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를 끊은지도 꽤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나는 흡연자들의 전유물로만 느껴질 수 있는 지포(Zippo) 라이터를 항상 소지하고 다닌다. 심플하면서도 기능미 있고 재질감도 우수하다는 점을 좋아하는 이유도 있지만 일상생활에서도 무척 유용(나만 그럴지도......)하게 사용할 수 있다.


 옷에 일어난 보푸라기를 태워없앤다거나, 대중 식당의 쇠젓가락을 소독한다거나, 딸캉 딸캉하는 경쾌한 소리와 손장난을 즐긴다거나, 어쨌든 없어도 큰 무리는 없지만 하루라도 깜빡잊고 안들고 나가는 날에는 무척 아쉬울 때가 많다. 그리고 만의 하나의 상황에서 서바이벌(!!??) 도구로서 필수라고 할 수 있겠다!



 이 처럼 애용하는 지포라이터의 심지가 위 이미지 처럼 오랜 사용 시간 때문에 바싹 타버려 충분한 성능을 발휘하지 못하기에 오랜만에 교체를 해 보았다. 부싯돌의 경우 아직 좀 더 사용할 수 있는 상태였지만 하는김에 한 번에 모두 교체해 보기로 하였다.


 지포 라이터의 삼대 소모품이라하면 위 이미지와 같이 지포 라이터 기름, 심지, 부싯돌을 들 수 있다. 기름을 자주 채워주어야 하며 심지와 돌도 1년에 1~3번 정도 갈아주어야 하니 사실 경재성이야 3백원 짜리 플라스틱 1회용 라이터에 비할 바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물론, 강한 바람에도 꺼지지 않는 성능과 기능미있는 디자인, 뛰어난 재질감은 1회용 라이터가 따라올 수 없지만 말이다.


 맨손으로 교체작업을 해도 큰 무리는 없지만 플라이어와 일자 드라이버 등의 간단한 도구가 있다면 교체가 무척 수월해진다. 나 같은 경우 일전에 포스팅한 레더만의 멀티 플라이어 하나로 무척 수월하게 작업을 수행했다. 성능 좋은 나이프와 큰 일자드라이버가 수납되어있기 때문이었다.
 또 하나 맨손보다는 목장갑을 이용하길 추천하는 바이다. 일전에 포스팅 한 바가 있지만 지포라이터 기름은 인체에 유해하다. 피부에 묻었을 때에는 빠르게 닦아내기를 추천하는 바이다. 아래 지포라이터 기름에 관한 포스팅을 링크해 놓으니 작업 전 한 번 읽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2011/06/28 - [세상사 잡다한생각] - 지포 라이터 기름 조심하세요! Zippo




 지포라이터의 심지와 부싯돌은 무척 견고하게 코팅포장되어있다. 즉, 맨손으로 찟기가 용이하지 않다는 이야기이다. 나이프나 커터칼이 있다면 용이하게 포장을 벗길 수 잇다. 심지의 경우 포장안에 또 하나의 앙증맞은 빨간 종이 봉투안에 들어있다. 심지는 하나씩 들어있으면 가격은 2천원 정도이다.


 꺼내놓은 심지는 위와 같이 생겼다. 린넨 소재에 구리선으로 보이는 금속선이 감싸고 있다.


 작업전 심지 포장 뒷면에 표시된 지포라이터 구조를 잘 한 번 살펴보는 것이 작업에 도움이 많이 된다. 영어로 되어있지만 영문도 어렵지 않은 수준이고 잘 표현된 그림만 보아도 심지 교체를 어떻게 해야할 지 감이 잡힐 것이다.


 일단 외부 커버를 벗겨보자. 지포라이터의 외부 커버는 상당히 다양한 소재에 다양한 디자인으로 되어있지만 알맹이의 경우 모두 같은 구조와 기능성을 갖는다. 가공된 은 소재 커버의 몇 십만원을 호가하는 지포라이터도 이 부분만큼은 차이가 없다.
 기름을 넣거나 부싯돌을 교체하거나 심지를 교체하거나 항상 이 커버를 분리하는 작업에서 시작된다. 그냥 잡아당기면 쑤~욱 하고 기분좋게 빠져나온다.


 하단에는 일자 홈의 나사와 외부 직물 커버가 보인다. 참고로 가운데 구망이 있어서 이 구멍으로 주유를 하는 분들이 간혹 있는데 이것은 주유 구멍이 아니다. 직물 커버에 분명히 써져있다. LIFT TO FILL!! 주유하려면 커버를 들어올리라는 말이다. 괜힌 구멍에 잔뜩 기름을 부어 낭비하지 말자.
 


 일자드라이버를 이용해 나사를 풀러보자. 심지나 부싯돌을 교체하려면 일단 이 나사를 제거해야 한다.


 나사를 풀러내면 외와 같이 스프링으로 된 부싯돌 교정 장치화 함께 부싯돌이 나온다. 잘 나오지 않는다면 구멍을 아래로 향하게 하고 주위를 톡톡 쳐보자.
 부싯돌이 아직 반 정도 남았다. 주의할 점은 반드시 부싯돌이 모두 소모되기전에 부싯돌을 교체해 주라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부싯돌 교정기가 손상된다.


