있다.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에서는 이런 워작의 스파이더맨의 특성이 더욱 잘 표현되고 있다. 목숨을 다투는 순간의 긴장감 속에서도 관객에게 유머를 선사하는 것을 잊지 않는다.

 그리고 시작 자체가 하이틴 히어로였던 만큼 하이틴 영화의 특성도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다. 마크 웹 감독이 셈 레이미 감독의 화려한 전적과는 다르게 500일의 썸머라는 로맨틱 코미디 영화로 주목받게된 신인 감독이라는 점이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를 하이틴 영화스럽게 만드는데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전작에서도 하이틴 영화적인 요소가 많이 등장했지만 2에서는 이런 요소가 더욱 강화되었다. 개인적으로는 슈퍼히어로 액션 영화의 특성이 줄어든다는 면에서 조금 실망스러웠던 점이기도 하다. 하지만 스파이더맨이 하이틴 히어로인 만큼 이런 하이틴 영화의 특성과 슈퍼히어로 액션 영화의 요소가 잘 조화를 이룬다면 더욱 멋진 차기작이 탄생할 것 같다.

 이 밖에도 제이미 폭스의 일렉트로 연기도 무척 인상적이다. 세상에 잔뜩 불만투성이이면서도 제대로 자기 표현 한 번 해 보지 못하는 스파이더맨 오타꾸이자 관심 집착증 환자인 맥스 역을 완벽히 소화해 냈다고 할까? 해리 오스본이자 그린 고블린을 연기한 젊은 배우 데인 드한의 연기도 인상적이다. 우연히 강력한 초능력을 가지게 된 불행한 십대의 광기를 너무도 잘 표현한 크로니클이라는 영화에서 그랬듯 분노와 광기가 반반씩 절묘하게 섞인 눈빛 연기가 압권이다.

 액션 장면의 참신함도 꽤 볼만하다. 하지만 맨오브스틸 등의 최근 슈퍼히어로 영화의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 액션신의 완성도에는 조금 뒤쳐지는 느낌이다.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의 감상 소감을 간단히 표현하자면 정말 재미있었지만 기대에 비해 2% 부족하다는 느낌을 받았다고나 할까? 하지만 어쨌든 충분히 재미있었고 다음 편이 더욱 기대되는 것도 사실이다. 



2012/07/17 - [즐거운 취미와 문화/즐거운 영상물들] -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좀 더 원작에 가까운 스파이더맨!




 열화전차(熱火戰車, 영문제목, Full Throttle)는 1996년 홍콩영화 전성기의 여명을 장식했던 작품 중 하나다. 어렸을 적 안그래도 이륜자동차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던 나에게 진한 열정을 불질러 놓은 영화이기도 하다. 유덕화라는 당대 최고 전성기의 배우와 이륜자동차와 불법 경주라는 자극적이고 남성적인 소재의 이 영화는 당시 큰 성공을 거두었던 작품이다. 



 어린 나이 이 영화를 접한 이후로도 수차례 다양한 매체를 통해 감상한 적이 있다. 하지만 최근 우연히 다시 보게된 열화전차는 그동안 느껴보지 못했던 새로운 감동을 나에게 선사했다. 이륜자동차에 열정을 불사르는 남성적인 주인공들과 NSR이 내는 2스트로크 엔진 특유의 굉음의 매력 이상으로 이 영화가 가지고 있는 영화로서의 완성도는 나에게 새로운 자극을 주었다.



 꽤 나이가 들어버린 나이기에 이제야 도리어 이륜자동차의 화려함에 가려져있던 열화전차만의 섬세한 영화적 표현들을 여유롭게 감상할 수 있던 것이 아닐까? 열화전차는 화려한 이륜자동차 액션이 잘 살아있는 단순한 오락 영화라고 치부하기엔 너무도 세밀한 영화적 묘사들을 보여준다. 이 영화안에는 한 인간의 삶이 고스란히 닮겨있다. 사랑과 우정, 가족과 친구, 성공에 대한 집착과 진정한 행복, 삶의 목표와 실패와 좌절, 새로운 도전, 삶과 죽음, 만남과 헤어짐, 이 영화속에는 짧은 런닝타임 안에 인생에 일어날 대부분의 일들을 놀라울 정도로 잘 담아내고 있다. 



 주인공 아화는 최고의 이륜자동차 운전 실력을 가지고 있지만 주변의 다양한 인간관계에 문제를 안고 있다. 가족과, 동료들과 사랑하는 연인 조차 알수 없는 깊은 갈등을 가지고 있다. 명성에 대한 집착과 성공에 대한 강한 집념을 가지고 있지만 독선적인 그에겐 다양한 장애가 자기 실현을 막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아화는 영화 속에서 인생의 장애물들을 쉽지 않게 넘어서면서 자기 성장을 이루어낸다. 


 명성이나 주변의 시선에 연연한 것이 아닌 진실로 스스로에게 맞딱드려 자기 자신과의 싸움에서 승리하고 자신의 인생과 주변인들을 다시 한 번 또 다른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열화전차는 아화의 성장과 그 주변인물들과의 관계 변화가 너무도 섬세하게 그려져있다. 이륜자동차라는 화려한 소재에 자칫 가려질 수도 있는, 수수하면서도 세세하게 그려진 아화와 그 주변인들의 삶은 열화전차를 단순한 오락 영화의 한계를 훨씬 뛰어넘을 수 있는 중요 요소가 되어준다.

 오랜 시간이 흐르고 다시 한 번 열화전차를 깊이있게 감상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것은 정말 행운이었다고 생각된다. 




 2013년 겨울에 개봉했던 영화 엔더스 게임(Ender's Game), 유명 SF 작가 오슨 스콧 카드(Orson Scott Card, 1951~)의 동명의 SF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소설 엔더스 게임은 1985년 출판되어 이 후속작들과 함께 오슨 스콧에게 휴고상과 네뷸러상을 동시에 수상한 유일한 작가라는 명예를 안겨준 작품이다. 엔더스 게임의 후속작으로는 '사자의 대변인(Speaker for the Dead, 1986)', '제노사이드(Xenocide, 1991)', '엔더의 그림자(Ender's Shadow, 1999)'가 있다. 항상 읽어보고 싶은 작품이었지만 어쩌다보니 차일피일 미루게 되다가 최근 영화 개봉 소식을 듣고 무척 반가웠다. 역시 영화 엔더스 게임은 SF적인 충분한 재미를 갖춘 멋진 작품으로서 나에게 기대만큼의 보상을 해 주었다.


 미지의 외계생명체의 예상치 못한 공격으로 지구에 살고있는 인류는 멸망의 위기를 맞는다. 생존을 위한 미증유의 군사 중심 체제에 들어간 인류는 외계생명체와의 결전을 이끌 군사 지도자를 키우기 위해 소년 소녀들에게 소박한 인권 조차 유린한 강력한 군사 교육을 실시한다. 천재적인 판단력과 전략 능력, 냉정한 판단력에 투쟁심까지 겸비한 소년 엔더는 최고 군사 지도자의 가장 강력한 후보로서 가혹한 훈련을 받게 된다. 


 엔더 위긴 역의 아서 버터필드는 비록 유약해 보이는 말라깽이 소년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천재성과 투쟁심을 고루 갖춘 앤더의 역활을 잘 소화해내고 있다. 지성과 폭력적 야성이 잘 조화를 이룬 눈빛 연기가 일품이다. 어린 나이가 무색할 정도로 훌륭한 연기를 보여준다. 내가 정말 좋아하는 배우 해리슨 포드의 연기는 역시 연륜이 묻어나는 완성도를 보여준다. 인류 생존의 열쇠를 쥐고 있는 엔더와 더 나아가 인류 생존에 강한 집착과 책임감을 보이는 하이럼 그라프 대령역을 연기한다. 우리에겐 언제나 간디로서 그 존재감을 확실히 하는 벤 킹슬리의 연기 역시 이 영화의 재미있는 한 요소다. 


 영화 엔더스 게임의 SF적인 상상력과 우주 단위의 스케일을 멋지게 소화해낸 영상미는 실로 감탄을 금치못하게 한다. 소설 엔더스 게임이 1985년에 쓰여졌으나 천문 단위의 스케일을 이 처럼 잘 표현해내는대는 현대의 기술력이 아니면 불가능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극장에서의 대형 스크린 설비가 아니라면 충분히 이 영화가 가진 영상의 완성도를 감상할 수 없을것이라는 짐작을 해 본다. 영상 기술의 발달은 또 한 번 SF 영화의 전성기를 가져오고 있는 것 같다. SF를 사랑하는 나에겐 더 없이 반가운 현상이다. 


 현존하는 최고의 우주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은 인류보다 한 발 앞서 우주를 여행에 지구를 찾아올 외계인에 대한 두려움을 표현한 적이 있다. 지구상에서 가장 강력한 세력을 가지고 있는 생물 종 인간은 가장 강력한 투쟁성과 잔혹성을 가지고 있기에 모든 생물의 정점에 서있다. 인류 안에서도 우위를 점한 존재들은 더욱 강력한 잔혹성과 탐욕을 가지고 있다. 지금은 미대륙과 유럽을 점유하고 있는 백인들이 가장 확실한 예이다. 그들의 침략으로 인해 미대륙 원주민들과 식민지 원주민들이 겪어야 했던 참옥한 삶은 말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다. 더 나아가 현재의 인류 이상으로 진화해 생물 우월성의 상위를 점하고 있는 외계인이라면, 아직 달조차 가기 불가능한 인류 이상으로 우주를 여행해 지구를 찾아올 과학력을 가지고 있다면 인간이 다른 생물들에게 저질렀던, 백인들이 각 대륙 원주민들에게 저질렀던 만행을 인류 전체가 고스란히 짊어져야할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는 것이다. 엔더스 게임은 '한 종과 다른 종이 생존과 멸종을 두고 승부를 겨뤄야 한다면, 그리고 그 싸움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그 이상의 잔혹성을 가져야만 하는 것일까?'라는 의문을 던져보게 해 주었다. 




    



 레나테 울머에의해 쓰여졌으며 국내 마로니에북스에서 출판한 알폰스 무하는 아르누보라는 대명사를 창조해낸 거장 예술가 알폰스 무하(Alfons Mucha, 1860, 7, 24~ 1939, 7, 14)의 작품 세계를 가볍게 맛보기해 볼 수 있는 책자이다. 상업예술과 순수예술의 경계를 아슬아슬하게 줄타기한 알폰스 무하는 그 엄청난 상업적 성공에도 불구하고 유명세를 그리 달가워하지는 않았다고 한다. 그가 원한 것은 순수한 예술의 세계였지만 그럼에도 그의 작품의 상업적 가치가 탁월했다고 설명할 수 있을 것 같다. 출판 예술에서도 두각을 나타낸 작가인 만큼 책자로 그의 작품을 감상하는 것도 크게 거부감이 없다. 그이 작품 세계와 관련한 글들도 흥미롭낟. 동서양,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쉽게 그 매력에 빠져버리고마는 알폰스 무하의 작품들은 나 역시도 무척 좋아한다. 작년에는 그의 작품전이 국내에서도 치루워져 무척 뜻 깊었다. 

 아래는 알폰스 무하에 관한 위키백과의 글과 생전의 모습이 담긴 사진이다. 


 

 알폰스 마리아 무하(체코어: Alfons Maria Mucha [ˈalfons ˈmuxa]1860년 7월 24일 - 1939년 7월 14일)는 체코의 화가이며 장식 예술가이다. 아르누보 시대의 대표적인 일러스트레이터이다.

무하는 모라비아의 이반치체에서 태어났다. 그의 노래에 대한 재능 때문에 브르노의 고등학교에 다닐 수 있었지만, 무하는 어렸을 때부터 미술을 사랑했다. 1879년 으로 옮겨 무대 배경을 제작하는 회사에서 그림을 그렸다. 1881년 작업장에 불이 나서 회사가 문을 닫게 되자 그는 모라비아로 돌아가서 프리랜스로 장식 예술과 초상화를 그렸다. 미쿨로프의 카를 쿠헨 백작이 흐루쇼바니 엠마호프 성과 벽화를 부탁한 뒤에 그의 그림에 감명받아 뮌헨 미술원에서 정식으로 미술을 배울 수 있도록 지원해 주었다.

1887년에는 프랑스 파리로 가서 Académie Julian과 Academie Colarossi에서 미술을 배우면서 잡지와 광고 삽화를 그렸다. 1894년 Theatre de la Renaissance에서 여배우 사라 베르나르를 알리기 위한 석판 포스터를 만들었는데, 무하의 아름다운 포스터는 큰 호평을 받아 유명해졌다.

그는 이때부터 많은 회화, 포스터, 광고와 책의 삽화를 그리고 보석, 카펫, 벽지등을 제작하게 되는데 이러한 스타일은 아르누보를 대표하는 양식으로 이후 널리 알려지게 된다. 가장 유명한 그의 전형적인 회화는 젊고 건강한 여성이 네오클라식 양식의 옷을 입고 꽃으로 장식된 아름다운 그림이다. 그의 아르누보 스타일은 많은 사람들이 흉내 내었다. 그러나 정작 그는 이런 상업적인 성공에 대해 부담스러워 했으며 보다 고상하고 위엄있는 예술과 고향에 대한 예술적 관심에 집중하고 싶어했다.

1906년 미국에 초대받아 1910년까지 있었다. 체코 공화국으로 돌아온 후에 그는 프라하에서 멀지 않은 즈비로그 성의 거대하고 크리스탈로 된 큰 방안에서 자신의 작품에 몰두하였다. 이후 18년 동안 그의 붓 아래에서 20개의 기념비적인 웅장한 작품이 나왔다. 슬라브 민족 역사에 있어서 변혁의 단계를 묘사한 것으로 특히 <조국의 역사에 선 슬라브인들> <불가리아 황제 시메온> <얀 후스의 설교> <그룬반트 전투가 끝난 후> <고향을 떠나는 얀 코멘스키> <러시아의 농노해방령>과 같은 작품이 있다. 이 기간 동안 그는 현대적 스타일로 프라하에서 가장 유명한 건물들이었던 < 임페리얼> 그리고 자치의회 건물인 <유럽>의 인테리어 작업을 했다. 또한 곧 준공될 성 비투스 대성당의 메인 유리를 스케치했다. 1918년 독립된 체코 정부가 형성된 후에 무하는 <관제적 양식>인 체코의 기하학적 양식의 창조에 몰두했다. 그의 재능은 새 정부가 쓸 우표, 은행권, 문서등을 디자인했다. 1908년 그는 슬라브 서사시를 완성하고 프라하에 이를 헌정했다. 당시의 프라하에서는 모든 <슬라브 서사시> 작품 전체를 전시할 만한 갤러리를 찾을 수 없었다. 슬라브 서사시는 전쟁후에 일시적으로 모라비아 성에 일시적으로 출품하였다. 체코어로는 Moravsky krumlov로 1963년부터 관람이 가능했다. 그의 인생 말엽에 무하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은 사라졌다. 1930년 체코에서 그의 작품들은 낡은 기능주의 전성시대의 산물인 구식이며 지나치게 민족주의를 강조한 작품으로 간주되었다. 체코슬로바키아의 첫 번째 우표는 무하에 의해 만들어졌다. 무하의 애국심은 히틀러의 독일 정부가 독일의 적으로 간주한 명부에 포함할 만큼 유명했다.1989년 3월 프라하가 독일에게 점령된 후에 게슈타포는 몇 번이나 고령에 다다른 무하를 검거해서 심문을 가했다. 그 결과 무하는 폐렴을 앓게 되었고 1939년 7월 14일에 사망했다. 알폰스 무하는 비셰그라드의 국립 묘지에 안장되었다. 무하의 작품세계는 프라하 박물관에 헌정되었고 슬라브 서사시 연작은 모라비아 크루믈에서 전시되었다. 또한 무하 삶의 초기 시대에 관한 전시회가 열렸던 <ИВАНЧИЦ>법원의 건물이 복원되었다. 세계의 많은 주요한 박물관과 화랑들에는 무하의 많은 작품들을 전시하고 있다. 현재 예전의 박람회 단지에서 멀지않은 프라하의<СТРМОВК>공원에 <슬라브 서사시> 전시를 위해 특별히 고안된 건물의 건축 설계가 진행 중이다. 소행성 5122는 무하의 명성을 기려서 명명한 것이다.




 최근 우연찮게 케이블TV에서 방영된 드라마 바이킹스(Vikings)를 접하곤 이 작품에 푹 빠져있다. 놀랍게도 이 드라마의 제작사는 히스토리 채널(History Channel)이다. 역사에 관련한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을 주로 제작 방영하는 방송사로 비교적 TV를 싫어하는 나도 가끔 즐기는 편이다. 한국에서는 폐국되었던 전적도 있다. 

 어쨌든 이런 역사 관련 프로그램을 전문으로 하는 히스토리 채널에서 방송하는 만큼 역사에 대한 고증 역시 여타 역사 드라마에 비하여 꽤 사실적인 편이다. 


 바이킹스는 제목 그대로 북유럽을 근거지로 8~10세기 경에 유럽 곳곳의 해안을 누비며 약탈, 무역, 정착 등 활발한 활동을 보였던 민족 바이킹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바이킹은 뛰어난 항해술과 금속 주조 기술을 가지고 있었으며 특히 약탈을 일삼는 강인하고 잔인한 전사로서 묘사되는 경우가 많다. 드라마 바이킹스는 8세기 중엽 활동했던 전설적인 바이킹 영웅 로그나 로스부르크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다루고 있다. 최초로 영국땅을 약탈한 인물로 알려져있기도 하다. 히스토리 채널에서 제작된 만큼 당시 바이킹의 삶을 무척 사실적으로 잘 묘사하고 있다. 지금은 단지 야만적으로만 보일 그들의 파란만장한 삶이 흥미롭게 묘사되어있다. 아무리 역사적으로 고증된 어떻한 문헌도 그 누군가의 개인적인 손을 통해 기록된 이상 완전한 사실이란 존재하지 않을 지도 모른다. 이런 역사의 맹점을 기발한 상상력으로 적절히 매꾸어 매력적인 이야기를 만들어 낸 드라마 바이킹스! 실로 매력적인 영상물이다. 특히 북유럽의 다신교를 신봉하고 있던 바이킹들을 영국 땅에서부터 잡혀온 기독교 수도사의 눈을 통해 관찰하는 모습을 정말 흥미롭게 묘사하고 있다. 





 어려서 부터 항상 즐겁게 봐왔던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가장 최신작 겨울왕국(Frozen)을 감상했다. 월트 디즈니 스튜디오의 53번째 영화라고 한다. 대체로 자막으로된 디즈니 만화를 감상해 왔지만 이번에는 한국어 더빙된 것으로 감상해 보았다. 덕분에 우리 말고는 대부분 어린이 동반자들이 있는 관람객들이라 꼬마 친구들과 함께 디즈니 만화를 즐겨보는 기회를 가져볼 수 있었다. 최근 느낀 것이지만 아무리 자막을 빨리 읽어낼 수 있다해도 자막을 읽는 그 짧은 시간이 생각외로 영화 감상에 큰 방해가 된다는 점을 알게 되었다. 최근 한 작품을 자막 버전과 더빙 버전을 긴 시간을 두지 않고 연속으로 볼 기회가 있었는데 놀랍게도 더빙 버전을 볼 때 자막 버전을 보면서 놓치는 부분이 있었던 것이다. 집중력이 꽤 높은 편이라고 자부하는 나로서는 이 원인을 자막을 보는 찰나에 둘 수 밖에 없었다. 그렇면서 또 하나 느낀 것은 한국의 더빙 수준에 큰 인상을 받았다는 점이다. 어쨌든 각설은 뒤로 하고....


