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이륜자동차를 타고 태안 반도 근처 몇몇 방조제들을 일주해보았다. 이날 건넌 방조제는 아산만, 삽교천, 석문, 대호 방조제, 이렇게 4개였다. 이 방조제들을 건너는 것 만으로도 서해안의 가을 정취를 듬뿍 맛볼 수 있다. 어느정도의 시간과 모험심을 투자해 볼 만한 그리 버겁지 않은 여행이다. 군데 군데 아직 공사 진행중인 곳이 있어서 멋진 풍광을 해치고 공사 먼지가 많으며 공사 차량때문에 가끔 복잡함을 느낄 수 있다는 점을 빼면 무척 마음에 드는 여행이었다. 중간에 들러 잠시 차 한 잔의 여유를 즐겼던 한적한 안섬 휴양공원도 꽤 괜찮은 장소였다. 목적지에 다달았을 때는 이대로 서해안을 따라 땅끝 마을까지 가보고픈 마음이 간절했지만 어쩔 수 없이 아쉬움을 달래며 발길을 돌려야 했다. 

 


 우연히 들렀던 안섬 휴양공원의 경치는 정말 훌륭했다. 멋진 등대와 거대한 화물선들이 서해의 풍경과 잘 어울어졌다. 



 동해나 남해에 비하면 관광 선호도가 비교적 낮은 편이지만 서해의 풍경도 그 나름의 매력은 충분히 있는 것 같다. 



 안섬휴양공원의 한적한 카페, 서해를 바라보며 차 한잔을 즐기는 여유가 무척 소중했던 장소다. 



 끝없이 펼쳐진 서해 바다, 그 너머엔 중국 대륙이 맞다아 있다. 



 해운 교통의 요충지인 만큼 거대한 화물선을 쉽게 볼 수 있다. 실제로 보는 것에 비해 사진으로는 그 크기가 잘 표현되지 않아 아쉽다.



 안섬 휴양 공원에서는 아름다운 조각 예술들을 감상해 볼 수 있다. 달리 입장료가 존재하진 않는다. 





이런 멋진 경험을 가질 수 있는 것도 다 이녀석 덕분이다. 



 이날 가을 하늘은 무척이나 맑았는데 재미있는 점은 멀리 서해 앞바다에는 먹구름이 작뜩 끼어있었다는 것이다. 그러더니 해상에서는 가득 분무가 날렸는데 아마도 멀리 바다 위에서만 비가 내렸나 보다. 놀랍게도 금방 하늘이 개더니 석양 주위로 아름다운 무지개가 몇 개나 떠올랐다. 멍하니 자연이 만든 아름다움에 취해있다가 이 감동을 담아보기 위해 아이폰5의 사진기 기능을 몇가지 이용해 보았지만 역시 역부족이다. 







 

 대호 방조제에 멈춰서서 멋진 개인 사진 한 장도 생겼다. 




 도비도 농어촌 휴양단지에서 서해 바다로 사라지는 석양을 감상해 보았다. 이때까지도 서해상의 무지개가 하늘을 물들이고 있었다.

 





 아쉬운 마음을 거두고 뒤돌아 서야할 시간, 이런 행복을 만끽하게 해준 모든 것에 진심으로 감사를 해 보았다.





 나는 야간 이륜자동차 운전을 무척이나 좋아한다. 밤의 어둠속을 달리는 재미는 주간 주행이 절대 줄 수 없는 무언가 특별하고 신비로운 매력이 있다. 차갑고 상쾌한 바람을 맞으며 가로등 빛에 반짝이는 도로를 따라 어둠 속을 가르다보면 현실감이 저 멀리로 사라지곤한다. 그러면서 현실속의 고뇌, 고민등은 금새 어둠속으로 녹아들어가 더이상 나를 괴롭히지 않는다. 여름의 낮동안 강렬한 태양 빛과 가득 매운 자동차들에 시달리던 도로도 한가하고 시원한 밤에는 나와 나의 이륜자동차를 반겨줄 여유가 생기는 듯 하다.  


 특히 낮에는 살인적인 햇빛이 내리쬐는 여름에는 햇빛을 피해 상대적으로 차고 상쾌한 공기를 제공하는 밤시간의 라이딩을 더욱 사랑하게 된다. 여름의 밤은 나와 나의 이륜자동차간에 오붓한 시간을 갖기에 너무도 훌륭한 시간대다. 

 


 따로 야간 주행을 교육받지 않는 초보 이륜자동차 운전자의 경우 대부분 야간 주행을 두려워한다. 나 역시 10여년전 초보 이륜자동차 운전자 시절에는 야간 운전에 두려움을 가지고 있었다. 시야가 좁아지고 노면 파악이 어두워지며 다른 운전자들에게 상대적으로 작은 이륜자동차가 쉽게 눈에 뛰지 않는 등 낮에는 존재하지 않던 위험이 밤의 어둠을 틈타 고개를 내밀기 때문이다. 