 지포 라이터의 심지, 부싯돌 교체에 필요한 부품들이 모두 분해되었다. 또 몇 가지 주의할 점은 솜을 빼기전 지포라이터 기름을 최대한 소모해 놓으라는 것이다. 위에서도 말했지만 지포 라이터 기름은 생각보다 크게 인체, 특히 피부에 유해하다. 솜은 여러개로 나누어져 있는데 손상되지 않도록 조심히 빼내고 들어있는 순서와 모양을 기억하자. 다시 집어 넣을 때 같은 상태로 집어넣어야 최고의 성능을 보여준다.


 심지 끝이 고열로 많이 손상되었다. 이럴 경우 충분한 화력도 기대하기 어렵고 쉽게 꺼지며 한 번에 불이 붙지 않는다. 어려서 몰랐을 때는 이 심지를 밖으로 잡아당기고 손상된 부분을 잘라내고 사용했지만 이는 좋은 사용법이 아니다. 심지의 길이가 짧아지면 내부에서 기름을 충분히 빨아올리지 못한다.


심지 끝은 린넨 털실로 이루어져있기 때문에 끝이 벌어져 뭉툭해져 있을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이처럼 작은 구멍이 이 뭉툭한 심지 끝을 쑤셔넣어야 한다. 그냥 힘으로 밀어 넣으면 구리선에 말려있는 심지 끝이 손상될 수 있다. 이럴 때 잠시 옛 생각을 떠올리면 간단한 방법을 생각해 낼 수 있다. 어렸을 적 할머니가 바느질을 하실 때 뭉툭한 실 끝을 어떻게 바늘 구멍에 끼워 넣었나 생각해 보자. 바로 끝에 침을 뭍이셨다. 이 얼마나 현명한 행동인가!! 그렇다고 심지에 침을 뭍이려고 쭉~ 빨라는 이야기가 아니라 손가락 끝에 약간(아주 악간)의 물을 적셔서 심지 끝을 조금이라도 뾰족하게 만들면 구멍에 넣기가 편리해 진다는 것이다.


 위에서 아래로 빼낸 심지는 플라이어나 심지를 이용해 가볍게 잡아당겨 위에 적당한 길이가 빠져나오게 조절하자. 단 핀셋이나 플라이어로 잡아당길 때 너무 강한 힘을 주면 심지 끝이 찌부러져 기름을 빨아올리는 힘이 줄어들 수 있으니 적당한 힘을 사용하자. 위로 나온 심지는 구멍이 숭숭 뚤린 둔덕의 높이보다 조금 짧은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심지를 끼웠다면 솜을 다시 채워 넣어보자 빼낸 역순으로 집어넣어야 가장 좋다. 솜을 하나 넣고 심지를 포개고 다음 솜을 하나 넣고 또 심지를 포개는 식으로 심지가 지그재그가 되도록 놓으면 기름을 빨아올리는 능력을 최대한 높일 수 있다. 심지 포장의 뒷면에서 본 그림을 연상하면 가장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직물 커버를 씌워준다.


 다음은 부싯돌이다. 부싯돌의 포장을 벗기면 상당히 기능적으로 만들어진 플라스틱 부싯돌 케이스를 볼 수 있다. 부싯돌은 한 케이스에 6개가 들어있으며 가격은 한 케이스에 약 3천원 정도이다.
 


 플라스틱 부싯돌 케이스는 무척 기능적으로 만들어져있어 사용이 꽤 즐겁다. 빨간 원형 뚜껑에는 홈이 하나 있는데 우선 이 뚜껑을 돌려 홈이 부싯돌을 향하게 한다. 뚜껑이 딸칵하고 고장된다.


 그 다음 돌이 빨간 뚜껑의 홈 안으로 쏙 들어오도록 한다. 딱 한개가 들어오는 공간 크기이다.


 홈에 돌이 들어온 상태로 빨간 뚜껑을 다시 반대로 돌려주면 돌이 하나 밖으로 빠져나오게 되는 것이다. 어떦가!? 재밌지 아니한가!?? 크하하하


 교체전의 부싯돌 길이가 반으로 줄어있다. 아직 좀 더 사용할 수 있겠지만 또 한 번 분리하기가 귀찮으니 이번 기회에 함께 교체해 보자.


 아까 나사와 부싯돌 교정기를 빼낸 구멍안으로 부싯돌을 먼저 집어넣는다.


 그 다음 부싯돌 교정기를 구멍으로 밀어넣는다. 스프링이 튀어오르지 않도록 잘 밀어넣어보자. 그 다음 나사를 튼튼하게 조여준다.


 마지막으로 커버를 씌우면 작업완료!! 아까도 말했지만 심지의 길이는 구멍이 숭숭뚤린 커버보다 조금 낮은 것이 가장 좋다.


 나의 지포가 새생명을 얻었다! 다시 돌아온 강력한 화력을 감상해 보자!!!!!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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