 겨울왕국은 그 동안 디즈니가 가지고 있던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공주님 이야기의 틀에서 많이 벗어나 있다. 디즈니는 그동안 고정화 되고 시대착오적이었던 이미지의 공주님 이야기를 탈피하기 위해 꽤 오랜 시간 노력해왔다. 대체로 소극적이고 얌전하게 기다리며 이리저리 고생문을 뚫고 오는 왕자님을 기다리는 공주님에서 벗어나 옳은 뜻을 펴기 위해 왕자 못지 않게 적극적으로 모험에 뛰어드는 개성 있는 공주님 이야기를 만들어내기 위해 부단히 노력을 아끼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겨울왕국에서도 이런 노력의 성과를 꽤 많이 엿볼 수 있다. 그렇다고 과거 디즈니의 공주님상이 가치 없다고 생각지는 않는다. 대부분 과거의 공주님들이 도덕적인 신념면에서 완성된 존재이고 왕자들이 사서 고생할 만한 가치가 있는 존재였다면 겨울왕국의 공주님들은 비록 미숙하지만 그 미숙한 점을 성장시켜나가기 위해 스스로 사서 고생을 마다 않는 차이가 있을 뿐이라고나 할까? 


<겨울 왕국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캐릭터는 역시 눈사람 올라프였다.>

 여러모로 보나 겨울왕국의 주요 등장인물 네명과 하나는 꽤 잘 만들어진 캐릭터인 것 같다. 동생을 보호하고 부모님을 존중하기 위해 자신을 희생시키고 가두기만한 한 엘사, 역대 최강의 철없는 공주지만 자신을 성장시키기 위해, 사랑하는 이들을 위해 힘든 고생을 마다 않는 안나, 디즈니 왕자의 고정 관념을 산산히 부셔주는 한스 왕자, 디즈니 남자 주인공 역서상 둘째 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평범하면서도 친근한 얼음 장수 크리스토프, 그리고 태양과 열대 지방의 정취를 동경하는 마법의 눈사람 울라프까지! 이 밖의 다양하고 개성있는 등장 인물들도 적재 적소에 잘 배치되어있다.  


 겨울왕국의 CG기술은 이미 경지에 다다른 것 같다. 장난 스러운 안나 공주의 주근깨 하나하나의 표현 부터 겨울에 보고있자니 한기가 들 정도로 사실적이면서도 아름답게 표현된 눈과 얼음, 마치 살아움직이는 듯한 다양한 인물들의 동작 표현은 실로 놀라울 따름이었다. 과거 고 스티브 잡스가 디즈니에 팔아넘긴 픽사의 기술력이 이미 디즈니에 자연스럽게 잘 녹아들어간 듯했다. 질리지 않는 디즈니 특유의 유머와 등장 인물들의 아름다운 노래와 춤은 보는 이로 하여금 자연스럽게 얼굴에 미소를 띄게 만든다. 특히 더빙에서 더욱 빛을 발한 한국의 성우들과 가수들의 연기력과 가창력에 박수를 보내주고 싶다. 구지 월음 왕국의 주제를 말로 표현해 보라면 인간의 배타성이 낳은 불행을 이겨낼 수 있는 원동력은 사랑과 이를 위해 감뇌하게 되는 희생의 가치라고나 할까?


 전 세계적으로 너무나 큰 성공을 거두고 있는 만큼 너무 큰 기대를 하고 보아서 그런지 기대 만큼은 아니었지만 상당한 재미를 느끼며 즐겼던 작품이었다. 마지막으로 아직 안 본 이들이 있다면 이들에게 일러주고 싶은 말은 앤딩 크래딧 이후에 보너스 영상이 있다는 점이다. 항상 앤딩 크래딧을 끝까지 보는 나이기에 볼 수 있었던 영상이었다. 실제로 당시에도 이 영상을 본 관람객은 나와 내 일행 뿐이었다. 영화 감상할 때 만큼은 정신병적으로 급하기만 한 한국의 빨리 빨리 특성을 버리고 연유있게 앤딩 크래딧과 함께 흐르는 감미로운 OST를 감상하며 영화의 감동을 되새겨볼 수 있는 여유를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덤으로 앤딩 크래딧 이후의 영상을 보너스로 얻을 수도 있다. 그리고 영화 만든 이들이 앤딩 크래딧을 삽입한 이유는 이 역시 관객들이 감상해 주기를 바래서이고 우리가 영화 표를 구입할 때는 이를 감상할 권리도 함께 산 것이니 말이다. 





 호랑이 담배피던 시절 내 인생 처음으로 가정용 게임기를 이용해 즐겨본 게임은 바로 재믹스용 구니스(The Goonies, 1986, MSX 플랫폼)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동명 영화 구니스(The Goonies, 1985, 국내 게봉 1986)를 원작으로한 아기자기한 액션 게임이다. 



 영화의 주인공이었던 7명의 어린이들이 악당에게 잡혀가 해적의 동굴 곳곳에 갖히게된다. 주인공은 악당들의 방해와 해적 혼령들의 공격, 해적 동굴 여기저기에 설치된 함정을 피해 해적의 보물을 구하고 일곱 어린이들을 구해 동굴을 탈출해야 한다. 

 


 주인공이 취할 수 있는 액션은 고작해봐야 좌우 걷기, 점프, 줄타기, 펀치 공격 뿐이다. 동굴에서 발견할 수 있는 아이템을 잘 활용해가며 진행해야 하는 이 단순한 2D 그래픽 게임이지만 난이도는 그리 쉽지만은 않았다. 특히 길찾기를 통한 기억력 테스트가 어린 나이엔 가장 큰 난제였던 것 같다. 친구들과 몰려앉아 열심히 즐겨봤지만 엔딩을 본 기억은 없다. 의외로 숨겨진 요소도 많아서 즐길 거리가 당시에는 참 많았다. 또 하나 재미있는 점은 주인공의 체력 수치가 존재한다는 점이다. 적에게 공격당하거나 함정에 걸리면 이 수치가 줄어들고 모두 소진하면 게임 오버된다. 소진된 수치는 EXP를 모아 가득 체우면 회복된다. 물론 이 체력 수치와 관계없이 일격에 게임이 끝나는 함정들도 존재했다.  



 그나저나 영화를 원작으로 한 게임인상 의문점이 한가지 생긴다. 영화의 주인공 7명의 어린이들이 모두 잡혀있다면 아이들을 구출하기 위해 이리뛰거 저리뛰는 주인공은 누구란 말인가!!?! 이 포스팅을 작성하면서 알게된 사실이지만 그는 바로 슬로스였던 것이었다! 게임 그래픽의 표현력에 극단적인 한계가 있던 당시의 기술력이 이런 웃지못할 해프닝을 야기했다. 슬로스에 관해서는 아래 영화 이야기에서 언급해 보기로 하겠다. 또 하나 알게된 점은 이 게임에 패스워드 시스템이 적용되어 있다는 것이다. 각 스테이지를 클리어하면 알려주는 패스워드를 입력하면 해당 스테이지부터 이어서 게임을 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어렸을 때는 이 방법을 몰라 항상 첫 스테이지 부터 짧지 않은 긴 모험을 떠나야만 했던 것이다. 

 


 구니스의 패키지는 역시 위 이미지와 같은 롬 카트리지였다. 당시 꽤 고가였는데 검색을 통해 알아본 바로는 일본 판 원가가 당시 4,800엔에 육박했다. 지금의 재화 가치를 짐작해 보면 10만원이 훌쩍 넘지 않을까? 물론 개인적인 짐작일 뿐이다.



 당시 대우에서 정식 유통한 롬 카트리지를 가지고 있었던 것인지, 아니면 일본 직수입품이었는지, 재미나 같은 여타 회사의 복제품이었는지, 불법 복재품이었는지, 지금으로선 기억이 나지 않는다. 아래는 구니스 게임이 완전 공략되어있는 웹사이트의 링크다. 


MSX용 구니스 완전 공략

 


 스티븐 스필버그의 영화 구니스는 당시 상당히 성공한 어린이 모험 영화였다. 모험심이 가득하고 해적의 잃어버린 유산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지만 천식을 앓고 있는 병약한 소년 마이키를 중심으로 7명의 소년, 소녀가 우연히 발견한 오래된 해적의 보물지도를 이용해 보물찾기를 시작하면서 영화가 시작된다. 이 보물을 둘러싸고 악당들과도 경쟁하게 되는데 악당들에게 학대 당하던 괴물 같은 외모의 슬로스와 친해지고 그의 도움을 받기도 한다. 게임의 주인공은 바로 이 슬로스인 것이다. 위 이미지는 오래 동안 숨겨져있던 해적선이 바다로 떠나는 모습을 주요 등장인물들이 바라보는 영화의 마지막 장면인데 가장 왼쪽에 붉은 체크 무뉘 담요를 두르고 있는 거한이 바로 슬로스다. 

   


 주인공으로 등장했던 7명의 소년, 소녀들, 자세히 보면 의외로 오랜 세월이 지난 지금도 활발히 연기 생활을 하고 있는 배우들이 눈에 띌 것이다. 



 먹는 연기가 일품이었던 청크, 영화 전반적으로 코믹적인 요소를 담당했다. 




 구니스 맴버들이 성장한 모습이다. 아직도 왕성하게 연기활동을 하는 몇몇을 찾아볼 수 있다. 


 영화 구니스는 영화 자체의 큰 성공을 비롯해 다양한 콘텐츠로 제작되어 큰 인기를 누렸다. 그 인기만큼이나 영화의 OST이자 주제가라고도 할 수 있는, 가수 신디 로퍼의  'The Goonies 'R' Good Enough'역시 많은 사랑을 받았다. 아래는 젊었을 시절 신디 로퍼의 공연, 그리고 2011년 나이든 신디 로퍼의 공연 그리고 OST 유튜브 영상이다. 오랜 시간이 흐른 뒤 들어도 무척 정겨운 멜로디다. 

 

 

 


마지막으로 구니스 플레이 영상이다. 



 구니스, 영화도 게임도 아직 많은 이들의 추억속에 깊이 자리 잡고 있는 콘텐츠다. 어린이들의 모험심을 재미있게 표현해낸 영화, 지금과는 비교할 수 없는 오래된 기술로 어찌보면 조잡해 보이지만 그 아기자기한 게임성은 지금 보아도 손색이 없는 게임 구니스, 아직도 많은 이들의 어렸을 적 추억 속에서 생생하게 살아가고 있는 것만 같다. 




 재믹스(Zemmix)는 1985년 대우전자가 발매했던 가정용 컴퓨터 게임기다. 당시 MSX라는 마이크로소프트와 아스키가 만든 8Bit 컴퓨터 규격에서 게임 기능만을 특화해 간소화시켜 발매한 기기다. 당시 한국에 정식으로 발매된 최초의 게임기로서 큰 인기를 누렸다. TV와 연결한후 게임이 저장되어있는 롬 카트리지(당시 '롬 팩'또는 그냥 '팩'이라는 용어가 가장 대중화되어있었음)를 게임기에 끼워주고 전원버튼만 눌러주면 연결된 3버튼 조이스틱으로 간단히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간단한 기기였다. 첫 재믹스였던 CPC-50 이후에도 다양한 성능을 더한 재믹스들이 등장했다. 

 내가 처음으로 소유해 본 게임기는 바로 이 대우 재믹스 CPC-50이었다. 내 기억으로는 당시 분홍과 녹색 두 종류의 색상으로 발매되었었는데 내가 가지고 있던 것은 녹색 재믹스였다.  


 아래는 재믹스 CPC-50의 스펙, 출처는 출처는 100bit다. 지금으로선 놀라울 정도로 보잘것 없는 성능이라 하겠다.

 

ManufacturerDaewoo (Korea)TypeConsolle
Production start (mm-yyyy)- 1983Production end (mm-yyyy)-
RAM32Kb + 16Kb VRAMROM32Kb
CPUZ80A - 3,579 Mhz
Operating SystemMSX 1: MSX BASIC v 1.0
Text (Cols x Rows)40x24, 32x24
Graphics256x192@16 colors; 32 sprites
Sound3 sound channels (8 octaves) and a channel of white noise
Storage memory
Serial portParallel port
Others portRCA audio, video connectors, RF connectors (NTSC).
Original price Currency original price
Units sold
NotesThe Zemmix consoles were made by Daewoo (Zemmix in Korean means "It's fun").
Basically is a MSX-1 system compatible designed like a console. The Zemmix consoles can use the MSX-1 cartridges.
The Zemmix CPC-50 was sell in three colors:
  • Zemmix CPC-50B: Blue-Yellow.
  • Zemmix CPC-51W: White-Pink.
  • Zemmix CPC-51P: Pink-Blue.

Note: Don't have Reset button.  
Configurations 
Userjuanvm


 당시 조이스틱의 형상이 상당히 독특했는데 마치 전투기의 조종간 처럼 생겨서 손잡이 상단에까지 버튼이 하나 배치되어있었다. 바닦에는 고무 흡착기가 붙어있어 매끈한 바닦 표면에 고정시킬 수 있도록 되어있었다. 그리 튼튼하진 않아서 손잡이와 몸체를 연결하는 부위의 플라스틱이 잘 부러지곤 했다. 하지만 게임을 즐기는데는 큰 지장이 없으니 오히려 튼튼하다고 해야할까? 2인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게임 타이틀의 경우 이 조이스틱을 두개 연결해 사용했다. 최초의 재믹스 CPC-50 이후 기종에서는 더 이상 이 형태의 조이스틱을 유지하지 않았다. 



 위 이미지의 롬 카트리지는 게임용은 아니지만 대체로 재믹스의 게임 카트리지는 외와 같은 형태를 취하고 있다. 대우와 몇몇 회사에서 정식으로 수입 또는 생산 되는 것들도 있었지만 불법으로 복제 유통되는 것들도 많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때문에 상당히 다양한 색상과 모양을 취하고 있던 것이 바로 재믹스의 롬 카트리지다. 당시 인식율이 나빴는데 카트리지를 삽입하고 전원을 넣어도 게임이 실행되지 않을 때는 다시 카트리지를 불리해 단자 부분을 후후 불어서 먼지를 털어내고 다시 삽입해 작동 시키곤 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대체로 인식율이 나빴던 것들은 불법 복제된 카트리지가 아니었을까 생각된다. 


 아래 이미지들이 내가 처음으로 재믹스를 가지고 즐겼던 게임이다. 






 한국에서 사용되던 게임 타이틀 제목은 각각, 쿵푸, 마성전설, 구니스, 양배추인형이었다. 


 아래 유튜브 동영상은 당시 대우 재믹스의 TV 광고였다. 재밌어서 재믹스라는 광고 카피가 아직도 어렴풋이 기억에 남아있다.



 아래 영상은 내 최초의 게임 구니스의 실제 플레이 영상이다. 역시 유튜브에서 검색 가능한 동영상이다. 어려서 즐겼던 게임의 정겨운 배경음악과 효과음이 추억을 자극한다. 당시 이 게임이 지금은 메탈기어로 유명한 코나미에서 제작되었었다는 사실이 신기하기만 하다.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옛 추억의 가치가 점점더 높아져만간다. 비록 지금의 최첨단 게임에 비하면 너무도 보잘것 없어 보일지도 모르겠지만 당시 동심속에서 게임을 하던 즐거움은 어떠한 최첨단의 최신 게임과도 비교할 바가 없는 것 같다. 문뜩 더올라 작성해본 재믹스 관련 포스팅, 재믹스와 그와 관련한 추억을 잠시 떠올려 볼 수 있는 재미있는 시간이었다. 아래 링크는 MSX, 재믹스 관련해 다양한 포스팅을 구경할 수 있는 블로그다. 고작 6년전에 촬영된 재믹스 CPC-50의 실 사진도 감상해 볼 수 있다. 


 backmr님의 '재믹스 CPC-50'


 

 멜 깁슨(Mel Gibson, 1956)주연의 엘지 오브 다크니스(Edge of Darkness, 2010), 실로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영화였다. 30년 국가를 위해 경찰로서 복무한, 유능한 베태랑 형사 크레이븐(멜 깁슨 분), 그에게 남은 것은 눈 앞에서 처참하게 살해당한 딸의 주검뿐이었다. 상상하기 조차 힘든 슬픔과 분노를 감추며 딸을 앗아간 거대한 음모에 맞서 홀로 힘든 싸움을 해 나간다. 


 영화 엣지 오브 다크니스는 헐리웃 영화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절제의 미학을 극도로 잘 표현해 놓았다. 견디힘들 정도의 고통을 겪고도 이성을 잃지 않고 힘든 싸움을 계속해 나가는 크레이븐을 보고 있으면 깊은 슬픔과 분노는 어느사이 자연스럽게 관객의 몫으로 넘어간다. 치밀하고 섬세하지만 그러한 이 영화만의 장점을 과대 포장하지않는다. 인간의 극한의 슬픔과 분노를 표현하고 있지만 과장된 오열이나 잔인한 복수를 강조하지도 않는다. 70의 장점을 가지고 있으면 120으로 과대 포장하는 다수의 영화들과는 달리 90의 장점을 90 그대로 보여준다. 역시 이 영화의 백미는 바로 절제된 표현에있다. 


 이미 60의 나이(영화 개봉 당시 54, 현재 58)를 바라보고 있는 숙성된 연기자 멜 깁슨의 연기는 놀라울 정도로 경지에 올라있다고 할 수 있다. 그가 연기한 크레이븐은 유능하고 냉철한 형사이면서, 나를 비롯한 대다수 남성들이 그렇듯, 감정 표현에 서투른, 하나뿐인 딸을 가슴 깊이 사랑하는 평범함을 가진 남자다. 오랜만에 사랑하는 딸을 만나 표현이 어색하게 나마 딸에 대한 사랑과 만남의 기쁨을 감추지 못하는 그에게 딸은 싸늘한 주검으로 안기게 된다. 슬픔과 분노로 얼룩진 크레이븐, 하지만 영화는 이 어느 하나도 직설적으로, 또는 과장해 표현하지 않는다. 덤덤하게 관객의 공감을 살 뿐이다. 이 점에서 멜 깁슨이라는 배우의 진가가 발휘된다.


 딸 앞에서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어색하게 웃어보이던 아버지, 딸을 잃은 슬픔과 증오를 삭혀가며 끝까지 이성과 의지를 잃지 않는 한 남자의 연기를 그는 너무도 덤덤하게 표현해내고 있다. 지금까지 멜 깁슨의 연기에는 대부분 광기와 폭력이 가장 주된 조미료였다. 그리고 이미 무표정과 눈 빛 연기만으로도 그는 내제된 광기를 관객에게 전달하기에 이른 것 같다. 이 처럼 표현하기 힘든 깊이있는 연기를 너무도 자연스럽게 잘 소화해낸 멜 깁슨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개인이 상대하기에는 너무도 힘겨운 거대한 음모에 맞선 싸움에 끝까지 의지를 잃지않고 스스로를 불사르는 너무도 어려운 연기에 관객이 충분히 긍정할만한 개연성을 부여한데는 그의 완성도 높은 연기가 크게 한 몫을 한 것이다.  

