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 담배피던 시절 내 인생 처음으로 가정용 게임기를 이용해 즐겨본 게임은 바로 재믹스용 구니스(The Goonies, 1986, MSX 플랫폼)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동명 영화 구니스(The Goonies, 1985, 국내 게봉 1986)를 원작으로한 아기자기한 액션 게임이다.
영화의 주인공이었던 7명의 어린이들이 악당에게 잡혀가 해적의 동굴 곳곳에 갖히게된다. 주인공은 악당들의 방해와 해적 혼령들의 공격, 해적 동굴 여기저기에 설치된 함정을 피해 해적의 보물을 구하고 일곱 어린이들을 구해 동굴을 탈출해야 한다.
주인공이 취할 수 있는 액션은 고작해봐야 좌우 걷기, 점프, 줄타기, 펀치 공격 뿐이다. 동굴에서 발견할 수 있는 아이템을 잘 활용해가며 진행해야 하는 이 단순한 2D 그래픽 게임이지만 난이도는 그리 쉽지만은 않았다. 특히 길찾기를 통한 기억력 테스트가 어린 나이엔 가장 큰 난제였던 것 같다. 친구들과 몰려앉아 열심히 즐겨봤지만 엔딩을 본 기억은 없다. 의외로 숨겨진 요소도 많아서 즐길 거리가 당시에는 참 많았다. 또 하나 재미있는 점은 주인공의 체력 수치가 존재한다는 점이다. 적에게 공격당하거나 함정에 걸리면 이 수치가 줄어들고 모두 소진하면 게임 오버된다. 소진된 수치는 EXP를 모아 가득 체우면 회복된다. 물론 이 체력 수치와 관계없이 일격에 게임이 끝나는 함정들도 존재했다.
그나저나 영화를 원작으로 한 게임인상 의문점이 한가지 생긴다. 영화의 주인공 7명의 어린이들이 모두 잡혀있다면 아이들을 구출하기 위해 이리뛰거 저리뛰는 주인공은 누구란 말인가!!?! 이 포스팅을 작성하면서 알게된 사실이지만 그는 바로 슬로스였던 것이었다! 게임 그래픽의 표현력에 극단적인 한계가 있던 당시의 기술력이 이런 웃지못할 해프닝을 야기했다. 슬로스에 관해서는 아래 영화 이야기에서 언급해 보기로 하겠다. 또 하나 알게된 점은 이 게임에 패스워드 시스템이 적용되어 있다는 것이다. 각 스테이지를 클리어하면 알려주는 패스워드를 입력하면 해당 스테이지부터 이어서 게임을 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어렸을 때는 이 방법을 몰라 항상 첫 스테이지 부터 짧지 않은 긴 모험을 떠나야만 했던 것이다.
구니스의 패키지는 역시 위 이미지와 같은 롬 카트리지였다. 당시 꽤 고가였는데 검색을 통해 알아본 바로는 일본 판 원가가 당시 4,800엔에 육박했다. 지금의 재화 가치를 짐작해 보면 10만원이 훌쩍 넘지 않을까? 물론 개인적인 짐작일 뿐이다.
당시 대우에서 정식 유통한 롬 카트리지를 가지고 있었던 것인지, 아니면 일본 직수입품이었는지, 재미나 같은 여타 회사의 복제품이었는지, 불법 복재품이었는지, 지금으로선 기억이 나지 않는다. 아래는 구니스 게임이 완전 공략되어있는 웹사이트의 링크다.
스티븐 스필버그의 영화 구니스는 당시 상당히 성공한 어린이 모험 영화였다. 모험심이 가득하고 해적의 잃어버린 유산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지만 천식을 앓고 있는 병약한 소년 마이키를 중심으로 7명의 소년, 소녀가 우연히 발견한 오래된 해적의 보물지도를 이용해 보물찾기를 시작하면서 영화가 시작된다. 이 보물을 둘러싸고 악당들과도 경쟁하게 되는데 악당들에게 학대 당하던 괴물 같은 외모의 슬로스와 친해지고 그의 도움을 받기도 한다. 게임의 주인공은 바로 이 슬로스인 것이다. 위 이미지는 오래 동안 숨겨져있던 해적선이 바다로 떠나는 모습을 주요 등장인물들이 바라보는 영화의 마지막 장면인데 가장 왼쪽에 붉은 체크 무뉘 담요를 두르고 있는 거한이 바로 슬로스다.
주인공으로 등장했던 7명의 소년, 소녀들, 자세히 보면 의외로 오랜 세월이 지난 지금도 활발히 연기 생활을 하고 있는 배우들이 눈에 띌 것이다.
먹는 연기가 일품이었던 청크, 영화 전반적으로 코믹적인 요소를 담당했다.
구니스 맴버들이 성장한 모습이다. 아직도 왕성하게 연기활동을 하는 몇몇을 찾아볼 수 있다.
영화 구니스는 영화 자체의 큰 성공을 비롯해 다양한 콘텐츠로 제작되어 큰 인기를 누렸다. 그 인기만큼이나 영화의 OST이자 주제가라고도 할 수 있는, 가수 신디 로퍼의 'The Goonies 'R' Good Enough'역시 많은 사랑을 받았다. 아래는 젊었을 시절 신디 로퍼의 공연, 그리고 2011년 나이든 신디 로퍼의 공연 그리고 OST 유튜브 영상이다. 오랜 시간이 흐른 뒤 들어도 무척 정겨운 멜로디다.
마지막으로 구니스 플레이 영상이다.
구니스, 영화도 게임도 아직 많은 이들의 추억속에 깊이 자리 잡고 있는 콘텐츠다. 어린이들의 모험심을 재미있게 표현해낸 영화, 지금과는 비교할 수 없는 오래된 기술로 어찌보면 조잡해 보이지만 그 아기자기한 게임성은 지금 보아도 손색이 없는 게임 구니스, 아직도 많은 이들의 어렸을 적 추억 속에서 생생하게 살아가고 있는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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