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다룰줄 아는 악기 하나 없이 사는 것은 너무도 슬프다는 생각에 시작한 나홀로 악기 연습! 집에서 혼자 30~40분씩 기타를 가지고 논 지도 벌써 1년이 다 된 것 같다. 처음 시작할 때 다짐한 것이 '너무 큰 욕심 부리지 말고 혼자 즐기면서 배워나가자.'였는데 시간이 흐르다보니 욕심도 생기고 어딘가에서 제대로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도 많이 들었다. 하지만 그럴 때 마다 처음 시작할 때의 취지를 되세김질하며 위험한 순간을 많이 넘겨보았다.


 한 일주일 이상 기타를 치지 않은 적이 그 동안 몇 번 정도 있었지만 대체로 꾸준히 30분 정도는 기타와 함께 한 것 같다. 그러다 보니 지금은 연주할 수 있는 곡들도 몇 곡된다. 기타를 시작하면서 꼭 연주해 보고 싶던 곡들 중 두 곡이 영화 원스(Once)의 OST 'Falling Slowly' 코타로 오시오의 'Twillight'이다. 'Falling Slowly'는 아일랜드의 영화 원스에 등장했던 음악으로 어찌보면 기타를 내가 손에 쥐는데 영향을 많이 준 곡이다. 이 곡은 현재 악보 없이도 전 곡의 연주가 가능해졌다. 때론 연주하며 노래를 흥얼거려 보기도 한다. 기타 연주에 능숙한 한 지인이 기타의 가장 큰 매력은 바로 연주를 하며 흥얼 흥얼 노래를 부르는 것이라고 했는데, 이 말을 들을 당시 나에게는 이 이야기가 나와는 상당히 거리가 먼 이야기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게 서투르게 나마 가능하다는 것이 신기할 따름이다. 코타로 오시오의 'Twillight'은 깊은 서정성을 가지고 있는 핑거링 주법의 기타 연주곡이다. 연주에 있어서 테크닉도 필요하고 연주의 난이도도 높다. 연습을 시작할 당시 언젠간 나도 비슷하게나마 연주가 가능하겠지라는 마음이였는데, 확실히 쉽지 않은 곡이다. 완벽하게 연주하려면 아직 멀었지만 지금 이 순간 엇비슷 비슷 하게나마 연주가 가능해진 나 자신이 정말 신기할 따름이다. 


 어쩌면 누군가에게 전문적으로 배우거나 학원을 다녔다면 지금보다 훨씬 진보가 빨랐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곰곰히 생각해보면 지금 이 순간에 충분히 만족하고 있는 것 같다. 홀로 즐기는 기타 연습이 즐겁고 또 그 즐거움 덕분에 작든 크든 진보도 맛볼 수 있다. 과거를 떠올려 보면 나에게 어떤 분야에서 진보가 있을 때는 반드시 그 분야를 즐기고 있었다. 그렇지 못할 경우 거의 진보를 얻어본 적이 없는 것 같다.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즐기는 것이다. 물론 내가 프로 기타 리스트라면 이야기가 달라질 지도 모르겠지만 나는 나 자신의 행복을 위해 기타를 손에 쥐고 있는 것이다. 즐거움만 있다면 다른 것은 그리 중요할 것 없는 문제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기타를 시작한 것이 참 다행이다. 앞으로도 나 홀로 기타 즐기기는 계속될 것 같다. 그리고 어느날 길거리 어딘가에서 거리 연주를 한 번 해 보고 싶다는 꿈을 이루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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