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영리 재단 위키미디어(Wikimedia)가 운영중인 위키백과(위키피디아, Wikipedia)는 누구나 자유롭게 사용하거나 글을 쓸 수 있는 다국적 인터넷 백과사전이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전문가나 일반인을 불문한 위키 백과 사용자들에 의해 자유롭게 작성된 글은 이미 약 1600만개가 넘게 등록되어 있으며 현재도 꾸준히 증가 중이다. 한국어 위키백과는 2002년 부터 시작되어 현재 15만개 이상의 글이 등록되어 있으며 세계에서 21번째로 많은 글이 등록되어 있는 위키백과라고 한다. 그리고 이러한 위키백과는 어느순간부터 나에게 무척 소중한 존재가 되어있었다.
위키백과를 반대하는 이들은 위키백과의 개방성과 자유도가 지식 공유자들의 책임감과 지식의 권위성 문제를 일으키며 때로는 작성자의 개인적인 견해가 지나치게 강조된다고 한다. 그리고 미국의 보수주의 세력들은 위키백과가 과도하게 자유주의적이라는 견해를 보이곤 한다. 물론, 위키백과를 지지하는 나 조차 위키백과에 이런 문제점들이 있다고 인정한다. 하지만 이런 문제는 단순히 위키백과만의 문제는 아닐것이다. 지식에 대한 권위성이나 지식 배포자들의 책임감 여부는 과연 어떻한 기준점을 가지고 있을까? 최근 책임감을 가지고 충분히 권위성을 가진 지식을 전달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았던 전문가 집단 IPCC도 모종의 목적을 위해 과장된 통계 수치를 발표한 것이 밝혀져 큰 파장을 일으킨 적이 있다. 지식을 얻거나 공유하는 행위에서 그 책임감이나 지식의 권위성 여부를 흑백으로 양등분할 방법은 아마도 없어보인다. 절대 불변의 진리라고 생각되어졌던 지식은 어느 순간 새 지식으로 대체되기도 한다. 책임감이나 권위성 문제는 단순히 위키백과의 방법적인 일면이 가진 단점이 아니라 사회 통념적인 전문가, 일반인에 관계없이 지식을 공유하거나 얻는 모든 객체들이 가질 수 있는 단점이며 각자가 항상 경계해야할 대상이다.
지식이란 어쩌면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생물의 특성을 가진 존재일지도 모른다. 어쩌면 아직도 인류는 절대 불변의 진리라고 부를 수 있는 지식을 하나도 가지고 있지 못한지도 모른다. 지금도 그러한 진리를 찾아가는 과정일 뿐이며 그러기 위해서는 계속해서 자유롭게 상호작용해 가며 유기적으로 성장해 나가는 지식의 공간이 필요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위키백과라는 자유로운 지식의 공유 공간은 무척 큰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언제부터인가 위키백과를 방문하면 화면 상단에 위키미디어의 창립자 지미 웨일스의 호소문을 읽어보라는 문구를 볼 수 있었다. 무슨 말을 하려고 저럴까? 약간의 궁금증도 있었지만 차일피일 미루다 결국 호소문을 클릭하고 읽게 되었다.
위키백과는 위키미디어라는 비영리 단체에 의해 운영되고 있다. 지식이라는 어찌보면 인간 문명에서 가장 숭고한 존재조차 단순히 금전적 이익이나 정치적 수단으로 자주 사용되고 있는 시대이지만 위키백과는 이런 더러운 굴레들에서 벗어나 순수하게 자유로운 지식의 공유를 목적으로 하고 있다. 아무런 정치적 목적도 없이 금전적 이득에서 벗어나 순수하게 지식을 공유하는 것이 과연 가능할 것인가? 처음 위키백과를 접했을 때는 이런 의문이 들었을 뿐 큰 기대는하지 않았다. 멀리 금전적 이득을 내다본 위선이라거나 열번 양보해 순수한 의도로 시작했다고 해도 실재 눈 앞의 이득에 대한 욕망에 무릎꿇는 사례들이 대부분이니 말이다. 하지만 순수한 의도에 역시 순수하게 기대감을 갖지 못한 나의 탁한 마음에도 불구하고 위키백과는 거의 10년이라는 세월을 본래의 순수한 모습으로 남아있다.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 순수한 모습을 잃지 않고 더 많은 성장을 위해 창립자 지미 웨일스는 호소문을 통해 사용자들의 기부를 부탁하고 있다.
10년 가까이 위키백과를 운영해 오면서, 그리고 비영리 목적으로서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성공적인 성과를 보여오면서 아마도 적지 않은 주위의 유혹을 견뎌왔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실재 쌓인 자료의 양이나 이용자 수만 보더라도 금전적 가치로 환산하고자 하는 주위의 유혹이 항상 비영리 단체 위키미디어를 옭아매려고 하였을 것이다. 게다가 현재도 계속 늘어나는 사용자들과 지식을 생각해 보면 갈수록 따로 구체적인 이윤 추구 사업이 없는 비영리 단체로서 금전적 경영난에 허덕일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이럼에도 불구하고 위키미디어가 선택한 것은 호소문을 통한 기부 부탁이다.
지미 웨일스는 기부라는 단어를 사용했지만 이 단어는 어쩌면 무적절한 단어일지도 모른다. 자유롭게 지식을 공유하고 얻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위키백과의 사용자라면 이 위키백과는 남의 것이 아닌 바로 우리들 자신의 것이다. 자신의 것에 기부를 한다는 말은 조금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닐까? 아마도 자신을 위해 자연스럽게 하게되는 투자라고 해야 더 오를지도 모른다. 만약 위키백과에 조금이라도 도움을 얻었다거나 지식을 얻거나 공유하는 것을 사랑하는 위키백과 사용자라마면 지금 자신의 호주머니를 뒤져 약간의 금전이라도 자신을 위해 기부라는 이름의 투자를 해 보길 바란다. 이는 자신뿐 아니라 각자의 자손들에게 물려줄 지식의 보고에 대한 투자일지도 모른다.
어디서나 자유롭게 지식을 얻을 수 있어 많은 도움이 되었을 뿐 아니라 언젠가는 대단치는 못한 지식이라도 내가 좋아하는 분야들의 지식들도 위키백과의 공간을 빌어 남들과 공유해 보고자 하는 욕구도 있다. 그때까지 지금처럼 수순함을 잃지 않고 꾸준하게 성장해 나가는 위키백과이기를 간절히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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