 

 엣지 오브 다크니스 절제된 표현, 깊이있는 복선, 섬세한 연출, 배우의 완성된 연기가 잘 어울어진 가치 높은 영화였다. 멜 깁슨의 오랜 연기 생활에 한 획을 그을만한 작품이었다고 생각된다.     



사기》(史記)는, 중국 전한 왕조의 무제 시대에 사마천이 저술한 중국의 역사서이며, 중국 이십사사의 하나이자 정사의 으뜸으로 꼽힌다. 초기에는 《태사공서》(太史公書)로 불렸는데, 후한 말기에 이르러 처음 '사기'라 불리게 되었고 이것이 현재 일반적으로 널리 알려진 명칭으로 쓰이고 있다. 「본기(本紀)」 12권, 「표(表)」10권, 「서(書)」8권, 「세가(世家)」30권, 「열전(列傳)」70권으로 구성된 기전체 형식의 역사서로서 그 서술 범위는 전설상의 오제(五帝)의 한 사람이었다는  (기원전 22세기)에서 기원전 2세기 말의 전한 무제까지를 다루고 있으며, 그 서술 방식은 후대 중국의 역사서, 특히 정사를 기술하는 한 방식의 전범(典範)이 되었고, 유려한 필치와 문체로 역사서로서의 가치 외에 문학으로서도 큰 가치를 가진 서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편찬시기는 기원전 109년에서 기원전 91년 사이로 추정된다. 《사기》와 같은 역사책을 짓는다는 구상은 이미 사마천의 아버지인 사마담 때부터 존재했으나, 사마담은 자신이 그 일을 완수하지 못하고 죽음을 맞게 되자 분개하며 아들 사마천에게 자신의 뒤를 이어 역사책을 짓는 일을 완수해줄 것을 유언으로 남겼다. 사마천은 그러한 아버지의 유언을 받들어 《사기》의 편찬을 계속하게 되었다. 그런데 기원전 99년, 사마천은 흉노에 투항한 자신의 친구 이릉(李陵)을 변호하다 무제의 노여움을 사서 투옥되고, 이듬해에는 궁형에 처해졌다. 옥중에서 사마천은 고대 위인들의 삶을 떠올리면서 자신도 지금의 굴욕을 무릅쓰고서 역사 편찬을 완수하겠다고 결의하였다고 한다. 기원전 97년에 출옥한 뒤에도 사마천은 집필에 몰두했고, 기원전 91년경 《사기》는 완성되었다. 사마천은 자신의 딸에게 이 《사기》를 맡겼는데, 무제의 심기를 거스를 만한 기술이 《사기》 안에 포함되어 있었기 때문이었고, 선제 시대에 이르러서야 사마천의 손자 양운(楊惲)에 의해 널리 퍼지게 되었다고 한다.

당대(唐代)에 사마천의 후손 사마정(司馬貞)이 《사기색은》(史記索隱)에서 《죽서기년》(竹書紀年) 등을 참조하여, 과거 사마천이 서술하지 않은 오제 이전의 삼황(三皇) 시대에 대해서도 「삼황본기」(三皇本紀)를 짓고 「서」(序)도 곁들였다.


『사기』의 내용 전반을 관통하고 있는 사상은 바로 「하늘의 도라는 것은 옳은 것인가, 그른 것인가(天道是非)」에 대한 질문이기도 하다. 하늘의 도리, 즉 인간의 세상에서 이루어져야만 하는 올바른 길이라는 것이 정말 존재하기는 하는 것인지에 대한 물음이다. 《사기》 열전에서 가장 먼저 다루고 있는 「백이열전」(伯夷列傳)에서 사마천은 의인(義人)임에 틀림없는 백이와 숙제가 아사(餓死)라는 초라한 죽음을 맞은 것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이에 대해서는 사마천 자신이 과거 친구이자 이릉의 불가피한 항복을 변호했던 올바른 행동을 하고도 궁형이라는 치욕스러운 형벌을 받은 것에 대한 비통함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 있다.

그가 《사기》를 집필하던 시대 한 왕조는 무제에 의한 유교의 국교화가 진행되고 있었다. 공자에 대해서도 제후(諸侯)가 아닌 그를 굳이 세가(世家)의 반열에 넣은 것도 그러한 이유에서였다. 《사기》의 기술은 유교 사상이 주가 되는 와중에 다른 사상도 가미되어 있는데(사마천 자신이 도가에 특히 호의적이었기 때문이었다고도 한다) 이것은 「사실」을 추구한다는 역사서 편찬 목적에서 비롯되었다. 반진(反秦) 세력의 명목상의 영수(領袖)였던 의제의 본기를 짓지 않고 실질적인 지배자인 항우의 본기를 지은 것도, 여후의 꼭두각시에 불과했던 혜제를 본기에서 제외하고 마찬가지로 「여후본기(呂后本紀)」라는, 여후의 본기를 지은 것도, 그러한 자세의 발로였던 것으로 보인다.

왕후(王侯)를 중심 대상으로서 서술하면서도 민간의 인물을 다룬 「유협열전」(遊侠列傳), 「화식열전」(貨殖列傳), 암살자의 전기를 다룬 「자객열전」(刺客列伝) 등 권력과는 거리가 멀었던 인물에 대한 기술도 많다.

또한 당시 무제와 외척간의 추악한 권력다툼을 묘사한 「위기무안후열전」(魏其武安侯列傳)이나, 남색(男色)이나 아첨으로 부귀를 얻은 자들을 다룬 「영행열전」(佞幸列傳), 법률을 등에 업고 위세를 부리며 사람들을 괴롭혔던 관리들의 이야기를 모은 「혹리열전」(酷吏列傳)과 더불어 법률을 가지고 사람들을 올바르게 이끌었던 관리들에 대해서도 「순리열전」(循吏列傳)으로 정리하는 등, 안이한 영웅 중심의 역사관에 치우치지 않는 유연하고 다양한 시점유지도 눈여겨볼 점이다. 뿐만 아니라 당시 한의 숙적이었던 흉노를 비롯한 주변 기마민족이나 이민족에 대해서도 한의 가치관을 기준으로 논평하는 것이 아니라 기본적인 사실만을 담담하게 쓴다는 태도로 임하고 있다.

이러한 사마천의 태도는 유교가 중국 사회의 주도권을 잡게 되면서 종종 비판 대상이 되었다. 《한서》를 지은 반표의 경우 사마천이 건달이나 졸부 같은 인물을 사서에서 다루고 유교를 경시하며 도교에 가까운 입장을 취했다며 비판했고, 《문심조룡》(文心雕龍)에서는 여자인 여후를 본기로서 서술했다며 비난하였다. 《사기》를 일종의 악서(惡書)로 보는 시점은 몹시 일찍부터 존재했는데, 성제 때에 제후인 초왕(楚王) 유우(劉宇)가 한 조정에 《태사공서》를 요구했는데, "옛날의 합종연횡(合従連衡)이며 권모술수가 자세히 담겨 있는 책이라 제후들에게 읽게 할 책이 아니다"라는 의견이 나와 결국 허락되지 못했다는 것이다.[1] 또한 촉한의 초주(譙周)는 사서의 편찬은 경서(經書) 즉 유교 서적에만 의거해야 하는데 《사기》는 그러지 않고 제자백가의 설까지 인용했다며 비난하고, 《고사고》(古史考) 25편을 지어 유교 경전에 비추어 《사기》의 오류를 교정하기도 했는데, 《고사고》는 훗날 당대에도 《사기》를 읽을 때면 함께 읽히곤 했음을 당대 유지기(劉知畿)가 편찬한 《사통(史通)》 고금정사편(古今正史篇)에서 확인할 수 있다.

또한 후대에는 《사기》와 《한서》의 비교 분석이 많은 지식인에 의해 이루어졌다.


역사 서술을 위한 간결하면서도 힘찬 문장은 「문성(文聖)」 또는 「백전노장의 군대 운용」과 같은 것으로 격찬받았다. 특히 「항우본기」는 명문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정사로서 기술된 당대 역사적 사건에 대한 기본 정보는 섬세한 기술로 당시의 생활이나 습관을 알 수 있는 부분이 많다. 특히 「서(書)」의 내용은 전한 시대의 세계관이나 정치, 경제, 사회 제도 등에 대한 중요한 자료로 꼽힌다. 또한 흉노를 비롯한 주변 이민족이나 서역에 대한 기술도 현재 알려져 있는 지리와 유적 발굴 등에서 판명된 당시 상황과의 정합성이 높고, 이러한 지방의 당시를 알기 위한 귀중한 단서가 되어 있으며, 진시황 본기의 "진시황이 자신의 무덤에 근위병 3천 인의 인형을 묻었다"는 기술에 대해서도, 시안 시 교외의 병마용갱 발견으로 그 정확성이 증명되었다.

한편, 《사기색은》이 인용한 《죽서기년》 등과의 비교 작업에서 연대 모순 등의 문제점이 종종 지적되고 있다(예를 들면  왕가의 요와 합려의 세대간의 가계도 등).


 위는 사마천의 사기에 관한 위키백과의 내용 일부를 발췌한 것이다. 중국은 그 거대한 영토와 다양한 문화 유구한 역사 만큼이나 불멸의 가치를 지닌 책가 다양하게 존재한다. 사마천의 사기 역시 유구한 시대를 초월한 불멸성을 가지고 있는 명작이다. 사마천은 스스로 정의를 행했음에도 궁형(궁형(宮刑)은 남/여의 생식기에 가하는 형벌로서, 남성은 생식기를 제거 (거세:去勢)하고, 여성은 을 폐쇄하여 자손생산을 불가능하게 하는 형벌이다. 춘추전국시대에 행해진 이 형벌은 사형을 당하게 되는 죄인 (사형수)에게 사형과 궁형 중 선택할 수 있도록 했는데 사형을 선택하면 사람들에게 존경받는 반면 궁형을 택하면 그 사람의 모든 명예는 무시되었다. 따라서 당시에는 궁형이 사형보다 더 큰 형벌로서 인식되었다. 사마천은 이 궁형을 당한 후에도 굴하지 않고 사기를 편찬했다.)을 당하고 그 상황에서도 의지를 잃지않고 정열을 쏟아 130권에 달하는 사기를 편찬했다. 사기는 중국 고대, 은주 시대에서부터 사마천의 당대인 한대에 이르는 역사와 함께 중국과 중국 주변을 아우르는 다양한 이야기를 다루는 역사서의 형태를 하고 있으면서도 그 문학적 가치도 높이 평가받고있다.

 이런 중국의 명서 사기를 꼭 한 번 재대로 읽어보고자하는 열망은 항상 가지고 있었다. 우연한 기회에 지하철역 간이 서점에서 단돈 7,000원에 판매되고 있는 사기를 발견하고 구입해 읽게 되었다. 이 사기는 130권에 달하는 사기의 내용을 사기와 사기 열전 두 권에 담아내고 있는 만큼 많은 한계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그런 만큼 이 책만의 장점도 적지않다. 사기 전체가 다루고 있는 이야기를 한 권의 책으로 한 번 간단히 훑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 하겠다. 또한 단 한 권 책자임에도 500페이지 분량은 생각보다 많은 내용을 담아내고 있다. 한권에 방대한 내용의 사마천의 사기를 담아내기 위해 많은 노력을 쏟은 흔적이 보인다.

 최근에 주위에서 역사서를 읽는 이를 본 적은 없다. 아마도 눈 앞에 보이는 실질적인 이득을 기대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일 수도 있겠다. 과거의 역사 속에서 현재와 미래에 제공할 교훈을 찾는다라는 말이 많이 쓰이긴 하지만 글쎄....

 나는 역사 이야기를 무척 좋아한다. 그렇다고 과거 이야기에서 큰 교훈을 얻어 실질적인 이득을 기대하는 것은 아니다. 단순한 흥미와 재미, 지식욕의 자극에서 큰 의미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이 조차도 큰 가치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2100년이 넘는 역사를 뛰어넘어 나에게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선사하고 있는 사기, 어찌 재미있지 않겠는가?! 앞으로 꼭 한 번 더욱 깊이있게 다루어진 사기를 읽어보고 싶다. 





 카네기의 인간관계론은 분류를 구분하자면 내가 가장 싫어하는 자기계발서라는 장르로 불릴 수 있는 서적이다. 그중에서도 성공이나 처세, 리더쉽 등 내가 가장 관심없어하는 분야를 주로 다루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정말 우연한 기회에 읽게된 이 카네기의 인간관계론은 생각보다 깊은 인상을 안겨주었다. 대체로 에세이나 자기계발서가 얕은 경험적 지식에 의한 시스템적인 인간관계에서 발생하는 작용과 반작용에 관한 내용을 다루고 있다면 데일 카네기가 쓴 인간관계론에서는 좀 더 철학적인 수준의 인간 소통법을 다루고 있다. 그리고 그러한 성공적인 인간 소통법을 바탕으로 성공에 이르는 기본을 다질 수 있다는 주제를 가지고 있다. 인간 성공의 가치관은 실로 다양하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서점의 책장을 가득 매우고 있는 소위 자기계발서라는 책자들은 한결같이 하나의 가치관만을 강요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카네기는 성공이 무엇이라고 딱히 규정하기 보단 자신이 원하는 성공에 이르기 위해 성공적인 인간관계가 필요할 경우를 대비해 기본을 다져놓을 수 있는 철학적 사고관을 제시하고 있다.

 가끔은 우연히 손에 든 책자가 깊은 인상을 남기곤 한다. 때론 그 책자가 취향 밖의 내용을 다루고 있을 때도 있다. 이런 점에서 취향의 편협함은 많은 새로운 자극의 기회를 발로 차 버리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 정말로 우연한 기회에 읽게 되었던 카네기 인간관계론, 재미있고 특이한 책이었다.




 비디오테이프(영어: videotape문화어: 비데오테프)는 영화 필름과 대조되는 자기 테이프 위에 영상과 소리를 기록하는 수단이다. 대부분의 경우, 나선형 스캔 비디오 헤드가 2차원으로 자료를 기록하기 위해 움직이는 테이프에 맞대어 회전한다. 왜냐하면 영상 신호는 매우 높은 대역폭을 가지고 있으며 멈춰 있는 헤드들은 극히 높은 테이프 속도를 요구하기 때문이다. 비디오 테이프는 비디오 테이프 레코더(VTRVCR)와 캠코더에서 쓰인다. 테이프는 정보를 저장하는 데 있어서 선형 방식이며, 거의 대부분 비디오 기록물들이 날마다 디지털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디지털 영상 데이터의 비선형/임의 접근 방식들이 일상화됨에 따라(DVD나 하드 디스크 등을 이용하는 캠코더가 일상화됨에 따라) 비디오테이프의 중요성은 점차 사라질 것으로 예측한다. 2010년 말 기준으로 코스모신소재에서 전 세계 단독생산하고 있다.


 위의 비디오테이프에 관한 글은 위키백과에서 발췌한 것이다. 과거 CD가 등장하기 전까지 가장 대중적인 영상매체로 사용되었던 것은 자기테이프 위에 영상과 소리를 기록하여 재생할 수 있는 비디오테이프였다. 비디오테이프는 일본에서 만들어빈 베타맥스 등 상당히 다양한 규격으로 생산되었지만 국내에서 대다수를 차지한 것은 VHS(Video Home System, 1976년경 생산 시작)형식 이었다. CD, DVD가 대중되고 하드디스크나 메모리 등의 대용량 소형 저장 매체가 영상 녹화의 자리를 대체해가며 현재는 거의 사라져버린 수단이다. 


 집에는 오래된 DVD플레이어가 있는데 VHS 비디오테이프를 함께 재생할 수 있는 기기이다. 오래도록 사용되지 않고  방치되어있어서 제대로 작동하는지 조차 의문이었다.  



 어쩌다 발견된 VHS 테이프 하나가 이 기기의 오랜 잠을 깨우는 계기가 되었다. 바로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지브리 애니메이션 바람계곡의 나우시카( 風の谷のナウシカ, 1984년) 비디오테이프를 발견한 것이다. 어렸을 적 동생이 어딘가에서 구입해 온 물건이었다. 당시 동생이 디즈니 애니메이션을 비롯해 몇 가지 VHS를 구입했는데 아직도 이 것들이 집에 남아있다는 것이 신기하면서도 기쁠 따름이다. 어쨌든 이 테이프를 발견하는 순간 한 번 재생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래도록 사용되지 않았던 기기지만 외관상 상태에서는 큰 문제가 없어보여서 바로 테이프를 삽입해 보았다. VHS의 황혼기 플레이어들은 위 이미지처럼 테이프의 3/4 정도를 삽입하면 재생기가 자동으로 테이프를 잡아당기듯이 기기 내부로 들여보냈는데 어려서는 이 작동 방식이 무척 신기하고 느낌이 독특해 꽤 좋아했었던 기억이 난다. 지금도 이 방식의 느낌이 꽤 좋게 느껴진다. 



 처음에는 작동이 안되길래 역시 오래되서 고장인가보다 하다가 문뜩 떠오른 생각이 바로 리와인드(rewind)! VHS는 안에 긴 자기테입이 왼쪽 드럼에 원형으로 감겨있다가 재생기의 힘으로 회전하며 오른쪽 드럼으로 감기면서 플레이어의 해드가 자기테입의 테이터를 읽어 영상으로 출력하는 방식이라 한 번 테이프의 내용을 다 보고 나면 다시 볼 때는 리와인드해서 왼쪽 드럼으로 테이프를 감아주어 원상회복시켜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즉 이 VHS는 마지막으로 한 번 끝까지 다 본 상태여서 다시 보려면 리와인드가 필요했다. 리와인드를 시작하자 테이프 감기는 소리가 정겹다. 요즘같은 시대에는 이 몇 분간의 리와인드 시간이 지겹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어린 시절 이 리와인드 시간은 VHS가 보여줄 영상에 대한 미묘한 설레임의 시간이었다. 오랜만에 VHS를 재생해 보고있는 나에게도 어렸을적 못지 않은 가벼운 설레임이 느껴졌다.



 놀랍게도 아무런 문제없이 VHS 버전의 바람 계곡의 나우시카가 재생됐다. 아름답고 몽환적인 배경 음악과 함께 나우시카의 사부이자 전설의 검객 유파가 부해에 뒤덮여 폐허가 되어버린 마을을 관찰하는 장면이 보여진다. 곧이어 작품의 주인공 나우시카가 개인용 비행기 매배를 타고 하늘을 나는 모습이 보여진다. 항상 지브리의 애니메이션을 볼 때면 느끼는 점이지만 미야자키 하야오가 표현한 비행 장면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무언가가있다. 부드럽게 날아오르는 바람의 느낌을 절묘한 속도로 잘 표현하다가고 갑자기 속도감을 주어 아슬아슬느낌 조차 예술적으로 보여준다. 평생을 애니메이션을 만들어온 이 노인네의 이런 몇몇의 독보적인 재능은 현재 아무리 발달한 기술로도 쉽게 흉내를 내지 뫃나는 것 같다. 



 한 번 재생만 해보려던 것이 옛 추억에 젖어 마지막까지 모두 감상하고 말았다. 과거의 유물과도 같은 기기가 첨단 LED방식의 고화질 TV에 연결된 모습이 무척 이질적이다. 때문에 오래된 VHS 화질의 한계가 너무도 뚜렷이 보이지만 그점이 싫지만은 않다. 이미 CD, DVD를 넘어서 블루레이(Bru-Ray)의 초고화질 영상에 익숙해진 시대이지만 부족함이 있더라도 옛 시절의 향수는 어쩔 수 없이 감성을 깊이 자극한다. 인간의 돌이킬 수 없는 실수를 경고하는 바람계곡 나우시카의 메시지, 나우시카의 메시지 이후 30년이라는 적지 않은 세월이 흘렀음에도 아직도 전쟁을 일삼고 방사능을 바다에 뿌려대며 대기를 유독한 미세먼지로 가득 채우고 증오심을 키워가는 나를 비롯한 인류의 모습은 안타깝기만하다. 


