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즐거운 취미와 문화/즐거운 영상물들

호빗 뜻밖의 여정! 반지의 제왕의 호빗들이 돌아왔다!



1937년 J.R.R 톨킨(John Ronald Reuel Tolkein, 1892.1.3~1973.9.2)에 의해 창작된 소설 반지의 제왕(The Lord of the rings)의 첫 편 반지 원정대(The Fellowship of the Ring)가 해당 소설의 극성 팬이자 영화 감독인 피터 잭슨(Peter Jackson)에 의해 2001년 처음 성공적으로 영화화된 지도 벌써 12년 가까운 세월이 흘렀다. 그리고 반지의 제왕의 마지막 편 왕의 귀환(The Return of the King)이 역시 감독 피터 젝슨에 의해 2003년 영화화 된지도 10년 가까운 세월이 흘렀다. 당시 영화화 되기 오래전 톨킨의 반지의 제왕(당시 한국판 완역본 서명: 반지전쟁)을 읽고 그 아름다운 이야기의 매력에 흠뻑 매료되어 있던 나에게 반지의 제왕 영화화 소식은 실로 놀라운 자극이었다. '소설의 내용을 혹여 많이 손상시키지나 않았을까?' 라는 우려반 기대반으로 영화관에 들어섰던 나는 3시간이 넘는 런닝 타임 동안 스크린 속으로 빨려들어가 정신없이 호빗들과 모험을 함께하며 시간 가는줄을 모르고 있었다. 영화의 엔딩 크래딧이 올라가는 순간 모험을 끝내야 한다는 아쉬움과 영화의 여운으로 쉽게 극장 의자를 나서지 못했을 정도였다. 내가 소설을 읽으며 상상했던 모든 장면들이 피터 잭슨의 영화에 그대로 담겨져 있었던 것이다. 인물 하나하나에서 장면 하나하나까지 어찌 그리도 내가 상상했던 그런 모습이 그려져 있던지 노라울 따름이었다. 피터 잭슨 역시 나 처럼 톨킨의 소설 반지의 제왕의 광적인 팬이었음을 감안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었다. 


 10여년전 받았던 감동은 아직도 마음속에서 그대로 남아있다. 반지의 제왕 전편을 DVD로 소장해 가끔 심심하면 그 감동에 다시 빠져보곤 하였다. 그러던 중 반지의 제왕의 전편이라고 할 수 있는 호빗(Hobbit)이 다시 피터 잭슨의 손에 의해 영화화 된다는 말을 들었을 때의 희열 역시 이루 말할 수 없었다. 톨킨이 자신의 아이의 잠자리에 들려주기 위해 창작해낸 소설 호빗은 반지의 제왕의 모체가 된 소설이다. 때문에 반지의 제왕보다 훨씬 뒤늦게 읽게된 소설 호빗은 좀 더 동심이 살아있는 소설이었다. 반지의 제왕 첫 편의 6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반지의 제왕의 주인공 프로도의 삼촌 빌보 배긴스의 첫 모험을 다루고 있다. 우연히 갠달프와 13명의 난쟁이(Dwarf,드와프, 사실 Dwarf를 국내에서는 난쟁이라는 단어로 번역해 사용하고 있는데 이는 조금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Dwarf는 상상속의 한 종족을 뜻하는 용어로 고유명사에 가깝다. 당연히 드와프라고 표현하는 것이 좀더 옳은 선택이 아닐까?)와 함께 모험을 떠나면서 겪게되는 멋진 모험에 관한 이야기다. 이 모험을 통해 그동안 자신의 집인 샤이아에서 벗어나 본 적이 없는 평범한 호빗 빌보는 평생 모험을 사랑하는 존재로 탈바꿈하게 된다. 이 모험에서 반지의 제왕에 등장하는 절대반지를 빌보가 우연히 손에 넣게 되는 장면도 등장한다. 그리고 또 한명의 중요한 캐릭터 골룸이 처음으로 등장하기도 한다.


