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설국열차 (Le Transperceneige)
글 : 1권 - 자크 로브
      2, 3권 - 뱅자맹 르그랑
그림 : 장 마르크 로셰트

 오늘 또 하나의 걸작 유럽 만화 한 편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제목은 '설국열차', 인류 스스로의 손으로 불러일으킨 재앙으로 인해 끔찍한 미래를 맞이한 인류의 모습을 뛰어난 상상력으로 담아내고 있는 작품입니다. 전쟁으로 인해 지구는 영하 80도 이하의 끔찍한 한파에 휩싸이게 됩니다. 인간이 도저히 살아남을 수 없는 이 극한의 환경에서 살아남은 인간들의 유일한 삶의 터전은 멈추지 않는 기차인 설국열차 뿐입니다. 일종의 방주와도 같은 이 설국열차에서도 인류의 반성을 모르는 악행은 지속됩니다. 무의미한 계급이 나누어지고 인간의 욕망이 소용돌이 치는 공간, 그곳이 바로 살아남은 인간들에게 남은 지구상의 유일한 안식처 설국열차입니다.
 1권의 시나리오를 쓴 자크 로브는 1932년 프랑스에서 출생했습니다. 그림을 주로 그리다 1964년부터는 시나리오를 전문으로 쓰기 시작했습니다. 1986년 알굴렘 프랑스 국제만화제에서 그랑프리를 수상했으며 설국열차의 1권만을 집필한채 1990년 안타깝게도 세상을 떠났습니다. 2, 3권은 자크 로브의 죽음으로 오랜 공백기간을 갖다가 새로운 시나리오 작가 뱅자맹 르그랑에 의해 계속 쓰여지게 됩니다. 
 1, 2, 3권의 그림을 그린 작가는 장 마르크 로셰트로 1956년 프랑스에서 태어났습니다. 회화를 비롯해 조각 예술등 여러 미술 장르를 섭렵해온 작가입니다. 쓸데없는 기교나 화려한 장식 없이 묵묵히 우직하면서도, 사실적인 인상적인 펜화를 보여줍니다. 1권과 2, 3권 사이의 공백기간때문인지 그림체에 어느정도의 변화를 보여줍니다. 어찌보면 당연한 것이겠습니다.
 제가 소지한 구판은 1권 과 2, 3권의 묶음으로 모두 두권의 책으로 인쇄되었습니다. 하지만 이 2004년경 출판된 구판은 현재 모두 절판 상태이며 1, 2, 3권을 묶어 2009년에 새로 출간한 신간이 판매중입니다. 제본상태나 인쇄상태, 종이의 질은 만족스런 수준입니다. 최근 봉준호 감독이 이 작품을 영화한다는 발언을 하여 조금 유명해진 작품이기도 합니다. 무척 기대되기도 하지만 개인적으로 봉준호 감독의 영화는 '괴물' 빼고는 마땅히 인상깊었던 작품이 없었던지라 걱정이 조금되기도 합니다. 
 이런 좋은 프랑스 만화가 국내에 번역되어 들여오는 사례가 좀더 많았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제목 : 피터팬(Peter Pan)
글‧그림‧체색 : 레지스 르와젤(Régis Loisel)
권수 : 6권 국내 3권 완결

 이번에 소개해드릴 만화는 2003년 프랑스 만화 축제 앙굴렘에서 그랑프리를 수상한 레지스 르와젤의 피터팬입니다. 고전인 피터팬을 작가가 나름의 해석을 통해 제 창조한 작품입니다. 일반적으로 어린 시절부터 피터팬 하면 디즈니 에니메이션의 녹색 꼬깔 모자에 장난스러운 표정의 호리호리한 금발 소년을 떠올리시는 분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저 또한 그렇습니다.

 하지만 이런 기대로 이 책을 집어드신다면 아마 적지 않게 놀라실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 피터팬속에는 좀 더 잔인고 냉혹한 현실이 존재합니다. 술주정뱅이 엄마와 빈민가 한켠에서 살아가던 소년 피터가 네버랜드로부터 온 요정 팅커벨을 만나면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이 피터펜의 그림은 무척 인상적입니다. 레지스 르와젤은 개성적이며 묘한 흡입력을 가지고 있는 그림들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그가 직접한 채색은 하나의 예술 작품으로서 높은 수준의 색체들을 보여줍니다. 바다와 숲, 그리고 파리 빈민가의 분위기들을 너무도 잘 살린 색감이 보는 이의 시선을 순식간에 빨아들이는 마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독창적인 스토리, 개성있고 섬세한 그림, 아름답고 묘한 매력을 풍기는 채색까지 그 혼자 완성해냈다는 것이 놀랍습니다.

 국내에 이 만화를 들여온 출판사는 역시 비운의 B&B 출판사입니다. 그래도 다행이 이 작품은 완결까지 출간되었습니다. 아마도 이 출판사가 발매한 유럽만화중 가장 잘 팔린 것으로 보입니다. 한 권에 두 권 분량을 묶어서 출판하여 원래 6권의 책이 3권의 책으로 제본 되었습니다. 책의 인쇄 상태는 여타의 B&B책들처럼 괜찮은 상태이며 역시 책이 약간 약한 편입니다. 번역상태는 약간 부자연 스러운 면이 있으나 내용 이해에 충분한 정도입니다.

레지스 르와젤(Régis Loisel)

 정확히 그의 이름을 Lehis Loisel 이라고 표기해야하는지 Legis Loisel이라고 표기해야 하는 지 잘 모르겠습니다. 국내 번역본에는 Lehis라고 표기되어 있는데 웹상에서 전혀 검색이 되지 않습니다. Legis 로는 그의 몇몇 작품들이 검색됩니다. 그가 프랑스 사람이기 때문에 오는 혼란일지도 모르겠고 또는 단순히 출판사가 잘못 표기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레지스 르와젤은 1951년생으로 19세에 첫 작품을 연재하였고 어린이를 위한 동화 삽화를 그리는 등 다양한 그림을 그려왔습니다. 70년대 프랑스 만화계의 유망한 신예로 주목받던 그는 앙굴렘 만화제에서 피터팬으로 극찬을 받으며 프랑스 만화계의 최고의 작가로서 알려지게 됩니다. 그리고 2003년에는 앙굴렘 국제 만화 페스티벌에서 그 해의 최고의 만화작가 그랑프리를 수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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