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서부터 개똥 철학으로 별 읽을 필요가 없음(심심한 분만 읽어보시길)
 외유내강(外柔內剛)란, '겉으로 보기에는 부드러우나 마음속은 꿋꿋하고 굿세다는 것을 이르는 사자성어'라는 듣기에 무척 이상적인 뜻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한국사회는 이 외유내강이라는 사자성어에 굳은 신념이라도 있는 것인지 아무런 여과없이 오로지 외유내강을 원하고 남들에세도 강요한다. 그런데 이게 왠 일일까? 나름대로 오랜 세월을 살아오면서 여러 연령대, 여러성별(?-약간의 고정관념만 깨면 세상에는 성()이 둘 이상으로 나뉘어져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_-;), 여러 직종, 아무튼 여러(확실히 내 연령대의 누구보다도 많은 종류의 사람들을 만나보았다고 확신한다.)종류의 사람들을 접해 보았지만 실재로 진실한 외유내강의 모습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일반적으로 겉으로 부드러운 척, 세상을 속여 조금 쉽게 살아가려는 내면도 약해 빠진 경우가 훨씬 많이 목격되어왔다. 내가 아직 못 봤을 수도 있고, 내가 너무 비관적인 시선을 가지고 있을 지도 모르겠지만 이 외유내강이라는 사자성어는 보이지 않는 큰 함정을 가지고 있다고 확신한다. 태어날 때부터 이런 사람은 없고 진실로 이러한 사람이 되려면 엄청난 노력이 요구된다고 확언할 수 있다. 쉽게 얻을 수 있는 삶의 자세가 아니며 누구나 반드시 가져야만 하는 삶의 자세도 아니다. 물론, 자신이 이런 사람이 되기로 목표했다면 남한테 그래 보이는 척(이것도 많은 노력이 필요할텐데 -_-;)노력하고 점점 겉과 속이 틀린 내 모습을 발견하기 전에 자신이 진짜 그러한 인간이 되도록 뼈를 깎는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여기까지는 개똥 철학으로 별 읽을 필요가 없음(심심한 분만 읽어보시길)

 이거 서론이 너무 길어졌는데 이 포스팅은 이런 개똥철학이 아닌 영화를 주제로 한 것이 아니니 본론으로 들어가 봅시다. ^_^; 한국사회는 외유내강이 되기를 강요하지만 꼭 그러한 삶만이 이상적인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달리 생각해 보면 외강내유도 삶의 한 방법이죠. 강해지기위해 노력하지만 아직 내면에는 부드러운 마음을 잃지 않고 있는 그런 모습말입니다. 어쩌면 우리 남성들이 바래마지 않는 모습이 바로 이것이 아닐까요? 하지만 사회가 요구하는 모습과는 너무 다르기에 외강내유의 남자들은 사회의 따가운 시선을 받으며 고독과 싸워 나가야 합니다.
 그러한 남자들을 영화라는 매체로 표현하는 사람이 바로 마이클 만(Michael Kenneth Mann)감독입니다.-이제야 본론이냐.....-_-;)
이름 : 마이클 만(Michael Kenneth Mann)
출생 : 1943.2.5.미국
데뷔 : 1971년 'Jaunpuri'연출
학력 : 런던필름스쿨 영화학 석사
직업 : 영화 감독, 제작자, 각본가 (혼자 다하냐..^_^;)
작품
 1981 비정의 거리
 1983 악마의 성
 1986 맨헌터
 1989 FBI
 1992 라스트 모히칸
 1995 히트
 1999 인사이더
 2001 알리
 2004 콜래트럴
 2006 마이애미 바이스
 2009 퍼블릭 에너미

  마이클 만 감독은 영화를 통하여 남성의 내면을 담담하면서도 강하게 자극합니다. 그의 영화에 빠져들면서 열정적인 뜨거움을, 때로는 고독의 슬픔을 뼈져리게 느끼곤 합니다. 그만큼 강인한 남성의 외적인 강함과 내적인 슬픔, 그리고 부드러운 감성을 너무도 잘 표현하기 때문이겠지요. 이런 걸 너무 잘 표현하다보니 그런 남성들을 동격하는 게이가 아니냐는 구설수까지 오르네리곤 하지만 사실 여부야 제가 알 방도가 없는 일이고 개인적으로 마이클 만 감독 역시 뜨거운 남자이기에 이리도 외강내유의 남성들을 잘 표현하는 것이라 생각됩니다. 이 주제로 마이클 만 감독의 영화를 몇 편 포스팅 해 볼 생각인데, 오늘은 그중 제가 가장 감명 깊게 봤고 외적인 강인함과 내적인 감수성을 가진 외강내유 남성들을 가장 잘 표현했다고 생각되는 마이클 만 형님 감독의 최고의 영화 히트 간단히 언급해 보고자 합니다.

경고!! 밑으로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있습니다. 스포일러를 싫어하지만 이 영화에 대한 애착이 절 이렇게 만들어버리고 말았습니다. ^_^; 영화를 아직 안 보신 분들은 일단 보신 후 읽어보시기를 바랍니다!! 아니 안 읽으셔도 좋으니 영화를 한 번 꼭 보시기를 바랍니다.