 영화 호빗 뜻밖의 여정(The Hobbit Unexpected Journey)의 시작은 전작 반지의 제왕의 첫편 반지원정대의 첫 장면빌보의 생일 파티 준비에서 빌보가 회상을 시작하며 전개된다. 과거 반지의 제왕에 대한 추억을 되세길 수 있도록 천재 감독 피터 잭슨 본인의 창작력으로 멋지게 표현해낸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이미 10여년 전의 반지의 제왕에서도 보여주었듯 영화 호빗 역시 무엇 하나 빠질 것 없는, 톨킨이 창조한 세계를 고스란히 스크린에 담아내고 있다. 상상속의 종족들과 용, 괴물들, 마법과 아름다운 자연들 너무도 완벽하게 스크린에 담겨있다. 실로 놀라울 따름이다. 앞서도 말했듯 감독 피터 잭슨은 톨킨 소설의 골수 팬이다. 그러한 만큼 그가 표현하는 톨킨의 세계는 너무도 섬세하다. 엘프와 드와프, 오크와 고블린, 그리고 하플링인 호빗의 표현은 정말로 완벽에 가깝다. 아름다운 뉴질랜드의 자연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호빗, 드와프, 인간이 함께 하는 모험은 한시도 눈을 땔 수가 없다. 아쉬운 점은 또 한명의 주인공 회색의 마법사 갠달프를 연기한 이안 맥컬런(Ian McKellen)의 노화이다. 이 이야기는 반지의 재왕의 60년 전의 이야기로 당연히 인간인 갠달프가 젊었을 적의 이야기 이다. 실제로 반지의 제왕 첫편 반지 원정대 첫 부분에서도 늙은 갠달프가 절대 반지를 지녀서 노화가 더뎌진 빌보 배긴스를 보고 늙지 않았다고 놀라지만 사실 영화상으로 더 놀라운 것은 갠달프다. 아무리 마법사라지만 일찍 노화하고 60년 동안 조금 젊어진 것일까? 하지만 마법사 갠달프를 완벽하게 연기해낸 이완 맥컬린을 역시 늙어버린 반지의 제왕 빌보를 호빗에서 젊은 배우로 대체하듯 대체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이미 갠달프=이완 맥컬린이라는 공식이 영화 팬들에게는 깊이 각인되어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리 생각하면 더 놀라운 것은 다른 배우들이 10년의 공백이 무색할 정도로 늙지 않았다는 것이다. 특히 반지의 제왕에 등장했던 앨프족을 연기한 배우들은 늙기는 커녕 더 젊어진 느낌이다. 물론 컴퓨터 그래픽의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했겠지만 말이다. 이는 앨프족의 불멸성을 생각하면 무척이나 중요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이번에 젊은 빌보 배긴스를 연기한 영국의 배 마틴 프리만(Martin Freeman)의 연기력은 실로 탁월하다. 평범하지만 누구보다 재치있고 모험을 사랑하는 빌보의 젊은 시절을 너무도 멋지게 소화해 내었다. 최근 이 배우는 소설 셜록 홈즈를 현대로 각색한 영국의 TV 시리즈 셜록(Sherlock)에서 셜록 홈즈의 친우 닥터 존 왓슨으로 등장해 개성 강한 연기력으로 나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배우였다. 호빗으로 변신한 그는 바로 하플링 호빗 빌보 배긴스 그 자체였다. 뜻밖의 여정은 빌보의 첫 모험의 전반부만을 표현하고 있다. 그럼에도 영화의 런닝 타임이 3시간이 조금 안 될 정도로 길다. 그만큼 그들의 여정을 정말 섬세하게 그려내고 있다. 역시 영화가 끝나고 엔딩 크래딧이 올라가는 동안의 시간이 감동을 되새기기에 모자를 정도로 훌륭하게 제작된 영화다. 다음 편이 몹시도 기대되어 기다리기가 힘들 정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