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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사 잡다한생각

남자의 스포츠 머리는 죄인가?

 

 

 

 난 어려서부터 남자가 외모에 지나치게 신경쓰는 것을 배제하도록 교육받아왔고 나 역시도 지금 생각하기에 외모에 신경쓸 시간에 무언가 더욱 건설적인것에 시간을 투자하는 것을 선호한다. 이런 나의 사고 방식은 외모지상주의 시대와는 많이 상반되는 점이 있어 한국 사회에서는 다른이들과 조금 탬포가 달라진다. 이런 나에게 머리를 자르는 일은 무척이난 귀찮은 일이다. 하지만 남자인 내 자신이 머리가 긴 것을 싫어한다는 점과는 상반되기도한다. 물론 예쁜 미용실에 앉아 가운을 덮어쓰고 헤어 드레싱을 받는 것 역시 좋아할래야 좋아할 수가 없다. 이미 이발소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지 오래고 그나마 남성 전용 미용실마저 이제는 근처에서 발견하기도 쉽지 않다. 

 여러가지를 종합해 본 결과 스포츠로 짧게 잘라 앞머리가 눈을 찌르기 전에 또 다시 스포츠 머리로 짧게 자르면 내 상황에 가장 이상적인 이발법이 된다. 약 3달에서 반년의 시간마다 한 번씩 이발하게 된다. 돈과 시간을 아낄 수 있으며 짧은 스포츠 머리를 선호하는 나에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이발법이다. 하지만 외모 지상주의의 한국사회에서는 무척이나 실용적인 방법임에도 불구하고 역시 불편한점이 생길 수 밖에 없기도 하다. 남자도 2주에서 한달에 한번은 미용실을 다니며 화장마저 하는 시대에 나는 한 명의 괴짜가 된다. 게다가 나이에 비해 흰 머리가 꽤 많은 내가 단 한번도 염색을 안 한다는 것 자체도 남들에게 정말 이상하게 보이나보다. 그냥 못해도 개성정도로 바줄 순 없을까? 누구나 연예인 머리스타일을 따라하고 유행에 민감해야만 할까? 어쨌든 난 불가능하다. 

 

 

 사실 남들이 어찌 보든 내가 그들에게 피해를 주는 것으로 인한 문제가 아니라면 그다지 신경쓰지 않는다. 하지만 나의 이런 머리 관리법은 아이러니하게 나에게 귀찮은 상황을 많이 만들어주곤 한다. 일단 스포츠 머리를 3달~반년간 길러서 미용실을 찾아 스포츠로 시원하게 짤라달라고 하면 미용을 하시는 분들은 10이면 10, 머리를 자르는 이유에 대해 심도있게 설명을 요구한다. 스포츠 머리가 좋다거나, 그냥 자른다는 대답만으로는 질문이 끝나지 않는 것이다. 그나마 질문 끝에 잘라주기라도 하면 다행이지만 그들은 다양한 이유를 붙여 내가 스포츠 머리를 하면 안된다는 주장을 펼치기 시작한다. 그래도 내가 원하는대로 짤라주길 주장해봤자 그들은 가위질은 너무 소심해진다. 결국 '더 짧게요, 더 짧게요.'를 연발하다 지쳐서 귀찮은 마음에 '그냥 알아서 잘라주세요.'라는 발언을 하고 말게 된다. 결국 머리스타일은 누군가 연예인이 했던 머리이거나 유행하는 스타일이된다. 내 대량의 흰머리를 보며 꼭 염색을 하라는 말도 잊지 않는다.- 간혹 절대 염색하지 말라는 이들도 있지만...- 어쨌든 내가 대중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이발의 자유를 잃은지는 오래다. 비단 머리문제만도 아니다. 대중이나 유행, 인기보다는 내 자신의 취향을 존중하는 나같은 소비자는 한국 사회에서 계속 설자리가 줄어드는 느낌이다. 즉 내 취향의 물건들은 안팔리는 물건이 되버리기에 판매자 측에서는 위험부담만 큰 상품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내가 선호하는 이발 방식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물질 만능주의의 피해자가된듯한 해의식이 느껴지는 순간이다.-지나친 생각일 수도 있겠지만....- 

 어쨌든 어제는 우연찮게 늦게까지 운영하는 미용실을 발견해 내 머리를 남자 머리 시원하게 잘라주는 걸 좋아한다며  시원하게 커트해 주시는 여사장님을 만나뵙고 참 다양한 생각을 해 보게되었던 하루였다. 단지 머리 하나 자르면서말이다. 나는 나 지신이 남자로 태어난 것을 사랑하고 내 스스로 남자답게 살아가는 방식을 사랑한다. 물론 지금 하소연 아닌 하소연을 한 것은 어찌보면 내가 생각하는 남자다운 삶을 살아가는 방식과는 위배되는지도 모른다. 좀 더 힘들기 때문에 이 삶을 지켜나가는 것이 더욱 가치있는지도 모르겠다. 앞으로도 남자다운 삶을 살아가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며 살아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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