히트(Heat)


 마이클 만 감독의 1995년작입니다. 제가 처음으로 이영화를 접한 것은 막 사춘기를 겪던 아직 어릴 시절 우연찮게 구해진 비디오 테입을 아버지와 본 것입니다. 영화를 그리 좋아하시지 않으시던 아버지도, 아직 이런 이야기를 깊이 느끼지 못할 저도 마치 화면 속으로 빨려들듯, 2시간이 넘는 런닝 타임에도 불구하고 꼼짝달싹 못하고 이 영화에 빠져있었습니다. 영화의 마지막 두 주인공, 한나 형사(알 파치노)와 닐(로버트 드니로)이 손을 맛잡는 장면에서 저와 아버지가 느꼈던 감동은 이루 말할 수가 없습니다.

 이 영화의 두 주인공 한나와 닐은 강인하고 냉철한, 그리고 강한 프라이드를 가진 남성으로서의 더할 나위 없는 외향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내면은 아직 따뜻한 감정이나 유약함이 남아있는 남자입니다. 이 두 남자는 서고 섞일래야 섞일 수 없는 노련한 형사와 실력좋은 범죄자의 관계이지만 서로에게 우정 비슷한 감정까지도 가지게 됩니다.

 한나는 집요하고 냉철한, 그리고 우수한 형사이지만  의붓딸을 아끼고, 범죄현장에서 피해자의 가족인 흑인 여성을 위로하는 따뜻한 마음을 가지고 있으며 전혀 뜻이 맞지 않는 세 번째 아내와의 문제를 이겨내지 못하는 유약함도 가지고 있습니다. 
영화속 한나가 아끼는 의붓딸(나탈리 포트만)

 닐 역시, 냉혹하고 철두철미한 프로 범죄자지만 한 여인을 사랑하고, 동료를 아끼는 자상한 내면도 가지고 있습니다.
동료의 가정의 지키기위해 그의 아내를 설득하려 노력하는 닐

 두 남자는 이렇게 상반된 위치에 서 있면서도 공통점을 가지고 있는 상태로 대결을 벌이게 되고 조금씩 서로의 능력을 인정하고 또, 내면을 이해하게 됩니다. 
 이 영화는 영화사에 길이 남을 LA시내 한 복판의 총격전으로 유명한데요, 그 리얼함이나 박력을 능가하는 총격전 씬은 아직 어느 영화에서도 보지 못했을 정도로 잘 만들어진 장면입니다. 이 영화에서 아직까지도 가장 유명한 장면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이 장면이야 워낙 유명하니 제가 언급하는것은 미루도록 합니다.
 개인적으로 시내 총격장면 이상으로 인상깊이 남아 머리속에서 지워지지 않는 장면은 둘의 첫 대면을 다룬 동네 식당장면입니다. 닐은 한나가 자신을 미행하는 것을 눈치채고 차를 멈춥니다. 차에서 내린 한나는 닐에게 커피나 한 잔 할 것을 제안하고 어처구니없게도 닐은 흔쾌히 그 제안을 받아들입니다. 그래서 우수한 형사와 뛰어난 범죄자는 한 탁자에 마주앉아 대화를 주고 받게 됩니다.
 이렇게 말입니다. 두명의 무시무시하게 강한 남성이 케챺병을 사이에두고 마치 오래된 친구 처럼 이런 저런 진솔한 이야기를 주고 받습니다. 가족문제, 여자문제, 자신의 일에대한 자세등을 아무런 거리낌 없이 마치 오래된 친구 처럼말입니다. 약 5분 넘는 이 장면이 바로 이 영화의 전체를 아우르는 주제를 담고있는 것 같습니다.
 마이클 만 감독의 영화들은 간렬하면서도 인상적인 대사들이 많이 등장하는데 이 영화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이 식당 장면에서 둘이 나눴던 대화의 일부 입니다.
 
닐 : 우리는 둘 다 다른 일을 할 수도 있었을 텐데.
한나 : 난 이일 말고 다른 건 어떻게 하는지 몰라.
닐 :  나두 그래.
한나 :  그렇게 하고 싶지도 않고.
닐 :  나도 그래.

 그리고는 마지막으로 이렇게 알 수 없는 미소만을 서로 남긴채, 그리고 아쉬운 복선을 남긴채 식당장면은 끝이 납니다. 캬~~ 이 얼마나 멋진 연기입니까!!!!! 알 파치노와 로버트 드니로만이 할 수 있는 남자들의 연기입니다.ㅠ_ㅠ
우스게 소리지만 남자는 싸우고 나서 깊은 우정이 생긴다고들합니다. 승패에 관계없이 온 몸을 던져 피터지고 떡이되도록 부딪힌 후에 남자끼린 서로 더 많은 것을 느끼는 것 같습니다. 영화속의 이 두 배우도 겨우 5분 남짓한 이 대화에서 이미 서로의 인생을 초월한 친구로써 서로를 인정합니다. 왠지 써 놓고나니 닭살이 ^_^; 아무튼 치고 받고난 뒤 친해지는 경우는 많은 남자들이 겪어봤고 또 이해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결국 둘의 대결은 닐의 죽음으로 끝나지만 승자도 패자도 없이 강하기에 외로운 두명의 사내만이 남아있습니다.
 또 짧게 끝내려던 포스팅이 길어졌습니다. 이것도 많이 줄이고 줄인 건데, 아직 쓸 내용들이 많은데 말입니다. 이 역시 이 영화에 대한 애착이 심해서 그런 것이니 넓은 마음으로 이해를 ...... ^_^;
마지막으로 앤딩장면의 한나의 표정을 남기고 포스팅을 마칠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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