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이륜자동차 일기

나의 헬멧들!



 헬멧(Helmet)이라 불리는 우리 머리를 보호하는 도구는 실로 여러 분야에서 쓰이고 있다. 여러 스포츠 분야라던지, 갖가지 작업장에서 사용된다. 머리를 보호하기 위해 머리에 쓰는 용도의 물건이라면 모두 헬멧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한자어로는 안전모(安全帽) 정도가 비슷하게 쓰일 수 있을것 같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륜자동차 운전시 헬멧 착용을 의무화 하고 있다. 헬멧을 착용하지 않고 이륜자동차를 운전하다 적발될 경우 범칙금이 부과된다. 과거 20대 초반 시절 아는 동생 스쿠터를 내가 운전하고 뒤에 동생을을 태우면서 헬멧이 하나여서 뒤에 앉은 동생이 헬멧을 썼다. 이 때 운전자인 내가 헬멧을 안써서 단속에 걸려 범칙금 2만원을 낸 적이 있다. 지금도 2만원인지는 모르겠지만 동승자가 있다면 운전자 동승자 모두 헬멧을 착용해야 한다. 그렇제 않다면 두 당 2만원 합쳐서 최대 4만원이 부과될 수 있다. 


 하지만 국내에 헬멧 미착용 상태로 이륜자동차를 운전하는 이들은 부지기수로 많다. 무엇보다 단속이 시원찮기 때문이다. 걸리면 정말 어쩌다 재수 없는 것으로 생각하고 넘기는 경우도 많을 정도이다. 단속을 하려면 확실히 하거나 아니면 운전자의 자율에 맞기는 것이 도리어 나을지도 모르겠다. 사실 여기서 집고 넘어가야 할 것은 강제되어 있기 때문에 헬멧을 쓰는 것이 아니라 나 자신의 안전과 쾌적한 이륜자동차 운전을 위해 헬멧을 쓴다고 생각하는 것이 현명하다는 것이다. 헬멧의 종류와 메이커에 따라 안전도는 천차만별이겠지만 불의의 사고에서 사망할 정도의 충격이 머리에 가해져도 헬맷을 쓴 상태라면 충격이 대폭으로 줄어들어 살아남을 수 있다. 또한 주행풍이나 불현듯 날아드는 돌맹이나 벌레 같은 이물질에서도 눈이나 안면을 보호해 주며 운전에 더욱 쾌적하게 집중할 수 있게 해준다. 물론 기본적으로 실드가 없는 하프페이스 헬멧이나 제트헬멧은 여기서 제외되겠지만 말이다. 어쨌든 영화에서 처럼 이륜자동차를 맨 얼굴로 두 눈 벌겋게 뜨고 아무렇지도 않게 운전하는 것은 주행풍과 날아드는 이물질로 인해 사실 불가능하다. 사실은 맨 얼굴이라면 눈도 제대로 뜨기 힘들어 찌그리고 눈물이 분수처럼 솟아나온다. 이럼에도 불구하고 헬멧을 쓰지 않고 이륜자동차를 운전하면서 걸리면 벌금내고 시간 낭비하고 얼굴 붉히는 것도 마다 않겠다는 선택을 한다면 이 역시 하나의 선택이 될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나 같은 경우 이륜자동차를 운전할 때 99.9% 헬멧을 착용한다. 벌금이나 단속도 귀찮긴 하지만 좀 더 큰 이유는 쾌적한 이륜자동차 운전을 위해서 이다. 물론 귀찮거나 답답한 점도 있겠지만 익숙해지는 것도 금방이다. 버릇이 든 이후 헬멧 착용은 그냥 당연한일일 뿐이다.


 원래 슈퍼스포츠 이륜자동차를 타던 때에는 풀페이스 헬맷만을 고집했는데 최대 2개 이상을 소유해 본 적은 없다. 풀페이스 헬멧이 워낙 고가이기도 하고 마음에 드는 하나만 있다면 다른 곳에 별로 눈을 돌리지 않는 나의 성격 탓일 수도 있겠다. 그런데 지금은 어쩌다 보니 헬멧이 많아졌다. 지금은 할리데이비슨 883R을 타고 다니다 보니 이전 만큼 풀페이스를 고집하지는 않는다. 물론 아직도 최고의 헬멧 형태로 생각하는 것은 풀페이스다. 시커먼 매연이 얼굴에 묻지도 않고 주행풍과 날아드는 이물질은 거의 100% 막아주는 헬멧은 풀페이스 뿐이다. 그렇다면 최근 제트 헬멧을 쓰는 이유는... 끌쎄~ 한적하고 공기 좋은 지방 국도라면 주행풍을 좀 더 기분좋게 느낄 수 있기 때문? 할리데이비슨 883R에 더 잘 아울리기 때문 정도?


 어쩌다 물끄러미 책장 한 켠을 차지하고 있는 헬멧을 보고있다 잠시 든 생각을 몇 자 끄적여보았다. 그나저나 빨리 봄이와서 쾌적하게 이륜자동차를 타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한긴 겨울도 좋은 점이 많은 계절이니 그냥 현재를 즐기는 것이 가장 좋은 선택이겠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