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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즐거운 일상

강력한 권총 실탄의 손맛을 느껴보다(1) - Rugar GP100 357



 8월 8일 일요일을 맞아 잠실의 롯데월드를 방문했습니다. 시원한 빙상 아이스링크의 한기는 이 끔찍한 무더위도 잊게 해줄 만큼 무척 쾌적하더군요. 하지만 제가 찾은 장소는 잠실 롯데월드에 위치한 실탄 권총사격장입니다. 
 어렸을적 총이란 존재의 무서운 의미 조차 모르면서 남자아이들은 이 총이라는 물건에 매료되어 버리곤 합니다. 그래서 BB탄이라는 플라스틱 총알을 공기 압축식으로 발사하는 장난감 총을 친구들과 어울려 신나게 가지고 놀곤 합니다. 그리고 한국의 남성들은 태어나서 의무적으로 몇 번쯤이라도 반드시 총을 들고 사격을 해 보기 마련입니다. 
 총은 사람을 쏘아 다치게 하거나 죽이기 위해 만들어진 무서운 물건입니다. 그리고 저는 이 총이 가지고 있는 의미를 혐오합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총이 가지고 있는 매력에 품 빠져있는 아이러니함을 가지고 있기도 합니다. 때문에 군대에 있을 때에도 사격을 좋아하고 즐기는 몇 안되는 사람이었으며 사격 성적도 꽤 우수한 편이었습니다. 하지만 일반 사병들이 군대에서 권총을 쏘아볼 기회는 거의 없습니다. 주로 소총을 사격하게 되지요.
 하지만 비싼 금액이지만 돈을 지불한다면 롯데월드 실탄 사격장에서 영화에서만 봐왔던 실탄 권총들의 손 맛을 느껴볼 수 있습니다.  
 목동 아이스링크 근처에도 권총 실탄 사격장이 있어서 2 번 가 본 경험이 있는데 롯데월드에 소재한 실탄 사격장은 이번이 처음 있었습니다. 소구경의 권총은 10발에 2만원 대구경의 권총은 10발에 3만원입니다. 적은 가격은 아닌 것 같습니다. ^^; 저는 강력한 손맛을 느껴보기 위해 대구경 권총을 골랐습니다. 혹시 모를 사태를 대비한 방탄 조끼와 소음을 줄여주는 해드셋을 착용하고 사로로 들어설때의 등을 타고 흐르는 지릿지릿한 기대감은 말로 표현을 할 수 없습니다.












 이날 제가 선택한 권총은 Rugar GP100 357 입니다. 357 구경의 총탄을 사용하며 무시무시한 파괴력을 가진 권총입니다. 반동과 발사음이 정말 상상을 초월합니다. 실재로 제가 사격할 당시 제 일행의 말에 따르면 사격장 전체가 울려 손님들이 모두들 놀랄 정도였다고 합니다. 저는 사격의 재미에 푹 빠져 아무런 눈치도 채지 못했습니다. ㅋㅋ 소 구경의 권총은 사격장의 방음시설이 거의 모든 소음을 제거해 줍니다. 하지만 357 구경의 Rugar GP100은 거의 대포 수준의 소음을 유발하더군요, 
 
 왼쪽 이미지에서 Rugar GP100 357구경 권총의 파괴력을 보실 수 있습니다. 두터운 철판의 하단부에 보이는 커다란 구멍이 바로 이 무시무시한 권총이 만든 것입니다. 나머지 상단의 두개의 자국은 좀 더 소구경의 권총이 만든 상처인데 철판을 뚫지못하고 자국만을 남겼을 뿐 입니다. 이 권총의 위력이 얼마나 강렬할지 상상이 가시나요? 어쩌면 왠만한 방탄 조끼도 소용이 없을지도 모릅니다.

 일단 직원이 간단한 사격 방법과 주의점을 설명해 주고 5발의 묵직한 실탄을 실린더에 채워 줍니다. 실탄이 장전된 묵직한 권총을 들자 등골을 시원하게 쓰러 내려주는 긴장감과 아드레날린이 딱 좋은 흥분감을 만들어줍니다. 장전을 하고 손가락을 방아쇠에 걸자 손가락 끝으로 차가운 금속의 느낌이 전달되어 옵니다. 과녁 조준을 마치고 방아쇠를 당기자 사격장 전체를 울리는 천둥 소리와 함께 강력한 반동이 손목에서 팔꿈치 어깨를 타고 온몸에 시원하게 전해집니다. 5발의 사격을 마치고 채워진 탄을 모두 소모합니다. 
 두 번째 5발의 탄을 채울때는 직원에게 부탁하고 제가 직접 채워보았습니다. 드럼식 탄창의 매그넘 특유의 탄 채우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드럼 탄창을 돌려가며 무게감 있는 탄알을 하나씩 채우고 탄창을 원위치 시킵니다.다시 한 번 온 몸을 흥분시키는 5발의 사격을 마치자 흥분과 아쉬움이 교차합니다. 그리고는 제가쏜 과녁을 받고 나름 뿌듯합에 기분이 더욱 좋아집니다. 일전에 목동 사격장에서 44구경으로 만점을 받은 과녁보다는 3점이 모자른 97점 과녁이지만 나름 괜찮은 점수 같습니다. 

 제가 너무 좋아하는 모습을 보고 일행, 즉 10년을 넘게 만나온 저의 사랑스런 여자친구가 한 달에 한 번 월급 탈 때 마다 권총을 쏘게 해 주겠다는 말에 돌돌만 과녁을 들고는 아이처럼 신나서 좋아하게 됩니다. 
 다음에는 명품 오토매틱 권총이라는 CZ75를 쏴 보고 싶습니다. 2만원이라 가격도 좀 더 싸구요.
 오늘 쏜 Rugar GP100 에 대한 감상은 100 점 만점에 제가 사격에 기록한 점수와 동일한 97점을 주고 싶습니다. 남성적이고 멋진 외관에 강력한 파괴력 그리고 뛰어난 정확도까지 가진 명품 권총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3점을 제외한 이유를 구지 말하라면 사람을 크게 다치게 하거나 죽일 수 있는 무기라는 점 때문입니다.


 저는 제 자신을 반전주의자로 표현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총기 사격을 좋아하는 것은 상당한 모순입니다. 저 자신도 알고는 있지만 총을 쏘는 재미와 흥분은 정말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아마도 반전주의자가 아니었다면 직업 군인이 되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단지 공짜로 총쏘려고 말입니다. 이런 아이러니에도 불구하고 제가 저런 어마어마한 파괴력을 가진 끔찍한 무기를 사람이나 생명체에게 겨눌 일은 제 평생에 단 한 번도 없을 것이므로 혹시라도 욕하지 말아 주세요. 제가 누군가에게 끔찍한 살인 도구를 겨누는 일 뿐 아니라 그 누구도 누군가의 생명을 위협하거나 뺏기위해 저런 매력적인 도구가 사용될 일이 없기를 간절히 바래봅니다. 단순히 레져용이라면 저렇게 매력적인 인간의 창조물인데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