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SF(Science Fiction)라는 소재를 너무도 좋아한다. 인간의 상상력이 한 없이 펼쳐지는 이 공간에서는 불가능이나 현실의 한계따위의 말들이 아무런 의미도 없을 뿐이다. 한 때 달나라로 여행을 떠난다는 것이 단지 헛된 망상에 불과하다고 여겨졌으며 지구가 둥글다는 말이 말도 않되는 헛소리 취급을 받았던 적도 있다. 하지만 그 당시 선구자들이 밤하늘의 별들을 바라보며 밤을 세워가며 했던, 비록, 당시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값어치 없게 생각했던, 그러한 꿈들이 현재를 만들었고 또 미래로 나아가는 나침반 역할을 하는 것이다. 현재도 많은 양의 SF소재의 창작물들이 만들어지고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오늘 이 포스팅에서 내가 그동안 봐왔던 정말 내 감슴속에 깊은 흔적을 남긴 SF소재의 영화들을 소개해 보고자 한다.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 (2001 : a Space Odyssey)

 나에게 있어 스탠리 큐브릭(Stanley Kubrick)감독의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는 SF 영화를 이야기할때 절대로 빼 놓을 수 없는 작품이며 SF영화라는 장르의 일종의 바이블이라고 할 수 있다. 인상적인 오프닝 장면은 수 많은 작품속에서 오마쥬로 남아있을 정도로 보는 이들에게 깊은 흔적을 남긴다. 
 1968년에 개봉된 이 영화는 내가 5번이 넘게 보았는데 지금 보기에도 전혀 손색이 없을 정도로 반 세기를 넘게 앞서간 작품이다. 여러개의 에피소드가 독립되 옴리버스식으로 전개되며 각각 에피소드 하나하나가 정말 주옥같이 아름답고 신비한 상상력을 보여준다. 지구라는 삶의 터전의 한계를 벗어나 상상하기조차 힘들 정도로 넓은 검은 우주의 바다를 향해 나아가는 인간의 모습을 담담하면서도 인상깊게 잘 표현하고 있다.


스타워즈 (Starwars) 구작(久作) 시리즈

  SF영화 하면 어디 빠지지 않고 항상 등장하는 작품이 바로 1977년 미국에서 첫 개봉한 스타워즈(Starwars)시리즈의 구작이다. 조지 루카스(George Lucas)라는 걸출한 영화 감독을 세계곳곳의 구석구석까지 알린 작품이다. 신작(新作) 스타워즈 시리즈가 만들어지면서 3개 영화로 이루어진 구작들은 에피소드 4, 5, 6으로 넘버링 되었다. 신작 스타워즈 시리즈는 이 구작의 배경 내용들을 다루고 있다. 조지 루카스의 말에 따르면 신작의 에피소드들은 당시 기술의 한계로 포기하고 이 에피소드들을 먼저 영화화했다고 하지만 사실이야 본인만 알 일이다. 어렸을 적 처음 이 영화를 접한 것은 명절 날 정규방송에서 우리나라 성우들이 더빙한 상태로 방영한 것을 본 것이다. 가슴을 울리는 인상깊은 OST가 흐르며 스타워즈의 배경을 설명하는 텍스트가 수 없이 많은 별들이 박혀있는 깜깜한 우주를 향해 멀어져 간다. 뒤이어 웅장한 사운드와 함께 도대체 크기를 가늠할 수 없는 백색의 제국 우주선이 화려한 광선을 내 뿜으며 등장한다. 아마도 스타워즈의 팬이라면 이 장면은 죽는 그 순간까지 잊지 못할 것이다. 어린 시절 나 역시도 그랬다. 광활한 우주와 매력적인 케릭터들, 멋지고 리얼한 우주선들이 날아다니고, 라이트 세이버가 사방으로 불을 뿜는다. 도대체 당시 어떤 소년이 이 영화에 빠져들지 않을 수 있었겠는가? 당시 나 역시도 그랬지만 이 영화의 다음이 궁금해 다음 명절을 손꼽아 기다리던 소년들이 수도 없이 많았으리라 생각된다. 영화라는 것은 별로 관심이 없으셨던 우리 아버지도 정말 눈을 돌리지 못하고 보시곤 하셨다. 아직까지도 수도 없이 많은 골수 팬들을 거느리고 있으며 정규적인 스타워즈의 세계는 이제 끝났지만 이 팬들에 의해 스타워즈의 세계는 아직 그 이야기를 지속해 나가고 있다. 신작 에피소드가 나오기전 구작의 에피소드들을 디지탈화 시켜 묶음 발매한 DVD를 구입한 것이 정말 잘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에피소드 4, 5, 6에 보너스 마테리얼까지 도합 4장의 DVD로 구성되어있다. 가끔 추억에 깊이 빠져들 수 있다. 이 영화는 우주를 배경으로 한 하나의 서사시로서 높이 평가받기에 전혀 손색이 없다. 