 과거와 현대가 미묘하게 조화되는 소소하지만 특별한 경험이었던 것 같다.



2010/02/20 - [즐거운 취미와 문화/만화 이상의 만화] - 바람계곡의 나우시카를 만화책으로 만나보자!

 



 작년 10월에는 그토록 기다리던 킥애스(Kick-Ass)의 후속작 킥애스2를 드디어 감상할 수 있었다. 전작 킥애스1 이후 약 3년 반만에 개봉된 것이었다. 전작 킥애스는 아무런 기대 없이 보았다 받은 충격이 이루 말할 수 없었기에 그 후속작에 큰 기대감을 갖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전작때문에 생긴 큰 기대감 때문인지도 모르겠지만 킥애스2에 대한 만족감은 전작은 그것에는 크게 모자랐다. 하지만 킥애스2가 재미없었냐면 절대 그렇진 않았다. 충분히 재미있는 영화였지만 전작의 수준에는 미달이라는 말일 뿐이다. 킥애스1의 성공에도 불구하고 후속작 킥애스2에는 더 적은 양의 예산이 투입되었을 뿐 아니라 전작의 감독 매튜 본이 엑스맨 차기작 준비로 인해 신인 제프 와로드 가 감독을 맡은 영향도 컸을 것이다. 전작도 여타 헐리웃 영화에 비하면 상당히 저예산 영화였는데 이 조차도 줄였다니!?! 킥애스2의 제프 와로드 감독은 겟썸이라는 하이틴 격투기 영화로 꽤 이름이 알려진 감독으로 나 역시 겟썸이라는 영화를 무척 재미있게 보았지만 매튜 본 만큼 킥애스라는 컨텐츠에는 잘 맞질 않았나보다. 어쨌든 전작보단 못하지만 정말 재미있게 본 영화였다. 

 

<킥애스1, 2에서 클로이 모레츠, 힛걸의 권총 사격 자세! 아무리 단련해도 넘어설 수 없는 소녀의 근력과 골격! 과연 대구경 권총을 한 손으로 쏴서 명중률은!?!>


 역시 킥애스의 가장 큰 관심사는 바로 힛걸 역의 클로이 모레츠일 것이다. 1997년생으로 현재 약 17살 정도의 어린 나이의 배우 클로이 모레츠는 어려서 부터 강렬한 연기력을 발휘하고 있는 배우다. 킥애스의 힛걸역도 역이지만 그동안 배테랑 어른 배우들 조차 쉽게 엄두를 내지 못할 역할들을 놀라울 수준으로 소화해낸 배우다. 특히 렛미인의 흡혈귀 소녀의 역할은 등골이 오싹했을 정도이다. 어른 이상으로 살인에 능한 힛걸 역을 비롯해 아무리 프로 배우라지만 아직 어린 소녀에겐 상당히 충격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배역을 소화해냈던 그녀의 정서가 약간 걱정다. 어쨌든 난 한 명의 관객으로서 그녀를 배우로서 볼 수 밖에........ 맡은 배역들이 그녀에게 나쁜 영향을 크게 주지 않았길 바랄뿐이다. 



 3~5년여만에 그녀 클로이 모레츠는 폭풍 성장을 보였다. 하지만 서양의 백인 소녀 치고는 성장 속도가 늦은 편인지도 모르겠다. 원작에서는 15살, 그녀는 17살! 아직은 큰 문제가 없지만........ 



 만약 후속작이 등장한다면 그녀의 성장은 큰 걸림돌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소녀 히어로 힛걸역을 그녀는 계속 소화해 낼 수 있을까? 아마도 킥애스3가 가능할지에 관한 가장 중요한 열쇠는 그녀가 쥐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이번에 힛걸이 타고 등장한 두가티 1198 파니갈레! 역시 아름답고 작은 이륜자동차인 만큼 여성한테 더 잘어울리는 것 같다. 힛걸과 무척 잘 어울렸다. 


 또 한 명 강력한 존재감을 들어냈던 캐릭터 마더 러시아!!!!! 여성이지만 강인한 육체로 킥애스와 힛걸의 강력한 적으로 등장한다. 그 폭력성이나 여성이면서도 강력한 근육질 육체, 한 번 보면 잊지 못할 강렬한 인상 등 그 존재감 만큼은 주인공들을 능가했다. 


 킥애스2에서 가장 중요하게 다루었던 주제는 전작과 다르게 힛걸의 정체성 혼란에 관한 문제였다. 전작과는 많이 벗어나는 주제이지만 나름 괜찮은 재미를 선사했던 것 같다. 그리고 마지막 앤딩 크레딧 이후에는 보너스 영상이 존재한다. 킥애스3를 연상할 수도 있는 영상이다. 킥애스의 원작자 마크 밀러는 킥애스3 제작을 강하게 원했다고 하지만 글쎄 어찌될까?

2013/01/08 - [이륜자동차 일기] - 킥 애스2 힛걸 신형 두카티 이륜자동차를 타고 등장 예정!


2010/05/03 - [즐거운 취미와 문화/즐거운 영상물들] - 킥애스(Kick-Ass) vs 아이언맨 2(Ironman 2)


2010/04/12 - [즐거운 취미와 문화/즐거운 영상물들] - 슈퍼 히어로 영화들을 간단히 정리해보자





제목 : 디오자망트의 열정(La Passion de DIOSAMANTE)

그림 : 장 클로드 갈(Jean-Claude Gal) 

글 : 알렉산드로 조도로프스키(Alexandro Jodorowsky)


 프랑스는 만화가 하나의 예술 장르로서 자리매김하고 있는 문화 선진국이다. 이런 프랑스 만화 예술계에서 거장으로 추앙받고 있는 고(故) 장 클로드 갈은 그 정교하고 치밀하면서도 역동적인 그림채 때문에 평생에 단 다섯 작품의 만화를 그렸을 뿐이다. 오늘 소개하는 디오자망트의 열정 역시 10년의 기간동안 집필해 완성한 약 60페이지 정도 분량의 작품이다. 그의 다섯 작품 중 유일하게 전체가 채색된 것으로 여타 그의 작품들이 흑과 백의 강렬한 대조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면 신비로운 색감으로 채색된 디오자망트의 열정은 좀 더 부드럽고 인간적인 인상을 보여준다. 


 끝없이 눈부신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지만 잔인하고 욕망에 충실하고 이기적인 성격의 아리스의 강인한 여왕 디오지망트, 아리스의 모든 남자들은 그녀의 연인이 되고 싶어 안달이다. 하지만 그녀의 연인이 되기 위해서는 살인이 용인되는 잔인한 시합에서 승자가 되어야 한다. 하지만 그 시합의 승자마저 시합의 부상으로 바로 죽자 성안의 생활에서 염증을 느낀 디오자망트는 자신의 열정을 해소하기 위한 기나긴 여정을 떠난다. 


 그녀의 여정과 여정 끝에 그녀가 마주한 진실은 마치 불교적인 해탈을 연상시킨다. 모든 호화와 세상 모든 것을 손아귀에 쥐고 있던 것 처럼 보이던 잔인한 여왕이 모든 것을 버리고 구도자로서 떠나는 여행을 장 클로드 갈은 강렬하면서도 세밀한 필체와 몽환적인 색채로 표현하고 있다. 국경과 종교, 인종을 넘어선 독특한 세계관과 주제가 장 클로드 갈의 그림과 어울어져 무척 신비로운 느낌을 주는 역작이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로보캅 리메이크(RoboCop 2014) 개봉이 눈 앞으로 다가왔다. 어린 시절 로보캅이라는 영화에 큰 충격을 받았던 나에겐 정말 가볍게 넘어갈 수 없는 놀라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꽤 오래전 부터 리메이크 소식이 머나먼 한국에도 간간히 전해지긴 했지만 다양한 이유로 개봉은 불투명하기만 했다. 하지만 막상 이렇게 개봉이 확정되고 보니 기분이 참 새삼스럽니다. 무척 큰 기대를 품게 만든다. 로보캅 원작의 모습에 가까운 형태로도 등장하지만 과거 팀 버튼의 배트맨을 연기했던 마이클 키튼(로보캅 리에이크에서는 OCP의 수장 역할)에 의해 검정색으로 도장되는 듯 하다. 게리 올드만과 사무엘 잭슨의 연기도 무척 기대된다.  원작보다 더욱 비중이 커진 알렉스 머피의 부인의 역할 역시 큰 기대를 하게 만든다. 아래 링크는 내가 작성한 로보캅 관련 포스팅 들이다.


2013/01/04 - [즐거운 취미와 문화/즐거운 영상물들] - 로보캅! 그리고 로보캅 리메이크를 기다린다!


2013/01/03 - [이륜자동차 일기] - 로보캅 리메이크에 첨단 이륜자동차 등장!!


2010/05/25 - [즐거운 취미와 문화/즐거운 영상물들] - SF 영화 걸작선 (4) 불안한 인류의 미래 2


 그리고 아래는 로보캅 리메이크에 관한 엔하위키의 내용이다. 상당히 재미있는 내용이 많으니 관심이 많은 이들은 한 번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로보캅(2014)

최종 확인 버전: 

robocop2014.jpg

Contents

1 소개
2 트레일러
3 캐스팅
4 반응 및 평가

1 소개 

로보캅의 리부트 계획으로서 처음에는 2010년도에 대런 아로노프스키 감독에 의해 3D 영화로서 계획된 리메이크작이었으나, 스튜디오 MGM의 재정난(2010년 11월에 연방파산법 제 11장 적용)으로 인해 좌초될 뻔 했었다. 하지만 그 후 소니 픽쳐스 배급, 엘리트 스쿼드 시리즈로 유명한 호세 파딜라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조엘 키나먼을 주연으로 앞세워 제작되는 것이 결정되었다. 이쪽도 원래대로라면 2013년 8월 9일에 공개가 예정되어 있었지만, 2012년 9월 19일에 연기되었음을 밝히면서, 최종적으로 2014년 2월 7일 개봉이 결정되었다.

그리고 촬영현장이 공개되었는데, 고무 슈트를 입은 로보캅이 나와서 아연실색하게 만들었다. 그나마 세간의 예측으로는 저 슈트 위에 CG를 덧씌워서 로보캅스러움을 연출하나 싶었지만, 티저영상이 공개되면서 꿈도 희망도 없이 확인사살을 날려 주었다.나의 로보캅은 이러지 않아 사실 좀더 원작에 가까운 은색의 덩치 큰 형태도 존재하는데 그건 영화 스토리상 로보캅 초기형이고 후기형에서는 택티컬하게 좀 더 늘씬하고 새까만 형태로 바뀌어 활약하는 스토리인지라 그냥 초기형으로 계속 가지 하는 아쉬움을 표현하는 사람도 많다. 반대로 저 검은 컬러를 좋아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건 원본과 리메이크판의 로보캅에 대한 시선 차이를 반영하기도 하는데 로보캅에 대한 원판 OCP의 시선은 '범죄 박멸용 로봇'이고, 리메이크판에서 OCP의 시선은 '(회사 홍보용) 히어로(인척 하는 로봇)'이다. 그때문 리메이크판에서 검은색으로 폼나게 바꾸게 되는 것.

설정도 미묘하게 다른 게 원작에서는 총에 수도 없이 맞아 걸레짝 수준이 된 머피를 주요 장기와 신경계만 뽑아다가 기계 몸체에 이식하는 방식이었지만, 리메이크에서는 폭탄 테러로 화상 및 왼팔과 왼다리가 절단되었을 뿐이고, 신체가 상당 부분 살아있는이라지만 80%가 4도 화상 덕분에 생체적인 부분을 거의 남겨둔 상태로 로봇 몸에 이식한다. 원작에서 한쪽 팔을 살릴 수 있는데도 쓸모없다며 잘라버리는 것과는 정 반대의 연출. 덕분에 인간의 감정을 거의 잃었던 원작의 알렉스 머피와는 달리 나름 감정 표현 및 사물 인식에는 문제가 없어보인다.이런 탓에 2014의 머피는 '자유 의지'를 갖고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페이크다 이 병신들아로 OCP가 입력한 프로그램의 우선순위에 따라 움직이게 되어 있어 대놓고 인간임을 무시한 원판 OCP와 달리 리메이크판은 인간 대우를 하는 척하면서 꼭두각시로 쓰려 하는 것으로 보이고 있다.

은근히 배트맨과 연관되는 부분이 있다. 배트맨 실사영화 시리즈의 핵심 인물 역 배우가 둘(마이클 키턴게리 올드먼)이나 나오며 주인공이 테러를 당할 당시 폭탄이 설치된 차량이 한국차(기아 K5)다.[1] 또한, 배트맨 비긴즈에서 텀블러가 중간에 검은색로 바뀌었던 것처럼 로보캅도 중반에 검은색으로 바뀐다. 결정적으로 색 주문을 배트맨 비긴즈에서는 브루스 웨인 역이었던 크리스천 베일이, 그리고 로보캅 2014에서는 팀 버튼의 배트맨에서 브루스 역이었던 마이클 키턴이 한다.

2 트레일러 





2013년 9월 5일자로 첫 트레일러 영상이 공개되었다. 마지막의 로보캅 1의 명대사였던 "죽든 살든 넌 나와 함께 간다(dead or alive you're coming with me)."가 인상적이다. 영상을 잘 보면 알겠지만 오리지널과 달리 리메이크의 로보캅은 더 민첩하다! 달릴수 있는지는 아직 알 수 없었지만, 두번째 트레일러에서 달리는 모습이 나온다. [2]그리고 놓치기 쉬운데 자세히 보면 과학자들이 연구하는 장면에서 개발 현황을 나타내는 화면에 오리지널 로보캅의 모습이 잠깐 지나가고 두번째 트레일러에서도 오리지널 디자인과 유사한 모습의 로보캅이 나오는 것이 확인. 이때 로보캅의 은색 외관을 본 과학자중 한명이 좀더 전투적인 느낌으로 가자며 검정색으로 바꾸자고 한다.

3 캐스팅 

4 반응 및 평가 

개봉 후 추가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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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 타임(In Time)은 2011년 개봉했던 SF 장르의 헐리웃 영화다. 무한한 상상력의 산물인 SF 영화는 내가 정말 사랑해 마지않는 장르다. 한 발 더 나아가 무척 인상깊게 감상했던 SF 영화 가타카(Cattaca, 1997)의 감독 앤드류 니콜(Andrew Niccol)의 작품이라는 점은 나를 더욱 설레게 했다. 앤드류 니콜은 절대 다작하는 감독은 아니지만 그의 작품은 하나같이 기발한 상상력과 날가로운 감성으로 관객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다. 이미 1997년 내가 관람한 그의 첫 작품 가타카에서 그의 역량과 감성, 창의력과 상상력을 충분히 맛보았다. 그 이후로도 트루먼쇼(The Truman Show, 1998), 시몬(Simone, 2002), 터미널(The Terminal, 2004), 로드 오브 워(Lord of War, 2005)등의 강한 개성을 가진 작품들로 나를 비롯한 많은 영화광들에게 큰 기쁨을 선사해 주었다. 

 인 타임 역시 앤드류 니콜 감독 특유의 개성을 잘 담아낸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기발한 상상력과 쉽게 떠올리기 어려운 독특한 소재, 그리고 깊이있으면서도 식상하지 않은 메시지를 절묘하게 보여준다. 

 유전자 조작으로 24세가 되면 모든 노화가 멈추는 멀지않은 미래, 하지만 모든 인간에게 시간은 한정이 되어 있으며 이 시간은 팔에 심어진 전자 장치로 표시된다. 또한 시간은 화폐와 같은 구실을 한다. 물건을 구입하는 지불 수단, 노동에 대한 대가 조차도 시간이 담당한다. 시간을 잘 번다면 영생도 가능하지만 주어진 모든 시간을 소모한 이는 그 자리에서 목숨을 잃는다. 상상력으로 창조된 먼 미래의 모습이지만 현재 물질만능 주의가 팽배하는 시대상에서 조금 더 진화된 모습으로 보일 뿐이다. 인간 생명의 존엄성 위에 화폐대신 시간이 존재할 뿐이다. 시간은 곧 돈이라고도 할 수 있는 자본주의 사회의 최종 형태일 지도 모르겠다. 앤드류 니콜이 창조해낸 디스토피아적인 인간의 미래는 정말 놀랍다. 인 타임 역시 다른 앤드류 니콜의 작품들 처럼 깊은 생각의 여지를 남겨준다. 


 이 영화의 또 다른 볼거리는 바로 100% 발휘된 여주인공 실비아 웨이드 역, 아만다 사이프리드(Amanda Seifried)의 독보적이고 개성적인 매력이다. 독특하고 개성있게 생긴 외모에도 불구하고 동 서양을 막론하고 아무런 거부감없이 그 아름다움을 인정받고 있다. 뿐만 아니라 영화에 대한 열정이나, 연기력 역시 절대 빠지지 않는 배우다. 인타임에서 그녀의 연기한 실비아라는 인물은 영화의 분위기와 잘 어우러져 실로 신비롭기만 하다. 



<영화속 세계의 등장인물들은 24살 이후로는 나이를 먹지 않는다. 때문에 할머니, 엄마, 딸이 함께 서있으면 위 이미지와 같은 충격적인 장면이 연출된다.>




 반지의 제왕(The Lord of the rings)의 장대한 서사시의 발단이 되었던 모험가 호빗 빌보의 첫 여정 이야기 영화 호빗(The Hobbit)의 그 두 번째 이야기를 드디어 감상할 수 있었다. 개봉한 지는 꽤 시간이 흐른 뒤였지만, 결국 그토록 기대하던 호빗 스마우그의 폐허(The Hobbit : The Desolation of Smaug)를 즐길 수 있어 너무도 기뻤다. 기다림 만큼이나 큰 보답이었다고 할 수 있다. 1937년 J.R.R 톨킨(John Ronald Reuel Tolkein, 1892.1.3~1973.9.2)에 의해 창작된 소설 반지의 제왕의 모체가 된 이야기가 바로 호빗, 그리고 이 호빗이 영화 반지의 제왕의 감독 피터 잭슨에 의해 2012년 겨울 영화화 되어 총 3편중 첫 편이 상영된 이후 약 1년만에 그 두번째 이야기가 우리를 찾아온 것이다. 

 사실 영화의 원작 소설 호빗은 톨킨이 자신의 아이들의 잠자리를 위해 지어낸 이야기가 우연히 출판되어 큰 인기를 얻었던 것으로, 이후 성인층의 독자를 겨냥하여 호빗의 세계관을 확장한, 소설 반지의 제왕을 낳은 어머니 같은 존재라고 할 수 있다. 몇몇 불후의 명작은 역시 우연찮은 운명의 도움을 받기도 하나보다. 이후 톨킨 소설의 광팬인 피터잭슨에 의해 다시 창조된 영화 반지의 제왕 3부작이나 영화 호빗 역시 명작의 반열에 올려놓기에 부족함이 없다고 할 수 있겠다.

