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 사진은 flickr에 공유된 사진입니다. 진흙 투성이의 칠레국기와 폐허가 인상적입니다.>

 어제 밤 만원 전철 속에서 뉴스위크(Newsweek)지를 펼쳐 보았습니다. 가장 인상에 남는 글은 Ben Casnocha가 쓴 지진 공포속의 희망(원제 : There was nothing but silence and darkness)이었습니다. 담담한 표현을 통해 칠레의 강력한 지진이 사람들에게 어떠한 영향을 주었는지 간접적으로나마 절실히 느끼게 해주는 글이었습니다.


 '지난 2월 27일 오전 1시 45분 블며시 침대에 몸을 뉘었다. 아주 떠들서썩한 밤이었다. 이웃집에서 요란한 생일 잔치가 있었다. '생일 축하합니다!'노래가 몇 번이나 울려 퍼졌다 잠잠해지기를  기다리며 -중략- 칠레의 여름 공기가 나를 꿈나라로 이끓도록 눈을 감았다.

 한 시간 뒤 갑자기 아파트가 요동쳤다. 주방의 꽃병이 넘어졌다. 벌떡 일어나 랩톱이 책상에서 떨어지지 않게 붙잡았다(글쟁이가 아니랄까 봐 그게 본능적인 첫 번째 반응이었다.) -중략- 흔들림이 그치자 침묵과 암흑뿐이었다. 전기가 나가버려 전자제품의 깝빡거리는 불빛도 냉장고의 나지막이 위윙거리는 소음도 없었다. 비명도 경적 소리도 울부짖음도 들리지 않았다. 어둠의 정적 뿐이었다.

 -중략-그쳤다가 다시 시작되는 여진이 원래의 지진보다 더 무서웠다. 마치 땅이 움찔움찔하는듯했다. 가끔 조용해질때면 "주여 감사합니다! 주여, 감사합니다!"라고 외치는 소리가 들렸다. 두려움과 고마움이 뒤섞인 목소리였다.

 -중략-다른 곳의 재난에서 수퍼마켓을 약탈하는 사람들을 TV로 봤을 때는 무조건 그들을 책망했다. 어지 그럴 수 있느냐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 부숴진 수퍼마켓에서 나오는 나이든 칠레 여성들의 모습을 보면서 심한 갈등이 생겼다. 그들은 최루탄을 피하며 카메라에 대고 소리쳤다. "마실 물도 없고 음식도 없는데 어쩌란 말이냐?"지금 내가 깨닫는 점은 지적이지도 학구적이지도 않다. 공감의 문제일 뿐이다.

 -중략- 일시적인지 모르지만 지진을 함께 겪으면서 생긴 유대감이 언어의 장벽을 뛰어넘었다.우리 모두는 진부한 격언을 잘 안다. '서로 생각이 다른 사람들도 같이 어려움을 겪으면 뭋인다.' '인류애에는 국경이 없다 '등등 그런 상투적인 격언도 삶 자체가 위태로울 때는 피부에 와 닿는 진실이 된다.'

-뉴스위크 한국판 2010년 3월 24일자 16페이지의 기사 일부 발췌-


 이 글은 칠레에 거주하고 있는 외국인의 입장으로서 칠레 현지의 분위기를 정말 생생하게 잘 표현해 주었다. 언제 내 목을 움켜쥘 지 모르는 죽음이 항상 내 옆에 있는 상황에서 더욱 더 지금 이 순간 살아있는 것을 감사하는 이들을 보니 비교적 안전한 입장에 있는 사람으로써 많은 새로운 것들이 느껴 집니다. 꽤 오래전 사진집에서 한 흙인 노인이 너무도 행복한 표정을 짓고 있는 사진을 본 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그 사진의 다음 장을 넘기는 순간 경악하고야 말았습니다. 그렇게 행복하게 웃을 수 있는 노인은 한쪽 팔과 다리가 없음을 다음 전신사진에서 알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 노인은 오랜 분쟁이 계속된 아프리카의 두 나라 국경 사이에 위치한 마을의 거주민으로 이 마을 주민들은 근처에 매설된 지뢰를 파내서 근근히 먹고 살고 있다고 했습니다. 그 노인의 아들 딸 손주들 조차도 이런 위험한 지뢰파기를 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사진작가는 노인에게 물었다는군요. '어르신은 어떻게 이런 행복한 웃음을 지을 수 있습니까?'
노인이 대답하길 ' 내가 이 순간 살아서 내 손자가 뛰어 노는 것을 볼 수 있다는 것이 무척 행복하오.'
 최소한 이 노인이나 칠레의 사람들보다는 안전한 우리는 이 사실을 얼마나 행복하게 받아들이고 있을까요?