스타워즈 (Starwars) 신작(新作) 시리즈

 보이지 않는 위협(The Phantom Menance)라는 부제로 1999년(벌써 10년 저도의 시간이 흘렀다니) 다시 돌아온 스타워즈의 에피소드에 내가 가졌던 흥분은 말로 다 표현하기가 불가능할 정도 였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고 했던가? 하지만 이 작품은 나의 기대에 충분한 보상을 해 주었다. 신비롭고 아름다우며 비장한 상상력들로 가득한 스타워즈의 세계가 뛰어난 CG기술이 더해져 정말 말이나 글로 표현하기 힘든 인상을 남겼다. 
 'I am your father.'라는 인상 깊은 대사를 남긴 우리의 영원한 절대 악역 다스베이더가 아직 악에 물들기 전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어 이미 그의 슬픈 운명을 알고 보는 입장에서 약 6년간 3개의 에피소드를 보는 내내 참 미묘한 감정을 가지고 본 작픔이다. 그리고 결국 마지막 에피소드 3에서 충격적이고 웅장한 장면들로 나의 시선을 사로 잡았다. 영원한 제다이 오비원 케노비와 그의 제자 아나킨 스카이워커의 장렬한 대결 결국 비참하고 슬픈 운명을 살게된 다쓰 베이더의 탄생은 정말 큰 감동을 주었다. 영원히 소녀인줄만 알았던 나탈리 포트만이 성숙함의 아름다움까지 보태어 연기한 아미달라여왕도 무척 매력적인 케릭터 였다. 또한 많은 수의 제다이들을 만나 볼 수 있는 흥분도 있다. 만약 조지 루카스 감독의 말대로 당시의 기술의 한계가 이 에피소드들을 만들지 못하게 하였다는 말이 맞다면 어떤 장면이 가장 강력한 증거가 될까? 바로 영원한 제다이 스승 녹색 난쟁이 요다의 결투 장면이다!

이티 (E.T)

 이 번 포스팅은 깊은 우주를 이야기한 SF영화들을 다루려고 시작했지만 이 영화의 배경은 지구다. 하지만 주인공은 우주로 부터 온 손님, 외계인 E.T
 이런 걸작 SF들을 다루려니 갑자기 SF영화의 팬으로서 숙연해지는 바이다. 걸작 SF영화를 얘기하면 또 하나 빼 놓을 수 없는 감독이 바로 스티븐 스필버그(Steven Spielberg)다. 그리고 이 감독에게 엄청난 유명세를 안겨준 영화가 바로 1982년에 미국에서 개봉한 E.T이다. 아마도 이 영화가 한국에서는 한 참 뒤에 개봉했던 것 같은데 내가 어린 시절 처음으로 극장에서 본 영화가 바로 이 E.T다. 아주 어릴 적임에도 그 감동은 잊을 수가 없다. 그 뒤로도 명절에 몇 번씩 TV에서 방영해 줄 때마다 꼭 챙겨보았던 기억이 난다. 생명의 소중함이나 순수함 보다는 개인적인 욕망과 이해득실에 눈이먼 어른들이 아닌 인간 소년, 소녀들과  외계인의 아름다운 우정을 환상적인 영상을 통해 감동적으로 잘 담아낸 SF의 걸작 영화이다. 달밤을 자전거를 타고 나는 장면은 영화사에 기리기리 남을 명장면일 것이다. 참고로 이 영화에서 드류 베리모어가 너무도 귀여운 어린 소녀로 등장한다. 지구가 배경이지만 머나먼 우주를 상상하게 해 주는 정말 놓은 SF영화라고 할 수 있다.