 하지만 밤에만 나타나 이륜자동차 운전자를 괴롭히는 이런 위험도 충분히 그 위험도를 줄여볼 수 있다. 일단, 야간에 무리한 고속 주행은 삼가해야 한다. 특히 교차로나 횡단보도 구간에서는 낮에보다 몇 배의 주의를 기울여 운전에 집중해야 한다. 주행중 노면 파악이 아무래도 낮보단 어렵다보니 초행길보다는 익숙한 도로에서 이륜자동차 주행을 즐기는 것이 좋다. 평소해 좋아하고 자주 다녀본 도로를 야간 주행을 즐기기위한 도로로 선택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리플렉터를 적극 활용해 혹시 도로위 나와 나의 이륜자동차를 발견하지 못할 경우를 대비하는 것도 좋다. 낮의 햇빛을 줄여주는 스모크 실드나 선글라스를 밤에 사용하는 것은 운전자의 시야를 더욱 좁게 만들어 위험하니 사용을 절대 삼가해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낮 주행 이상의 집중과 주의를 요한다는 것이다. 이런 점만 잘 고려한다면 밤 시간의 이륜자동차 주행은 충분히 안전하고 즐거울 수 있다.


 나 같은 경우 청계산과 바라산 사이로 넓직하게 뻣어있는 안양판교로를 밤시간 이륜자동차 운전을 즐기기 위한 도로로서 무척 좋아한다. 양 옆의 산에 발달한 수목이 뿜어주는 향기롭고 상쾌한, 시원한 공기와 넓고 멋지게 뻣어 있는 도로, 그리고 밤시간에 차 없이 한가한 도로 사정! 무엇하나 야간 주행에 모자른 점이 없는 도로이다. 널고 사방이 확 트여있는 서울 공항앞 대왕판교로 역시 야간 주행을 즐기기 무척이나 좋은 곳이다. 서울 곳곳의 한강 다리 근처 역시 밤의 장점을 즐기기에 좋은 장소이다. 


 지난 일요일 밤 서울 신도림에서 용인의 작업실까지 이륜자동차를 이용해 이동하면서 즐거웠던 기분을 기억해 보며 이 포스팅을 작성해 보았다. 여름밤의 달콤한 이륜자동차 주행은 나에게 이 활기찬 일주일을 시작하는 작지 않은 활력소가 되었다. 내일 화요일부터 일주일간 장마가 지속될 듯 보인다. 비가 오는 동안에는 불가피하게 이륜자동차 운전을 즐기지 못할 것이다. 때문에 지난 일요일 밤은 더욱 나에게 소중한 시간이었다. 


 이륜자동차는 자유를 상징하는 하나의 아이콘과도 같다. 그만큼 다양한 운전자들에 따라 다양한 방식으로 즐길 수 있다. 물론 유행에 민감한 국내 실정상 결국 대부분이 선택하는 즐기는 방식은 몇몇으로 한정되기는 하지만 사실 이륜자동차와 즐길수 있는 자유와 해방감은 그 폭이 무척이나 넓다.   일본산이나 유럽산의 고성능 레플리카고 와인딩이나 고속 주행에 목매여 있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10대 이상의 단체 운전을 즐기는 이들도 있다. 조금 좋지 못한 케이스지만 과시욕에, 또는 자유를 넘어선 방종, 즉, 남에게 민폐끼치기를 즐기는 이들도 있다. 뭐 이런 이들을 탓하는 행위는 옛날에 개나 줘버렸지만 말이다. 아무튼 결론적으로 말하고 싶은 것은 이륜자동차를 즐기는 방식은 그만큼 다양하다는 것이다. 나 역시도 이륜자동차의 자유와 해방감을 즐기는 나만의 방식을 가지고 있다. 나 같은 경우 이륜자동차 운전의 90%는 혼자 즐긴다. 물론 여럿이서 함께 즐기는 라이딩 역시 그만의 큰 매력을 가지고 있긴 하지만 여럿인 만큼 지켜야할 것도, 배려해야할 것도, 신경써야할 것도 많아져 자유와 해방감을 맛보는데 걸림돌이 되기도 한다. 그래서인지 내 이륜자동차와 나, 그리고 라이딩만을 신경쓸 수 있는 홀로 라이딩이 그만큼 나에게는 더 큰 매력을 주는 것 같다.  그리고 기분을 전환을 위해 좋아하는 것이 바로 홀로 밤 라이딩이다. 이륜자동차를 타는 다른 지인들로 부터 니가 무슨 외로운 늑대 한마리, Lonely wolf냐는 핀잔아닌 핀잔을 듣곤 하지만 내가 가장 크게 자유와 해방감을 느끼는 순간이 바로 밤에 홀로 라이딩을 즐기는 순간이다. 특히 성남에서 과천으로 넘어가는 한 언덕 길을 무척 좋아하는데 도로 상태도 무척 좋은데다 밤 시간에는 차도 없어 온 도로를 내가 전세낸 기분이다. 양 옆의 산에사는 나무들이 내 뿜는 신선한 공기가 무척이나 상쾌하다. 코너도 재미있는 정도로 적당하고 충분히 속력낼 구간도 있다. 기분이 울적하거나 머리에 복잡한 일이 있을 때 홀로 밤 라이딩의 해방감을 충분히 맛보고 집으로 들어와 맥주 한 캔과 함께 그 흥분을 서서히 기분좋게 가라앉히면 편안하고 깊은 숙면을 취할 수 있다. 최근 밤에 라이딩을 즐기면 봄기운을 물씬 느낄 수 있다. 그래서 순간의 충동으로 밤 운전을 즐기러 횡하니 나가는 경우가 잦아지고 있다. 그만큼 나에게 홀로 밤 라이딩은 큰 행복이다. 이럴 때 항상 느끼는 것은 누군가 절대자가 있다면 내 인생에 이륜자동차 운전이라는 큰 행복을 안겨준 것에 대해 큰 감사를 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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