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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륜자동차 일기

이륜자동차와 나



 누군가 나에게 '이륜자동차란 너에게 어떤 존재냐?'라는 질문을 한 다면 내가 처음으로 대답할 문장은 바로 '이륜자동차는 나에대해 아무런 대답도 해 줄 수 없는 존재다.'라고 대답할 것 같다. 내가 16년 동안 꾸준히 즐겨왔던 이 바퀴 두개뿐인, 그래서 언젠가 넘어져야할 불완전한 운명을 가진 묘한 매력의 존재는 나에겐 취미일 뿐이다. 적지 않은 시간 이륜자동차라는 존재와 함께해 오다보니 다른 이륜자동차 운전자들을 꽤 많은 수 보아왔다. 그들중 대다수는 이륜자동차와 함께한 시간이 적던 많던 무의식중이던 의식중이던 이륜자동차를 그들 삶의 중요한 일부로 만드는 작업에 적지 않은 시간과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 그리고 이 이륜자동차를 이용해 자신을 어필하기 위해 무단히 노력한다. 하지만 나에게 이륜자동차는 단지 취미에 불과하다. 내 정체성이나 존재감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못하는 취미일 뿐이다. 단, 너무도 매력적이며 나 스스로가 무척이나 좋아하는 취미다. 누군가는 자랑스럽게 '나는 라이더다.'라는 말을 자신을 표현하는 하나의 수단으로 사용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나는 이 문장이 나에게 아무런 의미도 없다. 이륜자동차와 나는 단지 동등한 관계로서 존재한다. 때론 교감하고 무엇을 나누는 존재, 그리고 단지 취미일 뿐이다. 너무도 사랑하는 취미일 뿐이다. 어느사이 자연스럽게 내 삶의 일부가 된 존재, 당연히 옆에 있으는 것이 자연스러운 존재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