미지와의 조우 (Close Encounters of the Third kind)

 역시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영화로 지구가 영화의 배경이다. 하지만 역시 우주로 부터의 손님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수작 영화로 SF영화 팬들 사이에 상당한 인지도를 가지고 있는 작품이다. 
 E.T가 외계인과의 조우를 좀더 동화적이고, 좀더 동심에 가까운 요소를 강조했다면 이 영화는 실재로 외계인과의 조우가 인간들에게 만들어낼 불안감, 신비감, 공포등에 더욱 초점을 두고 있다. 그러면서도 영화 내내 외계인들의 실체에 대해서는 배일에 싸여있어 신비감을 가중시킨다. 실제로 이 영화의 주인공들은 외계인이 아닌 외계인과 조우한 평범한 인간들이니 말이다. 마지막 멜로디로 외계인과 소통하는 장면은 역시 SF 영화 팬들의 가슴속에 깊은 흔적을 남겼을 것으로 보인다. 1983년 작으로 국내 공중파 TV에서도 몇 번 방영해 준 적이 있는 것으로 기억한다.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The Hichihiker's guide to the Galaxy)

 오늘은 마지막으로 아주 독특한 SF영화 하나를 소개하고 마치고자 한다. 걸작이라고 부르기엔 왠지 영화 만든 감독도 크게 기뻐하진 않을 것 같지만 정말 재미있고 개성있으며 잘 만든 SF영화다 싶다. 2005년작이며 가스 제닝스(Garth Jennings)라는 감독이 만든 작품으로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라는 정말 엉뚱한 재목을 가진 이 영화는 영화 곳곳에 정말 엉뚱하고 기발하고 재치있는 상상력들로 포장해 놓았다. 케릭터들도 무척 개성있어 영화보는 내내 심심하지 않다. 특히 머리통 큰 냉소 로봇의 개성은 뭐 말이 필요없다. 오프닝의 독특함에는 혀가 내둘러진다. 이 영화를 보고나게 되면 돌고래가 여지까지 우리가 가진 선입견과 달리 보일지도 모르겠다. 실제로 난 그렇다. 여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여 배우 주이 데 샤넬(Zooey De Schanel)은 정말 개성적인 매력을 가진 배우로 여러 작품에서 독특한 표정 연기를 보여준다. 최근 틴맨(Tin man)이라는 오즈의 마법사를 독특하게 해석한 TV 시리즈를 본 적이 있는데 역시 묘한 케릭터를 보여준다. 이 영화는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는데 국내에도 번역본이 출간중이다. 역시 재밌다.

 이 SF 관련 포스팅은 몇 회에 나누어서 하려고 한다. 오늘은 주로 우주를 배경으로(두 작품은 지구가 배경이지만 우주의 주민들이 주 소재이므로, 억진가?)한 걸작들을 다루어 보았다. 앞으로도 SF영화들을 몇가지 주제에 맞추어 포스팅해 보고자 한다. 다음 포스팅할 주제는 SF와 공포의 만남이다. 기대하시라. 하지만 사실 나 자신도 큰 기대는 안하는 바이다.



 여기서부터 개똥 철학으로 별 읽을 필요가 없음(심심한 분만 읽어보시길)
 외유내강(外柔內剛)란, '겉으로 보기에는 부드러우나 마음속은 꿋꿋하고 굿세다는 것을 이르는 사자성어'라는 듣기에 무척 이상적인 뜻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한국사회는 이 외유내강이라는 사자성어에 굳은 신념이라도 있는 것인지 아무런 여과없이 오로지 외유내강을 원하고 남들에세도 강요한다. 그런데 이게 왠 일일까? 나름대로 오랜 세월을 살아오면서 여러 연령대, 여러성별(?-약간의 고정관념만 깨면 세상에는 성()이 둘 이상으로 나뉘어져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_-;), 여러 직종, 아무튼 여러(확실히 내 연령대의 누구보다도 많은 종류의 사람들을 만나보았다고 확신한다.)종류의 사람들을 접해 보았지만 실재로 진실한 외유내강의 모습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일반적으로 겉으로 부드러운 척, 세상을 속여 조금 쉽게 살아가려는 내면도 약해 빠진 경우가 훨씬 많이 목격되어왔다. 내가 아직 못 봤을 수도 있고, 내가 너무 비관적인 시선을 가지고 있을 지도 모르겠지만 이 외유내강이라는 사자성어는 보이지 않는 큰 함정을 가지고 있다고 확신한다. 태어날 때부터 이런 사람은 없고 진실로 이러한 사람이 되려면 엄청난 노력이 요구된다고 확언할 수 있다. 쉽게 얻을 수 있는 삶의 자세가 아니며 누구나 반드시 가져야만 하는 삶의 자세도 아니다. 물론, 자신이 이런 사람이 되기로 목표했다면 남한테 그래 보이는 척(이것도 많은 노력이 필요할텐데 -_-;)노력하고 점점 겉과 속이 틀린 내 모습을 발견하기 전에 자신이 진짜 그러한 인간이 되도록 뼈를 깎는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여기까지는 개똥 철학으로 별 읽을 필요가 없음(심심한 분만 읽어보시길)