 영화 호빗은 원작인 소설 호빗과 상당히 많은 차이를 보인다. 소설 호빗이 무척 동화적인 이야기 임에 비해 영화 호빗은 반지의 제왕의 분위기에 더욱 가깝게 거대한 스케일, 장엄함, 액션이 가미되어있다. 그러면서도 원작 소설 호빗의 아기자기함과 섬세한 순수함도 부드럽게 녹아들어가 있다. 또한 반지의 제왕 이야기와의 연관성을 위해 원작에 등장하지 않는 반지의 제왕 인물들이 등장하며 스토리의 연계를 강화했다. 이로인해 티없이 맑고 깨끗한 아기자기한 동심의 이야기는 장대한 한 편의 서사시로 탈바꿈 되었다. 

 주인공 호빗 빌보 베긴스의 캐스팅은 실로 성공적이었다고 생각한다. 영국의 인기 드라마 셜록에서 셜록 홈즈의 동료이자 친구로 등장한 왓슨 역을 멋지게 연기한 마틴 프리만, 그가 연기하는 빌보는 작고 약한 호빗이지만 재치와 용기, 순수함과 모험심으로 거대한 역경을 슬기롭고 유쾌하게 헤쳐나가는 원작의 빌보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다. 독특하고 개성있으며 재치있고 위트있는 호빗 빌보 베긴스의 세세한 몸동작과 표정, 대사를 연기하는 그의 모습은 정말 재미있다. 특히 조그만 호빗 빌보가 거대하고 강대하며 그 무엇보다 공포스런 존재인 식인 드래곤 스마우그와 마주하는 장면은 영화의 최고의 재미라고 할 수 있다. 

 이번 호빗 스마우그의 폐허의 또 다른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거대한 드래곤 스마우그! 이 미지의 생명체에 대한 믿기 힘들정도로 뛰어난 표현은 이 영화의 최고의 성공이다. 그 거대함과 강대함, 위압감과 공포감을 정말로 멋지게 표현해 냈기 때문이다. 유럽 신화에 등장하는 드래곤(Dragon, 대체로 용(龍)이라 칭하지만 동양의 용과는 많은 차이를 보이는 존재이기 때문에 드래곤이라 표기하겠다.)은 대체로 무시무시하게 거대한 도마뱀의 형상을 하고 있으며 피부를 강철보다 단단한 비늘로 덮고 있는 실로 강대한 존재이다. 박쥐의 날개와 비슷한 모양을 한 거대한 날개로 하늘을 날고 입에서는 고열의 불을 내뿜을 수 있다. 대체로 불멸의 시간을 살며 높은 경지의 지성을 가지고 있지만 흉포하고 잔인한 성격을 가지고 있다. 대체로 반짝이는 물건을 좋아하기 때문에 인간의 보물에 근 관심을 가지고 있다. 스마우그는 이런 유럽 신화의 드래곤이 그대로 살아나온 듯한 모습으로 표현되어있다. 때문에 인간 아이의 키밖에 되지 않는 호빗 빌보와의 대면 장면은 너무도 흥미롭기만 하다. 또 하나 재미있는 사실은 스마우그 목소리 연기를 영국 드라마 셜록에서 셜록 홈즈로 등장한 베네딕트 컴버베치가 맡았다는 점이다. 빌보 역의 마틴 프리만과 함께 두 영국인 배우의 인연이 범상치 않아 보인다. 홈즈와 왓슨으로서, 빌보와 스마우그로써!

 원작 소설과는 많은 차이를 보이는 영화 호빗 스마우그의 폐허에는 원작에는 등장하지 않는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한다. 반지의 제왕에 등장했던 인물이 있는가 하면 새로 창조된 인물들도 등장한다. 대표적인 인물이 바로 아름다우면서도 강인한 여성 앨프 전사 타우리엘이다. 한 때 큰 센세이션을 일으키며 성황리에 종영된 미국 드라마 로스트의 여주인공을 연기했던 에반젤린 릴리가 타우리엘 역으로 등장한다. 금발로 대표되는 앨프 답지 않은 붉은 머리칼과 13인의 드와프 원정대의 일인 킬리와의 관계가 충격적이다. 그리고 반지의 제왕 최고의 인기 캐릭터였던 레골라스와의 관계 역시도!

 호빗 스마우그의 폐허 역시 전작 호빗 뜻밖의 여정 못지 않게 기대에 충분히 보답해준 영화였다. 긴 기다림의 간절함을 충분히 보상해준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더더욱 심해져 가는 원작 소설과의 차이에 원작 팬들 사이에 호불호가 갈릴 수 있겠만 원작을 좋아하는 나의 경우 피터잭슨이 재 구성해낸 호빗 역시 무척이나 마음에 든다. 2014년 겨울 개봉으로 예정되어 있는 영화 호빗의 마지막 이야기를 기다리는 설램 조차도 즐겁기만 하다. 



2012/12/20 - [즐거운 취미와 문화/즐거운 영상물들] - 호빗 뜻밖의 여정! 반지의 제왕의 호빗들이 돌아왔다!


2012/01/19 - [즐거운 취미와 문화/독서는 마음의 양식] - 반지의 제왕 원류 호빗의 원서를 읽다! The Hobbit


2011/12/02 - [즐거운 취미와 문화/독서는 마음의 양식] - 반지전쟁 오래된 반지의 제왕 번역본 The Lord of The Rings



    



 나는 영상물 즐기는 것을 무척 좋아한다. 그래서 다양한 영상물들을 찾아 감상하는 것이 나의 좋은 취미 중 하나다. 하지만 왠지 요즘에는 일부러 찾아보는 영상물보단 우연히 인연이 닿아 보게 되는 영상물들이 더욱 나의 시선을 잡아끄는 경우가 많다. 일본의 드라마 '도시전설의 여자(都市伝説の女)' 역시 우연히 보게되어 재미있게 즐긴 영상물이다. 도시전설(都市伝説)이란 단어가 의미하는 바는 사실 한국에는 거의 존재하지 않는 개념이다. 영문으로는 'Urban Legend'라는 단어가 있지만 도시전설이라는 표현 자체는 일본의 표현을 그대로 사용한 것이며 민속학,인류학,사회학자들은 대체로 현대전설(contemporary legend)라는 단어가 선호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 의미 자체는 전통적인 전설과는 구분되는 현대판 전설들을 의미하는 것으로 현대문명에서 생겨난 괴담, 비현실적이거나 초자연주의적인 민담, 기담등을 의미한다. 초고층 건물들이 즐비한 현대적인 최첨단 문명의 거대 도시와는 잘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전설이라는 단어가 더욱 묘한 매력을 주기 때문에 이 도시전설이라는 단어는 주의를 끓어들이는 강한 힘이 있는 것 같다. 특히 예로부터 인재와 자연재해가 잦아서 흉흉한 괴담, 기담등이 많았던 일본이 급속한 발전을 통해 눈부신 발전을 이루면서 과거의 전설이 그대로 현대적 도시 문화에 녹아들어 기묘한 매력을 가진 이야기를 많아 낳고 있다. 서론이 길어졌지만 이 도시전설의 여자라는 드라마는 이 도시전설이라는 단어와 깊은 연관을 맺고 있다. 주인공인 미녀 여형사 오토나시 츠키코는 도시전설을 굳게 믿고 있다. 그녀가 형사라는 직업을 선택한 이유는 다름아닌 '도시전설을 증명하기 위해!'이다. 바로 어려서 겪은 비현실적인 경험에 대한 트라우마때문에 말이다. 때문에 그녀는 그녀가 맏는 형사 사건을 도시전설과 연관해 수사해 나간다. 그녀의 외모에 첫눈에 반한 감시과 카츠우라 히로토는 그녀의 호감을 얻기 위해 그녀만의 엉뚱한 수사 방식에 휘둘리며 도움을 준다. 이런 엉뚱한 부하 여형사의 배속에 배태랑 형사 탄나이 이치오는 골머리를 썪지만 결국 그녀에게 휘둘리기는 마찬가지다. 더욱 놀라운 점은 결과론적으로 그녀의 형사로서의 수사능력은 놀라울 정도로 뛰어나다. 비록 대부분의 수사 결과가 도시전설을 증명하기 위해 형사가 된 오토나시 츠키코의 의도와는 먼 거리를 보이지만 말이다. 이 드라마의 매력은 현대의 첨단 일본 도시를 배경으로 도시전설과 수사물, 그리고 적당한 코미디를 잘 버무린 스토리와 개성 강한 캐릭터를 잘 배치한 데 있다. 이 드라마의 모든 개성은 결국 인간사의 지지고 볶는 이야기라는 결론으로 귀결되는 점도 정말 재미있다. 


 이 드라마의 주인공 오토나시 츠키코 역의 나가사와 미사미! 그녀의 엉뚱한 매력을 감상하는 것도 이 드라마의 큰 재미이다. 오토나시 츠키코는 남성들을 잘 활용하기 위해 언제나 길고 매력적인 다리를 훤히 들어내는 복장을 입는다. 엉뚱하면서도 똑똑한 그녀만의 독특한 개성이 큰 매력이다. 나가사와 미사미라는 배우는 이전에 본 적이 없지만 이 드라마를 통해 일종의 팬이 되었다. 전형적인 미인상에는 크게 벗어나지만 동글동글 질리지 않는 외모가 매력이다. 엉뚱한 성격의 표정 연기가 일품이다. 긴고 예쁜 다리를 들어내고 배낭을 맨체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모습도 귀엽다.

 


 설명이 필요없는 일본의 배우 타케나카 나오토! 못생긴 외모에도 불구하고 이 분 보다 유명한 일본 남자 배우를 본 적이 없을 정도로 인지도가 높은 편이다. 진중한 연기 만큼이나 코믹 연기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배우다. 도시전설의 여자 드라마에서는 부하 형사 오토나시 츠키코에게 휘둘리는 한물 간 배태랑 상사로 등장한다.

 

 카츠우라 히로토 역의 미조바타 준페이, 역시 본적 없는 배우다. 카츠우라 히로토는 천재적인 두뇌에 결벽증적인 정리벽, 헛점투성이 성격이 엉뚱하게 조화된 인물이다. 오토나시 츠키코 형사에게 한 눈에 반해 그녀의 호감을 사기 위해 작정하고 휘둘리는 인물이다. 교통과 여경들 중에는 팬클럽도 있으니 인기가 좋은 캐릭터인가보다. 오토나시 츠키코의 어디가 그렇게 좋냐는 질문에 '물론 외모죠!'라고 당당히 대답하는 성격이다. 


 총 9편 완결의 짧은 드라마이며 8편까지 감상한 상태다. 한 편 한 편이 옴리버스식으로 진행되며 각 화는 미묘한 연관점을 보인다. 오토나시 츠키코의 미스테리함, 그리고 정체 불명의 인물에 대한 수수께기도 궁금증을 야기한다. 최근 시즌2가 방영되고 있다는데 크게 기대되는 바이다. 

 



 우연한 기회에 케이블 TV에서 방영되고있는 파워퍼프걸(The Power Puff Girls)을 처음 봤을 때는 적지 않은 충격을 받고 말았다. 파워퍼프걸은 대체로 카툰네트워크(Cartoon Network)에서 만들어진 애니메이션들이 그렇듯, 일반적으로 정형화된 아이들에게 교육적인 특성을 가진 만화와는 거리가 멀다. 도리어 대부분 자라나는 어린이들에게서 멀리하게 되는 폭력성과 엉뚱한 유머가 잔뜩 표현되어있다. 비록 원색의 단순한 그림체에 세 명의 꼬마 아가씨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하지만 생각보다 강도높은 폭력장면 표현, 실소를 자아내는 위트, 기발한 이야기 전개방식, 깊이있는(?) 메시지(?)는 어쩌면 성인을 위한 만화로 보아도 무방할 것 같다.  

  


 천재 과학자 유토니움(Utonium) 박사는 완벽한 소녀를 만들기 위한 실험에서 설탕, 향신료, 온갖 좋은 것들을 섞다가 우연히 실수로 미지의 물질 케미컬엑스(Chemiacl X)를 첨가하게 되고 이로 인해 무시무시한 슈퍼파워를 지닌 세 명의 초능력 유치원생 소녀, 블로섬(Blossom), 버블(Bubble), 버터컵(Buttercup)으로 구성된 파워퍼프걸을 탄생시킨다. 파워퍼프걸은 그녀들의 슈퍼파워를 이용해 미국에 위치한 가상의 도시 타운스빌(Townsville)의 안녕을 위해 악당들과 한 판 싸움을 벌이게된다. 



 라는 스토리라인을 가지고 있지만 사실 파워퍼프걸에서 선악을 구분짖기란 쉽지가 않다. 다양한 악당과 괴물이 등장해 악의를 가지고 타운스빌을 파괴, 점령하기 위해 노력하지만 사실 이 개성 만점의 악당들은 실로 허술하고 어눌하기 짝이 없다. 때문에 그들의 어설픈 범죄행각은 여지없이 파워퍼프걸의 손에 저지되고 세 유치원 꼬마 소녀들의 무지막지한 초능력 슈퍼 파워에 만신창이가 되도록 뚜드려맞게 된다. 말로주고 되로 받는 다는 표현이 딱 들어맞는다고나 할까? 파워퍼프걸들에게 두드려 맞는 악당들이 도리어 불쌍하게 여겨질 때가 한 두 번이 아니다. 뿐만아니라 파워퍼프걸이 악당이나 괴물을 무찌른답시고 파괴한 타운스빌 건물은 악당, 괴물들이 파괴한 것 이상이 아닐까하는 의심이 가기까지 한다. 타운스빌의 진정한 재앙은 악당들이 아니라 바로 파워퍼프걸들이 아닐까?



 아무튼 이 처럼 강력한 파워에도 불구하고 유치원생의 정신을 가진 파워퍼프걸들이나, 엉뚱하고 어눌하기 짝이 없는 악당들, 그리고 약방에 감초처럼 등장하는 황당한 주변 인물들은 이 파워퍼프걸이라는 만화에 깊이 빠져들게 만드는 사랑스런 마력들을 가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독창적이고 상상력 가득한 황당한 이야기 전개가 진행되는 에피소드들이나, 실소를 자아내게 하는 톡톡튀는 유머는 만화의 재미를 한껏 높여준다. 덤으로 한바탕 장난 같은 만화에 가려서 잘 보이진 않지만 곧곧에 존재하는 깨알같은 사회 비판적 메시지(?!!??) 역시 보고 지나치기 쉽지 않은 재미다. 



 파워퍼프걸의 탄생은 우연의 산물이다. 실수쟁이 천재 과학자 유토니움의 말도 안되는 실수와 미지의 화학 물질 케미컬엑스가 만날 확률이 얼마나 될까? 그렇기 때문에 더욱 소중한 그녀들 파워퍼프걸!!



 유토니움 박사의 손에 의해 탄생된 인조인간(?) 파워퍼프걸!! 비정상적인 몸매 비율에 눈이 얼굴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코가 없고(그려지지 않았을 뿐 있다!), 손가락 발가락이 보이지 않는 독특하면서도 왠지모를 귀여운 외모를 가지고 있다. 이 공통적인 외모 이외에도 3명의 파워퍼프걸 소녀들은 그녀들만의 톡톡튀는 개성을 가지고 있다. 빌딩을 들어올리고 눈에서는 초 고열의 빔을 발사하고 목소리는 물건이 파괴될 정도의 고주파 음파 무기에 필적하며 광속 이상의 속도로 하늘을 날 수 있지만, 이런 무시무시한 그녀들의 정신은 유치원생 소녀들일 뿐이다. 그런 그녀들에게 타운스빌의 안녕을 전적으로 맡겨버린 무책임한 어른들! 이런 아이러니가 만화 파워퍼프걸의 큰 재미중 하나다. 


 파워퍼프걸의 세 소녀의 이름을 잠깐 살펴보자면... 블로섬(Blossom), 버블(Bubble), 버터컵(Buttercup)! 세명 모두 이름이 알파벳 'B'로 시작된다. 그리고 모두 이름 철자 중간에 SS, BB, TT, 의 동일한 자음이 두 번 반복된다. 마지막으로 각각 이름들의 사전적 의미를 보자면 블로섬은 '꽃', 버블은 '거품', 버터컵은 '미나리아제비라는 이름의 식물'을 뜻한다. 


 우연치도 않게 파워퍼프걸의 팬이되어버린 나! 파워퍼프걸은 그 인기 만큼이나 캐릭터 상품 역시 많다. 그 중 파워퍼프걸 헬맷이 있다. 이륜자동차 헬맷 전문 제조사 베마르(Vemar)의 제품으로 이륜자동차를 좋아하는 나에겐 정말 욕심 나는 물건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힘들게 힘들게 충동 구매의 욕구를 참아내고 있다. 가격도 16만원 이상!!!! 색상도 검정, 파랑, 핑크, 아이보리 네 종류로 모양도 멋지다. 모두 가지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지만 된장남이 되지 않기 위해!! 흑.. 다시 보니 또 가지고 싶어진다. 



 블로섬 - 파워퍼프걸의 리더, 크고 빨간 리본에 머리결 좋은 긴 생머리를 포니테일로 묶고 있다. 미국 틴에이지 드라마에 곳잘 등장하는 만능 모범생 스타일이라고나 할까? 강한 자신감으로 똘똘 뭉쳐있으며 똑똑(?)하다. 하지만 역시 여타 파워퍼프걸의 캐릭터 처럼 어처구니 없는 대형 사고를 치곤 한다. 중국어(북경어가 아닌 만다린어;;;;) 공부하는 것을 좋아하며 모든 것을 얼려버리는 차가운 입김을 내뿜는 아이스파워를 가지고 있는데 이 초능력은 파워퍼프걸 중 블로섬만 가지고 있는 파워이다. 



 버블 - 가장 소녀다운 소녀 버블, 때문에 귀엽고 예쁜 것들을 좋아한다. 자상하고 착하며 온순하지만 심약하고 눈물이 많은 편이라 거친 버터컵이나 악당들의 놀림감이 되기 일수다. 대체로 온순한 편이지만 버블이 화나면 '역시 강력한 슈퍼파워를 가지고 있는 파워퍼프걸이구나.'하며 한숨을 쉬게 된다. 3명 중 가장 황당한 웃음을 많이 선사하는 인물이라고 할 수 있다. 동물과 대화하는 그녀만의 독자적인 초능력을 가지고 있다. 


 

 버터컵 - 소녀라기 보단 거친 남자 아이의 성격을 많이 가지고 있는 버터컵은 싸움을 즐기고 싸움 기술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어리광쟁이 버블을 골려먹는 것을 좋아하며 악당들을 두들겨 패는 것을 낙으로 삼고 있다. 운이좋아 슈퍼 영웅이지 슈퍼 깡패가될 소지를 많이 가지고 있다. 블로섬의 아이스파워나 버블의 동물대화 능력 처럼 자신만의 초능력이 없는 것에 골이나서 찾아낸 버터컵만의 능력은 어처구니 없게도 혀를 마는 것이다. 타운스빌에서 버터컵만이 혀를 동그랗게 말 수 있다. 나는 말 수 있는데.........개인적으로 가장 애착이 가는 파워퍼프걸! 가장 말썽쟁이 문제아 컵셉이 강한 파워퍼프걸이지만 사실 알고보면 파워퍼프걸 세명 모두 비교불가의 말썽꾼들이다. 



