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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자동차이야기

전설의 F1 레이서 아일톤 세나



 지상 최대의 자동차 레이싱 F1 그랑프리, 인간이 만들 수 있는 최강의 바퀴달린 머신을 이용해 300Km/h의 속도 영역을 가볍게 넘어서고 제로백(스타트 직후 100Km/h 속도 진입에 걸리는 시간)이 1.6~2초에 불과하며 코너링시 최대 3G 이상의 다운포스를 드라이버들이 견뎌내야 한다. 비공식적으로는 직선 주로에서 450Km/h에 육박하는 속도를 낼 수 있다고 한다. 그럼에도 차량 무게는 고작해봐야 400Kg 내외이다. 



 이런 지상 최대의 레이싱이지만 사실 국내에서는 최근 레이싱이 열리기 까지는 그리 알려지지 않았었다. 그리고 이 F1 레이싱을 대표하는 스타 드라이버 하면 F1에 별 관심이 없는 이들 조차 독일의 미하엘 슈마허(Michael Schumacher)를 떠올린다. 하지만 나에게 최고의 F1레이서는 바로 브라질의 아일톤 세나(Ayrton Senna Da Silva, 1960. 3. 21~ 1994. 5. 1)이다.



 90년대 F1은 그 세계적인 엄청난 열기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 거의 인지도가 없었다. 당시 중고등 학생 시절 자동차에 관심이 많았던 나에게 F1 그랑프리에 대한 정보를 전해 준 것은 위 이미지의 카비전(Car Vision)이라는 잡지였다. 매월 사보던 이 잡지는 위의 1996년 1월호가 한 권 외롭게 남아있을 뿐이다.

 F1에 깊은 관심을 가질 수록 선망의 대상이 되었던 존재가 당대 최고의 드라이버였던 아일톤 세나였다. F1의 가장 빛나는 시기를 이끌었던 인물이라고 평가하고 싶다. 유복한 가정에서 태어나 어려서 부터 천재적인 레이싱 감각을 보여왔던 그의 재능은 F1 그랑프리를 3번이나 석권하면서 최고조에 다다른다. 



 그리고 1994년 산 마리노 그랑프리에서의 사고로 목숨을 잃으며 전설로 남게 된다. 목숨을 불사르는 열정적이고 과감한 드라이빙과 천재적인 빗속 운전이 장기(실제로 Rain Master라는 별칭까지 얻게 된다.)였던 그는 아쉽게도 레이싱에서의 사고로 사망한다. 고교시절 마음속의 영웅이었던 그의 사망 소식에 남몰래 눈물짖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레이싱에 모든 인생을 불살랐던 그 고작 34세의 젊은 나이에 그의 인생의 화려한 무대였던 서킷위에서 생을 마감한 것이다.  

 재미있는 것은 미하일 슈마허의 첫 우승 시즌이 바로 이 1994년 시즌이었다는 점이다. 혹자는 미하엘 슈마허가 세나의 장례식에 참여하지 않았다거나 사고전 레이싱 당시 세나를 심하게 압박했다는 이유로 그를 혹평하기도 했지만 드라이버 당사자들의 심정이야 그들만이 알 일일 뿐, 경솔하게 가혹한 소리를 할 필요는 없는 것 같다. 아일톤 세나라는 최대 스타의 죽음으로 F1 레이싱 안전 규격이 대폭 변경되어 지금은 도리어 세나 생전보다 낮은 스펙의 머신이 사용되고 있다는 점도 참 흥미롭다. 그리고 그의 죽음 이후 단 한 건의 F1 레이서의 사고사는 없었다.


<아일톤 세나의 헬멧 도색은 위 이미지와 같이 브라질의 국기를 연상시키는 색상조합으로 유명하다.>


 아일톤 세나는 자신의 모든 열정을 레이싱 서킷에서 불태운 남자이다. 1991년 브라질 그랑프리에서 고장난 머신을 운전해 우승한 직후 기절했다 깨어난 그는 '내 머신의 기어가 6단에 걸려 변속이 되지 않았다.'라는 말을 해 그의 레이싱에 대한 열정과 정렬의 얼마나 대단한 기적을 만들어냈는지 세상 모든 이들을 놀라게 했다.

 다른 드라이버들이 두려워 할 정도로 무모해 보이는 주행을 하는 그도 동료 드라이버를 구하기 위해 자신의 성적도, 자신의 목숨의 안전도 내버릴 정도로 헌신적이기도 했다. 

 동료의 죽음이 자신의 레이싱에 영향을 받을 만큼 감수성이 풍부한 한 명의 인간이기도 했다.

 사후에 알려진 이야기 이지만 천문학적인 그의 사비를 브라질 빈민 구제에 기부했을 정도로 애국자이며 국민적 영웅이며 자기 희생의 정신이 뚜렸한 인물이기도 했다.

 ' 내 피속에는 레이싱, 경쟁이라는 것이 흐르고 있다. 레이싱은 나 자신의 일부이며, 내 인생의 일부이다. 나는 레이싱에 내 모든 인생을 걸 수 밖에 없다.'

 생전에 그가 했던 인터뷰의 일부이다. 자신의 열정을 불태워본 이들은 스스로의 삶에서 빛날 수 밖에 없다. 나 역시 아일톤 세나 처럼 내 인생에서 나만의 열정을 불태울 수 있는 분야를 찾아내길 간절히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