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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취미와 문화/만화 이상의 만화

디오자망트의 열정 장 클로드 갈 10년의 역작




제목 : 디오자망트의 열정(La Passion de DIOSAMANTE)

그림 : 장 클로드 갈(Jean-Claude Gal) 

글 : 알렉산드로 조도로프스키(Alexandro Jodorowsky)


 프랑스는 만화가 하나의 예술 장르로서 자리매김하고 있는 문화 선진국이다. 이런 프랑스 만화 예술계에서 거장으로 추앙받고 있는 고(故) 장 클로드 갈은 그 정교하고 치밀하면서도 역동적인 그림채 때문에 평생에 단 다섯 작품의 만화를 그렸을 뿐이다. 오늘 소개하는 디오자망트의 열정 역시 10년의 기간동안 집필해 완성한 약 60페이지 정도 분량의 작품이다. 그의 다섯 작품 중 유일하게 전체가 채색된 것으로 여타 그의 작품들이 흑과 백의 강렬한 대조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면 신비로운 색감으로 채색된 디오자망트의 열정은 좀 더 부드럽고 인간적인 인상을 보여준다. 


 끝없이 눈부신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지만 잔인하고 욕망에 충실하고 이기적인 성격의 아리스의 강인한 여왕 디오지망트, 아리스의 모든 남자들은 그녀의 연인이 되고 싶어 안달이다. 하지만 그녀의 연인이 되기 위해서는 살인이 용인되는 잔인한 시합에서 승자가 되어야 한다. 하지만 그 시합의 승자마저 시합의 부상으로 바로 죽자 성안의 생활에서 염증을 느낀 디오자망트는 자신의 열정을 해소하기 위한 기나긴 여정을 떠난다. 


 그녀의 여정과 여정 끝에 그녀가 마주한 진실은 마치 불교적인 해탈을 연상시킨다. 모든 호화와 세상 모든 것을 손아귀에 쥐고 있던 것 처럼 보이던 잔인한 여왕이 모든 것을 버리고 구도자로서 떠나는 여행을 장 클로드 갈은 강렬하면서도 세밀한 필체와 몽환적인 색채로 표현하고 있다. 국경과 종교, 인종을 넘어선 독특한 세계관과 주제가 장 클로드 갈의 그림과 어울어져 무척 신비로운 느낌을 주는 역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