 유토니움 교수 : 천재적인 두뇌의 과학자! 하지만 그의 진정한 재능은 그 천재성이 아니다. 바로 엉뚱한 실수! 그의 천재성만으로는 파워퍼프걸이 탄생할 수 없었을 것이다. 성실하고 자상한 성격으로 파워퍼프걸들을 친 아버지 처럼 사랑한다. 여타 등장인물들 처럼 황당한 엉뚱함을 가지고 있는 인물이기도 하다. 



 시장(Mayor) : 어쩌면 파워퍼프걸에 등장하는 인물 중 가장 황당한 존재가 바로 이 타운스빌의 시장일지도 모르겠다. 피클에는 사족을 못쓰며 실제로 유치원생인 파워퍼프걸 못지 않은 유아적 정신 연령을 가진 인물이지만 타운스빌 최고 권력자이기도 하다. 어떻게 타운스빌이 존재할 수 있는지 의문을 품게 만드는 인물! 타운스빌이 위기에 처하면 우스꽝스런 전화의 전용선을 통해 항상 파워퍼프걸에게 도움을 청한다. 키는 파워퍼프걸과 비슷하거나 조금 작을 듯! 

 


 미스 벨럼(Miss Bellum) : 타운스빌 시장의 비서! 8등신에 풍성한 빨간 머리를 가진 미녀로 표현되지만 정작 그녀의 얼굴은 화면에 나오질 않는다. 상당히 유능한 비서로 시장에 대한 애정이 깊다. 숨겨진 격투기 실력까지 출중하다. 



 킨 선생님(Keane) : 파워퍼프걸이 다니는 타운스빌 유치원의 선생님으로 현명하고 자상한 훌륭한 교육자이다. 사과를 좋아하며, 역시 엉뚱한 면이 있다.



 말하는 개(The Talking Dog) : 주로 배경의 등장 인물(?)로 출현한다. 말을 할 수 있다는 놀라운 능력을 가지고 있으며 범죄 현장을 목격한 에피소드를 통해 밉살스런 성격임이 드러난다. 말을 할 순 있지만 별로 듣기 좋은 소린 하지 않는다. 




 모조 조조(Mojo JoJo) : 파워퍼프걸의 또 하나의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다. 원래는 유토니움 교수 집에 살던 평범하지만 말썽쟁이인 원숭이였지만 파워퍼프걸 탄생 당시 케미컬엑스의 폭발로 뇌가 비정상적으로 커지고 말았다. 그 후로 증가한 지능을 이용해 타운스빌을 위기에 처하게 만들려 노력하지만 역시 신통치 않다. 매일 파워퍼프걸에게 얻어터지는 것이 일이다. 커다란 뇌를 감추기 위해 쓰고다니는 거대한 터번과 실내에서도 휘날리는 망토가 트레이드 마크다. 말을 복잡하게 길게 늘여서 하려는 버릇이 있으며 잘난척하는 성격! 이러니 저러니 해도 파워퍼프걸 최대의 숙적이라고 할 수 있다. 

 


 힘(Him) : 실명은 불명이다. 남자로 추정되지만 여자같은 목소리에 여장과 화장을 하고 다닌다. 그러면서도 턱 수염은 깎지 않는다. 커다란 집게발 손과 빨간 피부가 특징, 파워퍼프걸에 버금가는 슈퍼파워와 정신 공격 능력을 가졌으며 정체 역시 불명이다. 역시 매 번 실패하는 악당이지만 그나마 가장 악당다운 악당이라고 할 수 있다. 



 갱그린 갱(The Ganggreen Gang) : 여드름 치료제를 잘못 사용해 녹색 피부가 되어버린 5인조 갱그린 갱! 역시 얼토당도 않은 10대 악당들로 그들이 행하는 악행도 역시 치졸하기 그지 없다. 대표적인 것이 벽에 낙서하기!



  아메바 보이즈(The Amoeba boys) : 이녀석들은 정말 악당인지도 의심스러울 지경이다. 단세포 생물이기 때문에 극도로 머리가 나빠 악행을 저질러보려고 해도 어찌할 방법이 없다. 하지만 놀랍게도 우연찮게 꽤 큰 사고를 치고 다닌다. 



 퍼지 럼프킨스(Fuzzy Lumpkins) : 이녀석의 성격은 동네 똘X이 아저씨 정도, 보들보들한 분홍털을 가진 곰으로 더듬이를 가진 정체불명의 생명체! 자기 영역에 들어오면 마구 화를 내며 폭력을 행사한다. 



 프린세스(Princess Morbucks) : 대제벌의 외동딸 프린세스! 그녀의 악행의 원인은 파워퍼프걸의 인기에 대한 질투다. 대자본을 물처럼 써가며 파워퍼프걸과 상대해 보지만 역시 신통찮다. 파워퍼프걸과 같은 유치원을 다니고 있다.



 라우디러프 보이즈(The Rowdyruff Boys) : 파워퍼프걸에 대항하기 위해 모조조조가 파워퍼프걸 제조법을 훔쳐서 자신만의 방법으로 제해석해 만들어낸 결과물이 바로 라우디러프 보이즈다. 파워퍼프걸과 동등한 파워를 가지고 있지만 구제불능 통제불능의 성격의 말썽쟁이들이다. 물론 창조주인 모조조조의 말도 전혀 듣지 않는다. 파워퍼프걸을 한 번 패배시킨 전적을 가지고 있다. 그들의 이름 라우디러프 보이즈(LowdyRuff boys)는 'Loudy Rough boys(시끄럽고 거친 소년들)'의 발음과 동일하지만 철자가 다르다. 의도된 것으로 보인다. 



 세두사(Sedusa) : 원래 정체는 성공한 화장품 회사를 소유한 굿레이디라는 멋진 여성이었지만 사업 실패 후 세상을 원망하며 세두사로 부활했다. 


 


 아마도 파워퍼프걸이라는 만화의 정체를 모르고 있는 이들이라면 내가 파워퍼프걸을 보면서 킥킥거리는 장면이 참 어색하게 보일지도 모르겠다. 그도 그럴것이 너무도 뻔뻔하게 감쪽같이 어린이 만화의 탈을 쓰고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누구라도 파워퍼프걸의 매력에 한 번 발 닮그게 되면 쉽게 헤어나오지 못할 것이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말이다. 하지만 역시 대중적인 사고방식에서 판단해 보자면 파워퍼프걸은 자라나는 어린이들의 정서에 절대 좋은 영향을 주진 못할 것 같다. 


 파워퍼프걸은 1998년 부터 2004년까지 6년간 방영된 지금은 이미 고전이 되어버린 만화이다. 하지만 지금도 가끔 케이블 TV에서는 간헐적으로 방송되곤 한다. 적극적으로 챙겨보진 못하지만 보는 족족 배꼽을 잡고 웃게 만드는 마력을 가지고 있는 만화다. 파워퍼프걸이 다시 돌아왔으면 하는 자그마한 바램을 가져본다. 




 내가 로마(Rome)와 더불어 가장 재미있게 본 미국 드라마 덱스터(Dexter)가 약 8년여 동안 8개 시즌으로 드디어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연쇄살인마들을 연쇄살인하는 연쇄살이범의 이야기라는 실로 파격적인 사고의 전환을 나에게 선보인 이 드라마는 약 96편의 적지 않은 분량의 에피소드 동안 정말 많은 생각할 꺼리를 던져주었다. 2006년 10월의 강렬한 시작에서부터 결국 2013년 9월의 마지막 결말까지 나의 이성과 감성에 신선한 자극을 주었다. 



 덱스터는 아직 자아가 생성되기도 전, 어린 시절 형과 함께 친모가 컨테이너 안에서 범죄자들에게 전기톱으로 살해당하는 장면을 목격하고 넘쳐흐르는 피속에서 장시간 갇힌 채 방치되게 된다. 이를 발견한 형사 해리는 두 형제중 어린 덱스터를 양자로 키우게 된다. 하지만 덱스터는 자라가면서 서서히 범상치 않은 폭력성과 살인욕구를 보이게 된다. 이를 눈치챈 양부 해리는 오랜 경찰 생활의 경험을 통해 덱스터의 위험한 욕구를 없앨 수 없음을 직감하고 그의 욕구를 다른 쪽으로 표출 시키도록 훈련시키기 시작한다. 해리가 경찰 생활을 하면서 항상 회의감을 느끼게 하는 존재들, 법의 태두리 만으로는 그 죄값을 응징하기 힘든 자들을 찾아서 그들만을 덱스터만의 방법으로 응징하게 하도록 한 것이다. 이를 위해 인간적인 감정을 거의 가지고 있지 않은 덱스터에게 일반 인간들과 무리 없이 어울리는 법, 덱스터가 살해할 만한 죄를 가진 이들을 추적하는 법, 그리고 덱스터의 흔적을 지우는 법들을 가르치게 된다. 해리의 교육을 성공적으로 받아들인 덱스터는 낮에는 마이에미 강력반의 혈흔분석 법의학자로서 밤에는 연쇄살인마들을 사냥하는 살인마로서, 이중의 삶을 살아가게 된다. 



 내가 처음 덱스터와 만나게 된 것은 우연히 읽게된 덱스터의 소설 번역본 1편, '음흉하게 꿈꾸는 덱스터'를 읽게되면서 이다. 이 책에서 적지 않은 재미를 느끼고, 또 이 원작을 토대로한 드라마가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되고 드라마 덱스터를 8년간 감상하게 되었던 것이다. 작가 제프 린제이(Jeff Lindsey)가 '연쇄살인이 꼭 나쁘기만 할까?'라는 의문에서 집필하기 시작했다는 원작과 드라마의 전개는 상당히 많은 차이를 가지지만 두 작품이 추구한 새로운 의문에 대한 흥미는 실로 훌륭했다. 아쉽게도 미국에서는 전7권으로 덱스터의 원작이 완결되었지만 국내에 번역본은 단 4권 뿐이다. 소설속의 텍스터의 결말도 정말 궁금하기만 하다. 



 드라마 덱스터에서 덱스터가 마지막으로 선택한 결말은 실로 흥미롭다. '사이코패스'란 이미 정신 의학적으로 존재가치를 잃은 단어이지만 어쨌든 덱스터는 평범한 인간과는 너무도 다른 감정체계를 가진 사이코패스적인 인몰이다. 하지만 극중에서 덱스터는 끊임없이 인간성과 자신의 본성사이에서 갈등을 하게 된다. 그리고 8년 동안의 방영 끝에 그가 내린 결론은 어쩌면 그가 극중에서 조금씩 찾아나간 인간성과 뒤틀린 본성을 양립시킨 유일한 결론이었다고 보아도 무방할 지 모르겠다. 그 동안 정들었던 덱스터를 떠나보내는 한 명의 팬으로서의 쓸쓸함도 잘 녹아있다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다른 정상적인 남성들과는 조금 다른 감정 체계를 가진 덱스터, 그는 극의 첫 등장에서는 남녀간의 애정이나 성욕을 잘 이해하지 못한다. 시즌1의 에피소드1에서는 극의 배경이 되는 마이애미 길거리 곳곳에서 쉽게 보게되는 노골적인 남녀의 애정 행위를 바라보며 덱스터는 의아한 의문의 독백을 던지게된다. 하지만 8개의 시즌이 진행되면서 점점 커가는 인간성 끝에 마지막 결말의 선택의 가장 큰 두 주춧돌 중 하나는 바로 사랑이다. 그런 의미에서 덱스터에게 인간성에 대한 가장 큰 자극제였던 그의 여인들을 돌아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 



 마리아 라구에타 - 마이애미 강력반의 형사로 성공에 대한 야망 만큼이나 능력도 출중한 여성이다. 그녀를 덱스터의 여인 첫 줄에 놓은 것은 다른 덱스터 독자들에겐 잘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어쩌면 마리아의 존재가 바로 덱스터 이야기 시작 당시의 덱스터라는 인물을 가장 잘 표현해 주었다고 할 수 있다. 소설에서도 그렇지만 드라마에서도 초반의 자신의 능력이나 성적인 매력에 강한 자신감을 가지고 있는 마리아는 덱스터에게 노골적이고 적극적인 호감 표현을 해 오는 여성으로 그려진다. 그에 대한 덱스터의 반응을 보면 이야기 초반, 덱스터의 성격을 잘 이해해 볼 수 있다. 조금 아쉬운 점이 있다면 소설 상의 마리아는 무척이나 성적인 매력이 특출난 남미 계통의 여성이다. 하지만 드라마 속의 마리아는? 어쩌면 단지, 동양인과 서양인의 매력 척도가 다른 원인일지도 모르겠지만...... 또 하나, 그녀의 죽음! 소설에서는 1권 결말에서 죽음을 맞이하지만 드라마에서는 스토리 거의 막바지까지 중요한 역할로 남아있다. 



 리타 - 리타는 어쩌면 덱스터의 인간성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준 여인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그녀와 덱스터의 만남은 우연에 불과했다. 하지만 전 남편에게 가혹한 성적 학대를 받았던 리타는 남성의 손길에 거부감을 가지고 있는 상태로 덱스터와 첫 만남을 갖았기에 여성과의 관계가 어색하고 부담스럽기만 한 덱스터에겐 자신의 정체를 숨기고 위장하기 위한 훌륭한 도구로서 인식되게 된다. 하지만 그녀와의 관계가 조금씩 깊어지면서 덱스터는 조금씩 자기 안에 눈에띄지 않을 정도로 자그마하게 남아있는 인간성에 눈을 뜨게 된다. 결국 사이코패스는 아이 둘 딸린 이혼녀 리타와 결혼하여 해리슨이라는 아들을 낳게된다. 그리고 리타의 불행한 죽음은 시리즈 피날레와도 깊은 연관을 가지고 있다고 보아도 무방할 것 같다. 

 

 

 라일라 - 점점 정상적인 여성으로 돌아가는 리타와 아직도 정상적인 여성이 부담스럽기만 한 덱스터에게 어느날 우연히 찾아온 영국 악센트의 자유분방한 예술가 라일라! 그녀와 덱스터는 서로에게 강하게 끌리게 된다. 바로 같은 본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 하지만 아직도 그 무엇보다 해리가 가르친 규칙이 더 중요한 덱스터는 그녀를 밀어내게 되고 때문에 라일라는 자신의 본질을 유일하게 이해해 줄 수 있는 존재 덱스터에게 더욱 강한 집착을 보이게 된다. 결국 넘어선 안될 선을 넘어선 그녀는 덱스터의 손에 슬픈 최후를 맞이한다. 시즌 2에 등장해 대체로 별로 기억되지 않는 캐릭터이지만 나에겐 무척 강한 인상으로 남아있다.


    

 루멘 - 연쇄살인마들의 성적 희생양으로서 살해될 날만을 기다리며 갖혀있다 우연히 덱스터의 도움을 받은 루멘, 자신에게 씯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긴 이들에 대한 끝없는 증오로 덱스터와 같은 길을 걷게된 그녀를 도우며 덱스터는 깊은 사랑을 느끼게 된다. 하지만 단지 복수심에 눈이 멀어있던 그녀는 덱스터만이 가지고 있던 세계를 결국 견디지 못한다. 하지만 그녀가 덱스터의 작은 인간성이라는 연못에 던져넣은 조약돌의 파장은 적지 않았다. 크게 인지도가 높지는 않지만 개인적으로 인상깊게 바라보았던 배우 줄리아 스타일스가 연기했다. 



 데브라 모건 - 데브라 모건은 해리의 친 딸로 덱스터의 피가 섞이지 않은 동생이다. 덱스터에겐 자신을 짐승보다 인간에 가깝게 해 주는 존재로서 덱스터 내면엔 인간성이 존재한다는 분명한 증거이다. 하지만 그녀에게 덱스터는 오빠로서보다는 남자로서의 의미가 더욱 큰가보다. 덱스터에겐 인간성이라는 절벽에서 한 줌의 지푸라기와도 같은 그녀의 죽음은 어떤 의미로 작용할까? 덱스터의 인간성이라는 굴레에서의 해방? 아니면 덱스터 내면에 갇혀있던 인간성의 해방? 



 한나 - 덱스터 최후의 연인, 아름다운 장미와도 같은 한나, 과거 어린 시절 연쇄살인마의 연인이었으며 그녀 역시도 연쇄살인자이다. 하지만 그녀 내면 속에는 살인자의 본성은 존재하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살인은 나약한 그녀가 살아남기 위한 하나의 도구였을지도 모른다. 그래서인지 덱스터와 한나는 서로의 내면 깊은 곳까지 서로 이해하며 서로가 가진 두개의 얼굴들을 모두 받아들인다. 결국 덱스터의 인간성을 내면 밖으로 완전히 해방 시킨건 바로 한나였다. 하지만 그 인간성은 어쩌면 그동안 살인이라는 씯지 못할 죄업을 쌓아온 삶을 산 덱스터에겐 사치였을지도 모르겠다. 



2010/07/14 - [즐거운 취미와 문화/독서는 마음의 양식] - 덱스터 연쇄살인마들을 연쇄살인하는 연쇄살인범 이야기



 



 



 엘리시움(Elysium)은 그리스신화에 등장하는 단어로 선량한 사람이 죽어서 가는 극락, 즉 파라다이스를 뜻한다. 영화 엘리시움에서는 인간이 만들어낸 극소수 부유층만을 위해 인간 스스로가 우주 공간에 만들어낸 거주 공간을 엘리시움이라고 부른다. 인류의 선택받은 1%만이 낙원과도 같은 우주 거주지 엘리시움에 주거할 수 있으며 지구에 버려진 이들은 기본적인 인권조차 보장받지 못한 채 비참한 삶을 살아간다. 하늘에 어렴풋이 보이는 엘리시움에 어려서 부터 막연한 동경을 가지고 자라난 고아출신 전과자 맥스는 과거를 청산하고 착실한 삶을 살아가기 위해 기본적인 인권조차 보장되지 않는 공장에서 중노동을 하며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이런 그에게 불행히 다가온 한 사건으로 인해 지구에 살고있는 이들에게는 금지되어있는 곳, 엘리시움으로 가기위한 힘든 싸움을 시작하게 된다. 


 주인공 맥스 역에는 최고의 헐리웃 배우 중 한명 맷 데이먼이 열연한다. 연기력으로는 일찍히 인정받은 이후 본 시리즈로 액션 영화 배우로서의 가치도 충분히 입증된 바 있다. 엘리시움에서는 맷 데이먼의 이런 다양한 재능이 잘 발휘된다. 

 


 우주에 건설되어 있는 선택된 소수 인류의 거주지 엘레시움의 가운데 별모양이 있는 원형 팬던트를 연상시키는 모양을 하고있다. 우주 공간에 거주지를 건설하는 계획은 생각보다 오래전에 과학자들에 의해 이론화되어있었다. 지구와 달의 인력이 상쇄되어 중력이 작용하지 않는 라그랑주 포인트라 불리는 우주 공간에 거대한 원통형의 거주지를 건설한다. 이 원통형의 내부 표면에 지표를 형성하고 원통의 축을 중심으로 회전시키면 내부에 형성된 지표에는 원심력으로 인한 인공적인 중력을 만들어 인간들이 지구에서와 같이 지표를 딛고 걸으며 생활할 수 있게되는 것이다.



 나사(NASA)에서는 이런 우주 거주지를 과학적으로 디자인한 형태를 다양하게 발표했다. 엘리시움은 이런 과학적 형태에 영화 엘리시움만의 창의적 요소가 잘 어울어져 있다. 어린 시절 고아원의 수녀님과 하늘을 바라보던 맥스의 두 눈에 비치던 엘리시움의 모습은 마치 희망을 상징하는 듯한 별을 연상시킨다. 우주 공간의 엘리시움은 푸른 지구와 어울어져 환상적인 느낌을 연출시킨다.



