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이른 저녁 나의 귀염둥이 할리데이비슨 XL883R 로드스터를 세차 도중 실린더헤드의 누유 현상을 발견했다. 다시 한 번 실린더헤드 가스켓이 파열되어 약간씩 엔진 오일이 스며나오고 있는 것이다. 3번째로 경험하게되는 헤드 가스켓 누유 현상이다. 첫 번째는 아직 2년 이하의 무상 서비스 기간이었기때문에 무상 수리가 가능했지만 두 번째는 유상 교환을 해야했다. 두 번 모두 전면 기통에서 일어난 문제였지만 이번은 후면 기통에서 발생했다. 스포스터 엔진의 전면 기통 누유 증상은 자주 화자되는 문제였지만 후면 기통에 같은 문제가 생기는 것은 꽤 드문 증상으로 보인다. 덕분에 가야할 목적지도 있는데 이후로 미루고 3시간을 할리데이비슨 코리아 용인점에 발이 묶여있어야할 것 같다......

 어쨌든 고장이 생긴 것은 돈을 들여 수리를 해야겠지만 이번 고장을 통해 느끼는 점 두 가지를 적어보겠다. 한 가지는 손세차와 안전에 관한 문제이다. 사실 나 역시 몇 번 이륜자동차 세차 전문 업체에 세차를 의뢰한 적이 있지만 역시 자신의 이륜자동차는 자신의 손으로 가끔이나마 꼼꼼히 손세차를 해 주어야한다. 이륜자동차의 손세차는 외관미를 위한 목적성이 가장 강할지 모르겠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효과가 있다. 본인이 몇가지 도구를 이용해 자신의 이륜자동차 곳곳을 꼼꼼히 세차하다보면 각 부품부의 오염으로 인한 기계의 오작동을 막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이번의 나의 경험처럼 각 부위의 이상을 조기에 발견할 확율이 무척 높아진다. 이는 곧 이륜자동차 운전자와 혹시 모를 사고가 끌어드릴 수 있는 피해자의 안전과 직접적으로 큰 연관을 맺고있는 것이다. 한국 사회에 만연해 있는 안전불감증은 이륜자동차 운전자 사이에서도 쉽지 않게 목격되곤 한다. 정상적인 상태의 이륜자동차는 생각 이상으로 안정성을 가지고 있지만 만약 결함이 존재하는 상태라면 위험도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 직접 자신의 이륜자동차를 손세차하며 스스로의 안전에 좀 더 신경써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이륜자동차를 직접 꼼꼼히 닦아주다보면 이륜자동차에 대한 애정도도 높아지고 타는 즐거움도 더욱 커진다.

 이번 문제가 생긴 원인은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겠지만 무엇보다 내가 로드스터에게 무리한 주행을 강요했을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 같다. 조금 답답할 수도 있겠지만 좀 더 하드한 주행은 스피드트리플에게 맞기고 로드스터와는 평화로운 주행만 즐겨야하겠다. 두 번의 머플러 볼트 파손, 그리고 두 번의 헤드 가스켓 파열을 통해 이미 다짐했던 일들을 잊고있었나보다. 항상 때 맞추어 나에게 브레이크를 걸어주는 로드스터다.

 참고로 이 글은 아이패드로 작성되었다.



 이륜자동차 타는 것을 무척 좋아하는 나에게 겨울은 그리 반갑지만은 않은 계절이다. 추위와, 얼어서 미끄러운 노면, 특히 눈이라도 오면 즐겁게 이륜자동차를 타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다행히 올 겨울은 크게 춥지도, 자주 눈이 온 것도 아니라 꽤 자주 이륜자동차 주행을 즐겼다. 나의 경우 더운것보단 차라리 서늘한 걸 좋아하기 대문에 어느 정도 추위에서 이륜자동차 타는 것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최근 개구리가 깨어나는 계절을 맞이해 날씨가 많이 따뜻해졌다. 물론 아직 추위가 꽤 느껴지는 계절이지만 이정도 추위는 충분히 추위 대비만 해 준다면 나에겐 상당히 쾌적하게 느껴진다. 물론 가끔 함께 타는 누군가는 춥다고 우는 소리 투정이지만 말이다. 위 이미지의 거빙스 열선 장갑도 겨울철 라이딩에 큰 도움을 준다. 위 제품을 사용하기 전에는 워낙 이륜자동차의 메인 배선을 손상시키는 것을 싫어해서 열선 그립이니, 열선 장갑을 비롯한 불필요한 전기 장치를 절대 달지 않는다는 취향을 가진 나로선 위 제품을 사용 전에는 이런 방한 제품을 사용한 경험이 없다. 

  


 사실 추위에서 이륜자동차 운전을 즐길때 다른 왠만한 부분은 충분히 방한 준비를 할 수 있지만 가장 문제되는 부위가 바로 손과 무릎이다. 아무리 여러겹을 겹쳐 입어도 한계가 있는 부위이기 때문이다. 또한 바람을 정통으로 맞아야 하는 부위이기도 하다. 특히 손의 경우는 이륜자동차 조작에 무척 중요한 부분을 담당하고 있는데 추위로 얼어붙은 손으로는 섬세한 조작이 불가능해진다. 하지만 거빙스 열선 장갑은 겨울철에도 손을 무척 따뜻하게 해 준다. 이 30만원 이상의 고가의 제품을 사실 내 의지로는 구입하지 않았을 것이다. 내가 할리데이비슨 로드스터를 구입 당시 2011년 초 할리데이비슨 코리아에서 전년 대비 100만원이 오른 차량 가격에 대해 보상조의 행사로 무료 증정(개인적인 예상일 뿐이다.)한 것이다. 어쨌든 예상밖에 무료로 얻은 물건이 이리 유용할 수가 없다. 나중에 열선 바지도 하나 장만해 볼까한느 생각은 있다. 



 쓸대없는 서론이 너무 길어졌는데 본론으로 돌아와서 최근 따뜻한 날씨는 이륜자동차 타기에 무척이나 안성맞춤이다. 그동안 겨울철 다양한 위험 요소에 대한 부담감에서 벗어나, 그리고 추위에서 벗어나 해방감을 맛보고 있다. 한 낮이라면 정말 쾌적한 운전이 가능하다. 


 하지만 이 때문에 한 겨울철 운전 이상의 위험이 엄습하곤 한다. 바로 방심이다. 이륜자동차 운전자의 아니 모든 운전자의 최대의 적은 바로 자기 자신이다. 한 순간의 방심이 불러오는 참혹한 결과는 실로 무시무시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겨울철 바짝 긴장한 상태로 운전하다 겨울의 막바지에서 그동안 긴장감에서 한 번에 해방되는 것이다. 이럴 때 방심한 자신은 위험속에 무방비로 내동댕이 쳐지기 때문이다. 나 역시도 그렇다. 항상 이륜자동차 운전하면서 방심은 금물이라는 말을 속으로 되뇌지만 이럴 시기면 가끔 방심을 해 버리곤 한다. 아직은 겨울이다. 특히 음지는 아직 노면 상태가 꽤 미끄러울 경우가 많은 것이다. 다행히 나의 방심은 도로에서 됫바퀴가 운전자인 내 의도와는 다르게 살짝 미끄러지는 정도로 끝났지만 이런 방심은 큰 사고로 이어질 수 도 있는 것이다. 늦겨울 그동안 겨울의 추위와 산재한 위험 요소에서 해방되어 가는 이 시기 가장 위험한 요소는 바로 자기자신의 방심하는 마음이다. 이 포스팅을 작성하며 다시 한 번 나 자신에게 되뇌어본다. 이륜자동차 운전시 방심은 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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