 이거 서론이 너무 길어졌는데 이 포스팅은 이런 개똥철학이 아닌 영화를 주제로 한 것이 아니니 본론으로 들어가 봅시다. ^_^; 한국사회는 외유내강이 되기를 강요하지만 꼭 그러한 삶만이 이상적인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달리 생각해 보면 외강내유도 삶의 한 방법이죠. 강해지기위해 노력하지만 아직 내면에는 부드러운 마음을 잃지 않고 있는 그런 모습말입니다. 어쩌면 우리 남성들이 바래마지 않는 모습이 바로 이것이 아닐까요? 하지만 사회가 요구하는 모습과는 너무 다르기에 외강내유의 남자들은 사회의 따가운 시선을 받으며 고독과 싸워 나가야 합니다.
 그러한 남자들을 영화라는 매체로 표현하는 사람이 바로 마이클 만(Michael Kenneth Mann)감독입니다.-이제야 본론이냐.....-_-;)
이름 : 마이클 만(Michael Kenneth Mann)
출생 : 1943.2.5.미국
데뷔 : 1971년 'Jaunpuri'연출
학력 : 런던필름스쿨 영화학 석사
직업 : 영화 감독, 제작자, 각본가 (혼자 다하냐..^_^;)
작품
 1981 비정의 거리
 1983 악마의 성
 1986 맨헌터
 1989 FBI
 1992 라스트 모히칸
 1995 히트
 1999 인사이더
 2001 알리
 2004 콜래트럴
 2006 마이애미 바이스
 2009 퍼블릭 에너미

  마이클 만 감독은 영화를 통하여 남성의 내면을 담담하면서도 강하게 자극합니다. 그의 영화에 빠져들면서 열정적인 뜨거움을, 때로는 고독의 슬픔을 뼈져리게 느끼곤 합니다. 그만큼 강인한 남성의 외적인 강함과 내적인 슬픔, 그리고 부드러운 감성을 너무도 잘 표현하기 때문이겠지요. 이런 걸 너무 잘 표현하다보니 그런 남성들을 동격하는 게이가 아니냐는 구설수까지 오르네리곤 하지만 사실 여부야 제가 알 방도가 없는 일이고 개인적으로 마이클 만 감독 역시 뜨거운 남자이기에 이리도 외강내유의 남성들을 잘 표현하는 것이라 생각됩니다. 이 주제로 마이클 만 감독의 영화를 몇 편 포스팅 해 볼 생각인데, 오늘은 그중 제가 가장 감명 깊게 봤고 외적인 강인함과 내적인 감수성을 가진 외강내유 남성들을 가장 잘 표현했다고 생각되는 마이클 만 형님 감독의 최고의 영화 히트 간단히 언급해 보고자 합니다.

경고!! 밑으로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있습니다. 스포일러를 싫어하지만 이 영화에 대한 애착이 절 이렇게 만들어버리고 말았습니다. ^_^; 영화를 아직 안 보신 분들은 일단 보신 후 읽어보시기를 바랍니다!! 아니 안 읽으셔도 좋으니 영화를 한 번 꼭 보시기를 바랍니다.

히트(Heat)


 마이클 만 감독의 1995년작입니다. 제가 처음으로 이영화를 접한 것은 막 사춘기를 겪던 아직 어릴 시절 우연찮게 구해진 비디오 테입을 아버지와 본 것입니다. 영화를 그리 좋아하시지 않으시던 아버지도, 아직 이런 이야기를 깊이 느끼지 못할 저도 마치 화면 속으로 빨려들듯, 2시간이 넘는 런닝 타임에도 불구하고 꼼짝달싹 못하고 이 영화에 빠져있었습니다. 영화의 마지막 두 주인공, 한나 형사(알 파치노)와 닐(로버트 드니로)이 손을 맛잡는 장면에서 저와 아버지가 느꼈던 감동은 이루 말할 수가 없습니다.

 이 영화의 두 주인공 한나와 닐은 강인하고 냉철한, 그리고 강한 프라이드를 가진 남성으로서의 더할 나위 없는 외향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내면은 아직 따뜻한 감정이나 유약함이 남아있는 남자입니다. 이 두 남자는 서고 섞일래야 섞일 수 없는 노련한 형사와 실력좋은 범죄자의 관계이지만 서로에게 우정 비슷한 감정까지도 가지게 됩니다.