 영화 엘리시움은 디스트릭트9(District 9)으로 강한 인상을 남겼던 닐 블롬캠프(Neill Blomkamp)의 작품이다. 디스트릭트9으로 강렬하면서도 섬세한 메시지을 내포한 SF 영화의 신세계를 창조한 닐 블롬캠프 감독은 영화 엘리시움을 통해 다시 한 번 그만의 재능을 100% 발휘해 냈다. 과거 디스트릭트9이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인종 차별이 만든 비극을 풍자하고 있다면 엘리시움 역시도 비슷한 맥락으로 이해가 가능하다. 엘리시움은 마치 백인이 지배하는 기회의 대륙 미국을 연상시킨다. 반면 지구에 남아있는 이들의 삶은 미국과 국경을 맞닿아있는 남미의 히스페닉이나 흑인의 모습을 떠올릴 수 있다. 실제로 지구에 남아있는 이들을 연기한 배우들은 대부분 남미 계통의 인종들이다. 영화를 보며 느낀 개인적인 견해일 뿐이지만 미국 사회에서 인정하지 않는 다양한 인종의 불법 체류가 만들어내는 비극들을 풍자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오랜만에 스크린에 복귀한 헐리웃 대형 여성 배우 조디 포스터! 엘리시움의 국방 장관(?)을 담당하고 있다. 그녀의 야심이 엘리시움에 비극을 초래한다. 간결하면서도 강한 인상을 남기는 연기가 놀랍다. 




 조디 포스터, 맷 데이먼 두 초특급 배우 못지 않은 존재감을 보여주는 배우가 바로 샤토 코플리! 광기의 악역을 연기한다. 놀랍게도 디스트릭트9에서 주연 배우로서 등장한 바 있다. 너무도 다른 두 캐릭터를 자연스럽게 연기해낸 그의 연기력을 높이 평가한다. 독특한 영어 억양이 인상적이다. 


 영화 일레시움, SF 영화의 창의적인 재미에 결코 가볍지 않은 주제 의식을 담아낸 수작이라고 할 수 있다. 배우들의 연기도 뛰어나고 최첨단의 CG 역시 놀라운 완성도를 보여준다. 특히 첨단의 인공 공권력 드로이드 경찰의 움직임은 그 자연스러움이 실로 놀랍기만 하다. 디스트릭트9의 외계인 움직임도 무척 자연스러웠는데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느낌이다. 


 인권, 평등을 연상 시키는 자본주의, 하지만 미화되어 표현되기만 한 자본주의는 물질 만능주의 적인 새로운 권력 수단을 낳았고 역시 새로운 개념의 계급 사회를 만들어 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자본주의의 맹점을 대신하기 위해 다양한 복지 정책과 대체 자본주의 정책들을 내 놓고 있지만 빈부 격차가 만들어내는 새로운 계급 사회의 폐해를 막기에는 역부족인 듯 하다. 영화 엘리시움은 이와 같은 현실의 비극을 미래의 모습을 빌린 SF 영화라는 수단으로 풍자해 내고 있는 듯 하다. 재미있으면서도 깊이있는 사색을 유도하는 힘을 가진 작품이었다. 

 





 2006년 개봉했던 영화 바벨(Babel), 당시 나에게 큰 충격과 감동을 주었던 이 영화에 관해 포스팅해 보려고 한다. 영화의 제목 바벨(Babel)은 성경에 등장하는 단어이며 히브리어로 '혼돈'을 뜻한다. 


 성경에 의하면 한때 인간은 단 하나의 언어를 사용했으며 어떤 지역의 사람이나 의사 소통에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고 한다. 하지만 인간의 타락과 바벨탑 건설의 오만에 대한 신의 응징으로 바벨탑은 파괴되고 인간의 언어는 다양하게 분리되어버리게된다. 이후로 인간은 서로 의사소통에 큰 장애를 안게 되었다.  


 영화 바벨은 세계 각지에 있는 여러 인종의 주인공들의 비극이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어 공유되는 모습을 보여준다. 자식을 잃고 결혼 생활의 위기를 맞이해 모로코로 위로 여행을 떠나온 미국인 부부, 어머니의 죽음 이후 마음을 닫아버린 벙어리 고등학생 소녀, 모로코에 여행중인 부부의 두 아이와 미국에서 이를 깊은 정으로 돌보는 멕시칸 히스페닉 유모, 자칼을 쫓기위해 우연히 일본인이 주고간 소총을 구입해 사용하게된 모로코의 두 양치기 소년, 아무런 관련이 없어보이는 이들의 슬픔이 시간과 공간을 넘어서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 공유된다. 하지만 영화는 이에서 그치지 않고 신이 인간에게 내린 단죄를 넘어서 소통의 장애를 극복하고 서로를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담담하게 보여준다. 


 깊이있는 메시지, 배우들의 차분하면서 열정적인 연기, 짜임새있는 연출, 영화의 분위기를 멋지게 표현해주는 훌룡한 카메라 워크, 낮은 인지도가 슬프기만한 명작 영화이다. 

 

 자식의 죽음이라는 큰 짐을 짋어진 부부, 브래드 피트와 케이트 블란쳇 두 쟁쟁한 배우가 연기한다. 힘든 시기를 이겨내기 위해 떠나온 모로코 여행에서도 고통을 이겨내기 쉽지 않다. 아내가 알수없는 총격에 총상을 입고 큰 위기를 맞이하게 된다. 

  

 어머니를 읽고 큰 고통을 겪은 일본인 농아 소녀, 최근 퍼시픽림에 등장했던 키쿠치 린코가 열연했다. 큰 고통과 상실감에 허덕이지만 의사 소통에 큰 장애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마음속 깊은 슬픔을 쉽게 표현할 수가 없어 세상과의 단절감을 느끼고 있다. 

  

 어느날 일본인이 주고간 사냥용 소총을 우연히 손에 넣게된 모로코의 두 양치기 소년, 피를 나눈 형제이지만 너무도 성격이 다른 두 소년은 매번 티격태격한다. 악의없는 두 소년의 소총을 이용한 장난이 큰 비극을 불러온다.

  


 아들의 결혼식으로 인해 멕시코 고향으로 돌아가야 하지만 모로코로 여행간 두 아이의 부모 사정으로 인해 곤혹스러워 하는 나이많은 히스페닉 여성 유모, 결국 깊은 애정을 가지고 있는 두 아이를 데리고 미국 국경을 넘어 아들의 결혼식에 참석하게 된다. 

 



 한국 영화 '기담'은 2007년에 개봉한 영화로 벌써 횟수로 6년의 세월을 지냈다. 당시 심형래 감독의 '디워', '화려한 휴가'라는 두 거대 흥행작에 밀려 크게 흥행 성공을 하진 못했지만 영화 '기담'만의 개성적 매력으로 적지 않은 관객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영화사 도로시의 설립 기념작이기도 했으며 감독 정범신의 데뷔작이기도 했다. 이 후 정범신 감독은 '무서운 이야기' 1, 2편을 만들며 호러 영화 감독의 입지를 굳히게된다. 



 영화의 배경은 1942년 일제강점기 경성에 위치한 양방병원 한생이다. 아름다운 사랑에 얽매이고 이로 인해 큰 아픔을 겪게되는 다양한 인물들이 이 한생 병원에 모여들면서 벌어지는 기괴하면서도 아름다운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크게 3개의 독립된 에피소드가 어울어지면서 영화 '기담'을 완성하고 있다.



 영화의 제목 '1942년 경성공포극 기담'에서 '기담(奇談)'의 사전적 의미는 '이상야릇하고 재미있는 이야기'이다. 영화 전반적인 느낌에는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한 제목이라고 할 수 있다. 기담은 공포 영화를 표방하고 있는 만큼 관객의 공포감을 유도하는 연출이 무척 탁월하다. (사실 내 얘기를 하자면, 영화를 보면서 공포감을 느껴본 일은 거의 없다고 할 수 있다. 공포감을 느껴본 영화- 이블데드1편, 에일리언1편, 게이트- 이조차도 어려서 본 것들이다. 머리가 큰 이후로는 공포영화에서 공포감을 느껴본 적은 없다. 그럼에도 공포 영화를 좋아하는 이유는 SF영화와 함께 인간의 상상력을 훌륭하게 표현하는 장르이기 때문이다.) 



   

 공포영화에 내성이 없거나 심한 알러지를 가지고 있는 분들이라면 큰 충격을 받을 수 있을 정도로 호러적 연출은 꽤 뛰어나게 표현되어 있다. 뿐만 아니라 기담의 장면 미학 역시 놓치지 않고 챙겨보아야할 부분이다. 슬프면서도, 어두우면서도, 기괴하면서도, 공포스러우면서도, 그 사이에 절묘하게 아름다움을 끼워넣은 영화 그것이 바로 기담이다. 아쉬운 점이라면 일부 배우의 연기력이라고나 할까? 이조차도 영화 기담의 다른 많은 매력들 앞에서 큰 영향을 주진 못해지만 말이다.  



 개봉한지도 2달여(?) 시간이 흘렀지만 아직도 머리속에 강렬한 인상이 남아있는 영화 오블리비언(Oblivion), 오랜만에 정말 SF다운 SF영화를 본 느낌이다. 배우 톰 크루즈의 작품 선택의 안목은 실로 놀랍기만 하다. 먼 미래 2070년 폐허가 되어버린 지구가 이 영화의 배경이다. 기억을 제거당한 두 남녀만이 지구에 남아 주어진 임무를 수행해 나간다. 하지만 주인 잭 하퍼는 제거당한 기억의 단편 속에서 현재의 자신에 조금씩 의문을 느낀다. 



 영화의 제목 오블리비언(Oblivion)의 뜻은 바로 '망각'이다. 제목 만큼이나 이 영화 속에서 주인공들의 기억은 중요한 주제로서 존재한다. 제거당한 기억의 작은 조각들이 영화 오블리비언의 SF영화로서의 가치를 더욱 높여주고 있다. 그리고 마지막 이 기억의 단편들이 만들어낸 영화의 결말을 보며 큰 충격을 받게된다. 



 영화 오블리비언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무척 신비롭다. SF적 최첨단 구조물이 폐허가 된 지구의 풍경과 만들어내는 아름다운 조화는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기묘하고 환상적인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배경음악은 과거 SF 영화의 부흥기를 회상하는 듯 복고적인 느낌을 자아내기도 한다. 이 영화 전반에 걸쳐 미래와 과거가 뒤 섞이는 느낌은 영화 주제와도 맞물려 정말 신비로운 느낌 만들어낸다. 



 등장하는 배우들의 연기 역시 하나하나 놀라울 따름이다. 톰 크루즈나 모건 프리만등의 쟁쟁한 배우들의 연기는 둘째 치고라도 두 명의 여성 주인공들의 연기도 실로 인상깊다. 빅토리아를 연기한 안드레아 라이즈보로의 순간 순간 섬세한 표정 연기는 영화의 전개를 더욱 몰입도 높게 만들어준다. 센츄리온, 007 퀀텀 오블 솔러스, 히트맨 등의 영화에서 나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던 올가 쿠릴렌코는 이 영화를 통해 다시 한 번 나에게 큰 인상을 심어 주었다.  



 나는 SF 영화를 무척이나 좋아한다. 인간의 무한한 상상력을 펼쳐 보여주는 창작물이라고나 할까? 하지만 난 꽤 오랜 시간 SF 영화라는 장르에서 정체된 느낌을 받곤 했다. SF 영화의 소재로 사용할 상상력이 바닦을 보인 것은 아닐까란 걱정이 생기기도 했다. 하지만 영화 오블리비언은 나의 걱정을 한 방에 소멸시켜주었다. 복고적인 SF와 헐리웃 최첨단 기술이 만나 인간의 상상력을 소재로 또 하나의 훌륭한 영화를 만들어냈다. 





 1970년대 이후 유년기를 보냈다면 거대 로봇에 대한 동경과 로망을 가져보지 않은 남자 아이가 있을까? 나 역시 어려서 부터 초대형 로봇에 대해 아련한 감성을 가지고 자라왔다. 지금은 어린 시절이 잘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로 인생을 살아왔지만 이 어렴풋한 동경은 아직도 뇌 속 깊이, 가슴 속 깊이 남아 나에게 영향을 주고 있는 것 같다. 퍼시픽림(Pacific RIM)은 이러한 남자아이의 동경심을 강하게 자극하는 영화다. 퍼시픽림은 인간이 조종하는 초고층 빌딩 높이의 거대 로봇이 외계로부터 온 정체 불명 거대 괴수들과 맞서 지구를 지켜낸다는 큰 스토리 라인을 골자로 하고 있다. 그 와중에 작은 인간들 간의 갈등이나 아픈 기억들의 충돌도 생각보다 섬세하게 표현되고 있지만 남자아이의 기억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 초 거대 로봇과 괴수의 싸움을 보여주면서 다른 곳에 눈을 돌리라는 것은 어쩌면 무리한 요구가 될지도 모르겠다. 더불어 거대로봇과 괴수의 싸움터로 태평양 연안을 고른 것은 무척 훌륭했다.


 영화 촬영기술의 발달과 과학의 첨단화에 더불에 영상으로 표현되는 거대 로봇 역시 그 모습에서 많은 변화를 겪었다. 이족보행을 하며 손가락 한 마디 한 마디 움직이는 섬세하고 복잡한 움직임이 가능한 거대로봇, 그 뿐 아니라 각종 첨단 무기와 장비들까지 갖추고 있음에도 주인공 혼자서 버튼 몇 개와 레버 몇 가닥 두 발로 페달을 밟으며 완벽하게 이 복잡한 로봇을 조종해 내며 모든 물리 법칙을 무시하는 것이 과거 영상 매체 속의 거대 로봇이었다면 퍼시픽림 속의 거대 로봇은 두 명 이상의 조종사의 신경을 동시에 로봇에 연결해 동작을 일체화 시켜 조종된다. 거대한 만큼 막대하게 발생하는 물리 현상 역시 섬세하게 표현하려고 노력한 모습이 보인다. 엄청나게 발달한 CG가 이 모든 것을 표현 가능하게 해 주었다.


 거대 로봇과 괴수에 비하면 보잘 것 없는 작은 인간이라도 개성 만점의 배우들의 등장으로 꽤 인상깊은 연기도 감상할 수 있다. 모터싸이클 갱을 다룬 드라마 선즈오브아나키(Sons of Anarchy)의 인상깊은 두 주역 배우, 론 폴먼과 찰리 하냄, 브래드 피트 주연의 명작 영화 바벨에 등장해 강한 개성을 보여준 일본인 여자 배우 키쿠치 린코!


 개인적인 아쉬운 점, 두가지가 있다면 첫째, 거대 로봇의 디자인에 있다. 가늘고 긴 하체에서 상대적으로 거대 로봇의 중압감과 무게감이 덜 느껴지고 약간 부실해 보이기까지 한다. 박력이 떨어지는 디자인이었다고 생각된다. 둘째로 액션 영화로서의 액션 장면에서 큰 감흥을 느끼지 못했다. 최근 극의에 다다른 헐리웃 블록버스터 액션 영화들에 비해 액션의 완성도가 상대적으로 좋지 못하다. 최근 맨 오브 스틸의 완성도 극강의 액션 장면에 비교한다면 실망감이 조금 생길 수도 있겠다. 


 이 두가지 단점에도 불구하고 무척 재미있게 즐긴 영화였다. 거대 로봇과 외계 괴수가 끝없이 광활한 태평양 연안에서 결투를 벌이고 있는데 더이상 무슨 말이 필요하단 말인가!!!




 슈퍼맨(Superman)의 1932년 미국의 무명 만화 작가의 손에서 태어난 만화 주인공이다. 당시에는 그 누구도 이 파란 타이즈에 붉은 망토를 두른 사나이가 미국 문화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영웅으로 자리 잡을 줄은 상상도 못했을 것이다. 실제로 당시 슈퍼맨을 창조한 작가는 헐 값에 슈퍼맨의 판권을 팔아버린 웃지 못할 에피소드도 있으니 말이다. 


 사실 슈퍼맨이 영화화 된 이래로 나에게 최고의 슈퍼맨은 1978년도 슈퍼맨의 크리스토퍼 리브 였다. 물론 그 뒤로 크리스토퍼 리브의 슈퍼맨 속 편이 3편  더 제작되었으며 최근에는 슈퍼맨 비긴즈라는 최신 CG로 중무장한 영화도 등장했지만 역시 무언가 부족함을 느꼈었다. 


 하지만 맨 오브 스틸(Man of Steel)을 감상하는 순간 내 마음 속 최고의 슈퍼맨 영화는 바로 맨 오브 스틸로 바뀌어 버리고 말았다. 영화계의 두 걸출한 천재 크리스토퍼 놀란과 잭 스나이더의 만남은 전대미문의 걸작을 만들어 낸 것이다. 최고의 슈퍼맨을 넘어서 이 맨 오브 스틸을 감상하는 순간 내 마음속에선 최고의 헐리웃 블록버스터 무비, 최고의 SF 영화, 최고의 슈퍼히어로 무비의 자리가 모두 뒤바뀌는 순간을 경험한 것이다. 헐리웃 블록버스터 영화라는 콘텐츠를 통해 이 정도의 충격을 받은 최근의 작품으로는 아바타 정도를 들 수 있을까?


 크리스토퍼 놀란이 손댄 슈퍼 히어로는 실로 그 위상이 몇배로 드높아진다. 최근 그의 손을 통해 재탄생된 배트맨 3부작의 완성도와 그에 따른 흥행 성공은 이 사실을 뒷받침하는 가장 적절한 증거라고 할 수 있다. 슈퍼맨과 배트맨이 모두 DC 코믹스를 대표하는 슈퍼히어로 만화의 주인공이라는 점도 재미있다. 확실히 여태까지 마블 코믹스를 통해 영화로 등장한 슈퍼 히어로들과는 그 깊이를 달리하고 있다. 


 약 2시간 반의 런닝 타임 동안 영화 맨 오브 스틸은 슈퍼맨의 탄생과, 슈퍼맨의 삶과 고뇌, 슈퍼맨의 강력함과 그의 약점, 인류에 대한 사랑과 희생, 한 남자로서의 사랑을 거의 완벽에 가깝게 잘 다루었다. 특히 액션 영화로서의 완성도는 실로 놀라울 뿐이다. 현재 헐리웃 액션 영화의 정점에 오르기에 절대 부족함이 없는 박진감있는 장면을 창조해냈다. 슈퍼맨과 조드 일당과의 싸움 특히, 조드의 여성 부관인 파오라, 그리고 조드와의 대결 장면은 헐리웃 액션 영화사에 길이길이 남을 명장면이다. 또한 영화에 등장하는 다양한 SF적인 디자인은 리얼하면서도 아름다우며, 맨 오브 스틸의 영상미학은 두 천재 영화인의 만남의 놀라운 성과이기도 하다. 


