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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시움, 인간이 만들어낸 거짓 파라다이스



 엘리시움(Elysium)은 그리스신화에 등장하는 단어로 선량한 사람이 죽어서 가는 극락, 즉 파라다이스를 뜻한다. 영화 엘리시움에서는 인간이 만들어낸 극소수 부유층만을 위해 인간 스스로가 우주 공간에 만들어낸 거주 공간을 엘리시움이라고 부른다. 인류의 선택받은 1%만이 낙원과도 같은 우주 거주지 엘리시움에 주거할 수 있으며 지구에 버려진 이들은 기본적인 인권조차 보장받지 못한 채 비참한 삶을 살아간다. 하늘에 어렴풋이 보이는 엘리시움에 어려서 부터 막연한 동경을 가지고 자라난 고아출신 전과자 맥스는 과거를 청산하고 착실한 삶을 살아가기 위해 기본적인 인권조차 보장되지 않는 공장에서 중노동을 하며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이런 그에게 불행히 다가온 한 사건으로 인해 지구에 살고있는 이들에게는 금지되어있는 곳, 엘리시움으로 가기위한 힘든 싸움을 시작하게 된다. 


 주인공 맥스 역에는 최고의 헐리웃 배우 중 한명 맷 데이먼이 열연한다. 연기력으로는 일찍히 인정받은 이후 본 시리즈로 액션 영화 배우로서의 가치도 충분히 입증된 바 있다. 엘리시움에서는 맷 데이먼의 이런 다양한 재능이 잘 발휘된다. 

 


 우주에 건설되어 있는 선택된 소수 인류의 거주지 엘레시움의 가운데 별모양이 있는 원형 팬던트를 연상시키는 모양을 하고있다. 우주 공간에 거주지를 건설하는 계획은 생각보다 오래전에 과학자들에 의해 이론화되어있었다. 지구와 달의 인력이 상쇄되어 중력이 작용하지 않는 라그랑주 포인트라 불리는 우주 공간에 거대한 원통형의 거주지를 건설한다. 이 원통형의 내부 표면에 지표를 형성하고 원통의 축을 중심으로 회전시키면 내부에 형성된 지표에는 원심력으로 인한 인공적인 중력을 만들어 인간들이 지구에서와 같이 지표를 딛고 걸으며 생활할 수 있게되는 것이다.



 나사(NASA)에서는 이런 우주 거주지를 과학적으로 디자인한 형태를 다양하게 발표했다. 엘리시움은 이런 과학적 형태에 영화 엘리시움만의 창의적 요소가 잘 어울어져 있다. 어린 시절 고아원의 수녀님과 하늘을 바라보던 맥스의 두 눈에 비치던 엘리시움의 모습은 마치 희망을 상징하는 듯한 별을 연상시킨다. 우주 공간의 엘리시움은 푸른 지구와 어울어져 환상적인 느낌을 연출시킨다.



 영화 엘리시움은 디스트릭트9(District 9)으로 강한 인상을 남겼던 닐 블롬캠프(Neill Blomkamp)의 작품이다. 디스트릭트9으로 강렬하면서도 섬세한 메시지을 내포한 SF 영화의 신세계를 창조한 닐 블롬캠프 감독은 영화 엘리시움을 통해 다시 한 번 그만의 재능을 100% 발휘해 냈다. 과거 디스트릭트9이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인종 차별이 만든 비극을 풍자하고 있다면 엘리시움 역시도 비슷한 맥락으로 이해가 가능하다. 엘리시움은 마치 백인이 지배하는 기회의 대륙 미국을 연상시킨다. 반면 지구에 남아있는 이들의 삶은 미국과 국경을 맞닿아있는 남미의 히스페닉이나 흑인의 모습을 떠올릴 수 있다. 실제로 지구에 남아있는 이들을 연기한 배우들은 대부분 남미 계통의 인종들이다. 영화를 보며 느낀 개인적인 견해일 뿐이지만 미국 사회에서 인정하지 않는 다양한 인종의 불법 체류가 만들어내는 비극들을 풍자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오랜만에 스크린에 복귀한 헐리웃 대형 여성 배우 조디 포스터! 엘리시움의 국방 장관(?)을 담당하고 있다. 그녀의 야심이 엘리시움에 비극을 초래한다. 간결하면서도 강한 인상을 남기는 연기가 놀랍다. 




 조디 포스터, 맷 데이먼 두 초특급 배우 못지 않은 존재감을 보여주는 배우가 바로 샤토 코플리! 광기의 악역을 연기한다. 놀랍게도 디스트릭트9에서 주연 배우로서 등장한 바 있다. 너무도 다른 두 캐릭터를 자연스럽게 연기해낸 그의 연기력을 높이 평가한다. 독특한 영어 억양이 인상적이다. 


 영화 일레시움, SF 영화의 창의적인 재미에 결코 가볍지 않은 주제 의식을 담아낸 수작이라고 할 수 있다. 배우들의 연기도 뛰어나고 최첨단의 CG 역시 놀라운 완성도를 보여준다. 특히 첨단의 인공 공권력 드로이드 경찰의 움직임은 그 자연스러움이 실로 놀랍기만 하다. 디스트릭트9의 외계인 움직임도 무척 자연스러웠는데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느낌이다. 


 인권, 평등을 연상 시키는 자본주의, 하지만 미화되어 표현되기만 한 자본주의는 물질 만능주의 적인 새로운 권력 수단을 낳았고 역시 새로운 개념의 계급 사회를 만들어 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자본주의의 맹점을 대신하기 위해 다양한 복지 정책과 대체 자본주의 정책들을 내 놓고 있지만 빈부 격차가 만들어내는 새로운 계급 사회의 폐해를 막기에는 역부족인 듯 하다. 영화 엘리시움은 이와 같은 현실의 비극을 미래의 모습을 빌린 SF 영화라는 수단으로 풍자해 내고 있는 듯 하다. 재미있으면서도 깊이있는 사색을 유도하는 힘을 가진 작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