 한나는 집요하고 냉철한, 그리고 우수한 형사이지만  의붓딸을 아끼고, 범죄현장에서 피해자의 가족인 흑인 여성을 위로하는 따뜻한 마음을 가지고 있으며 전혀 뜻이 맞지 않는 세 번째 아내와의 문제를 이겨내지 못하는 유약함도 가지고 있습니다. 
영화속 한나가 아끼는 의붓딸(나탈리 포트만)

 닐 역시, 냉혹하고 철두철미한 프로 범죄자지만 한 여인을 사랑하고, 동료를 아끼는 자상한 내면도 가지고 있습니다.
동료의 가정의 지키기위해 그의 아내를 설득하려 노력하는 닐

 두 남자는 이렇게 상반된 위치에 서 있면서도 공통점을 가지고 있는 상태로 대결을 벌이게 되고 조금씩 서로의 능력을 인정하고 또, 내면을 이해하게 됩니다. 
 이 영화는 영화사에 길이 남을 LA시내 한 복판의 총격전으로 유명한데요, 그 리얼함이나 박력을 능가하는 총격전 씬은 아직 어느 영화에서도 보지 못했을 정도로 잘 만들어진 장면입니다. 이 영화에서 아직까지도 가장 유명한 장면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이 장면이야 워낙 유명하니 제가 언급하는것은 미루도록 합니다.
 개인적으로 시내 총격장면 이상으로 인상깊이 남아 머리속에서 지워지지 않는 장면은 둘의 첫 대면을 다룬 동네 식당장면입니다. 닐은 한나가 자신을 미행하는 것을 눈치채고 차를 멈춥니다. 차에서 내린 한나는 닐에게 커피나 한 잔 할 것을 제안하고 어처구니없게도 닐은 흔쾌히 그 제안을 받아들입니다. 그래서 우수한 형사와 뛰어난 범죄자는 한 탁자에 마주앉아 대화를 주고 받게 됩니다.
 이렇게 말입니다. 두명의 무시무시하게 강한 남성이 케챺병을 사이에두고 마치 오래된 친구 처럼 이런 저런 진솔한 이야기를 주고 받습니다. 가족문제, 여자문제, 자신의 일에대한 자세등을 아무런 거리낌 없이 마치 오래된 친구 처럼말입니다. 약 5분 넘는 이 장면이 바로 이 영화의 전체를 아우르는 주제를 담고있는 것 같습니다.
 마이클 만 감독의 영화들은 간렬하면서도 인상적인 대사들이 많이 등장하는데 이 영화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이 식당 장면에서 둘이 나눴던 대화의 일부 입니다.
 
닐 : 우리는 둘 다 다른 일을 할 수도 있었을 텐데.
한나 : 난 이일 말고 다른 건 어떻게 하는지 몰라.
닐 :  나두 그래.
한나 :  그렇게 하고 싶지도 않고.
닐 :  나도 그래.

 그리고는 마지막으로 이렇게 알 수 없는 미소만을 서로 남긴채, 그리고 아쉬운 복선을 남긴채 식당장면은 끝이 납니다. 캬~~ 이 얼마나 멋진 연기입니까!!!!! 알 파치노와 로버트 드니로만이 할 수 있는 남자들의 연기입니다.ㅠ_ㅠ
우스게 소리지만 남자는 싸우고 나서 깊은 우정이 생긴다고들합니다. 승패에 관계없이 온 몸을 던져 피터지고 떡이되도록 부딪힌 후에 남자끼린 서로 더 많은 것을 느끼는 것 같습니다. 영화속의 이 두 배우도 겨우 5분 남짓한 이 대화에서 이미 서로의 인생을 초월한 친구로써 서로를 인정합니다. 왠지 써 놓고나니 닭살이 ^_^; 아무튼 치고 받고난 뒤 친해지는 경우는 많은 남자들이 겪어봤고 또 이해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결국 둘의 대결은 닐의 죽음으로 끝나지만 승자도 패자도 없이 강하기에 외로운 두명의 사내만이 남아있습니다.
 또 짧게 끝내려던 포스팅이 길어졌습니다. 이것도 많이 줄이고 줄인 건데, 아직 쓸 내용들이 많은데 말입니다. 이 역시 이 영화에 대한 애착이 심해서 그런 것이니 넓은 마음으로 이해를 ...... ^_^;
마지막으로 앤딩장면의 한나의 표정을 남기고 포스팅을 마칠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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