 마지막으로 인간이란 참 나약한 존재입니다. 우리가 당연하다고 생각하며 발 딛고 있는 이 지구가 조금만 심통을 부려도 그 존망이 어찌 될지 알 수 없는 존재이지요. 그만큼 삶을 사랑하고 그것을 쥐려는 의지를 갖고 또한 감사하며 살아가야 할 것입니다. 말은 쉽지만 실천하긴 참 어여운 문제 갔습니다. 하지만 포기해서는 앉되겠지요. 그나저나 지진 대비가 잘 되어있는 칠레도 저 상태인데 우리나라는 지진이 드문 지역이라도 아무런 대비가 안되있어 걱정입니다. 다. 드물기는하지만 지진이란게 단 한 번일어나도 무서울라면 끝도 없는 것이니 말입니다.

마지막으로 이글의 작가 블로그를 링크해 봅니다.
 

 8.8규모의 강력한 지진이 칠레 앞바다에서 발생해 300명 이상의 희생자를 만들었디고 합니다. 위의 사진에서 빨간 X표시가 대충의 진앙지 이고 환태평양 조산대를 따라 분포된 작은 빨간 표시들이 지진 다발 지역입니다.최근 아이티에 발생했던 진도7 강진에 비해 1000배이상의 위력이었다니 얼마나 강렬한 지진이었을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기록된 역대 지진 중 7번 째로 강력한 지진이었다고 하네요. 그래도 지난달 20만명 이상의 인명피해를 가져왔던 아이티 지진에 비해 희생자 규모가 무척 적은데요 진앙지가 좀더 깊었다는 원인과 함께 칠레의 지진 대책 정책의 효과라고 합니다. 평상시 있었던 지진 대비훈련이나 철저한 내진 설계 건물등이 희생 규모를 많이 줄였다고 합니다. 불행 중 다행입니다. 
 세계최대의 구리 생산지인 칠레의 광산들이 구리 생산이 중단되어 벌써부터 세계구리값이 치솟고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칠레의 항만, 공항을 비롯한 거의 모든 교통 시설이 중단되었고 통신 상태 역시 피해가 심각하다고 합니다. 다행이 주칠레 한국인들의 인명피해는 없었다고 합니다.
 지진의 파장이 만든 해일이 일본에 이르기 까지 21시간이 걸렸다고 하는대 그 높이가 6M에 달했다고 합니다. 일본은 오늘 하루 종일 태평양일대의 모든 교통을 금지 시키고 해안에 거주하는 주민들을 높은 곳으로 대피시키는 등 초 비상사태였다고 합니다. 그도 그럴 것이 50년전 칠레 같은 곳에서 발생한 지진에 의한 해일로 130명 이상의 인명피해를 겪었다고 합니다. 이번에도 우리나라는 일본이 해일의 대부분을 몸으로 막아줘서 거의 피해가 없다고 합니다.
 칠레는 1973년 이후로 진도 7이상의 지진이 3건 있었고 1960년에 기록상 최대 강진인 진도 9.5의 강진에 1655명의 생명을 잃었다고 합니다. 그에 반해 아이티는 거의 대규모 지진이 없던 터라 피해 차이가 엄청나요.
 최근 약 50년간 없던 강진들이 일어나고 있는데 아마도 강진이 자주 일어나는 시기가 도래했다고 보는 지질 학자들도 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간단히 생각해봐도 강진은 여러 지각판에 강한 충격을 줘서 여러곳에 재차 지진을 야기 시킬 수 있으니 말입니다.
 최근 아이티의 지진이 있은 후 서울 근교에서 진도 3이상의 지진이 발생해 필자도 강하게 진동을 느꼈던 적이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지진의 안전 지대로 분류되어있지 않습니다. 충분이 지진이 적은 확률이지만 발생할 확률을 가지고 있으며 최대 6.4정도의 지진도 발생할 확률이 존재한다고 합니다. 대규모 지진이 별로 없던 아이티도 그런 큰 피해를 입었지 않습니까? 많은 시기 일본과 한국의 지리적 위치상 일본밑의 지각이 지진의 힘을 무마 시켜준 적이 있지만 갈수록 지진의 위험은 커질 수 있다고 봅니다. 내진 설계나 지진 대비책따윈 거의 전무하다 싶은 우리나라인 만큼 진도 6 이상의 지진에도 국가적 위기에 처할 만큼 크게 위험하다고 봅니다. 지금부터라도 늦으나마 지진에 대한 대책마련에 관심을 가져야 할 때라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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