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캐나다 RIM(리서치 인 모션, Research in Motion)블랙베리(BlackBerry) 기기를 하나 구입하였다. RIM의 블랙베리는 독특한 쿼터자판과 세련된 디자인, 비즈니스에 특화된 기능성 덕분에 유럽, 북미 등지에서 상당한 판매량을 기록한 스마트폰이기도 하다. 물론 아이폰의 등장이후 상당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특히나 국내에서는 원래부터 큰 존재감을 갖지 못하고 있는 것이 큰 특징이다.


 원래는 위 이미지의 볼드 9000 모델에 참 관심이 많았었다. 유럽, 북미에서의 엄청난 판매량, 여성향 디자인 일변도인 휴대폰 시장에 남자가 들고 다니기에도 전혀 민망함이 없는 멋진 디자인, 적당한 크기가 쏙 마음에 들었다. 기능에 관련한 이야기는 주위에 사용하는 사람이 없어서 그냥 들리는 풍월을 조합한 수준이었지만 여러모로 많은 기대가 되기도 하였다. 9700구입 당시 9000은 한참 전에 단종되었으며 새로운 블랙베리 볼드 9900에 막 시판 예정이었기에 구 모델인 9700이 헐값에 팔리고 있었다. 만 얼마짜리 기본 요금에 기기값, 유심비, 가입비가 모두 면제되었으니 더이상 무슨 할 말이 있겠는가? 그동안 관심도 많았던데다 싼 김에 구입했다. 아! 블랙베리를 100% 활용하려면 RIM에서 제공하는 BIS서비스가 필요해 매달 5,000원의 이용료가 추가된다. 언제든 해지가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블랙베리 볼드 9700(BlackBerry Bold 9700) 모델은 9000모델보다 크기가 작아졌는데 그 부분이 가장 아쉬운 점이다. 디자인도 역시 9000에 비해 좀 더 여성스러워졌다고 해야하나? 특히 화이트 모델의 경우 여성분들이 무척 선호할 만한 디자인을 가지고 있다. 그래도 요즘 일반적인 휴대폰 디자인에 비하면 무척이나 남성 취향도 고려된 디자인이라 다행이다.
 9000 모델에서 잦은 고장으로 말썽이 많았던 트랙볼이 제거되고 정전식 터치 방식의 트랙패드가 도입되었는데 저리도 작은 트랙패드가 가질 수 있는 최대한의 성능을 발휘하는 것 같다. 손안에 쥐어지는 그립감은 무척 뛰어나며(9000 정도의 사이즈였다면 더욱 좋았을 것 같다.) 세련된 디자인이 마음에 든다. 쿼터자판의 경우 손 큰 남자들은 사용하기 힘들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었지만 사용이 익숙해질수록 이 처럼 편리할 수가 없다. 버튼을 누르는 느낌도 상당히 좋은 편이다. 클래식한 느낌과 첨단의 틈새에 끼어있는 듯한 운영체제의 기능성 역시 나에게는 큰 매력이라고 할 수 있다.
 사실 아이폰4와 안드로이드인 HTC의 센세이션을 하나씩 가지고 있지만 모두 일과 관련하고 있고 순수하게 가지고 싶은 개인적 충동에 구입한 것은 이 블랙베리 볼드 9700이 유일하다고 하겠다. 흠~ 내가 싫어하는 충동구매의 성향이 엿보인다.


 요즘 휴대폰 시장에 전반적으로 뿌리내린 간결하면서도 보기좋고 친환경적인 패키지가 블랙베리 볼드 9700에도 적용되었다. 패키지 박스 크기가 손바닥 두개보다 훨씬 좁다. 좌측 상단의 T 마크가 왠지 전체적인 심플함을 망쳐놓고 있어 아쉽다.


 외부 종이재질 박스를 벗겨내면 주인공인 9700이 등장한다. 얼핏 휴대폰 하나 덩그러니 들어있는 듯 하지만......


 이토록 많은 구성품들이 들어있다. 포장 공간을 경재적으로 잘 활용한 결과라고 할 수 있겠다. 한가지 특이할 점은 충전기 끝의 전원 연결 코드가 3종류로 갈아끼울 수 있도록 모두 포함되어 있다. 물론 한국에서 사용되는 220V 전원 코드도 동봉되어있으니 이 녀석을 끼우면 충전이 가능하다.


 약간의 점착성이 존재하는 비닐 포장지가 덧붙여있어 상처가 나는 것을 방지하고 있다.


 후면의 배터리 커버에는 가죽 재질의 부품이 붙어있는데 역시 상처가 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비닐 포장지가 붙어있다. 후면 카메라와 플래시에도 마찬가지이다.


 후면의 배터리 커버를 분리하면 SD 메모리 카드와 USIM 카드를 넣는 슬롯이 보인다. 두 카드와 배터리를 결합하고 커버를 닫아보자!


 한글이 기본 지원된다니 이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혹자는 블랙베리에서 제공하는 여러 한글 서체들이 보기 흉하다고 하지만 개인적으로 클래식한 느낌이 마음에 든다.


 또 하나 재미있는 점은 다른 휴대폰들과 다르게 9700을 넣고 다닐 수 있는 가죽 재질의 파우치가 기본 제공된다는 것이다. 필름이니 케이스니 쓸데 없이 덕지덕지 붙이는 것을 유독 싫어하는 나는 이 심플하고 중후한 디자인의 케이스가 무척 마음에 든다.


 하지만 아쉬운 점은 9700을 최대한 깊히 넣어도 저렇게 머리통을 내밀고 있다는 것이다. 스크래치 방지에 난점이 있어보인다.


 위 이미지는 9700의 스펙 정보이다.


 마지막으로 아이폰4, 센세이션과 함께 한 방! 짧고 굵은게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한달이 좀 안되는 기간을 사용하면서 느낀 점을 간단히 몇자 더 적어보자면 블렉베리 볼드 9700은 구 피처폰들과 스마트폰의 과도기적인 기기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아직도 남아있는 클래식함과 첨단이 어울어져 미묘한 매력을 발휘하고 있는 기기이다. 앞으로 9700의 사용기도 간혹 올려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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