 새로히 슈퍼맨을 연기한 배우 헨리 카빌은 말그대로 강철과 같은 육체와 인류를 사랑하는 자애로운 눈빛으로 슈퍼맨을 완벽하게 소화해 냈다. 그의 연인 로이스 레인을 연기한 에이미 아덤스는 전형적이 헐리웃 여배우의 고리타분한 매력에서 벗어나 개성있는 아름다움으로 부드러우면서도 강인한 로이스 레인을 잘 연기했다. 보드워크 앰파이어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선보였던 마이클 섀넌은 강인하지만 딜레마에 허덕이는 조드 장군을 잘 표현해 냈다. 자애로우면서도 현명한 슈퍼맨의 친 아버지 조 엘을 연기한 러셀 크로우의 연기는 명료하면서도 임펙트가 있다. 지구에서의 슈퍼맨의 아버지 조나산 캔트를 연기한 캐빈 코스트너는 오랜 시간 스크린을 떠나있던 세월이 무색할 정도로 조용하면서도 강렬한 연기를 통해 슈퍼맨에 대한 지극한 부성애를 멋지게 연기해냈다. 


 결국 나는 마지막 웅장한 OST와 함께 앤딩 크레딧의 끝을 감상하는 동안 새로운 슈퍼맨의 등장에 소리 높여 환호했다!! 마지막으로 한 마디 덧붙이자면 신에 가까운 능력을 가진 슈퍼맨의 유일한 약점이라고 할 수 있는 크립토나이트에 대한 재해석이 재미있다. 



 재미있는 것을 좋아하는 나는 디지털 콘솔 게임 역시 무척이나 좋아한다. 매일 몇 시간씩 즐길 정도로 깊이 빠져있진 않지만 가끔 시간이 남을 때 1시간 정도 즐기기에는 더 없이 훌륭한 대상인 것 같다.


 상남자로 태어난 나이기에 본능적으로 폭력적 성향을 내제하고 있다. 하지만 현대 사회에서 이러한 폭력적 성향을 합법적으로 겉에 들어내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때문에 이런 성향을 아무리 잘 다스리려 노력해도 그로 인한 스트레스는 내면에 조금씩 쌓여가기 마련이다. 이런 본능을 해소하는 가장 좋은 첫번째 방법은 운동이라고 생각하지만 두 번째로 폭력적인 게임을 통해 대리만족에 빠져보는 것도 나름 괜찮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데빌 메이 크라이 패키지 표지>


 액션 게임의 대가인 캡콥(Capcom)이 만든 데빌 메이 크라이(Davil May Cry)라는 게임은 내제된 스트레스를 해소하기에 더 없이 좋은 게임이다. 데빌 메이 크라이는 2001년에 발매된 게임으로 약 12년전에 등장했던 게임이다. 스타일리쉬 액션이라는 독특한 장르 명을 창조해 정착시킨 장본인이기도 하다. 사실 캡콤이 이 데빌 메이 크라이를 발매할 당시 이 게임이 공전의 히트를 기록할 지는 상상도 못했었다고 한다. 단지 실험적 목적이 다분했던 이 게임은 무시무시한 매력으로 여러 게이머들에게 새로운 액션 게임의 개념을 정착 시켰으며 나 역시 이 게임의 기억이 10년 이상의 세월을 뛰어 넘어 아직까지도 생생히 머리 속에 깊이 남아있다.


 게임의 주인공인 백발의 단테(Dante)는 전설의 악마족 마검사 스파다(Sparda)와 인간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이다. 인간 사회에서 그의 직업은 청부 악마 사냥꾼이다. 거대한 대검과 총기, 그리고 아버지에게 물려받은 마력을 사용해 인간에게 해악을 입히는 악마들을 무참히 사냥한다. 


<데빌 메이 크라이의 타이틀 화면 두 정의 권총을 든 트리쉬의 실루엣을 사용한 타이포 그래피가 멋지다.>


 두 정의 오토메틱 권총, 마력이 깃든 거대한 대검, 샷건, 불의 힘이 들어있는 권갑등의 무기를 조합해 화려하게 적을 무찌르는 게임으로 기존의 액션 게임에서 볼 수 없었던 스타일리쉬한 액션이 큰 쾌감을 준다. 거대한 검으로 적을 공중에 띄우고 떨어지는 적에게 쌍권총을 난사해 공중에 체공시키는 등의 창의적인 액션이 바로 이 게임의 최고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흰 백발에 피빛의 코트를 입고 시종일관 쿨한 성격의 주인공 단테에게 너무도 잘 어울리는 액션이다. 적들은 모두 악마다. 가장 초반에 등장하는 인간 사이즈의 퍼펫형 적에서부터 거대한 악마 보스들 까지 등장하는 적 케릭터 하나하나까지도 무척 개성적이 매력적이다. 악마들과 일대 접전을 벌이는 배경이 되는 거대한 섬 역시 시종일관 그로테스크한 분위를 풍기며 게임의 재미를 한껏 배가시키는 구조를 보인다. 음산하면서도 그때 그때 상황에 맞게 빠르게 변화하는 배경 음악 역시 게임의 몰입도롤 높여준다.


<주인공 단테, 반은 악마의 피가 흐르고 있다. 백발과 붉은 코트가 트레이드 마크>


 액션 게임의 명가로서 항상 새로운 무언가를 추구하는 캡콤의 이름이 아깝지 않은 멋진 게임이다. 하지만 이 게임의 난이도는 결코 쉽지 않다. 진짜 이 게임을 스타일리쉬하게 즐기기 위해서는 나름의 연습이 필요하기도 하다. 특히 최고 난이도인 단테 머스트 다이(Dante Must Die)모드에서는 실로 등꼴이 오싹해지는 난이도를 경험할 수 있다. 


<보스 네로 안젤로, 그의 정체는 단테의 쌍둥이 형제 버질, 시리즈 3편을 통해 그의 슬픈 운명을 경험할 수 있다.>


 물론 벌써 10년 이상의 시간이 흘러버린 게임으로 이미 구닥다리 게임기가 되어버린 플레이스테이션 2를 플랫폼으로 나온 게임인 만큼 지금 보기에는 무척 낮은 수준의 그래픽을 보여준다. 그럼에도 지금 즐기기에도 부족함 없는 재미를 주곤 한다. 용암이 끓어오르는 듯한 피부에 거대한 거미의 형태를 한 첫 보스 팬텀과 조우해 싸움을 시작할 때의 긴장감은 아직도 그 기분을 잊을 수가 없다. 비록 강력한 마력을 가졌다곤 하지만 고작 권총 두개와 장검을 가졌을 뿐인 단테를 조종해 강력한 파괴력의 공격은 물론 수 없이 공격해도 언제 쓰러질지 상상하기 힘든 체력을 조금씩 깍아먹어가는 스릴감은 실로 대단하다.


<데빌 메이 크라이의 히로인 트리쉬, 죽은 단테의 어머니의 외모를 모방해 악마 문두스가 만들어냈다.>


 물론 12년이 지난 지금 그 후속작으로 발전된 4개의 데빌 메이 크라이가 더 나와있지만 처음으로 데빌 메이 크라이1을 즐길 때의 몰입도에는 어딘지 좀 부족한 감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아마도 데빌 메이 크라이 1은 우연에 우연이 겹쳐서 만들어진 명작 액션 게임이 아니었을까? 실제로 실험적 성향이 강했던 데빌 메이 크라이 1편은 최근의 데빌 메이 크라이들과 다르게 무척이다 다듬어 지지 않고 거친 면모를 보여준다. 하지만 이 점 조차 묘하게 게임의 매력으로 작용했던 것이다. 우연의 힘이 없었다면 아마도 데빌 메이 크라이 1은 탄생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아래는 위키백과의 데빌 메이 크라이 1에 관한 내용을 일부 발췌한 것이다. 


게임 스토리 

 약 2000년 전 마왕 문두스는 인간계를 지배하고자 하였다. 그러나 인간을 사랑했던 마검사 스파다는 악마들을 모두 마계로 돌려보내고 마계를 봉인하고, 사망할 때 까지 인간계에 남는다. 그 후 약 2000년 후, 마검사의 아들 단테는 데빌 메이 크라이(Devil May Cry)라는 청부업 가게를 운영하며 데빌 헌터라는 직업으로 생계를 꾸리고 있다. 어느날 단테의 어머니 에바(Eva)와 똑같이 생긴 여성이 나타나 마왕 문두스를 처치해 줄것을 의뢰하는데....


등장인물 

- 단테(Dante) : 2000년 전 마계를 봉인한 마검사 스파다의 아들로, 악마인 아버지와 인간인 어머니 '에바(Eva) 사이에서 태어난 반인반마이다. 데빌 메이 크라이(Devil May Cry)라는 이름의 가게를 차려 의뢰를 받는 청부업자 식의 데빌 헌터를 생업으로 삼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자신의 어머니와 꼭닮은 외모를 가진 트리쉬라는 여성이 찾아와 문두스를 처리하라는 의뢰로 인해 문두스가 있는 마렛트 섬으로 가게 된다. 주무기는 자신이 직접 제작한 권총 두자루 '에보니 & 아이보리(Ebony & Ivory)'와 아버지가 물려준 검 '포스 엣지(Force edge)'이며 피자를 매우 좋아한다. 또한 '패스워드'를 말하면 보수를 마다하고 무조건 일을 하러 간다.

- 트리쉬(Trish) : 마왕 문두스가 단테를 암살하기 위해 단테의 어머니의 외모를 빌어 창조해낸 악마. 처음엔 문두스의 명령에 따라 단테를 죽이려 하지만, 단테와의 행동과 단테의 진심어린 충고 등으로 인해 그에게 애정을 느껴 단테를 도와 문두스를 쓰러뜨린다. 번개를 사용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문두스를 처리한 후에 단테와 데빌 네버 크라이(Devil Never Cry)를 운영하지만 그것도 잠시, 후에 자신의 일을 찾아 떠난다.

- 문두스(Mundus) : 마계의 왕. 2000년 전 단테의 아버지 스파다에게 패배하여 마계에 봉인되어있었다. 단테를 암살하기위해 트리쉬를 창조해 내었다. 다시 한번 인간계를 지배하려는 야욕을 보이지만, 단테에게 패배하여 다시 마계에 봉인된다.

- 네로 안젤로(Nero Angelo) : 문두스에게 패하여 정신과 육체가 개조된 버질(Virgil)이다. 갑옷으로 중무장을 하고 있으며, 보스로 나온다. 단테는 별 망설임 없이 네로 안젤로를 쓰러뜨리지만, 쓰러진 네로 안젤로가 떨어뜨리고 사라진 에바(Eva)의 유품인 목걸이가 나오자 네로 안젤로가 자신의 쌍둥이 형임을 깨닫는다.


데빌 암즈(Devil Arms) 

- 포스 엣지(Force Edge) : 단테의 아버지 스파다가 물려준 대검. 기본적으로 주어지는 무기이다. 레전드 소드라고도 부른다.

- 아라스톨(Alastor) : 번개의 힘을 지닌 마검. 대검의 형태를 띄고 있다. 에어하이크를 사용할 수 있게 해주며, 기본적으로 스파다, 포스 엣지와 같은 콤보를 구사할 수 있다.

- 이프리트(Ifrit) : 불의 힘을 지닌 권갑. 공격거리가 짧으나 기본 데미지가 크며 모으기도 가능하다.

- 스파다(Sparda) : 단테가 지니고 있던 목걸이와 네로 안젤로가 떨어뜨리고 사라진 목걸이가 합쳐진 것이 레전드 소드의 진정한 힘을 깨운 형태. 검과 낫의 형태로 변형이 가능하며 단발 위력은 최강을 자랑한다. 하지만 장비시에는 미션 22를 제외하고는 마인화가 불가능하며, 에어하이크가 없기 때문에 핸디캡 무기이기도 하다.






 로마시대, 노예제도를 밑바탕으로 쌓아올린 부흥기에 전에 없던 큰 상처를 남겼던 인물 스파르타쿠스는 그가 일으킨 놀라운 역사적 사건에도 불구하고 문헌으로 남아있는 신빙성있는 과거사가 거의 없기에 도리어 다양한 매체의 창작욕에 적지 않은 매력을 선사하는 소재이다. 

 기본적으로는 농경사회였던 로마가 대외전쟁을 통해 영토를 확장하고 부를 축적해 가면서 부산물로서 후에 로마의 경재 근간의 밑거름이 되는 존재들이 바로 노예였다. 이 노예의 대부분은 전쟁에서 로마에 의해 패망한 민족이었으며 인간 이하의 대접을 받았다. 로마인에게 노예란 일종의 재산이었으며 소, 말 등의 가축과 별반 다를 바 없는 존재였다. 로마 시대의 노예는 다양한 종류가 있었지만 스파르타쿠스의 신분은 검투 노예였다. 대체로 잡역에 사용되는 다른 노예들과는 달리 검투 노예는 콜로세움에서 로마인들에게 기쁨을 주기 위해 목숨을 건 싸움을 해야 했다.

 검투를 현대의 복싱이나 이종 격투기와 같은 스포츠와 착각할 수도 있겠지만 검투 노예의 싸움은 이와는 본질적으로 다른 것이었다. 특별한 룰이 없었기 때문에 로마인들의 자극적인 유흥을 위해서는 1대 다수, 때론 사람 이외의 맹수와도 싸워야했으며 목숨을 잃는일도 쉽게 일어나곤 했다.  스파르타쿠스는 이러한 검투 노예였다. 이런 인간 이하의 취급을 받던 그가 어느날 들고 일어나 로마의 노예들과 함께 반란을 일으켜 실로 막강한 군사력을 가진 로마를 상대로 3년간이나 긴 전쟁을 치루었던 것이다. 로마의 부를 유지하기 위해 필수 요건인 노예의 반란이라는 점, 로마의 본토인 이탈리아 반도에서 일어난 반란이라는 점, 단순한 반란 이상으로 강력한 로마군을 상대로 여러번 승리를 거두었다는 점은 광대한 로마 영토 전체에 큰 상처를 남겼다.

 이처럼 역사적으로 큰 사건을 일으킨 스파르타쿠스이지만 그가 트라키아 출신이라는 점, 반란을 일으키기 전 검투 노예의 신분이라는 점 이외에는 확실한 문헌은 남아있지 않다. 로마군에 있었으나 탈영으로 인해 노예로 전락했다는 이야기도 있으며, 트라키아의 왕족이었다는 설, 노예 신분으로 태어났다는 설, 등이 있지만 역사적으로 확실한 사실로 인정 받는 것은 전무하다. 때문에 파란만장한 삶을 살다간 검투 노예 스파르타쿠스의 과거는 무궁무진한 창작의 소재로 사용되어 오랜 시간 사랑을 받아왔다.


 이 포스팅의 주제인 미국 Starz의 시리즈 스파르타쿠스(Spartacus) 역시 로마의 검투 노예 스파르타쿠스를 소재로하고 있으며 그동안 스파르타쿠스를 다룬 어떤 매체 이상으로 매력적인 작품을 만들어냈다. 리얼하게 표현된 당시 로마의 시대상, 섬세하게 표현된 하나하나의 등장인물, 지루함 없이 흘러가는 잘 짜여진 이야기 전개, 뛰어난 영상미, 마치 당시의 로마를 옮겨놓은 듯한 생생한 배경! 정말 훌륭한 드라마였다. 주의할 점은 실제 당시 로마에 있었을 법한 잔인함이나 선정성이 여과없이 그대로 표현되어있다는 점이다. 성인이라도 이런 것에 크게 영향을 받는 이들에게는 절대 권해주고 싶지 않을 정도이다.


 

 Starz의 스파르타쿠스는 3개의 시즌과 한 시즌의 외전으로 이루어져있다. 시즌1이 끝난 시점에서 주인공 스파르타쿠스를 멋지게 열연한 배우 앤디 윗필드가 암선고를 받게 된다. 이로 인해 시즌2가 시작되기전 시즌1이전의 내용을 다룬 외전격인 갓 오브 아레나(God of Arena) 6편이 방송된다. 이 외전은 스파르타쿠스가 팔려온 바티아투스 검투사 양성소에서 스파르타쿠스가 팔려오기 전, 전설의 검투사인 가니커스를 주인공으로 하고 있다. 시즌1 이전의 이야기이기 때문에 스파르타쿠스는 등장하지 않으며 스파르타쿠스의 선배이자 2, 3 시즌을 통해 스파르타쿠스의 오른팔로서 중요한 역활을 하게 되는 전설의 검투사 가니커스가 어떻게 자신의 힘만으로 검투 노예에서 자유인의 신분을 획득하는지의 내용을 다루고 있다. 결국 시즌1의 스파르타쿠스를 열연했던 배우 앤디 윗필드는 암으로 사망하고 시즌2 부터는 새로운 배우 리암 맥킨타이어가 스파르타쿠스 역을 이어갔다. 기존 앤디 윗필드의 연기가 무척 인상적이었기에 처음에는 많이 비교가 되었지만 리암 맥킨타이어의 스파르타쿠스 역시 또 다른 훌륭한 매력을 가지고 있어 극을 끝까지 즐겁게 감상할 수 있었다. 고인이 된 앤디 윗필드에게 고인의 명복을 빌어본다.


  

 잔혹한 잔인성과 선정적 표현에만 집중한다면 이 작품의 값어치를 쉽게 깎아내릴 수도 있겠지만 도리어 이런 표현은 현대 문명화된 사회와 비교해서 무척이난 야만성이 살아있었던 당시 로마시대의 현실을 잘 표현했다고 할 수 있다. 때문에 당시 로마의 가장 밑바닦 인생을 살았던 노예 신분의 주인공들, 그리고 그들의 희생을 밑거름으로 자신의 부를 축적해 가는 로마인들의 삶에 쉽게 감정을 이입시킬 수 있었다. 극중에서 로마를 뒤흔든 스파르타쿠스의 난의 불씨는 사랑하는 아내에 대한 복수, 자신을 노예의 신분으로 몰락시킨 로마에 대한 증오였다. 이것이 발전해 같은 검투 노예들에 대한 동료애, 노예 신분의 동지들에 대한 연민, 자유에 대한 갈망, 투쟁으로 발전하는 모습이 무리 없이 물 흘러가듯, 그러면서도 격정적으로 잘 표현되어있다.



 어찌보면 이 극의 결말은 이미 결정되어있었다. 역사적으로 스파르타쿠스의 난은 결국 실패하기 때문이다. 과거 리들리 스콧 감독의 글라디에이터 처럼 스파르타쿠스를 소재로 했으나 역사적 사실을 대체로 무시한 영화도 있었지만 Starz의 스파르타쿠스는 생각보다 역사적 사실을 잘 반영하고 있다. 때문에 결말 역시도 역사적 사실과 크게 다를바가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전쟁에서 패망하고도 스파르타쿠스의 시체가 발견되지 않았다는 역사적 사실에서도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매력적인 결말을 보이고 있다. 결론이 정해진 극의 재미는 생각보다 많이 낮아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스파르타쿠스는 이런 장애를 안고 시작한 극임에도 그 재미는 실로 놀라울 정도였다. 로마의 검투 노예는 물론이거니와, 일반적인 다양한 노예, 로마의 귀족, 검투사 양성소를 통해 큰 돈을 벌려는 야심에 가득찬 로마인과 그의 아내, 로마의 장군, 정치인등 실로 다양한 인간 군상들이 자연스럽게 어울어져 한 순간도 지루함을 느낄 수 없이 섬세하게 진행되는 이야기가 실로 이 극의 가장 큰 강점이 아니었나 싶다. 과거 HBO의 로마(Rome)와 함께 최고로 잘 표현된 로마이야기였던 것 같다. 최근 시즌3으로 스파르타쿠스는 그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깊은 감동과 함께 더 이상 스파르타쿠스와 그 등장인물들을 만날 수 없다는 아쉬움을 금치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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