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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취미와 문화/즐거운 영상물들

초능력자 한국 영화에 대한 희망을 다시 한 번!



 사실 내가 한국 영화에 회의를 느끼기 시작한 것은 너무도 오래된 이야기다. - 뭐 내가 회의를 느낀다고 한국 영화의 가치가 변하는 것은 아니니 큰 의미는 없다. 단지, 개인적 취향이라고 바라본다면 가장 무난할 것 같다.- 회의를 느낀 것은 이미 한참 전이었지만 결정적으로 한국 영화에서 멀어진 계기는 바로 한국 영화는 바로 '놈놈놈'이었다. - 역시 개인적 취향일 뿐이라고 바라본다면 가장 적당할 듯하다. - 극장을 나서는 순간까지 도대체 어떻게 이런 영화가 흥행에 성공한 것일까?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 순간 '역시 한국 영화는 내 취향과 너무도 멀어졌구나.'란 반 푸념을 하고는 한국 영화하고는 거리를 두게 되었다. 

 하지만 아이러니 하게도 다시 한국 영화에 눈을 돌리게 한 것은 2010년 개봉한 초능력자 덕분이었다. 아이러니라는 표현을 쓴 이유는 바로 이 영화의 감독이 김민석이라는 점이었다. 초능력자의 김민석 감독은 재밌게도 놈놈놈의 조감독과 각본을 맞았었다. 

 어쨌든 영화 초능력자는 실로 신비하면서 기발한 영화였다. 무엇보다 두 주인공의 대치 구도가 무척이나 흥미로웠다. 강렬하면서도 광기어린 눈빛 연기를 보여주는 자신의 연기력에 깊이있는 가능성을 가지고 있음을 이 영화를 통해 보여준다. 신에 가까운 능력을 가지고 있지만 그 능력때문에 고립되고 외로운 초인을 연기한다. 어려서부터 초능력을 통해 겪은 불행은 인간과 사회에 대한 증오로 분출구를 찾아 인간위에 선 포식자로 군림한다. 

 또 한 명의 주인공 임규남은 고수가 연기한다. 내 개인적 관점으로 그의 연기력은 볼품이 없지만 극중의 김규남이라는 케릭터와의 동화는 실로 훌륭하다. 하루를 근근히 살아가는 일용직 노동자이지만 밝고 긍정적 태도를 잃지 않는다. 그리고 그에겐 피부색도, 고향도, 다르지만 가족 못지 않는 두 외국인 일용직 노동자 동생들이 있다. 아무런 능력도 없어보이는 보잘것 없는 그이지만 사실 그에겐 초인 못지 않은 강력한 능력이 있다. 초인의 능력이 통하지 않음은 물론 남을 위하는 강력한 의지는 그에게 엄청난 회복력과 육체능력을 부여한다. 

 단순한 두 개성있는 주인공의 대결로 보여지는 이 영화의 대립 구도는 사실 무척 재미있는 생각 거리들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누구나 남들보다 못한 점을 한 둘씩은 가지고 있고 그로 인한 컴플렉스에 고민하며 결국 이때문에 누군가에게 상처받고 살아간다. 이 동일점을 가지고 있는 경험을 겪으면서 누군가는 증오심과 복수심, 투쟁심을 품으며 남들위에 군림하고 권력을 휘두르며 자신의 컴플렉스로 인한 상처를 대체하려한다. 물론 성공하는 이들도 있지만 지금까지 그런 삶을 살아가는 이들의 표정에서 행복을 읽어본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반대로 같은 경험 속에서도 긍적적인 태도를 잃지 않고 신념과 의지를 지켜나가는 이들이 있다. 이들은 때론 누군가에 집밟히고 무시당하며 힘든 삶을 살아가고 누가 보아도 불행해 보이지만 도리어 그들의 표정에서는 행복을 발견한 적이 몇 번이고 있다. 더 나아가 남을 위한 삶에 큰 의미를 찾은 이들의 표정에서는 행복 이상의 내가 경험해 보지 못한 말이나 글로 형용할 수 없는 이상적인 그 무엇이 보이곤 한다. 

 이 영화 초능력자에서 주인공 임규남은 남을 위하는 강렬한 의지를 보일 때 최강의 능력을 발휘하는 존재다. 그리고 상반되는 삶을 살아가는 초인과 격렬한 대립을 보인다. 마치 신과도 같은 능력을 가진 초인도 그를 상대로는 고전을 면치 못한다. 과연 남을 위한 봉사의 삶을 살아가는 성인의 삶을 살아가는 이들이야말로 가장 강한 존재일까? 아직 그러한 삶을 살아본 적이 없는 나이기에 알 수는 없지만 이 영화를 통해 그 가능성을 엿보았다. 의도되었던 의도되지 않았던 이 영화는 많은 재미있는 생각거리를 제공하고 있는 것 같다. 얼핏 보기에는 단순한 흥행 영화로도 보일수 있고 어찌보면 단순한 B급 영화로도 볼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내가 바라본 영화 초능력자는 실로 독특한 그 무엇이었다. 한국 영화에 대한 가능성을 다시금 나에게 보여준 영화 초능력자가 무척 고맙다. 물론 초능력자가 개봉한지 4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단지 기대감만 가지고 있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