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최대 명절 중 하나 추석 한가위 연휴가 지나갔다. 추석은 비록 일요일이라 주위에서 이래 저래 앓는 소리를 많이 들었지만 개천절과 징검다리 연휴로 어찌 보면 정말 길었던 연휴 기간이었다. 게다가 나의 경우 딱히 시골이 없이 우리 집에서 간단히 식구끼리 제사도 지내고 산소도 다녀오기 때문에 귀경이라는 끔찍(?)한 경험을 하지 않기 때문에 설이나 추석에 시간이 많이 생기는 편이다. 덕분에 친구들과 함께 이륜자동차를 즐길 시간도 있었다. 뿐만 아니라 가장 기분 좋았던 것은 이륜자동차로 친해진 두 친구로부터 추석 선물(?)도 받게 되었다는 것이다. 하나는 엄밀히 말하자면 뜯어냈다는 표현이 더 어울릴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내가 만든 스포스터2030 카페에서 만난 동갑내기 친구에게 선물(?) 받은 크룹스(Kroop's) 고글! 추석 연휴에 들렀던 이태원에 딱 두개 열려있던 샵에서 득탬하였다. 원래는 풀페이스를 헬멧을 선호하던 나는 할리데이비슨 XL883R을 타게 되면서 제트 헬멧을 쓸 일이 많이 늘어났고 제트 헬멧에 어울려 쓸 고글도 필요하게 되었다. 지금 사용중인 아디다스 이블아이(adidas Evileys) 선글라스도 좋지만 고글 하나 쯤 더 있었으면 하던 중 마침 방문한 이태원에서 좋은 물건을 발견했다. 바로 크룹스 고글! 가격도 저렴하고 편안하고 부담 없으며 모양도 마음에 들었다. 원래 누구에게 무얼 사달라고 조르는 성격이 못되지만 갑자기 어리광이 발동해 사달라고 졸랐다!! 사줬다!! 고마웠다!! 자기도 하나 사서 사용했다!! 흰색이었다!! 다른 교포 친구 한 명도 구입해 사용했다!! 역시 흰색이었다!!
저렴한 가격에도 불구하고 퀄리티도 뛰어나다. 원래 이륜자동차용이라기보단 주로 스카이 다이빙에 사용되도록 제작되어 있다고 하나 강한 바람 저항을 받는 모든 스포츠 레저에 적합하다. 강한 바람에 대응되어 있으며 김서림 방지도 탁월하고 혹시 모를 사고에서도 사용자의 안전을 위협하지 않는 재질로 되어 있다. 실제로 렌즈 부분은 부드러운 플라스틱으로 되어 있다. 렌즈 태두리는 가줄으로 되어 있으며 신축성있는 밴드가 부착되어 있다. 크게 렌즈는 클리어와 스모크 두 종류이며 가죽 색은 알록달록 여러 색상이다. 착용감도 좋고 바람에서 눈도 잘 보호해 주며(물론 어느 정도 바람이 들어오는 것은 감수해야 하지만 눈 띄기에 충분하다.) 가볍다. 100점 만점에 85점 이상을 주고 싶다. 가격대비로는 90점 이상!
요 놈을 구입하면 고글을 넣을 수 있는 위 이미지와 같은 파우치를 하나 덤으로 준다. 잊지않고 챙겼다. 사준 친구 놈은 귀찮다고 안 받고 왔다!!
다음 날 역시 카페에서 알게된 미국 국적의 교포 친구와 그의 가족들 내 친구와 함께 근사한 식사후 잠수교 근처의 한강 고수부지를 방문했다. 나와 교포 친구는 이륜자동차를, 나머지는 자동차를 이용했다. 친구가 나에게 선물이라며 내민 물건은 할리데이비슨 110주년 기념 비니 모자였다. 미국에 계신 부모님에게 부탁해 할리데이비슨 자켓을 배송해 왔는데 어머니가 겨울에 추우니 쓰라고 비니 모자를 동봉해 주셨단다. 자기는 비니 모자는 쓰질 않으니 나에게 준다고 한다. 부모님이 주신 선물을 선뜻 받기가 그랬지만 성의를 무시할 수 없어, 그리고 모자가 무척 맘에 들어 낼름! 2013년은 할리데이비슨 창립 100주년을 기념하는 해이다. 덕분에 110주년 기념 상품들이 많이 판매되고 있다. 하나쯤 가지고 싶었지만 딱히 필요한 것이 없어 잊고 있었는데 이 처럼 더욱 의미 깊게 하나를 얻을 수 있었다.
'이륜자동차를 함께 즐기는 친구는 단 한 번 같이 탄 것만으로도 5년 지기에 맞먹는다!' 내가 입버릇처럼 하는 말이다. 물론 이륜자동차를 같이 타고도 뜻이 맞지 않아 깊은 우정을 나누지 못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하지만 함께 이륜자동차를 즐기면 깊이 우정을 나누기 수월해 진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추석 연휴를 맞이해 이 두 친구가 보여준 작지만 뜻깊은 우정은 이 선물들과 함께 마음 속 깊이 오래 오래 남을 것 같다. 위 이미지는 추석 선물을 준 두 친구와 나 그리고 좋은 동생과 함께 올해 봄 방문했던 소양댐에서 찍은 사진이다. 그런데 지금은 벌써 만연한 가을이다. 시간은 빠르게 줄기차게 흐르고 추억은 쌓여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