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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사 잡다한생각

일본 대학생 화장실에서 식사하는 이유는?


 오늘 연합뉴스를 보다가 황당한 기사를 접했습니다. 일본 대학생들이 혼자 식사하는 것을 남들에게 보이기 싫어 화장실에서 혼자 식사하는 일이 빈번히 일어나고있다는 기사였습니다. NHK의 보도에 따르면 한 대학교 교수가 자신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도했는데 400명의 학생중 9명이 화장실에서 식사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고 합니다. 공개적인 조사에서 9명이 그렇다고 응답했다면 아마도 더 많은 숫자가 화장실에서 식사한 경험이 있을것이라고 예측하고 있습니다.

 아사히 신문은 2008년 부터 도쿄대등 일부 대학의 화장실에 '화장실에서 식사금지'라는 표지가 붙었다고 화장실 식사 실태를 보도한 적이 있는데 당시 일본 국민들은 아사히 신문측의 기사에 학생들이 장난으로 써붙인 메모에 과잉 반응한 것이 아니냐는 정도의 반응을 보였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계속되는 보도결과와 조사 자료에 일본 여론도 젊은이들의 지나치게 내성적인 성격에 강한 걱정을 표현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 이야기는 비단 일본에만 국한된 이야기가 아닙니다. 제가 대학을 다닐 때만해도 우리과 후배들에게서 자주 이런 성향을 발견하곤 했습니다. 화장실에서까지 식사를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혼자 식사하는 것이 상당히 부끄럽고 수치스러운 것으로 받아들이는 후배들이 많았습니다. 혼자 밥을 먹느니 굶는 학생들도 많이 보았구요. 그 문제에 관해서 제가 자세히 물어 본 적도 있습니다. 그에 대한 대답은 대게 '혼자 밥 먹으면 남들이 모두 자기를 쳐다보며 친구도 없는 왕따라고 비웃는 것 같다.'는 과대망상이나 피해망상 같은 대답을 당연한 듯이 하곤 하더군요.

 원래 정신적 성장과 함께 유아시기의 지나친 의존성은 점점 사라지고 독립성이 그 자리를 차지하는 것이 정상이라고 생각합니다. 누군가가 항상 옆에 있지 않으면 자기 자신의 정체성에 자신감이 사라진다는 것은 지나친 의존성이 아니겠습니까? 남눈을 지나치게 의식하는 것도 강한 애정 결핍적 성향이 만들어내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이 것 모두 정신적 성장과 함께 스스로 이겨나가야 할 문제겠지요.

 과연 혼자 밥먹는 사람들이 모두 사회성이 부족하거나 친구가 없어서 혼자 밥을 먹고 있는 것일까요? 여러 사람들과 어울려 식사를 한다는 것은 즐거운 일입니다. 하지만 때론 혼자 식사를 하며 사색에 잠긴다든지 좀더 식사에 집중하는 것도 좋은 일일것입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친구들과 즐겁게 어울려 식사를 할 수도 있고 또, 혼자 식사하게 될때는 그 시간을 소중히 보내면 그만일 것입니다. 그리고 때론 불편한 사람들과 식사하는것 보다 마음 편히 혼자 먹는것이 나은 경우도 있습니다. 물론 경우에 따라 혼자 식사하는 모습을 보며 좋지 않은 감정을 갖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문제는 그 사람들에게 있는 것입니다. 또 그런 사람들이 혼자 식사하게 되었을때 굶거나 화장실을 찾을것입니다. 

 제가 대학을 다녔을 때 이후로 많은 시간이 흘렀습니다. 아마도 혼자 식사하는 것을 수치스럽게 생각한다거나 더 심하게는 화장실에서 식사하는 후배들이 늘었을까봐 조금 걱정이 되긴 합니다. 혹시라도 혼자 밥먹는 것이 두렵다거나 부끄러운 분이 보신다면 혼자 밥먹게 되었을 때 굶지도, 화장실에 웅크리고 식사하지도 않고 당당히 그 시간을 즐겼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굶는 것도 웅크리고 식사하는 것도 건강에 좋지 않습니다. 물론 친구들과 어울려 즐겁게 대화하는 식사도 소중히 하시고요. 약간 주제 넘는 제 생각이었습니다. ^_^; 혼자 밥먹을 땐 당당히 혼자 밥먹읍시다.